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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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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조회수 :
38,213
추천수 :
506
글자수 :
979,887

작성
21.12.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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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isode 48. 마지막 봉인 (4)

DUMMY

조사대로부터의 연락은 순식간에 플레이어 전원에게 알려졌다.

등록증을 통해 공간을 뛰어넘어 알려진 정보. 그건 몬스터의 위치와 간단한 상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 정보를 온전히 믿은 이들은 적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보스랑 주민이 싸우고 있다고?”

“산에서 불꽃놀이?”

“마법이 난무해?”


주민의 능력을 생각하더라도 비정상적인 광경.

게다가 보스 몬스터와 주민의 전투는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플레이어는 정보의 착오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위치만큼은 정답이길 바라며 움직였다.

그리고 그런 플레이어 무리가 발견한 것은 놀랍게도.


“···진짜네.”


하늘을 유유히 나는 푸른 비늘의 몬스터와 땅에 발을 딛고 마도구를 사용해 공격하는 몬스터의 전투.

다만, 그 전투는 일방적인 폭력일 뿐이다.


“지고 있어···.”


몬스터는 마도구의 공격에도 끄떡없다.

하지만. 검은 망토를 두른 이들은 몬스터가 휙 하고 날린 마법에도 수십 명이 쓰러지고 있다.

누가 봐도 검은 망토 측이 열세다.

그건 그들 자신이 누구보다 이해하고 있을 이야기다.

그런데도.


“야! 모여! 우리 차례다!”

“우리가 잡아주자고!”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

제 목숨을 내버리듯 움직이는 검은 망토를 바라본 플레이어들은 열정을 자극받았다.

저들이 열심히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본래 몬스터를 쓰러뜨리기 위해 모인 플레이어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답은 간단.


“돌진!”


부활 장소를 지정한 플레이어들은 파티대로 나뉘어 몬스터를 향해 나아갔다.


-+-


“겨우 도착했나.”


멀리서 산을 넘는 플레이어가 보인다.

겨우 제시간에 맞췄다.


“후우···.”


내가 몬스터와 마주친 건 이 산맥에 돌입한 직후다.

아직 산을 넘지 않은 몬스터. 푸른 비늘의 몬스터를 확인한 나는 곧장 달렸다.

멀리서 느긋이 등산하려는 뒷세계 녀석들도 이끌고, 마도구로 적절히 참호를 만들고.

원거리 마도구를 사용하게끔 명령한 게 20분 전.


‘···쯧. 생존자는 4할인가.’


뒷세계에서 흡수한 이들은 이유야 어쨌든, 본래 법대로라면 사형이 확정인 이들이다.

그런 이들을 문라이트에 받아들인 이유는 하나.

지금처럼 버리는 패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그래도.


“···지금은 지켜보도록 할까.”


시답잖은 감상은 잠시 지우고 눈앞의 광경에 시선을 돌렸다.

갑작스레 몰려오기 시작한 플레이어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만, 아직 제대로 된 조직은 없다. 말 그대로 살아나지 말자 부딪히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런 데미지도 없나···.’


몬스터를 만난 이후, 나와 문라이트의 일원들은 마도구를 사용하며 몇 번이나 마법을 날렸다.

그 전부를 맞은 건 아니지만, 몬스터는 몇 번 정도 마법을 맞았다. 그런데도 조금의 상처도 없다.

제아무리 막무가내 공격이라고 해도 공격은 공격이다.


‘조건식인가?’


무언가 다르다.

보스 몬스터는 제 몸을 비틀면서 일부 마법은 피하고, 어떤 마법은 맞아주고 있다.

하지만.


“···차이를 모르겠는데.”


어떤 상황에서는 맞아주는 마법이, 어떤 상황에서는 피한다. 그리고 격추하기도 한다.

마법에 따른 속성 변화는 아닌듯하다.


“게다가 반투명한 창도 나오지 않았지.”


몬스터가 출현할 때 나오는 반투명한 창도 나오지 않았다.

붉은 노엘이 출현할 당시에는 나왔다는 걸 생각하면, 이번 몬스터도 비슷한 맥락이다.

무언가 조건을 달성해야만 본체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그 조건이 뭔지 모르겠단 말이지···.”


플레이어 중에서도 날 수 있는 인물은 없는 듯, 산을 오르거나 내려가며 마법을 날리는 게 전부다.

가끔 투창이나 검기를 날리는 등. 다양한 스킬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마법 외에는 근처로 날아가지도 않는다.

애초에 몬스터와의 높이 차이가 상당하다.


“쯧.”


플레이어가 온 이후로 달라진 건, 시간 벌이에 여유가 생겼다는 점이다.

아직 온전한 모습을 보이지도 않은 몬스터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저 공략할 뿐이다.


“전원 집합.”


마도구를 통해 문라이트의 일원을 소집한다.

아직 인원은 많다. 마도구는 대부분 멀쩡하다.

플레이어가 뭉치지 않는다면.


