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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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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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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41
추천수 :
506
글자수 :
979,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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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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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isode 48. 마지막 봉인 (6)

DUMMY

아셍트.

인류가 사는 대륙의 중앙에 세워진 요새는 역사 깊은 장소다.

국가가 국가로서 성립하기도 전에 세워진 요새. 그곳이 아셍트다. 어느 이야기로는 십이사도가 직접 지도한 요새라는 소문이 돌기도 하는 장소다.

그렇기에, 아셍트는 국경을 무시한 강자들이 모인다.


“쯧!”

“정신 차려라!”


국경을 넘어 각 국가에서 모인 강자들은 아셍트의 기사로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인류만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 그들은 평생을 몬스터와 싸우고, 아셍트의 요새에서 보낼 뿐인 일생을 보낸다.

지루하다면 지루한 일생. 그러나 그들은 인류를 위해, 저마다의 숭고한 마음을 지니고 아셍트에 들어섰다.

본래라면 아셍트의 기사들은 제대로 된 전투를 치르지 않는다.


“버텨라!”

“3부대! 전진!”


몬스터만을 상대로, 인류를 위해 구성된 아셍트의 기사다.

어지간한 일로는 움직일 수 없는 이들이 아셍트의 기사다. 그러나 지금, 아셍트에 소속된 이들은 전원 처음 보는 현상에 당황하면서도 무기를 들었다.

인류가 사는 대륙의 중앙. 어째서인지, 가장 몬스터가 적게 나타나던 장소.

그런 장소에 세워진 아셍트는 지금. 수천을 넘는 몬스터를 상대로 전투를 치르고 있다.


-+-


남은 무기를 확인하는 사이, 날아온 마법을 피한다.

피하더라도 움직이는 건 내 다리다. 움직임이 거칠어질수록 체력도, 정신도 심하게 지친다.

어느샌가 몬스터의 공격은 점차 공격적으로 날아오면서도, 체계적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학습하는 거냐···.”


불만 어린 목소리를 날리듯, 몬스터의 마법이 다시 날아온다.

마도구로 격추하는 게 편하겠지만.


‘···마도구도, 무기도 얼마 없단 말이지.’


마력을 전부 사용한 마도구는 떨어졌다.

떨어진 마력을 스킬로 채우려고 하면 내 마력이 떨어진다. 그 탓에 마도구는 처음에 넣어둔 마정석으로만 운용 중이다.

무기의 경우는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내구성이 불확실하다. 자칫 마법을 버티지 못하고 부서질지도 모른다.

지금은 수가 부족하니, 직접 움직이는 편이 좋다.


“쯧.”


눈앞의 몬스터는 마음껏 마법을 사용하는 반면, 나는 체력과 마력. 남은 잔탄을 계산하면서 싸워야 한다.

조금 불공평함이 지나친 게 아닐까.


“크르르아!”


공중을 침범한 내게 분노한 몬스터가 꼬리를 날린다.

날아오는 꼬리를 도약하는 동시에, 발판 역할을 하던 마도구를 날린다.

지금껏 내가 날고 있던 건 스킬과 마도구의 시너지를 이용했다.


‘조금 물리법칙에 오류가 생긴게 아닌가 싶긴 한데.’


마도구를 스킬로 지배하고, 지배한 마도구를 날려서. 내가 밟는다.

수동과 마법이 섞인 방법으로 하늘을 걸었다. 이 방법이 내가 하늘을 걸을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마력도 앞으로 조금, 인가.’


스킬을 유지할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30분도 채 유지하기 힘들다. 이후로는 전투 상태를 벗어나서 회복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눈앞의 몬스터는 여전하다.


“오히려 화난 모양이고.”

“크르르르라!!”


분노 어린 목소리와 함께 날아온 수십 발의 마법.

처음에는 잔탄도 많아서 전부 격추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불가능하다.


“적당히 좀 하자고.”


안 그래도 혼자서 싸우는 중이라 슬픈데, 패턴까지 악랄하다.

일단 날아온 마법을 피하기 위해, 떨어진다.

그저 중력에 맡긴 하강.


“아, 따라오는 거냐.”


바닥을 향해 떨어지는 와중에도 몇 개의 마법이 나를 따라오고 있다.

그럼 저것들은 격추를.


“···아니.”


조금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발판으로 사용하던 마도구를 다시 부르고, 날린다.

밟아서 몸을 전환. 낙하 충격을 신체 능력으로 억누르고, 달린다.

내가 아무리 빠르더라도 마법보다는 느리다. 총알처럼 날아오는 마법이 뒤를 따라잡기 전.


“안녕.”

“크르아!”


몬스터의 앞까지 도착했다.

나를 따라온 마법은 아직 배후. 반면, 눈앞에는 몬스터가 있다.

역시 가만히 있지 않은 몬스터가 꼬리를 휘두르는 걸, 피한다. 꼬리의 움직임은 뻔하다.

꼬리를 피하며 뛰어넘은 그대로 마도구를 움직인다.


“몇 발 없는 거니까. 확실히 맞아줘.”


