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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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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조회수 :
38,257
추천수 :
506
글자수 :
979,887

작성
21.12.19 18:20
조회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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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Episode 49. 카오스 (9)

DUMMY

카오스의 모습이 사라진 전장은 서서히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공격을 반복하던 카오스가 사라지니, 남은 것은 피해의 흔적과 부상자들.

부상자의 치료와 운반. 상황 파악과 정찰 부대를 파견하는 한편, 손이 남은 이들은 카오스가 사라진 장소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건가···.”


카오스가 사라지고 남은 것은 둥근 형태의 무언가.

마치, 카오스가 나타날 때 생긴 균열과 비슷한 무언가는 균열과는 달리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카오스가 사라지던 순간. 근처에 있던 플레이어들은 마지막 광경을 떠올렸다.

한없이 불합리한 힘을 휘두르던 카오스. 그리고 그런 카오스를 농락한 인물.


“그거 분명히···. 문라이트의 사람이라고 했던가?”

“그렇지. 연합군에도 소속된 조직일 텐데.”

“그럼 왜 바로 안 나타난 거야?”


플레이어들은 이미 한번 섀도우의 모습을 봤다.

섀도우의 모습을 떠올린 플레이어들은 다양한 의문과 억측을 흘리며, 눈앞에 선 무언가.

공간에 뚫린 문과도 같은 무언가를 바라봤다.


“포탈?”

“···일단, 기다려.”


그들 앞에 보이는 무언가는 확실히, 다른 게임에서 흔하게 보이는 포탈의 존재와 닮았다.

포탈을 떠올린 플레이어 중. 섀도우의 행동을 기억한 플레이어가 중얼거렸다.


“설마, 다음 페이즈로 넘어간 건가?”


포탈 너머에서 시작되는 마지막.

플레이어들은 최종 보스인 카오스와의 마지막 전투를 짐작했다.

마지막을 위한 무대. 최종 보스인 카오스. 그 보상이 어느 정도일지, 플레이어들은 짐작하지 못한다.

아직 준비되지 않은 플레이어가 많다. 연합군은 움직이는 것도 힘들 정도로 타격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포탈 근처에 선 플레이어들은 시선을 나눴다.


“이거.”

“어. 아마도.”

“···그렇지?”


의미를 모를 말을 나눈 플레이어들은 한순간 고개를 끄덕이더니.

동시에 포탈을 향해 달려들었다.


“일단 들어가고 봐!”

“구경이라도 해야지!”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

그 하나의 사실로 인해, 플레이어들은 아무런 부담감 없이. 단순히 구경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포탈을 향해 몸을 던졌다.


“시야가···.”

“기다려.”

“아, 보인다!”


한순간의 감각과 함께, 시야가 암전. 그리고 회복된 시야에 비친 것.

그걸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우주 전쟁?”


-+-


봉인 도구.

차원 생성기를 작동한 감각과 함께, 카오스를 차원 너머로 날려버렸다.

정확히는 나와 함께 차원 너머로 날아왔다.


‘어둡네.’


새로 만들어진 차원에는 아무것도 없다.

인공적인 것은 물론, 정말 아무것도 없다. 빛마저 없는 상황이다.

내 발치에도 닿이는 것 하나 없는 감각. 그런데 떨어지지도 않으니, 이상한 기분이다.


“프르아!!”


신기에 속박된 채 끌려온 카오스는 분노 어린 목소리를 내며 신기를 부수기 시작했다.

이 안에 오기 전까지는 나를 노리려 했는데, 차원 너머를 본 카오스는 이미 포기한 것같기도 하다.


- 뚜둑.


신기를 부수려 집중한 카오스는 손쉽게 사슬을 끊어냈다.

처음 신기가 달려들었을 때도, 당황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신기는 단번에 피하거나 부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플레이어에게 집중한 덕에 신기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자, 그래서 지금 카오스는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


“프르아!”


나를 찾은 직후부터 더욱 분노하고 있다.

말 그대로, 날개 뒤에서 분노한 형상의 불꽃마저 일렁인다.


“온몸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네.”

“프아!”


달려드는 속도는 상당하다.

다만, 나도 아무런 대책 없이 온 건 아니다.


- 스륵.


달려드는 카오스의 몸을 피한다.

내 능력이 아니라, 마도구의 힘이다.

보충한 마정석으로 인해 마도구 전부를 채운 지금의 나는 전력으로 싸워도 하루 정도는 버틸 수 있다.


“자, 언제든지 와.”


지금의 나는 카오스를 상대로도 버틸 수 있을 것같은 기분이다.

카오스는 도발을 알아들은 것인지, 날개를 좌우로 펼쳤다.

돌진이 아닌, 정지.

그리고 그런 카오스가 선택한 공격은.


