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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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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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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79,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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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3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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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isode 47. 겉과 속 (4)

DUMMY

각 국가의 왕도는 평소보다 많이 몰린 사람들로 인해 곳곳에 크고 작은 사건으로 가득하다.

국민 사이에서는 미묘한 긴장이 흐르고, 플레이어 사이에는 묘한 기대감이 흐르고 있다.


“중앙 광장인가?”

“아마 그런 모양인데. 다들 그쪽으로 가잖아.”

“그럼 우리도 가야지!”


드라운트 왕도에 모인 플레이어들 또한, 이벤트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왕도를 돌아다녔다.

개중에는 왕도의 분위기에 휩쓸려 상품을 구매하는 이, 처음 보는 왕도에 길을 잃는 이 등. 플레이어들은 저마다 시간을 보냈다.

반면, 거울 세계의 주민은 점심이 다가올수록 중앙 광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시간일세! 다들 오늘 작업은 멈추고 모이도록 하세!”

“갑시다!”

“여, 대광장으로 가야지.”


누군가는 멀리서, 누군가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서서히 대광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에 점심 즈음에 대광장은 주민과 분위기를 따라 움직인 플레이어로 가득 찼다.

모인 주민들조차 자세한 일정은 모른다. 그저 국가에서 중대 발표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을 뿐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냐?”

“뭐가.”

“아니, 다들 모인 거.”

“······그런가?”


약속한 시각이 다가올수록 플레이어들조차 미묘한 분위기를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플레이어들이 알아차린 분위기는 급속도로 퍼지며, 모호한 정보마저 흐르기 시작했다.

커다란 이벤트의 전조다, 새로운 업데이트다, 등. 다양한 정보가 흘러 플레이어들이 대광장인 중앙 광장에 흥미를 느끼고 모일 무렵.


약속의 시간이 되었다.


다섯 국가의 시간은 함께 흐른다.

던전에서 발견된 신기, 마도구 중. 시간을 나타내는 것들로 이루어진 시계가 정확히 12시를 가리킬 무렵.

다섯 국가의 왕도에 커다란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 번.


웅장하게, 거대하게 울린 종소리는 왕도를 뒤덮고도 한참이나 여운을 남겼다.

전 상공을 뒤덮은 진동이 사라진 순간.

왕도의 상공은 또 다른 충격이 뒤덮었다.


“야···. 저거.”

“뭐? 진짜 이벤트였어?”

“쉿! 분위기가 묘한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광장에 모인 모두가 하늘의 이변을 알아차렸다.

장막으로 뒤덮은 듯 새하얀 막이 생긴 상공. 그 모습을 확인한 플레이어들은 이벤트가 시작될 듯한 모습에 한 차례 놀라고, 주변 주민들의 분위기에 숨을 죽였다.

중요한 장면이 시작되려는 듯 긴장 어린 공기가 대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는 모든 국가에서 일어난 일로, 이 순간만큼은 플레이어와 주민의 반응이 완전히 일치했다.


“음.”


상공에 울려 퍼진 목소리.

드라운트 왕국 왕도. 그 상공에 울려 퍼진 목소리는 생소한 목소리다.

주민 중에서도 일부의 주민만 들어본 목소리는 일전 대를 넘은 국왕. 드라운트의 새 국왕, 일리아스의 목소리다.

플레이어 중에서도 지극히 일부의 인원만 알아차린 정보는 그들 사이에 퍼지기도 전에, 본인의 입에서 마중 나왔다.


“나는 현 드라운트의 국왕. 일리아스 드라운트라 한답니다.”


얇고도 정갈한, 묘한 매력이 어린 일리아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갑작스러운 시작과 동시에 놀라운 정보. 한 나라의 국왕이 나타났다는 이야기에 대광장은 소리 없는 혼란을 겪었다.

국왕의 어전이기에 소리를 내지 못하고, 처음 듣는 국왕의 목소리에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그들의 혼란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늘어났다.


“연결되었군.”

“아, 이쪽도 되었나.”

“크흠.”


드라운트의 국왕인 일리아스가 자신을 소개한 직후.

그 곁에 네 개의 장막이 더 떠올랐다.

일리아스의 곁에 서듯 나타난 장막의 모습에 광장에 모인 이들은 한순간 같은 생각을 떠올렸고, 장막 너머의 국왕들은 그 생각을 긍정하듯 자신들을 소개했다.


“나는 호네스티 왕국의 국왕. 아르가 스텔라 호네스티라 한다.”

“전 실피니아 왕국의 현 국왕. 메리아드 실피니아라고 합니다.”

“이 몸은 바운티 국왕. 무르한 바운티다.”

“제 이름은 를르넬 아즈 에체르티. 에체르티 왕국의 국왕입니다.”


모두 다섯 국왕이 왕도의 상공에 나타났다.

장막과 목소리만이 나타났던 그 모습도, 모두의 자기소개가 끝난 동시에 옥좌에 앉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에 그 모습을 보던 국민과 플레이어는 동시에 혼란을 겪었다.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 또한, 국왕들이 마법의 힘을 빌려서 한자리에 모일 이유는 무엇인가.