머리를 노린 마도구를 조준하는 동시에 나를 따라잡은 몬스터. 그리고 그 뒤에 날아온 마법.

자신이 쏜 마법에 부딪히는 것만큼 얼빠진 것도 없지.


“그렇지?”

“크, 르, 아아!!”


갑작스레 배후에서 폭발. 자신의 마법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이젠 내 차례다.


“카드라도 뽑을까.”


변변찮은 말과 달리 마도구를 확실히 조준.

사용하는 마도구는 단발용. 사용하는 마정석이 지나치게 많은 탓에, 세 발밖에 준비하지 못했다.

이 마도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뭐.


“대륙간 탄도 미사일 정도는 되겠지. 아마.”


발사.

이 마도구는 다른 물건과 달리, 땅에 고정되어 있다.

지배를 이용해 모든 절차를 진행하고 마력 공급. 그에 반응한 마도구가 엄청난 소리와 함께, 마법을 사출한다.

마법의 모양은 마침 미사일.


“크르아!”


심상치 않은 마력에 반응한 것인지, 아래를 내려다본 몬스터는 뒤늦게 마법에 반응했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미사일을 마법으로 방어하려는 듯 주변에 마법의 빛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걸 내가 두고 본다고 생각하는 걸까.


“얌전히 떨어져라.”


몬스터의 반응을 보면 저 미사일의 마법은 충분히 통한다.

그렇다면, 온전히 맞추기 위해 마도구를 사용하는 게 좋겠지.

아껴둔 마도구와 무기를 늘어놓는다. 공중을 수놓은 무기와 마도구. 일제히 시위를 당기듯, 묘한 긴장감은 한순간에 끊어진다.


“가라.”


굳이 목소리로 발한 것과 동시에.

마도구가 몬스터의 마법을 깨트린다. 나아간 무기는 몬스터에게 부딪히며 생채기.

충격을 남긴 덕에 다른 마법을 사용할 수 없도록 집중을 방해한다.


“크르라아아!!”

“나를 봐도 되는 건가?”


방해와 충격.

짜증을 못 이겨 몬스터의 시선이 나를 향한 순간.

아래에서 치밀어 오른 마법이 몬스터와 부딪혔다.

그 광경은 그야말로.


“예술이네.”


몬스터의 머리에 확실히 꽂힌 미사일 형태의 마법은 폭발을 일으키고, 막강한 열기를 내뿜었다.

몬스터가 만든 태양에 비하면 초라한 열량이다.

그러나.


‘이 마도구는 흉악하단 말이지.’


미사일 마법의 진면목은 지금부터다.

한순간에 일어난 열기는 주변의 열을 빼앗기 시작했다.

자기 자신을 더욱 불태우기 위해 주변에서 열기를 빼앗기 시작한 탓에, 주변 공기가 얼어붙기 시작했다.

나는 마법이 부딪히는 모습을 본 직후 거리를 떨어뜨렸지만, 몬스터는 반응이 늦었다.


“크아아!!”


이전과 달리, 명백히 고통에 찬 신음.

공략하는 법을 찾았다.


“온도.”


그것도 낮은 온도다.

몬스터가 몇 가지의 마법을 피했을 때, 그 마법을 유심히 관찰했다.

폭발이나 전격 등. 명백히 위험한 마법은 피하지 않았다. 그런 몬스터가 물방울을 날리는 마법을 피하는 모습을 본다면.


‘당연히 의심하지.’


열기를 빼앗긴 주변 공기와 급격한 온도 차이로 인해 강풍이 불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날아온 물방울이 순식간에 얼어붙는 가운데. 나는 추위를 느끼면서도 몬스터를 관찰했다.

이미 몸의 절반이 얼어붙은 상황은 치명상이다.

그러나.


“크르···.”


울음소리와 함께 얼음을 깨부순 몬스터는 아직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다.

다만, 움직임과 체력. 조금 전과 달리 명백히 지치기 시작했다.


“자, 자. 본격적인 전투를 해보자고.”

“크르아!!”


내가 준비한 물건 중에서 온도를 낮출 물건은 많지 않다.

마도구 중에서도 얼음의 비중은 적다. 물 관련 마도구도 적다.

그래도.


‘이제 겨우 데미지가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포기 할수도 없잖아.’


눈앞에서 날뛰기 시작한 몬스터를 바라보면 더욱 포기할 수 없다.

혼자서 싸우고 있다는 게 조금. 아니, 상당히 걸리긴 하지만.


“하아.”


어쩔 수 없다.

지배로 남은 마도구와 무기를 확인하고, 나는 한번 자세를 가다듬었다.

눈앞의 몬스터와의 전투.

남은 마력은 대략 10분 정도 유지할 수 있다.


“덤벼.”


나는 몬스터를 향해, 웃어 보였다.


“크르르르아아아!!”


-+-


아셍트의 상황을 알아차린 국왕의 반응은 제각각으로 나뉘었다.


“당장 지원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지원을 외쳤고.


