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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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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조회수 :
38,267
추천수 :
506
글자수 :
979,887

작성
21.12.08 18:20
조회
81
추천
1
글자
12쪽

Episode 48. 마지막 봉인 (8)

DUMMY

몬스터를 상대로 소모한 무기를 보충한 뒤. 돌아본 전장은 플레이어 측의 우세.

어느새 플레이어 측에서도 얼음 마법 위주의 공격을 날리고 있다.

확실히 플레이어의 수가 많으니 쉽게 밀리지 않는다.


“방심하지 마라!”

“다시 준비! 탱커들은 제대로 어그로 끌어주고!”


중무장의 플레이어가 선두에 서서 몬스터의 공격을 받아내거나 흘리고 있다.

그 뒤에서는 몬스터를 노리고 화살과 물 마법 등. 위력이 미묘한 마법으로 지속적인 공격.

가장 마지막. 안전한 최후방에서는 얼음 마법과 냉기를 머금은 마법이 준비되고 있다.

확실히 체계가 잡힌 움직임이다.


‘공략법을 알면 확실해지는 건가.’


공략을 모르던 순간에는 제각각 움직이던 플레이어들이 지금은 한마음으로 움직이고 있다.

효율은 이전보다 올랐다. 겉보기에도 몬스터가 플레이어 무리에 고전하는 게 보인다.

사실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긴 해도.


‘준비한 마도구는 써야겠지.’


준비한 마도구 대부분은 뒷세계에서 얻은 물건들이다.

그리고 그 중. 단 세 개뿐인 마도구는 일회용이자, 한번 설치하면 회수할 수 없는 물건이다.

이미 한 발은 사용했다. 남은 건 두 발.


“크르르르아아아!”

“좋았어! 잘 들어갔다!”

“다음 패턴! 탄막이다!”

“탱커!”

“힐러들 회복!”


몬스터의 발악과 플레이어의 움직임이 잘 보인다.

내가 할 일은 틈을 보고서 마도구를 날리면 된다.

그럼.


“최적의 때를 노리도록 할까.”


준비는 끝났다.

두 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스킬을 준비하고. 플레이어의 움직임과 몬스터의 움직임.

그것들을 관찰하며, 나는 기다리기 시작했다.


-+-


몬스터에게 효과적인 공략법을 찾은 플레이어들은 그 순간부터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한 플레이어의 행동은 조직적으로, 공략법을 찾은 순간부터의 움직임은 군대 이상의 체계적인 모습을 보였다.

누군가가 공격을 받아내고, 누군가가 지속적인 공격과 회복 등. 몬스터의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전선을 유지한 플레이어는 점차 몬스터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몬스터의 하늘을 덮을 듯한 탄막도, 제대로 채우지 못한 브레스마저 확실히 막아낸다.


“마지막까지 집중해라!”

“다음 공격 주의!”

“이다음 타임에 마력 회복하고 들어간다!”


플레이어의 장점은 죽지 않는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뛰어난 장점이 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다.

공략. 플레이어의 의견은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진다. 하나의 스킬을 다 같이 배우고, 마법을 배우는 등. 그들의 공격 패턴은 일정하다.

자칫 단순하게만 보일 장점. 그러나 플레이어들은 서로 스킬을 이해하고 있기에 더욱 완전해졌다.

스킬과 마법의 준비 시간, 마력 소모, 체력과 소모율 등. 소수점까지 수치를 외워버린 그들은 말 그대로 하나의 생물인 듯 서로의 합에 맞추고 있다.


“크르아!”


몬스터가 꼬리를 휘두르면, 탱커가 막아내고. 그 빈틈으로 마법이 꽂힌다.

다시 한번 몬스터가 마법을 날리면, 이번에는 보조하던 플레이어들이 몬스터를 묶고. 메인 플레이어가 확실한 공격을 날린다.

죽지 않는 플레이어들이 무엇보다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으로 몬스터를 공략하고 있다.


