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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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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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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49
추천수 :
506
글자수 :
979,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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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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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isode 47. 겉과 속 (3)

DUMMY

세계의 문제는 드라운트 왕국에 한정된 일이 아니다.

제각각 다른 문제를 안고 있는 왕국은 연합을 위해 열심히 움직였다.

맡은 일을 완벽히 해내기도 하고, 국내 문제를 완화하는 등. 제각각의 움직임을 보이는 동안.


‘열심히 했다.’


나도 열심히 돌아다녔다.

드라운트 왕국의 일을 생각하는 한편, 각 국가를 왕복했다.

실피니아 왕국에서 성자의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면, 바운티 왕국과 에체르티 왕국에서 치안의 이야기를 나누는 등.

나름 문라이트로서 할 수 있는 활동은 다 했다고 본다.

그와 동시에 선셋 상단도 상당한 확장을 펼쳤다.


“로우 씨. 이번 자료는 확인하셨나요?”

“아, 네. 흥미로운 배합이더군요.”

“그렇죠? 다음번에 한 번 시험해보려 합니다. 그때 자세한 자료를 보내드릴게요.”


내가 있는 곳은 선셋 상단의 본점이다.

오랜만에 로우의 모습으로 상단을 방문하기를, 2주 사이에 변한 점은 상당하다.

우선. 선셋 상단의 거점이 상당히 늘었다.


‘인기가 상당하니까···.’


내가 제안한 상품은 물론, 학자인 를렌이 제안한 상품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덕분에 매출은 급상승. 선셋 상단의 기존 인원으로 유지할 수 없어져서 추가 인원도 뽑았다.

소니아는 비서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지게 되었고, 릴리스는 상단의 물류 총책임자라는 직책에 앉았다.


“···예상보다 많이 성장했네.”


돌아보니 처음의 선셋 상단은 온데간데없다.

지금은 각 도시에 상단의 상점이 있을 정도로 커졌다. 그것도 불과 2주 만에.

각 국가의 교류가 급속도로 늘었다는 점과 기사단의 영향으로 국도의 치안이 안정되었다는 점.

이 두 가지 요인이 크게 작용한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쳐도 상당히 발전했는데···. 아마, 소니아 덕분이겠지.’


내가 드라운트 왕국과 다른 국가를 돌아다닐 무렵.

선셋 상단을 실질적으로 관리한 건 소니아다. 비서라는 직위를 지닌 소니아의 명령권은 나 다음이다.

점원을 뽑은 것도 소니아의 제안으로 시작된 일이다. 나는 그저 돌아오니 지나치게 비대해진 선셋 상단의 모습에 놀라고 있을 뿐이다.


“아, 로우 씨!”

“소니아. 오랜만이야.”


분명 내가 만든 본점일 텐데, 어딘가 어색한 기분이다.

그나마 소니아가 반가운 듯 나를 반겨준 덕에 처음 보는 점원의 의심쩍은 시선이 사라졌다는 점인가.

를렌 같은 경우에는 몇 번 도움을 구하려고 개인적으로 만났지만, 선셋 상단은 오늘 처음 방문했다.

그러니 소니아를 만나는 것도 2주 만이다.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오랜만에 만나는 소니아는 여전하다.

밝은 표정으로 다가온 소니아에게 인사를 건네고, 상단의 내부를 걸었다.

건물을 구매한 당시와 비교해도 상당히 활기 넘치는 분위기다.


“로우 씨.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방에 들어선 직후. 소니아는 어딘가 기대하는 모습으로 물었다.

한동안 떨어져서 지내야 했으니, 앞으로 같이 지내고 싶은 모양이다.

다만, 나는 아직 할 일이 많다.


‘드라운트 왕국에도 가 봐야 하고.’


2주 전. 드라운트 왕국에 방문한 나는 일리아스의 계획에 빠졌다.

함정인 듯 권유한 계획은 확실히 효율적이다. 그에 나는 별다른 말 하지 않고 일리아스의 계획을 따랐다.

물론 온전히 따른 건 아니다.


“조금 있다가 드라운트 왕국으로 갈 예정이야.”

“그런가요···.”


아무래도 소니아가 조금 착각하는 듯 보이기에, 나는 착각을 정정해주기로 했다.


“소니아. 같이 갈 거야.”

“그런가요?”


곧바로 화색이 돈 소니아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소니아는 내가 없는 동안 선셋 상단을 훌륭하게 성장시켜 보였다.

어느 정도 계획에 있는 일이긴 했지만, 소니아의 수완이 예상 이상으로 좋다.

