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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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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조회수 :
38,211
추천수 :
506
글자수 :
979,887

작성
21.11.2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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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isode 46. 속전속결 (1)

DUMMY

드라운트 왕국의 국왕.

그 자리에 앉은 인물은 다른 국왕들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냉정하지만 엄격하고, 제 욕심보다 국가를 위해 움직일 남자. 그게 드라운트 왕국의 국왕이다.


“대관식을 치른 일리아스라고 한답니다.”


아셍트의 회의실에 나타난 인물은 둘.

섀도우에 관해서는 국왕들도 놀라지 않았다. 이야기로는 이미 외모와 특징을 알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섀도우가 참여한다는 정보는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관식을 치렀다, 라.”

“···흠.”


눈앞에 선 인물은 전혀 다르다.

드라운트 국왕이 온다는 소식은 전해 들었다. 자신들이 참여하니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참여한 인물은 처음 보는 여인이다. 간드러진 웃음을 지은 여인은 주변 분위기에 압도되지 않을 정도로 유연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닌 경험, 의지가 상당하다.


“···자리에 앉지.”

“그렇네. 이야기는 모두가 자리에 앉은 후에 시작되어야 하지.”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하고자 국왕들은 자리를 가리켰다.

일단, 눈앞의 인물이 드라운트 국왕의 위치로 찾아온 것은 사실이다.

사실과 상황을 기반으로 생각을 정리한 국왕들은 적절히 의문을 삼켜, 일리아스를 자리로 안내했다.

질문은 많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연합의 이야기와 함께하면 된다.


“흠. 총사령관. 모두가 온 모양이니, 시작하도록 하겠네.”

“네. 알겠습니다.”


여섯 자리에 모두 앉은 것을 확인한 호네스티 국왕이 총사령관에게 연합 회의의 시작을 알렸다.

회의는 간단하게 진행된다. 각 국가의 현황을 밝히고. 국가 연합을 체결하기에 합당한가, 합당하지 않은가. 그걸 의논할 뿐이다.

호네스티 국왕의 선언에 시작된 회의는 각 국왕의 이야기를 지나, 드라운트 국왕의 차례가 되었다.


“드라운트 국왕. ···일리아스라고 했던가. 자네는 대관식을 치르고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이지만. 괜찮겠나?”


회의에 모인 국왕은 호네스티 국왕의 서신을 받고 모였다.

발의한 인물인 호네스티 국왕이 회의를 주도하는 가운데. 호네스티 국왕은 드라운트 국왕. 일리아스를 바라보며 물었다.

각 국가의 국왕이 대관식의 소식조차 듣지 못했다. 그 말은, 국왕이 국가를 떠난 몇일 사이에 일어났다는 의미다.

대관식을 치른 직후에 연합에 참여하기 위해 나타났다. 제 국가의 상황을 모르더라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괜찮답니다.”


다만, 일리아스는 호네스티 국왕의 걱정을 조심스레 밀어냈다.

그녀는 호네스티의 상인 길드. 알파 지부의 지부장이었던 인물이자, 드라운트 왕국의 브리덴을 지배하고자 움직였다.

그 덕에 드라운트 왕국의 현황을 누구보다 자세히 알게 되었고 인연과 기연을 타고서 지금은 국왕이라는 자리까지 올랐다.

일리아스는 드라운트 왕국의 이야기를 하기 전, 잠시 섀도우를 바라보고. 태연하게 발표를 시작했다.


“이상이, 드라운트 왕국의 상황이네요.”


자연스럽게, 태연하게. 오랜 시간을 국왕으로 지낸 듯 발표를 마친 일리아스는 자리에 앉았다.

각 국가의 상황을 들은 국왕들은 저마다 얼굴에 고민과 의문을 떠올렸다.

발표에서 나타난 공통점은 둘. 몬스터의 피해가 증가했다는 것, 플레이어의 활동이 지나치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몬스터의 피해는 자연재해로 처리할 수 있다. 당장 대처가 필요한 일이지만,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별을 건너는 자(플레이어)가 우리의 영역마저 침범하려 하는가.”

“몬스터의 피해도 문제가 아닙니까? 실질적인 피해는 몬스터가 더욱더 위협적입니다.”

“···눈에 보이는 위협인가, 보이지 않는 위협인가의 차이다.”


플레이어는 죽지 않는다.

주민들이 보기에 그들은 이미 인간이라 하기에도 애매한 존재다.

수명이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 이들. 그런 이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은 국가적으로도, 국왕으로서도 얼굴을 찌푸릴 수밖에 없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여태 조용히 있던 섀도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섀도우 공?”