“크르아아아!!”

“분노한 모양인데.”

“다음 페이즈일수도 있으니까, 집중!”

“가자, 가자!”


하늘을 지배하고, 플레이어를 손쉽게 쓰러뜨리던 몬스터는 눈아래 모인 것들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분명 그들은 하찮은 존재다. 몬스터의 마법 하나에 여럿이 쓸려나가는 플레이어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몬스터의 최대 공격 수단 중 하나인 브래스를 맞고도 멀쩡하다.

그 사실에 더욱 분노한 몬스터는 광분하듯 날뛰며, 더욱 많은 양의 마법을 날리기 시작했다.


“광분 패턴인가?”

“방패 제대로 들어라!”


하나로 뭉친 플레이어.

플레이어는 개개인이 강하지만, 그보다 강할 때는 뭉칠 때다. 그들이 하나의 목적으로 뭉치기 시작하면, 그 위력은 개인일 때 이상으로 올라간다.

그들의 진정한 위력을 모른 몬스터는 섀도우로부터 시작된 이상한 상황을 날리고자, 입에 빛을 머금기 시작했다.


“브래스다!”

“공격!”

“총공격!!”


몬스터가 입에 빛을 머금자, 브래스 공격을 알아차린 플레이어 측에서 탄막을 펼치기 시작했다.

브래스를 쏘기 위해서는 힘을 비축해야만 한다. 몬스터의 공격법을 학습한 플레이어들이 방해하기 시작했다.

플레이어 공격의 주축은 얼음 마법과 물 마법. 주로 냉기 계열의 마법이다. 몬스터에게 최적의 데미지를 예상한 공격이다.

보통의 경우, 몬스터는 데미지를 입은 사실에 흔들려 브래스를 포기하거나 약한 상태로 내쏜다.

그러나.


“···! 브래스가 끊기지 않는다!”

“뭐!?”


몬스터는 공격을 맞으면서도 브래스를 유지했다.

더욱더 강하게, 더욱 크게. 브래스를 위한 힘을 모으기 시작한 몬스터는 눈앞의 플레이어를 바라보며 인정했다.

하나하나는 한없이 하찮은 존재다. 그러나, 저렇게 모인 플레이어 무리는 자신에게 위협이 될 적이다.

플레이어를 적으로 인정했기에 내세우는 각오. 몬스터는 자신이 공격받는 사실에도 주저하지 않고, 확실하게 플레이어 무리를 쓰러뜨리기 위해 힘을 모았다.

그 모습을 본 플레이어들은 더욱 초조해하기 시작했다.


“브래스를 막을 방법은?!”

“없어! 안 맞는 게 최선이야!”

“그 큰 범위 공격을!? 제정신이냐!”


짧은 브래스는 플레이어 측에서도 막아낼 수 있다. 하지만, 완전히 힘을 모은 브래스는 산맥마저 날리는 일격이다.

게다가 범위가 상당한 탓에 도망가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끝을 앞두고 전멸당할 위기에 처한 플레이어들은 당황하며, 눈앞에 몬스터를 떨어뜨리려고 더욱 거센 마법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전부 지켜본 이.


“지금이 좋겠네.”


섀도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몬스터는 이미 섀도우의 존재를 완전히 잊었다. 아직도 플레이어 측에게 시선이 향한 지금. 몬스터는 브래스를 모으느라 무방비하다.

즉, 섀도우가 준비한 마도구를 사용하기에 최적의 순간이라는 의미다.


“조준하고.”


두 개의 마도구. 두 발의 마법.

이미 스킬, 지배를 통해 완전한 통제 아래 놓인 마도구는 섀도우가 노리는 대로 세세한 각도까지 기울어졌다.

마치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단계. 스킬의 감각과 눈으로 몬스터와의 거리를 확인한 섀도우는 그저 한 마디.


“잘 가라.”


마지막을 짐작하고서 마도구를 날렸다.

