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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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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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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79,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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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1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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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isode 49. 카오스 (2)

DUMMY

하늘에 떠오른 한없이 큰 존재.

완전히 하늘을 뒤덮을 것처럼 나타난 모습은 거울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있었다.

압도적인 모습에 주민들은 당황하고, 국왕들은 각오를 다졌다.


카오스의 봉인이 깨졌다.


하늘에 떠오른 모습을 본 국왕들의 행동은 신속했다.

준비한 군을 움직여, 균열이 일어난 지점. 아셍트로 향하기 시작했다.

각지에서 모이기 시작한 군대. 군대를 지탱하기 위한 물자 등. 한 달간 이번 전쟁만을 준비한 국가의 움직임은 지극히 신속했다.

반면.


“저게 최종 보스인가.”

“···우주로 가?”


플레이어들은 어딘가 가벼운 태도로 하늘을 바라봤다.

아셍트의 상공은 물론, 거울 세계 하늘 전체를 내려다보는 존재. 그 존재가 최종 보스라는 건 직감으로 깨달았다.

다만, 아직 아셍트의 몬스터는 전부 쓰러지지 않았다. 여전히 몬스터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플레이어들은 최종 보스와의 전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각자 준비는 끝났냐!”

“역시, 최종 보스라도 공지 하나 없네.”

“갓겜!”


저마다 불평을 내뱉으면서도, 플레이어들의 준비는 만전이다.

이미 거울 세계에 적응한 그들은 언제 어떤 때라도 최종 보스와의 전투에 돌입할 수 있도록, 평소에 모든 준비를 끝마친 상태다.

아셍트의 기사들과 전선을 전환한 플레이어들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번에는 늦지 않았나.”


연합군이 움직이고, 플레이어들이 최종 보스 전투를 준비하는 사이.

전 세계를 돌며 봉인 도구를 찾던 섀도우는 겨우 늦지 않게 아셍트에 도착했다.

하늘에 떠오른 존재는 거대하지만, 그 이상의 움직임은 없다.

그 사실이 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섀도우는 지휘관을 찾아갔다.


“섀도우 공!”

“상황은.”

“연합군이 현재, 진군 중입니다. 하지만 도착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2시간이 걸립니다.”

“···그런가.”


연합군은 각 국가에서 출발한다. 아셍트에서 국가까지의 거리. 시간과 거리를 생각하면 지극히 빠른 움직임이다.

그러나, 당장 눈앞에 최종 보스가 떠오른 상황에서 2시간은 한없이 긴 시간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섀도우는 얼굴을 찌푸리면서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직 움직임은 없다. ···게다가, 하늘 너머에 있는 게 조금 이상하기도 하고.’


하늘 너머에 떠오른 존재.

하지만, 그 모습은 마치 유리 벽 너머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균열의 존재와 봉인 도구의 사실. 그리고 카오스가 봉인되어 있다는 점까지.

섀도우는 한 가지 가설을 떠올렸다.


“아직 봉인이 온전히 풀린 건 아닌 모양이군.”

“그렇습니까?”

“그래.”


말하자면, 균열은 유리 벽에 생긴 틈.

그 틈으로 저만한 거구가 나오려고 한 것이다. 그러니 충격이 커다랗게 울린다.

일전, 섀도우가 느낀 공간의 흔들림은 봉인이 깨지기 전. 카오스가 봉인을 부수고자 움직인 행동이다.

섀도우는 아직 봉인이 완전히 깨진 게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하는 한편, 당장이라도 부서질 듯한 모습에 얼굴을 찌푸렸다.


‘어떻게든 연합군이 오기 전까지만이라도 버티면···.’


연합군의 전력을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싸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플레이어의 전력도 있다. 플레이어의 힘은 오버로드의 힘을 빌린 것이다. 카오스를 직접 쓰러뜨리는 건 불가능하더라도, 그 힘은 어떻게든 사용할 수 있다.

섀도우는 주변을 둘러봤다.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주변에 남은 플레이어의 수 등.


‘플레이어는 부활하니 조금 험하게 굴려도 되겠지.’


아직 아셍트에 남은 플레이어의 수도 상당하다.

문제는, 레벨이 높은 최대 전력의 플레이어가 없다는 점이다. 그들은 봉인 도구를 찾기 위해, 레벨을 더욱더 높이려고 여행을 떠난 상태다.

그들이 오기까지 사용할 수 있는 플레이어의 수는 아무리 많아도 삼백. 전장을 유지하기에는 위태로운 수다.

섀도우는 얼굴을 찌푸리며, 상황을 정리했다.


‘플레이어와 아셍트의 기사. 두 부류가 버틴다면 시간은 아슬아슬하려나. ···봉인이 언제 깨지는지, 그것도 중요한데.’


플레이어의 최대 전력이 모이기 전. 또는, 연합군이 오기 전에 균열이 완전히 무너진다면 위험해진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국가의 지원과 선셋 상단의 지원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자원과 물자는 넘치는 상황이다.


