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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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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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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506
글자수 :
979,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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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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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isode 44. 공략 시작 (3)

DUMMY

왕도에 도착하기 직전. 나는 가면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섀도우의 모습으로 왕도를 들어서도 되지만, 정식으로 입구를 지나지 않으면 로우의 모습을 사용할 수 없다.

봉인 도구를 찾기 위해서 최대한 손이 많은 게 좋다. 그리고, 그 손으로 사용할 인물은 플레이어.


‘죽지 않으니 위험이 적지.’


플레이어의 상황을 확인할 필요도 있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준비한 상인 물건들을 꺼내, 최대한 상단의 일원처럼 보이도록 꾸몄다.

손수레를 이끌고 나아가기를 한참.


“통과.”


에체르티 왕도의 검문을 쉽게 통과했다.


‘너무 간단한데?’


예상보다 간단한 검문이다.

보아하니 왕도 또한 축제 분위기로, 출입하는 사람이 평소보다 많다.

가끔 플레이어의 모습도 보이는 걸 보면 플레이어도 적당히 있는 모양이다.


‘그럼···.’


할 일은 하나다.

플레이어가 움직일만한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봉인 도구는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지금 있는 대륙에 있을지도 모르고, 바다 건너편에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대륙에 있다면 각 국가의 연합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바다 건너는 힘들지.”


손이 닿지 않은 곳.

신대륙이라 불릴 곳에 있다면, 플레이어 밖에 갈 수 없다.

플레이어가 바다를 노릴 만한 이유는 뭘까.


‘소문부터 흘려야겠네.’


어딘가의 만화를 따라서.

막대한 금은보화와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는 환경이다.


“해적이 되진 않겠지?”


-+-


에체르티 왕국의 왕도에는 은연중에 소문이 하나 흐르기 시작했다.

마침 축제 분위기인 탓에 사람들의 입은 가벼워졌으며, 몰려다니길 좋아한 덕에 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소문은 두 가지.


“바다 건너편에 막대한 금은보화로 가득한 땅이 있다는데?”


로우의 모습으로 흘린 거짓 소문.

그로 인해 선박을 준비하던 플레이어의 호기심과 의욕은 극적으로 늘어났다.

소문이라는 형태로 떠돈 탓에 숨겨진 이벤트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바다 건너편을 준비하는 플레이어 대부분이 새로운 환경과 스킬을 생각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와 다르게, 또 하나의 소문은 이전과 달리 두리뭉실하게 퍼져나갔다.


“검은 그림자? 섀도우? 그런 사람이 별을 건너는 자(플레이어)처럼 강하다는데, 땅에 속박된 자(주민)라고 해.”


드라운트 왕국에서 날뛴 모습과 실피니아 왕국에서 흐른 성지와 문라이트의 소문.

그리고. 결정적인 건 섀도우가 델타 도시에서 왕도까지 달린 모습을 본 플레이어가 많았다는 점이다.


두 가지 소문은 한 대 엉켜 점차 멀리 퍼지기 시작했다.


이는 에체르티 왕국뿐만 아니라, 교류가 활발해진 전 국가에 퍼지기 시작했다.

소문에 더욱 살이 붙어, 완전히 거짓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어디선가는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음···.”


정작 소문을 퍼트린 인물. 섀도우는 상단을 이끄는 로우의 모습이 되어서 생각했다.


‘딱히, 괜찮은 게 아닐까···?’


언젠가는 문라이트의 소식도 널리 퍼트리려 했다.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소문이 퍼진다면, 그건 그 또한 훗날 사실을 밝히기에 유리하다.

소문이 한데 엉킨 걸 만족한 로우는 가면을 썼다.


“이젠 에체르티 국왕뿐인가.”


소문은 발 없이 멀리까지 퍼진다.

하지만, 국왕과 국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두리뭉실한 소문만으로는 부족하다.

섀도우는 알지 못하는 사실이지만, 이미 국가 대부분이 연합을 목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정도로 이번 해상 전투는 충격적인 상황이었다.

바운티 왕국은 이미 슬리벤 왕자가 설득 중. 남은 에체르티 왕국은 누군가 설명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왕성 침입은 벌써 세 번째인가?”


높아진 레벨 덕에 손쉽게 왕성 앞으로 움직인 섀도우는 차분히 왕성을 살폈다.

보통, 왕성은 막대한 경비와 보안 체계로 인해 침입하기 쉽지 않다. 이는 플레이어도 비슷한 상황이다.

하지만.