비록 방향은 다르더라도 국민과 플레이어는 저마다 당황하며 눈앞의 상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리 다섯 왕이 모인 것은, 힘을 하나로 합쳐야 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연합의 발안자이자, 연합의 중심인 호네스티 국왕이 이야기를 시작하자. 다른 국왕들은 조용히 이야기를 들었다.

광장에 모인 이들도, 플레이어는 이벤트를 직감하고 기뻐하며 이야기를 들었다.


“어라?”


그러나 호네스티 국왕이 제대로 된 화제를 꺼내기 직전.


“왜 그래?”

“저기.”


마치 노린 듯.


“어···?”


검게 물든 장막이 하늘에 떠올랐다.

다른 다섯 개의 장막과는 명백히 다른 분위기다.

단순히 드라운트 왕도뿐만이 아니다. 다른 네 개의 국가. 그 왕도에도 나타난 검은 장막은 유유히 제 모습을 드러냈다.

마도구 너머로 그 모습을 관찰한 호네스티 국왕은 저도 모르게 침음을 흘렸다.


“저건···.”


검은 장막.

그와 동시에, 자신들의 행동에 훼방을 둘 수 있는 인물.

그건 한 사람밖에 없다.


“늦어서 미안하군.”


섀도우.

문라이트의 수장이 계획과는 달리, 대중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가면을 뒤집어쓴 그의 모습은 정체를 짐작할 수 조차 없다.

그러나 국왕들의 본래 계획에 문라이트는 오롯이 어둠 속에만 존재하는 조직으로 남게 되어 있었다.

지금처럼 대중의 시선을 받는 것은 순전히 섀도우. 그의 독단이다.


“진행하지.”


늦게 나타난 모습으로 마치 주인인 양 행세하는 섀도우의 모습에 국왕들은 물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들마저 고개를 기울였다.

국가는 다섯. 그 국왕도 다섯이다. 그렇다면, 떠오른 마지막 장막은 무엇이란 말인가.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하자 국왕들은 당황하며 상황을 정리하려 했다.


“저자는 향후 미래에 도움이 되는 인물로···.”

“그, 세계 연합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자···.”


지금 상황은 예정에 없던 일이다. 또한, 국민에게 모습을 들어낸 상황이다.

수습하기 힘든 사고를 터뜨리자, 숱한 경험을 거친 국왕들마저 당황하며 말을 놓았다.

반면, 사고를 터뜨린 장본인. 섀도우는 태연한 자세로 검은 가죽 의자에 앉으며 단 한 마디.


“어둠의 주인이다.”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섀도우의 한 마디에 더욱더 불타기 시작한 의문과 의심. 혼란과 흥미를 지켜본 국왕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대중을 설득할 기회조차 잃었다. 남은 것은 섀도우의 재량뿐이다.

국왕들은 제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며, 섀도우의 행동을 지켜보기로 했다.


-+-


자.

이게 내가 터뜨린 한 방이다.

거대하지 않은가.


“어둠의 주인이다.”


이 말을 하기 위해서 2주 동안 열심히 일했다.

실제로도 뒷세계를 장악했고, 그것들을 완벽히 제어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달아뒀다.

뒷세계는 사실상 오물 덩어리니까.


‘저쪽이나 여기나, 쓰레기는 많네.’


가라앉으려던 생각을 전환.

눈앞에 보이는 화면은 여섯.

하나는 내 모습이고, 다른 다섯 개의 모습은 각 국가의 모습이다.


“어둠. 그를 위한 문라이트. 나는 문라이트의 수장인 섀도우라 하지.”


여기서부터는 내 재량 것 움직이면 된다.

국왕들은 이미 포기한 모양이고, 할 일은 간단하니까.


‘우선 세계 연합부터.’


문라이트는 처음부터 어둠을 밀고 나갈 생각이다.

어릴 적 못해본 일을 지금이라도 해봐야지.


“나와 상극이 되는 너희 다섯 국가. 그리고 문라이트. 이렇게 여섯 조직은 하나의 연합을 결성한다.”


플레이어의 반응은 좋다.

새로운 이벤트인 듯 보이니까.

개중에는 어둠이라며 나타난 나를 이상하게 보는 것 같기도 한데.


‘뭐, 그건 상관없나.’


원래 주인공 측에도 어두운 녀석은 있기 마련이다.


“이유는 간단.”


자,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세계의 위협을 알려야지.


“약 한 달. 그 후, 세계의 멸망이 도래한다.”


아.

말하고 보니 악당이 된 기분이다.


‘역시 당황하겠지.’


광장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보이니 재밌다.

조금 진지할 필요는 있지만, 적당한 재미도 중요하다.

나는 혼란이 짙어지기 전에 다음 안건을 쏟아내기로 했다.


“그를 위한 세계 연합이다. 전 인류가 하나로, 힘을 모아 세계의 멸망에 맞선다.”


저쪽(지구)에서 발표하듯 준비한 자료를 보이며, 차례대로.