“···하아.”


선셋 상단을 떠올린 섀도우는 소니아를 떠올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 지휘관이 의문을 떠올리기 전. 섀도우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요새의 첨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국왕들은 국가를 벗어나, 연합군으로 합류한 탓에 연락이 닿지 않는다. 아셍트의 지휘는 지휘관이 맡을 일이다.

아직 섀도우의 차례가 오지 않았다.


“지금은 기다릴 수밖에 없네.”


봉인 도구의 정보가 어디선가 온다면.

그런 가능성을 지우지 못한 섀도우는 전장을 내려다보며, 상황을 지켜봤다.


-+-


하늘에 퍼진 균열.

그 균열과 하늘 너머에 떠오른 거대한 존재에, 플레이어들은 저마다 가장 빠른 속도로 아셍트를 향하기 시작했다.

봉인 도구의 정보는 그 누구도 얻지 못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존재가 애매한 봉인 도구에 매달릴 수도 없다.

플레이어들은 서로 연결된 파티나 길드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아셍트로 향했다.


“아직 시작된 건 아니네.”

“조금 있으면 시작되겠는데?”


서서히 모이기 시작한 플레이어들은 아셍트의 전장을 내려다봤다.

몬스터. 흔하게 보던 몬스터와 싸우는 플레이어들. 전력을 낭비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 경험치를 얻어 더욱 강해지는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플레이어 대부분이 하늘에 떠오른 존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보스 전에 집중해야지.”


마력도, 체력도 플레이어에게는 쉽게 회복할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체력과 마력이 떨어진 상태로 돌입하는 전투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플레이어 대부분은 온전한 상태로 최종 보스와 싸우기 위해, 아셍트의 전장을 방관했다.

그에 아셍트의 전장은 더욱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복! 힐러!”

“탱커! 잠시만 이쪽 라인 유지해!”

“회복 포션!!”


몬스터의 강함이 늘어났다. 그런 상황에서 플레이어의 수는 줄었다.

레벨이 낮은 플레이어와 아셍트의 기사. 양쪽의 협력으로 인해 겨우 전선을 유지하는 상황에, 각 전선은 겨우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소모품인 포션과 화살 등. 물자는 각 국가의 지원으로 넘쳐나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 전선을 유지하는 병사들의 정신력은 점차 소모되고 있었다.

아셍트의 기사는 국가를 넘어 강한 이들이지만, 오랜 연전은 누구나 지치기 마련이다.


“다른 이들은 오지 않는 건가!”

“···저게 움직인다고?”


게다가, 하늘 위에 거대한 존재는 그 모습만으로도 기사와 플레이어에게 압력을 주었다.

플레이어의 지원은 이 이상 바랄 수 없다. 물자는 넘쳐나지만, 언제까지 싸워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점차 기사들의 정신이 급속도로 깎여나가는 가운데.

누군가가 외쳤다.


“지원군이다!”


단 한 마디.

멀리서 보이는 깃발. 전선에서도 보이는 깃발은 하나가 아니다. 모양과 색마저 다른 깃발의 종류는 총 다섯 개.

그 개수는 셀 수조차 없다.


“우오!!”

“지원이 왔다! 조금만 더 버텨라!!”


기사들의 정신이 완전히 소모하기 직전에 나타난 연합군.

지원군의 모습에 기사들과 플레이어들은 환호했다. 기사들은 지원의 존재에, 플레이어들은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고 생각했기에.

저마다 다른 감상으로 환호한 순간.

전장은 한 차례 물결이 일었다.


“뭐!”

“주의해라!”

“전원! 전방의 충격에 대비!!”


몬스터 사이에서 일어난 묘한 충격은 전선의 너머까지 전해졌다.

그리고 그 모습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전선 밖. 전장을 내려다본 플레이어와 섀도우다.


“더욱 강한 몬스터가 나오는 건가.”


하늘에서 일어난 파동이 몬스터와 이어진 듯 흔들렸다.

그와 동시에 몬스터 무리의 배후에서 기묘한 몬스터가 나타났다.

이제까지 보던 존재와는 다른, 확연히 강해 보이는 몬스터다.


‘···균열도 깨지려고 하네.’


몬스터의 활성도에 비례하듯 균열이 더욱 커졌다.

연합군이 전선에 합류한 것과 마찬가지로, 전장에는 각종 동물과 닮은 몬스터가 늘어났다.

커다란 덩치의 몬스터는 강력한 힘을 내세워 전선을 밀어내고, 개중에는 마법을 사용하는 몬스터마저 나왔다.


“다음 페이즈인 모양인데!”

“야, 가자!”

“이제 보스 등장하려나?”


어딘가 기대감 어린 플레이어의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진다.

그들은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저 게임에 불과하니, 그들은 즐기기 위해 싸웠다.

반면, 기사와 연합군은 점차 강해지는 몬스터의 모습에 불안감을 느꼈다.