“···칭호의 효과가 확실하단 말이지.”


칭호의 효과는 능력이 차이가 날수록 더욱 크게 작용한다.

이미 거울 세계에서 수준급으로 레벨이 오른 섀도우는 일반적인 시민과 차이가 상당하다.

게다가, 섀도우가 지닌 [암살자]와 [공작사]는 모두 은신 행동에 도움을 주는 칭호들이다.

예상 이상으로 쉽게 왕성 내부로 들어선 섀도우는 밖에서 살핀 구조를 떠올리며 움직였다.


‘국왕을 찾는 게 가장 좋겠네.’


국가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인물은 단연 국왕이다.

섀도우는 국왕을 찾기 위해 왕성의 곳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도중에 몇 번 들킬 뻔하기도 했으나, 높은 신체 능력으로 모습을 숨기니 병사들은 찾을 수도 없었다.

벌써 여러 차례 방을 확인한 섀도우는 복도 끝에 선 문을 열었다.


‘무거워 보이는데, 가볍네. ···관리가 잘 되고 있어.’


작은 틈을 만들어 곧장 방으로 들어선 섀도우는 뒤늦게 방의 정체를 깨달았다.

눈앞에 있는 것은 넓은 식탁. 그 식탁에 앉은 인물은 다섯. 제각각 귀족이나 관리의 옷을 입고 있다.

그중에서도 상석에 앉은 남자는 다른 귀족과 분위기가 다르다.


“폐하. 바운티 왕국에서 온 서신입니다.”

“···그들의 생각은 여전한가.”


섀도우가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각자 자리에 앉은 인물들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바운티 왕국의 서신과 호네스티 왕국의 서신을 확인한 면면들은 얼굴을 찌푸렸다.

서신의 내용은 둘. 하나는 완곡한 표현이지만, 호네스티 왕국에 빚이 있다는 걸 상기시키는 서신. 다른 하나는 손을 맞잡을 필요가 있다는 서신이다.


‘행동이 빠른데···?’


곁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섀도우는 예상 이상으로 빠른 호네스티 왕국의 대처에 놀랐다.

반면, 에체르티 왕국의 면면들은 눈앞의 편지를 제대로 믿지 않았다.


“지난번 전투가 힘들었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국가 연합이라니.”

“맞습니다. 지난 역사에서 연합의 말로가 좋게 끝난 적은 없었습니다.”


에체르티 왕국의 중진이 걱정하는 것은 국가 연합이 어디까지나 구실 뿐인 변명일 경우다.

지난 역사에서 각 국가는 몬스터를 상대로 몇 번이나 연합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결과가, 최소 하나의 국가 이상이 손해를 보는 결과로 끝났다.

그렇기에 에체르티 왕국은 더욱 조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특수 몬스터···. 노엘이라고 했던가. 장군.”

“예. 거대한 몬스터였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몬스터와는 다른. 압도적인 힘을 지녔었습니다.”


노엘은 일반 몬스터가 아니다.

카오스를 억누르던 봉인이 깨어지며, 그 힘의 일부가 몬스터의 형상으로 변한 것 뿐이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중진들은 잠시 침통어린 표정으로 고민하더니. 한 가지 잊었던 보고를 떠올렸다.


“허나. 그 몬스터도 한 사람이 쓰러뜨리지 않았나?”


특수 몬스터 노엘.

그 몬스터를 쓰러뜨린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섀도우다. 단신으로 전선을 유지하고 몬스터를 쓰러뜨렸다는 이야기로 인해 중진들은 더욱 혼란을 겪었다.

단신으로 쓰러뜨릴 수 있다는 말은 그리 강하지 않다는 착각을 심어줬다.


“폐하. 그를 평범한 사람으로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장군. 자네가 생각하기에 어떤가. ···그자의 힘이 정말 그 몬스터보다 강했던 건가? 아니면, 몬스터가 약한 건가.”


에체르티 국왕은 함대에 올랐던 장군에게 물었다.

몬스터가 약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번 서신은 전부 거짓이 된다. 거짓이 아니더라도 굳이 응할 필요가 없어진다.

반면, 섀도우가 강하다고 판단될 경우는 복잡하다.


“···그게.”


단신으로 특수 몬스터를 쓰러뜨린 인물.

그러면서 플레이어도 아니다. 땅에 속박된 인물이라 알려진 섀도우가 그 정도로 강해진다면.

또한, 호네스티 왕국과 이어진 듯 보이는 모습이 문제다. 이미 호네스티 왕국이 강력한 수를 쥐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슬리벤 왕자의 안내로 함대에 오른 인물이 섀도우다.