땅에 박힌 마도구는 순식간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바닥에서부터 치고 올라가듯. 용이 승천하듯 날아오른 두 개의 마법은 서로 얽히는 일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그 목표는 단연, 하늘에 떠 있는 몬스터. 푸른 비늘의 몬스터는 익숙하고도 막대한 마력에 시선을 돌렸다.

아래서부터 치고 오른 두 개의 마법.


“크르아아!!”


마법을 확인한 것과 동시에 몬스터는 섀도우를 떠올렸다.

자신을 방해한 인물을 떠올린 몬스터는 분노에 찬 울음소리를 남기고, 폭발했다.

두 개의 마법은 각각 몬스터의 머리와 꼬리. 양 부분에서 폭발하고, 강렬한 태양을 만들었다.


“저건···.”

“폭발 마법인가? 저게 통한다고?”

“···아니, 저거 조금 다르지 않아?”

“추워지는데!?”


몬스터의 모습을 지켜보던 플레이어들은 바닥에서 오른 마법에 당황했다.

피어오른 불꽃은 태양. 눈 앞을 가릴 정도로 강렬한 빛이다. 그러나, 점차 추워지는 주변 기온과 몬스터의 반응으로 묘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빛이 더욱 강해질수록 주변의 온도가 낮아진다. 마법 하나로도 눈이 내릴 정도의 온도 변화다.


“그게 두 개지.”


한순간에 피어오른 두 개의 열은 주변에서부터 더욱 많은 열과 온기를 빼앗기 시작했다.

그 한순간. 주변은 빙하기가 찾아온 듯 급격하게 온도가 낮아지더니, 공기마저 얼어붙기 시작했다.

플레이어들마저 추위에 데미지를 입는 상황이다. 그 중심에 선 몬스터는 고통 어린 소리를 내뱉으며, 그런 상황에서도 브래스를 놓치지 않았다.

제 몸이 얼어붙는 가운데, 끝까지 힘을 모은 브래스.

브래스가 향할 곳은 한 곳.


“아.”


몬스터는 누구보다 높은 신체 능력으로 단번에 섀도우의 위치를 찾아냈다.

찰나의 시간. 몬스터의 몸이 완전히 얼어붙기까지의 지극히 찰나. 그 순간, 몬스터와 섀도우는 눈이 마주쳤다.


“너, 설마.”

“크르아!!”


몬스터는 몸이 얼어붙어도 죽지 않는다.

그러나 움직임이 제한된다는 건 확실하다. 그 커다란 틈에 플레이어 무리에게 공격받는다면, 몬스터는 확실히 쓰러진다.

그 사실은 몬스터도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몬스터는 입가를. 브래스의 방향을 섀도우에게 고정했다.

플레이어 무리를 날려버리는 힘을 지니고도, 섀도우만을 바라봤다.


“···죽었네.”


눈빛으로 이미 몬스터의 각오를 읽은 섀도우는 웃었다.

몬스터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쓰러뜨리려는 존재. 그런 존재가 된 섀도우는 몬스터를 향한 마지막 선물로, 브래스를 온전히 맞기로 했다.

몬스터의 입가에서 만들어진 둥근 원형과 오망성. 그 끝에서 나타난 태양.

태양이 향할 곳은 단 하나.


“크르아!!”

“잘 가라.”


지금 국면에서 섀도우가 죽더라도 플레이어 무리가 승리하는 건 확실하다.

어중간하게 피하는 것보다 공격을 맞기로 한 섀도우는 마지막 순간, 몬스터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에 몬스터는 분노에 찬 목소리와 어딘가 만족감 가득한 울음 소리를 흘렸다.


‘그 정도로 짜증 났던가?’


자신의 목숨을 걸어서라도 쓰러뜨릴 정도로, 섀도우는 몬스터에게 미움을 받았다.

그 사실을 떠올린 섀도우는 눈앞에 나타난 반투명한 창을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HP가 0이 되어 사망하셨습니다.》


-+-


섀도우의 희생으로 강력한 몬스터를 쓰러뜨린 전장과 다른 곳.