“···몬스터의 이상 상황이다. 국가가 위협받지 않는다고, 진심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가?”


누군가는 국가의 방비를 다질 것을 이야기했다.

그 공통점은 하나. 아셍트가 공격받았다는 사실에 당황했다는 점이다.

잠시 한숨을 돌리고, 진정한 국왕들은 차분히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섀도우 공이 싸우고 있는 장소는 아셍트로부터 북측.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았군.”

“아셍트는 수천의 몬스터 무리에 공격받는 상황, 입니까···.”


섀도우가 싸우고 있는 몬스터는 한 마리로 마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존재다.

불과 조금 전까지 섀도우의 지원을 논하던 상황은 단번에 사라졌다.

인류 최대의 요새. 아셍트가 몬스터의 위협을 받는 상황. 갑작스럽게 늘어난 몬스터.

그리고 균열.


“···균열에서 몬스터가 나온다고 했지요.”

“그 균열이 봉인이 아니겠나?”

“그렇다면···.”


아직은 균열에 불과하다.

하지만, 균열이 완전히 부서진 후. 그 너머에 있을 존재를 예상하려 한 국왕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내저었다.

일부의 힘으로 만든 몬스터가 마을을 무너뜨리고, 국가를 위협한다. 또 다른 힘은 인류 최대 요새를 뒤흔들고 있다.

그렇다고 요새를 도울 수도, 섀도우를 도울 수도 없다.


“전력이 부족한가···.”


자신들의 전력이 자리를 비운 순간 국가가 위협받는다면.

그런 가능성에 휘둘리기 시작한 국왕들은 제대로 된 결정을 하지 못했다.

어디까지나 가능성. 그러나 이루어질 가능성이 큰 가능성이다. 국왕으로서는 제 국민을 위해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답 없는 문제에 휩쓸리기를 한참.


“···별을 건너는 자(플레이어)를 이용하는 건 어떻겠나?”

“별을 건너는 자(플레이어)인가···.”


한 국왕이 플레이어를 떠올렸다.

그들의 전력은 확실히 강력하다. 그러나 제대로 제어가 되지 않는 힘은 위협에 불과하다.


“이용하는 건 위험하군.”

“허나, 다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의문과 경계.

다양한 이야기가 섞이기 시작한 가운데.

호네스티 국왕이 한숨을 내쉬며, 제안했다.


“그들에게 맡기는 건 어떤가.”

“···맡긴다?”

“그렇지. 이미 우리의 힘만으로는 벅찬 상황이네. 그건 동의할 테지?”


섀도우가 맡은 몬스터와 아셍트의 몬스터.

이미 국왕들은 이번 사태가 정말 인류의 문제까지 될 수 있음을 이해했다.

그런 상황이기에, 호네스티 국왕의 제안은 무시되지 않았다.

국왕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걸 확인한 호네스티 국왕은 말을 정리해, 간단히 설명했다.


“그들에게 전장을 맡기는 걸세. ···우리는 최대한 지원하는 거지.”


그저, 지원한다.

여태까지 그들이 고수하던 자세, 플레이어에게 입장과 위치를 빼앗기지 않으려 한 그 모든 경계를 내려둔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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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pisode 49. 카오스 (8) 21.12.18 82 1 12쪽
183 Episode 49. 카오스 (7) 21.12.17 78 1 12쪽
182 Episode 49. 카오스 (6) 21.12.16 80 1 12쪽
181 Episode 49. 카오스 (5) 21.12.15 87 1 11쪽
180 Episode 49. 카오스 (4) 21.12.14 82 1 12쪽
179 Episode 49. 카오스 (3) 21.12.13 83 1 11쪽
178 Episode 49. 카오스 (2) 21.12.12 81 1 12쪽
177 Episode 49. 카오스 (1) 21.12.11 89 1 12쪽
176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0) 21.12.10 87 1 12쪽
175 Episode 48. 마지막 봉인 (9) 21.12.09 85 1 11쪽
174 Episode 48. 마지막 봉인 (8) 21.12.08 81 1 12쪽
173 Episode 48. 마지막 봉인 (7) 21.12.07 88 1 13쪽
» Episode 48. 마지막 봉인 (6) 21.12.06 88 1 12쪽
171 Episode 48. 마지막 봉인 (5) 21.12.05 84 1 12쪽
170 Episode 48. 마지막 봉인 (4) 21.12.04 79 1 11쪽
169 Episode 48. 마지막 봉인 (3) 21.12.03 87 1 12쪽
168 Episode 48. 마지막 봉인 (2) 21.12.02 88 1 11쪽
167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 21.12.01 87 1 12쪽
166 Episode 47. 겉과 속 (4) 21.11.30 8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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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Episode 47. 겉과 속 (2) 21.11.28 92 1 11쪽
163 Episode 47. 겉과 속 (1) 21.11.27 8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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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Episode 46. 속전속결 (1) 21.11.25 94 1 12쪽
160 Episode 45. 세계 연합 21.11.24 89 1 12쪽
159 Episode 44. 공략 시작 (3) 21.11.23 8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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