“호네스티 왕국, 바운티 왕국, 에체르티 왕국, 실피니아 왕국, 드라운트 왕국. 그리고 문라이트.”


기사단의 영상, 준비한 물류, 개발 중인 무기, 연구가 끝나 시험 운용 중인 마법 등.

아직 연합 내부에서도 서로가 숨기던 정보를 폭로. 마침 좋은 정보를 들고 있었던 덕분에, 사람들을 압도할 수 있었다.

분위기로 압도하면 그 후로는 간단하다.


“생명의 불꽃은 쉽게 스러지지 않는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모여라. 뭉쳐라. 맞서 싸워라. 불합리에 좌절하지 마라.”


정의인 척, 밀어붙이면 대게는 어떻게든 된다.


“그를 위한 연합이다. 우린 하나로 뭉칠 것이고, 승리할 것이다.”


자.

지금이다.


“이게. 우리의 힘이다.”


화면을 줄이면서 나타난 것은 뒷세계의 전력.

불법적인 무기와 마법, 범죄자들로 이루어지긴 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물량이다.

걱정과 혼란에 잡아먹히기 전에 그걸 이겨낼 용기를 쥐여주면 된다.

나중에 각 나라에 불평을 듣겠지만, 나중은 나중이다.


“보아라.”


가장 높은 단상에 있는 인물은 나와 소니아.

둘 뿐이다.


“《간이 성역》.”


한 걸음 나선 소니아의 양손에서, 지난번에 비해 미약한 빛이 서린다.

그 손을 휘두르니 눈송이가 내리듯 빛 알갱이가 공중에 퍼진다.

늘어선 물량과 아름다운 광경.

연출로선 최고다.


“이게. 우리의 전력이다.”


성녀의 힘을 조금 보여준 거지만, 대부분 알아차린 모양이다.

특히 실피니아 왕국의 반응이 상당하다.


‘광신도인가?’


유독 격렬한 반응을 무시하고, 다음 국가에 화제를 넘기기 위해 마무리.


“문라이트 하나의 전력이다. 다른 다섯 국가의 힘을 합치면 어떻겠나? 우리 문라이트는 어둠에서 그대들을 지원하지. 그대들은 밝은 양지에서, 그 힘을 뽐내라.”


아, 잊을 뻔했다.


“별을 건너는 자(플레이어)와 땅에 속박된 자(세계 주민)의 협력이 중요하다.”


공식 이벤트 영상인 척 나타나서 흘린 대사.

그러면 플레이어들도 협력에 신경을 쓰겠지.

모든 대화를 마쳤다.


‘후우···.’


나는 한숨을 내쉬며, 눈앞의 마도구를 부쉈다.

전원을 내리는 것보다 빠르니까.


“수고하셨어요.”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려니 소니아가 다가왔다.

소니아의 연기도 좋았다.


“성녀도 수고했어.”


쑥쓰러운 듯 시선을 돌리던 소니아는 문득 단상 아래 모인 사람들을 쳐다봤다.

아무래도 궁금한 듯해서 먼저 알려주는 게 좋겠지.


“문라이트. 그쪽에서 사용할 사람들이야.”

“아, 지난번에···. 그런가요···.”


한 번 문라이트의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쉽게 이해한 소니아는 단상 아래의 사람들에게 흥미를 잃은 듯, 시선을 돌렸다.

문라이트에 소속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중범죄 이상의 인원으로 채운다고 했으니까.


‘플레이어를 대신할 일회용 말이지.’


그 탓에 족쇄도 달고 있다.

반지의 형태로, 아즈가 만들어준 특수 마도구다.


“그럼, 그. ···섀도우 씨?”

“음?”

“이다음에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섀도우가 익숙하지 않은 듯, 미묘한 부름에 반응하기를.

다음에는 뭘 할건지 물었다.

다음인가.

다음에는.


“···아.”


일단, 사과하러 가야지.

성대하게 사고 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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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Episode 48. 마지막 봉인 (8) 21.12.08 81 1 12쪽
173 Episode 48. 마지막 봉인 (7) 21.12.07 8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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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Episode 48. 마지막 봉인 (5) 21.12.05 84 1 12쪽
170 Episode 48. 마지막 봉인 (4) 21.12.04 79 1 11쪽
169 Episode 48. 마지막 봉인 (3) 21.12.03 87 1 12쪽
168 Episode 48. 마지막 봉인 (2) 21.12.02 88 1 11쪽
167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 21.12.01 87 1 12쪽
» Episode 47. 겉과 속 (4) 21.11.30 86 1 12쪽
165 Episode 47. 겉과 속 (3) 21.11.29 86 1 12쪽
164 Episode 47. 겉과 속 (2) 21.11.28 92 1 11쪽
163 Episode 47. 겉과 속 (1) 21.11.27 85 1 12쪽
162 Episode 46. 속전속결 (2) 21.11.26 94 1 12쪽
161 Episode 46. 속전속결 (1) 21.11.25 94 1 12쪽
160 Episode 45. 세계 연합 21.11.24 89 1 12쪽
159 Episode 44. 공략 시작 (3) 21.11.23 8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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