아셍트의 북측은 지금, 물 밀려오듯 밀려드는 몬스터의 대군에 난전을 펼치고 있었다.

밀려드는 몬스터의 수준은 강하지 않다. 기사 한 사람이 쓰러뜨릴 수 있는 정도다.

하지만.


“너무, 많아!”

“불평하지 마라! 체력을 조금이라도 온존해!”


끝이 보이지도 않는 물량에 아셍트의 기사는 불만을 내뱉었다.

이미 수평선 너머까지, 산 너머까지 몬스터로 가득한 상황이다. 게다가 몬스터가 어디에선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그 시작점은 아셍트 기사조차 알 수 없다. 그저 눈앞에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있다.

그러던 중.


“···이 울림은.”


기사들이 묘한 변화를 알아차렸다.

요새의 저 멀리. 몬스터로 가득하던 공간에서, 몬스터의 움직임과 다른 충격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몬스터끼리 전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마법의 소리까지 들리자 기사들은 당황했다.


“군대인가!?”

“구원이···?”

“···몬스터의 대군을 밀어내고 있다고?”


군대다. 구원이다.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들의 의문은 하나로 얽혔다.

대체, 누가 몬스터의 물량을 뚫고 나타나는가.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은 금방 알 수 있었다.


“가자!”

“돌격!”

“무지성 돌격!”


그 광경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세기말.


“저, 구원···. 맞죠?”

“···아마도 그렇겠지.”


플레이어들은 몬스터 대군을 발견하고, 하나의 감상을 떠올렸다.

강하지도 않은 몬스터가 잔뜩.

그말인즉.


“레벨업 이벤트다!”

“경험치가 모여있는데!!”


그들에겐 경험치. 강해지기 위한 축제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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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pisode 49. 카오스 (8) 21.12.18 83 1 12쪽
183 Episode 49. 카오스 (7) 21.12.17 78 1 12쪽
182 Episode 49. 카오스 (6) 21.12.16 81 1 12쪽
181 Episode 49. 카오스 (5) 21.12.15 88 1 11쪽
180 Episode 49. 카오스 (4) 21.12.14 83 1 12쪽
179 Episode 49. 카오스 (3) 21.12.13 84 1 11쪽
178 Episode 49. 카오스 (2) 21.12.12 82 1 12쪽
177 Episode 49. 카오스 (1) 21.12.11 91 1 12쪽
176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0) 21.12.10 87 1 12쪽
175 Episode 48. 마지막 봉인 (9) 21.12.09 86 1 11쪽
» Episode 48. 마지막 봉인 (8) 21.12.08 81 1 12쪽
173 Episode 48. 마지막 봉인 (7) 21.12.07 89 1 13쪽
172 Episode 48. 마지막 봉인 (6) 21.12.06 89 1 12쪽
171 Episode 48. 마지막 봉인 (5) 21.12.05 84 1 12쪽
170 Episode 48. 마지막 봉인 (4) 21.12.04 80 1 11쪽
169 Episode 48. 마지막 봉인 (3) 21.12.03 88 1 12쪽
168 Episode 48. 마지막 봉인 (2) 21.12.02 89 1 11쪽
167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 21.12.01 88 1 12쪽
166 Episode 47. 겉과 속 (4) 21.11.30 86 1 12쪽
165 Episode 47. 겉과 속 (3) 21.11.29 87 1 12쪽
164 Episode 47. 겉과 속 (2) 21.11.28 93 1 11쪽
163 Episode 47. 겉과 속 (1) 21.11.27 86 1 12쪽
162 Episode 46. 속전속결 (2) 21.11.26 95 1 12쪽
161 Episode 46. 속전속결 (1) 21.11.25 95 1 12쪽
160 Episode 45. 세계 연합 21.11.24 90 1 12쪽
159 Episode 44. 공략 시작 (3) 21.11.23 8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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