어쩌면 나보다 잘하는 게 아닐까.


“그래. 조금 일이 많거든. 그래서 도움을 받으려고.”

“네! 최선을 다할게요!”


의욕이 넘치는 소니아의 모습이 보기 좋다.

최근 일정이 지나치게 힘들었는데, 의욕 넘치는 소니아의 모습 덕에 조금 치유가 된 기분이다.


“좋네.”

“네?”


자, 소니아도 수긍했다.

선셋 상단의 모습은 이미 확인을 끝마쳤다.

지금에서는 예전의 작은 상단이 아니다. 기반을 단단히 다진 철옹성과도 같은 상단이다.

잠시 자리를 비우더라도 문제없다.


“갈까?”


가벼운 마음으로 물으니.


“네!”


곧바로 의욕 넘치는 대답이 돌아왔다.


-+-


국가 연합을 발표하는 건 오늘 점심 부근으로 정했다.

2주가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각 국가의 국왕이 재빨리 움직여준 덕분에 골자는 충분하다.

남은 건 한 달이 채 되기 전에 모든 준비를 끝마치는 것뿐이다.


‘탐사대도 준비됐고, 기사단은 이미 시행되었으니까.’


모든 국민이 힘을 합친 것은 아니다.

그래도 국가의 국왕이 힘을 합치고, 상층부의 도움을 받으니 준비되는 속도가 상당하다.


“로우 씨. 어디로 향하면 될까요?”


선셋 상단의 본점에서 나온 나는 소니아와 함께 드라운트 왕국으로 향했다. 새벽녘부터 활발한 본점을 나서, 지금은 어느새 드라운트 왕국의 국경 부근이다.

의욕과 체력이 넘치는 소니아는 자진해서 마차를 이끌고 있다.


‘향할 곳은. ···귀찮지만, 왕성이겠지.’


다만, 왕성을 향할 때는 섀도우의 모습으로 향해야 한다. 도중에 한 번 모습을 바꿀 필요가 있다.

가능한 로우와 섀도우의 관계는 연결점 정도로만 남겨두고 싶다.

그러면, 향할 곳은 하나.


“상단 지부로 향하자.”

“네.”


놀랍게도 드라운트 왕국의 왕도에도 선셋 지부가 생겼다.

선셋 상단의 마차가 상단 지부로 향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능숙히 마차를 이끈 소니아는 왕도로 들어섰다. 주변 국민의 분위기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그러나 미묘하게 긴장이 떠돌고 있다.


‘국민 사이에도 오늘 발표가 중요하다는 걸 전한 모양이네.’


국가 연합의 발표는 같은 시간에 이루어진다.

플레이어 측에도 소문 형식으로 흘린 덕분에, 벌써 왕도에 몰린 플레이어의 모습이 상당하다.

발표 위치는 각 국가의 왕성 앞 대광장. 그곳에서 마도구를 통해 영상 형식으로 각 국왕이 나타나며, 같은 내용을 선언한다.


‘준비하느라 힘들었지···.’


편지를 몰래 전하는 것도, 마도구를 준비하는 것도, 드라운트 왕국에서 뒷공작을 펼치는 것도 전부 내가 담당했다.

분명 일은 다같이 처리했는데, 일은 이전보다 늘어난 기분이다.


“이상하단 말이지···.”

“네?”

“아니, 혼잣말.”


소니아와 함께 들어선 왕도 지부는 왕도 내에서도 상당히 비싼 땅이다.

휘황찬란한 건물에 들어선 것은 선셋 상단임을 알리는 간판이다.


“어서 오십시오. 소니아 부상단주님.”

“아···.”


마차에서 내린 순간, 소니아를 반긴 것은 지점의 주인으로 보이는 인물이다. 나를 앞두고 먼저 인사를 받은 소니아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일단, 한 건 별로 없지만, 상단의 주인은 나다. 그러나 선셋 상단을 활발히 키운 건 소니아다.

지금처럼 멀리 있는 지부는 상단 주인을 모른다.


‘내가 돌아다니지는 않았으니까···.’


결과.

눈앞의 지점 주인은 상단주를 앞두고, 부상단주인 소니아에게 인사를 건넨 모양이다.

한참 시선으로 당황하던 소니아는 한숨을 내쉬더니.


“당신은···. 분명, 델이라고 했던가요.”

“예. 델이라고 합니다.”


처음 보는 반응을 선보였다.

조금 신선한 반응이다.


‘지켜보도록 할까.’