“프!!”


마법 탄막이다.


“와.”


이 차원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한순간에 펼친 카오스의 마법의 수는 족히 천.

아니, 어쩌면 수만은 될 정도로 많은 마법이 펼쳐졌다.

어두운 공간을 환히 밝인 마법은 제각각 다른 빛을 발하며 나에게 날아들고 있다.


“쯧!”


게다가 그 모든 마법이 제각각 보호를 받고 있다.

즉, 마법끼리 사라지는 일은 없다는 이야기다.


‘움직여라.’


마법의 구조를 파악한 직후, 나는 마법끼리 부딪쳐서 없애겠다는 생각은 지웠다.

미묘하게 날아오는 각도와 속도가 조절되고 있다.

저 모든 마법을 카오스가 직접 조종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내가 선택할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전부 격추해야 하는 건가.”

“프아!”


만에 가까운. 수만을 넘어, 지금도 계속 새로운 마법이 나오는 적을 상대로 버텨야 한다.

그것도 언제까지인지 모른다.


‘체력은 적었으면 좋겠네.’


아직 어린 개체의 힘을 전부 소모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그 체력이 적었으면 하며, 나는 지배를 이용해 수백의 마도구와 신기를 움직였다.


“하아. ···지치네.”


나 하나를 노리는 수만의 마법.

멀리서 보면 불꽃놀이 정도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정면에서 보는 지금은 공포밖에 없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프!”


나는 의욕으로 넘쳐 보이는 카오스의 모습에 다시 한숨을 내쉬고, 감각을 가다듬었다.


-+-


카오스가 사라지고서 1시간.

이미 전장의 혼란은 완전히 사라지고, 이번에는 카오스가 어디로 갔는가.

또한, 갑작스레 생긴 차원은 무엇인가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했다.

일부 플레이어는 참지 못하고 차원 너머로 향하는가 하면, 연합군의 지휘관. 국왕들과 지휘관. 소니아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로우 씨···.’


전장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이야기는 하나.

카오스가 사라지기전에 나왔다는 섀도우의 이야기다.

그에 플레이어가 연합군을 추궁하는 분위기도 잠시 풍겼으나, 전우애가 가득한 덕에 큰 문제로 번지지는 않았다.


“으음.”


국왕들은 더욱 소극적인 자세로 회의에 임했다.

당장 카오스가 사라진 상태다. 또한, 섀도우가 나섰으며 차원 너머는 무엇이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이미 몇 차례 보낸 탐사대마저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다.


“피해를 늘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네.”

“그렇군요.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도 먼저 향한 플레이어와의 연락이 끊어지자, 말이 많이 오갔다.

그러나 그들의 방침은 하나. 공략뿐이다. 죽지 않는 이들은 연합군과 달리, 가벼운 발걸음으로 차원 너머로 향하기 시작했다.

플레이어가 차원 너머로 향하는 상황은 연합군 측에서도 파악하고 있다.

다만.


“별을 건너는 자(플레이어)들이 향하고 있지 않은가? 그들이 돌아오지 못한다는 건, 그들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라는 일일세.”

“그게 아니라, 저희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지도 모르지요,”


국왕들의 토의는 점차 열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 소니아는 토의에 참여하지 않고, 조용히 섀도우의 상황을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혼자서 나선 이유. 다른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최적의 순간에 노린다고만 전한 이유.

마지막으로.


‘저를 두고 간 이유, 네요.’


지난번, 소니아와 섀도우는 한 가지 이야기를 나눈 게 있다.

그때의 이야기를 떠올린 소니아는 내심 불만스레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토의 중인 국왕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지금 연합군은 이곳을 사수해야 합니다.”

“성녀 공?”


이제껏 특별한 제안을 하지 않던 성녀의 이야기에 국왕들은 놀라면서도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성녀인 소니아는 조심스레. 그러면서도 확실히 상황을 설명했다.

지금 상황을 주도한 게 누구인지.


“섀도우 씨는 지금 상황을 짐작하고서도 연합군에 아무런 이야기도 전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혹, 지금 상황을 의도했다는 것인가?”


소니아의 이야기에 뒤늦은 이해를 보이는 국왕들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섀도우는 봉인 도구. 차원 생성기를 직접 가져오기까지 했다. 그런 이가 자세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확실히···. 그렇다면, 우리 연합군은 이 자리를 사수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울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겁니다.”

“당연히. 그렇다면, 교대로 휴식을 취하며 각 부대에 정비를 명해야겠군.”


상황을 이해하고, 플레이어에게 맡기기로 한 국왕들은 천천히 다음 일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런 국왕과 지휘관의 모습을 바라본 소니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심 섀도우를 걱정했다.

한편.


“달려라!!”

“피해!!”