“그러고 보니, 섀도우 공의 의견은 듣지 않았어.”

“가능하다면 소개를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일리아스의 건으로 섀도우는 잠시 잊혔다.

다시 국왕들의 시선을 받은 섀도우는 잠시 주변을 둘러봤다.

특히, 자연스레 앉은 일리아스를.


‘···왜 저기 있는지 모르겠다만.’


섀도우조차 일리아스가 어째서 드라운트 국왕이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섀도우는 우선. 눈앞에서 착각하고 있는 국왕에게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


-+-


회의실에 앉고서 나름 시간이 흘렀다.

국왕들은 저마다 국가를 위한 이야기를 하고, 몬스터의 피해를 떠올리는 등.

나름 생산적인 대화가 떠돌아다닌다.

다만.


‘부족하단 말이지.’


주제는 그게 아니다.

어째서 국왕들이 모였는가.

단순히 몬스터의 피해를 이야기하기 위해 모인 게 아니다.

그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 듯 보이는 건 둘.

호네스티 국왕과 드라운트 국왕, 일리아스 뿐이다.

그러니 직접 말하는 수밖에.


“별을 건너는 자(플레이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흠?”

“허나, 섀도우 공. 그들이 성장할수록, 땅에 속박된 자(주민)들은 위협을 받을 겁니다.”


의문을 보인 바운티 국왕과 달리, 실피니아 국왕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확실히. 플레이어의 성장은 주민들에게 있어 위협밖에 되지 않는다.

죽지 않고, 수명도 없어 보이는 이들이 사회를 지배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그건 수명이 정말 없을 때만 해당한다.


“그들은 목적을 이루면, 이곳에서 떠날 이들이다.”

“···.”

“그건···.”

“···사실인가?”


플레이어의 목표는 게임 공략. 여기서 게임 공략은 카오스의 공략이다.

오버로드의 목적이 플레이어를 이용해 카오스의 문제를 해결할 사람을 찾는 일이다.

그러니 플레이어가 있을 수 있는 기한도 카오스를 공략하기 전까지.

국왕이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보다,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


카오스를 공략하지 못하면 위험한 건 이곳(거울 세계)도, 저쪽(지구)도 같다.

이 자리에 국왕들이 모인 이유는 하나.

세상을 위협하는 존재, 카오스를 상대로 힘을 합치기 위해서다.


“···그렇군.”

“이야기가 사실이었던가.”

“그게 무슨···?”


아직 제대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국왕과 어느 정도 상황을 이해한 국왕의 반응이 나뉘었다.

호네스티 국왕과 바운티 국왕, 에체르티 국왕은 어느 정도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

반면, 실피니아 국왕과 드라운트 국왕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듯. 의문을 보인다.


‘일리아스가 드라운트 국왕이 된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오히려 도움이 되는 상황인가?’


카오스에 관해서 알고 있는 국왕은 셋. 나를 포함하면 이 자리에서는 네 사람이다.

그러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인물은 아무도 없다.

나조차도 언제, 어디에서 부활하는지 모른다.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군.”


호네스티 국왕도 비슷한 분위기를 알아차린 듯, 자신의 국가에서 내려온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오랜 이야기라며 시작한 이야기는 「신대의 잊힌 사원」에서 발견한 벽화와 비슷한 이야기다.

다른 두 국왕이 전한 이야기도 크게 다른 점은 없다.


‘봉인 도구의 이야기는 없나.’


이야기를 전하는 과정에서 큰 맥락은 전해졌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는 아무것도 없다.

세계의 위험이 봉인되어 있다는 것, 봉인 도구가 어딘가에 있다는 것, 한마음으로 이겨내야 한다는 것.

각 국가에 남은 이야기로 알 수 있었던 건 이 정도가 한계다.


“그렇다면 섀도우 공. 이번 몬스터. ···노엘이라고 했던가? 그것도 세계의 위협으로 나타난 것인가?”

“그렇다. 카오스의 봉인이 풀리면서, 그 힘의 일부가 몬스터가 된 것이지.”

“힘의 일부, 인가···.”


조금씩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한 각 국왕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몬스터의 위험을 제대로 이해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지금은 그저, 몬스터가 강해졌다는 인식이겠지.

사실 카오스의 봉인이 풀리면서 제대로 된 전투가 일어나지 않은 탓도 있다.


‘카오스의 봉인은 두 개 남았는데. 다른 세 개가 너무 쉽게 제압되었다.’


지금까지 눈에 띄는 사건이 없었으니, 그 영향을 눈으로 보지 못한 국왕들이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이번 노엘 사건만 해도 함대는 전원 무사 귀환. 정작 노엘은 나 혼자서 쓰러뜨렸다.