이름을 불린 지점장은 어딘가 기뻐 보인다.

높은 인물의 눈에 들었기 때문인가.

딱히 좋은 쪽은 아닌 모양인데.


“어째서 여기에 온 거죠?”

“부상단주님이신 소니아님을 보좌하기 위해서입니다.”


물음에 곧장 대답을 내뱉은 델.

그러나 소니아의 반응을 지켜보면, 정답은 아닌 모양이다.

눈가를 찌푸린 소니아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자신의 직책을 기억하고 있습니까?”

“···예. 전 드라운트 왕도의 선셋 상단 지부의 지부장입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여기에 온 거죠?”

“···네?”


냉정히 묻는 소니아의 옆모습에서 두 가지 감정이 엿보인다.

부끄러움과 불만.


‘먼저 인사를 받은 게 부끄러운 건가?’


미묘한 의문이지만, 눈앞에서 불똥에 튄 델에겐 미안하다.

델은 소니아의 물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멀뚱히 서 있다.


“당신은 지부장입니다. 그렇다면, 업무도 다른 이들에 비해서 많겠죠.”

“···하지만.”

“하지만, 이 아닙니다. 자신의 역할도 소화해내지 못하면서, 부르지도 않은 일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델은 사과한 후로도 소니아로부터 몇 가지 잔소리를 들었다.

들어보니 향후 자신이 찾아오더라도 부르지 않는다면 사람을 붙이지 말라는 듯하다.


‘···나도 저쪽(지구)에서 비슷했던 것 같은데.’


혼자 머릿속으로 저쪽(지구)의 일을 떠올리는 사이, 소니아가 돌아왔다.


“로우 씨. 그···.”

“가자.”


조금 멋쩍어 보이는 분위기를 날리고자 평소랑 같이 대답했다.


“네.”


다행히 정답이었는지, 소니아도 평소랑 같은 분위기로 돌아왔다.

조금 전 냉정한 분위기는 나도 무서웠으니까.

지금처럼 명랑하고도 밝은 분위기가 좋다.


‘화나게 하지 말아야겠는데.’


소니아와 함께 들어선 곳은 지부의 지하.

소니아가 말하길, 모든 지부 지하에는 같은 공간이 있다고 한다.


“로우 씨가 필요하실 것 같아서, 본점과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뒀어요.”

“···와. 그, 고마워.”


상당히 넓다.

게다가, 정말 본점과 같은 공간이다.

온전히 나를 위해서 미리 행동했단 점에서 더 놀랍다.

이제는 정말 나보다 경영을 더 잘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 확실하네.’


소니아는 나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

그런 능력으로 나를 도와주고 있다는 점이 고마울 뿐이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가면을 꺼내고, 오늘은 하나 더 꺼냈다.


“소니아. 자.”

“이건···?”


미리 말하지 않았던가.

오늘은 소니아와 함께 나갈 예정이다.

2주 동안 은신 관련 스킬을 한참 사용했더니, 숙련도가 상당히 쌓였다.


“같이 간다고 했잖아. 오늘은 소니아도 같이 가자.”

“괜찮은 건가요?”

“괜찮아. ···일단, 성녀라고 부를 예정인데. 그건 괜찮아?”


오늘 소니아와 함께 가는 이유는 성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미리 상의한 내용 중 하나. 국가 연합을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위험을 발표하기로 했다.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 성녀를 발표한다.


단, 정체는 숨기고 문라이트에 가리는 형식으로.


그래도 성녀라는 걸 밝히니, 소니아에게 물었다.


“그건 괜찮아요!”

“그래? 다행이네. ···힘들면 이야기해.”

“네!”


어째서인지 더욱 의욕 넘쳐 보이는 소니아는 가면을 썼다.

나와 같은 검은 가면을 쓰니, 이제야 비밀 조직같은 분위기가 난다.

혼자서 가면을 쓰고 있을 때는 저가 코스프레를 보는 느낌이었으니까.


“그럼, 가볼까?”

“네, 잘 부탁드려요.”


레벨이 낮은 소니아를 업고, 망토를 두른다.

은폐 스킬을 겹겹이 사용하며 달리는 곳은 드라운트 왕도에서 가장 큰 건물.

왕성이다.


‘세계의 위험을 발표하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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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Episode 49. 카오스 (6) 21.12.16 8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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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Episode 49. 카오스 (4) 21.12.14 82 1 12쪽
179 Episode 49. 카오스 (3) 21.12.13 8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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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Episode 48. 마지막 봉인 (7) 21.12.07 8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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