국왕들이 걱정하고, 소니아가 예상한 공간.

차원 너머에서는 한참 달리기 대회가 개최되었다.


“뛰어!”


플레이어들이 한 마음으로 움직이는 지금 상황은 멀리서 보기에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그들을 뒤따르며, 사방에서 날아드는 마법은 절대 장난이 아니다.

섀도우가 도구로 만들어낸 차원은 카오스의 힘을 빼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평소, 카오스는 힘을 조절하지 못해서 최소한의 힘을 쓰거나. 갑작스레 힘을 많이 쓰기도 한다.

그런 카오스의 힘을 소모하게 하기 위한 공간.


“으아악!!”


즉, 이 공간에서 카오스는 어떤 마법을 사용하더라도 최대의 위력으로 나온다.

강제적으로 많은 힘을 사용하게끔 만든 공간은 카오스를 빠르게 지치게 한다. 그러나 그 모든 힘을 정면으로 받아야 하는 이들.

플레이어들은 조금이라도 마법을 피하기 위해 달렸다.


“끄윽!”


마법은 수만에서 더 늘어나, 이미 하늘은 반짝이는 은하수나 다름없다.

주변은 온통 어두운 상황에 늘어놓인 은하수.

아름다운 상황이다.


‘응. 아름다워.’


저도 모르게 현실에서 눈을 돌리려던 섀도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차원 너머를 따라온 플레이어 덕분에 마법의 목표가 분산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카오스는 멀쩡하다.

지치려는 낌세가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 데 비해, 이쪽은 벌써 4할이 쓰러졌네.’


죽은 플레이어들은 하얀빛으로 변하더니, 카오스와는 반대편으로 향해 사라졌다.

저 빛들이 차원 너머로 돌아간 것인지는 섀도우도 모른다.

섀도우는 그저 지치지 않는 카오스를 바라보며, 어린아이의 체력을 떠올렸을 뿐이다.


“쌩쌩하네.”

“프르아!!”


처음보다 더욱 간결해진 몸놀림을 보이는 카오스.

그에 섀도우는 한숨을 내쉬고, 몸 상태를 확인했다. 신기와 마도구의 소모율은 2할.

아직 전투에 나설 수 있는 상태다.


“그럼, 나서볼까.”


처음에는 플레이어를 이용해서 체력을 빼려고 했다. 그러나 플레이어의 사망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탓에, 섀도우는 다음 수를 생각해냈다.

목표를 자신에게 더욱 늘린다면 어떨까.


‘목표를 잃은 힘을 늘리는 거지.’


다른 플레이어들은 끊임없이 카오스를 노린다.

자신과 플레이어의 협력으로 카오스의 힘을 소모하려는 작전이다.

물론, 이번 작전에서 가장 큰 부담은 섀도우가 떠맏게 된다.


“진짜.”


전투에 나설 준비를 마친 섀도우는 한껏 찌푸린 얼굴로 중얼거렸다.


“게임 하나 잘못 골라서 이게 무슨 일인지.”


언젠가, 게임으로 생각하고 들어온 이곳.

지금은 게임으로 볼 수 없는 상황에, 섀도우는 불만과 함께 허공을 박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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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pisode 49. 카오스 (8) 21.12.18 82 1 12쪽
183 Episode 49. 카오스 (7) 21.12.17 78 1 12쪽
182 Episode 49. 카오스 (6) 21.12.16 80 1 12쪽
181 Episode 49. 카오스 (5) 21.12.15 88 1 11쪽
180 Episode 49. 카오스 (4) 21.12.14 83 1 12쪽
179 Episode 49. 카오스 (3) 21.12.13 83 1 11쪽
178 Episode 49. 카오스 (2) 21.12.12 8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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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Episode 48. 마지막 봉인 (9) 21.12.09 85 1 11쪽
174 Episode 48. 마지막 봉인 (8) 21.12.08 81 1 12쪽
173 Episode 48. 마지막 봉인 (7) 21.12.07 88 1 13쪽
172 Episode 48. 마지막 봉인 (6) 21.12.06 88 1 12쪽
171 Episode 48. 마지막 봉인 (5) 21.12.05 8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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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Episode 48. 마지막 봉인 (3) 21.12.03 88 1 12쪽
168 Episode 48. 마지막 봉인 (2) 21.12.02 89 1 11쪽
167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 21.12.01 88 1 12쪽
166 Episode 47. 겉과 속 (4) 21.11.30 86 1 12쪽
165 Episode 47. 겉과 속 (3) 21.11.29 87 1 12쪽
164 Episode 47. 겉과 속 (2) 21.11.28 93 1 11쪽
163 Episode 47. 겉과 속 (1) 21.11.27 8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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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Episode 44. 공략 시작 (3) 21.11.23 8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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