“착각하지 말게, 다들. 이제까지 상황이 좋게 흘렀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런다는 보장은 없어.”


상황을 지켜보던 호네스티 국왕이 경고하듯 주변 이들에게 말을 건넸다.

그에 고개를 끄덕인 건 드라운트 국왕, 일리아스다.


“확실히. 상황은 그리 좋지 않은 듯하네요.”

“그게 무슨 말인가.”

“몬스터가 강해지기 시작하면서 일부 품목의 생산량이 줄었어요.”


상인의 지식을 떠올린 모양인지, 일리아스는 더욱 상세한 피해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사소한 일부터 시작된 피해는 점차 쌓여서 국가를 위협한다.

하물며 몬스터의 피해는 눈에 보이는 피해다.


“별을 건너는 자(플레이어)들이 강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그들을 제어할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지.”

“크흠···.”


몬스터와 플레이어.

두 문제를 직면한 국왕들은 마땅한 해결책을 떠올리지 못하고 얼굴을 찌푸렸다.

다만, 호네스티 국왕과 일리아스. 두 사람만은 나를 바라보고 있다.


‘역할을 내게 떠넘기겠다는 건가···.’


확실히, 방법은 이미 생각해뒀다.

국가 연합은 계획의 일부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 중 하나에 불과하다.

다만, 연합을 만드는 게 내가 되면 할 일이 많아진다.


‘···진짜. 이번 일만 끝나면 푹 쉬련다.’


카오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여행 계획이라도 틈틈이 생각해둬야겠다.


“방법은 있다.”


단 한마디로 인해 국왕들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미약한 위압과 귀찮음을 느낀 나는 내심 한숨을 내쉬고, 간단히 계획을 밝혔다.


“연합. 국가 연합을 눈에 띄는 형태로 만들어라.”

“···확실히. 그를 위해 모이긴 했다만. 섀도우 공. 그게 도움이 되겠나?”


도움이 되는지 묻는다면, 대답은 간단.


“된다.”


플레이어가 국가 연합을 마주하게 된다면 어떤 감상을 떠올릴까.


‘게임 스토리의 마지막이라고 판단하겠지.’


플레이어의 시선으로, 최종 보스와의 사투라는 상황을 만들면 충분하다.


“눈에 띄는 형태로 연합을 만든다. 연합의 이름은 알아서 해라. 또한, 별을 건너는 자(플레이어)에게 국가의 틀을 강요하지 마라.”

“그건···.”

“···잠시, 섀도우 공. 자네가 하려는 일은 무엇이지?”


플레이어의 이목을 이끌고 하려는 일은 무엇인가.

이 정도면 알아차린다고 생각했는데.


“간단하다.”


몬스터가 문제다.

플레이어도 문제다.

그런데 플레이어는 목적을 이루면 더 이상 이곳에 올 수 없다.

그리고, 목적은 공교롭게도 카오스다.

그럼.


“카오스를 상대로 인류 연합군을 구성한다.”


거울 세계의 모든 인류와 플레이어를 합친 전투.

총격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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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pisode 49. 카오스 (8) 21.12.18 82 1 12쪽
183 Episode 49. 카오스 (7) 21.12.17 78 1 12쪽
182 Episode 49. 카오스 (6) 21.12.16 80 1 12쪽
181 Episode 49. 카오스 (5) 21.12.15 88 1 11쪽
180 Episode 49. 카오스 (4) 21.12.14 82 1 12쪽
179 Episode 49. 카오스 (3) 21.12.13 83 1 11쪽
178 Episode 49. 카오스 (2) 21.12.12 81 1 12쪽
177 Episode 49. 카오스 (1) 21.12.11 90 1 12쪽
176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0) 21.12.10 87 1 12쪽
175 Episode 48. 마지막 봉인 (9) 21.12.09 85 1 11쪽
174 Episode 48. 마지막 봉인 (8) 21.12.08 81 1 12쪽
173 Episode 48. 마지막 봉인 (7) 21.12.07 88 1 13쪽
172 Episode 48. 마지막 봉인 (6) 21.12.06 88 1 12쪽
171 Episode 48. 마지막 봉인 (5) 21.12.05 84 1 12쪽
170 Episode 48. 마지막 봉인 (4) 21.12.04 79 1 11쪽
169 Episode 48. 마지막 봉인 (3) 21.12.03 8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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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 21.12.01 8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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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Episode 47. 겉과 속 (2) 21.11.28 92 1 11쪽
163 Episode 47. 겉과 속 (1) 21.11.27 8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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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46. 속전속결 (1) 21.11.25 9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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