지금 나오는 몬스터는 하늘에 떠오른 존재. 카오스의 힘이다.

그것도 단편적인 힘의 일부.


“···얼마나 강하다는 건가!”


이미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공포를 머금은 기사와 연합군은 눈앞의 몬스터를 쓰러뜨렸다.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행위에 집중하려는 듯, 더욱 체계적으로. 확실하게 싸우는 그들은 이미 카오스에게 패배한 것과 다름없다.

전장을 내려다본 국왕들은 예상보다 악화 된 상황에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전장으로 향했다.

그들은 국왕이다. 국가를 짊어진 국왕은 공포와 그 이상의 각오를 머금은 채로, 군을 지휘하기 위해 나섰다.


“섀도우 공도 있군.”

“상황은 그리 좋지 않은 모양이네.”


아셍트 요새의 첨탑에 선 섀도우를 찾은 국왕들은 전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섀도우가 제아무리 강하다고 하지만, 혼자서 많은 수를 상대하는 건 힘들다. 이전의 경우는 강력한 몬스터를 상대했을 뿐이다.

강력한 개체와 많은 몬스터는 다르다. 국왕들은 자신들이 나설 때라고 판단하고, 각 지점을 확실하게 공략하기 시작했다.


‘연합군의 전력은 확실히 높네. ···그런데.’


하늘 위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존재.

카오스의 존재는 몬스터와는 전혀 다른 존재다.


“쯧.”


마지막까지 봉인 도구를 찾지 못했다.

완전히, 신과 인간의 싸움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섀도우 자신은 플레이어다. 다른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카오스를 쓰러뜨리는 건 불가능하다.

섀도우는 자신이 나설 수 없는 적이라는 사실에 얼굴을 찌푸렸다.


“가라!”

“밀어내라!!”


섀도우의 불만과 달리, 전장은 연합군의 우세로. 기사들의 사기는 더욱 올랐다.

강력한 몬스터를 상대로는 여러 명의 기사와 병사가. 또는 플레이어가 맡아서 쓰러뜨린다.


그저 눈앞의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나아간다.


한 번 탄력을 받은 연합군과 기사들은 더욱 거센 움직임으로 균열을 향하기 시작했다.

플레이어들 또한 균열에 접근하려 날뛰니, 그들을 막을 수 있는 건 없다.

한참 나아간 끝에.


“균열이다!”

“설마, 저 너머로 가는 건가?”


전선의 일부. 소수의 플레이어가 균열의 바로 아래까지 도착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카오스의 힘. 그것들이 모습을 바꾸어 몬스터가 되는 과정까지.

그 모습을 지켜본 플레이어가 균열에 의문을 품은 순간.


세상이 흔들렸다.


충격.

이전보다 더욱 강렬한 충격.

대기가 떨리고, 대지가 뒤흔들리는 충격에 플레이어는 물론. 거울 세계에 모든 생물이 놀랐다.

그와 동시에.


“깨어난다.”

“···무언가가, 온다.”


거울 세계의 주민들은 동시에 직감했다.


본능.


그들과 이어진 무언가를 자극하는 진동.

전선에 있던 이들은 물론, 거울 세계의 모든 주민이 긴장 어린 모습으로 균열을 바라봤다.

아니, 지금에서는 통로가 되어버린 그곳을 바라봤다.


하늘에 뚫린 통로.


그곳에서 나온 것은.

단 하나.


“저게, 카오스···.”


세계의 종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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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Episode 49. 카오스 (4) 21.12.14 83 1 12쪽
179 Episode 49. 카오스 (3) 21.12.13 83 1 11쪽
» Episode 49. 카오스 (2) 21.12.12 8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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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Episode 48. 마지막 봉인 (7) 21.12.07 89 1 13쪽
172 Episode 48. 마지막 봉인 (6) 21.12.06 89 1 12쪽
171 Episode 48. 마지막 봉인 (5) 21.12.05 84 1 12쪽
170 Episode 48. 마지막 봉인 (4) 21.12.04 80 1 11쪽
169 Episode 48. 마지막 봉인 (3) 21.12.03 88 1 12쪽
168 Episode 48. 마지막 봉인 (2) 21.12.02 89 1 11쪽
167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 21.12.01 88 1 12쪽
166 Episode 47. 겉과 속 (4) 21.11.30 86 1 12쪽
165 Episode 47. 겉과 속 (3) 21.11.29 87 1 12쪽
164 Episode 47. 겉과 속 (2) 21.11.28 93 1 11쪽
163 Episode 47. 겉과 속 (1) 21.11.27 86 1 12쪽
162 Episode 46. 속전속결 (2) 21.11.26 95 1 12쪽
161 Episode 46. 속전속결 (1) 21.11.25 95 1 12쪽
160 Episode 45. 세계 연합 21.11.24 90 1 12쪽
159 Episode 44. 공략 시작 (3) 21.11.23 8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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