한참 고민하던 장군은 사실을 전하기로 했다.


“몬스터는 절대로 약하지 않았습니다. 하늘을 다루는 그 능력. ···함대만으로 상대했다면 전멸을 피할 수 없었겠지요.”

“그런, 가···.”


장군의 이야기에 국왕은 얼굴을 찌푸렸다. 장군을 포함한 다른 인물들 또한, 얼굴이 밝지는 않았다.

서신이 거짓이 아닌, 진정성 어린 내용이라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한 개인이 지나친 힘을 가지는 것은 좋지 않다.

지금은 국가를 위해.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데만 힘을 사용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섀도우의 마음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서신에 응해야겠군.”


단순히 연합을 이루는 것뿐만 아니다.

특수 몬스터를 쓰러뜨린 그 수완과 능력. 일반적인 사람을 뛰어넘은 이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호네스티 왕국이 제대로 고삐를 쥐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에체르티 국왕은 서신에 응하기로 했다.

그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섀도우는 잠시 멋쩍은 듯 묘한 웃음을 지었다. 다만, 가면에 가린 그 표정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내가 필요 이상으로 위협하고 있는 건가.’


다만. 섀도우는 눈앞의 국왕과 서신의 내용을 몇 번 번갈아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국가 연합. 섀도우가 생각한 내용이다. 호네스티 왕국이 먼저 움직인 덕에 되려 할 일이 줄어들었을 정도다.

게다가, 연합에는 문라이트도 참여할 생각이다.


‘그렇다면.’


조금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지은 섀도우는 눈앞의 넓은 식탁 중. 국왕과 마주한 의자에 앉았다.

아직 은신 효과가 지속되는 탓에 주변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은신 효과가 풀리는 건 공격이나, 내가 해제할 때.’


자유롭게 은신을 풀 수 있는 섀도우는 인벤토리에서 찻잔과 차를 꺼내, 얌전히 마시기 시작했다.


“호네스티 왕국과 바운티 왕국. 두 국가의 참여는 확인되었으니, 드라운트 왕국과 실피니아 왕국뿐인가.”


에체르티 국왕이 참가하는 국가를 떠올리는 사이.

섀도우는 자연스럽게 은신을 풀고, 한마디를 더했다.


“전원 참석한다.”


단 한 마디.

섀도우가 던진 한마디에 국왕과 중진은 동시에 반응했다.


“누구냐!”

“···!”


경비를 부르려는 중진과 달리, 장군은 섀도우의 모습에 굳었다.

에체르티 국왕 또한 장군의 분위기에 섀도우의 정체를 짐작했다.


“···자네가 섀도우인가?”

“나를 알고 있으니 자기소개는 필요 없겠어.”


섀도우의 긍정에 냉정을 되찾은 에체르티 국왕은 섀도우의 목적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나타난 이유. 중진이 있는 상황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유 등.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말문이 막힌 국왕을 대신해, 장군이 먼저 움직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장군은 곧장.


“감사합니다.”


섀도우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

“덕분에, 함대의 전원. 무사 귀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장군의 감사 인사에 놀란 것은 새도우와 에체르티 국왕이다.

에체르티 국왕은 놀란 모습으로 장군을 바라보다가, 이내 수긍했다. 섀도우는 함대를 대신해서 특수 몬스터를 쓰러뜨렸다.

은인이라 할 수 있는 인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동시에.


“섀도우 공. 연합에 함께 가지 않겠나?”


감시와 관찰을 겸한 제안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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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pisode 49. 카오스 (8) 21.12.18 82 1 12쪽
183 Episode 49. 카오스 (7) 21.12.17 7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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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Episode 49. 카오스 (3) 21.12.13 83 1 11쪽
178 Episode 49. 카오스 (2) 21.12.12 8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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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Episode 48. 마지막 봉인 (8) 21.12.08 81 1 12쪽
173 Episode 48. 마지막 봉인 (7) 21.12.07 88 1 13쪽
172 Episode 48. 마지막 봉인 (6) 21.12.06 88 1 12쪽
171 Episode 48. 마지막 봉인 (5) 21.12.05 8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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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Episode 47. 겉과 속 (4) 21.11.30 8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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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Episode 47. 겉과 속 (2) 21.11.28 93 1 11쪽
163 Episode 47. 겉과 속 (1) 21.11.27 8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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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Episode 46. 속전속결 (1) 21.11.25 9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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