“이쪽이 할 수밖에 없지.”


문라이트의 일원과 함께 직접 공략할 수밖에 없다.


-+-


“제기랄!”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부활을 떠올리며 플레이어는 욕설을 내뱉었다.

반면, 하늘에 떠오른 몬스터는 조금의 상처도 없다. 유유히 자기 몸을 선보이며 내려보는 시선은 플레이어를 비웃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에 플레이어는 얼굴을 찌푸리면서 다시 무기를 들었다.

그러나.


“···저건.”


우연히 돌린 시선 끝.

처음에는 플레이어를 대신해 전장을 가득 메웠던 검은 망토.

그들이 모인 모습을 본 플레이어는 문득 의문을 떠올렸다.

정체는 예상할 수 있다. 특징적인 검은 색. 연합 중에서 떠올릴 수 있는 조직은 문라이트 뿐이다.


다른 국가에 비해 정보가 한참이나 부족한 곳이 문라이트다.


그러나 플레이어 자신과 다른 플레이어들 모두 문라이트는 이벤트 보좌 역할로 인식하고 있었다.

잠시 검은 망토들이 모인 곳을 바라보던 플레이어는 이내 고개를 내젓고, 무기와 함께 전장을 달렸다.

현실감 넘치는 이곳(거울 세계)은 달리는 감각마저 현실과 같다.


공기가 얼굴을 스치고.

가파른 지형이 제 등을 떠민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시원한 향기가 제 몸을 식혀주기까지 한다.


그런 공간에서 달린 플레이어는 손에 들린 신기를 하늘로 겨눴다.


“여기라면!”


산을 완전히 내려간 플레이어가 노리는 곳은 보스 몬스터의 배.

아래쪽에서 쏜 공격이라면 쉽게 맞출 수 있다는 저격수 자신의 확신을 담은 공격이다.

확신을 지닌 플레이어는 신기의 방아쇠를 당기고.


“크르르.”


허무하게 자신의 탄환을 피한 몬스터의 비웃음을 들었다.

그에 더욱 열받은 플레이어가 다음 탄환을 장전하는 사이.

산을 올려다본 플레이어는 뜬금없는 광경을 발견했다.


“···저게 대체.”


산의 정상.

그곳에는 조금 전까지 산 중턱에 모였던 검은 망토가 있었다.

등에 무언가를 짊어진 그들은 차례대로 줄을 서더니.


“설마.”


산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가파른 경사를 달리는 그들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플레이어가 문득 넘어질 듯하단 생각이 떠오른 순간.

검은 망토들은 일제히 짊어진 짐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그것만으로.


“와···. X친.”


짊어진 짐에서 나타난 날개와 비슷한 물체가 검은 망토의 몸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한 사람뿐만 아니다. 대열을 진 모두를 떠오른 상황에, 전장은 어느새 검은 망토의 그늘로 가득해졌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아차린 다른 플레이어들도 황당한 모습에 순간 공격을 멈추기까지 했다.

반면, 하늘을 지배하듯 유유히 날던 몬스터는 전혀 다른 반응을 선보였다.


“크르아아!”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한 분노.

그에 비롯된 포효를 내지른 몬스터는 긴 몸을 비틀며 분노를 보였다.

그리고.


“역시, 하늘로 가야 하는 건가.”


그 모습을 의도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이.

섀도우는 몬스터의 반응에 오히려 확신했다.


“이전 노엘은 바다. 지금은 하늘. 하늘을 공략하는 게 목표인가.”


붉은 노엘은 바다를 공략해야만 했다.

바다는 플레이어의 욕심과 흥미가 맞아떨어진 결과. 선박이라는 형태로 공략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하늘을 노린 플레이어는 왜 없는 건지.”


하늘을 노린 플레이어는 없다.

즉, 하늘을 날 수 있는 도구는 부족하다.

섀도우가 지닌 물건도 선셋 상단에서 를렌이 심심풀이로 만든 물건을 발전시킨 것이다.


“크르아아!”


지상에서 섀도우가 느긋이 전투를 분석하는 사이.

분노할 대로 분노한 몬스터는 포효와 함께 마법을 그렸다.

말 그대로, 머리 앞에 나타난 둥근 원은 흔히들 부르는 마법진의 형상을 띄었다.

플레이어와 섀도우. 하늘을 날아 몬스터에게 다가가던 문라이트의 일원이 그 모습을 눈치챈 순간.


“크아아!!”


세상이 한순간 빛났다.

그와 동시에 전장에 흐르는 메케한 공기. 그 사이에서 맡을 수 있는 역겨운 향.

지나친 광량에 시야를 빼앗긴 플레이어가 다시 전장을 바라본 순간, 하늘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푸른 하늘.

그리고.


“크르르르.”


깊은 분노를 삼킨 몬스터만이 있었다.


-+-


시야를 빼앗겼다.

단 한 순간 만에 일어난 일이다.

몬스터의 얼굴에 마법진이 나타나더니, 이어진 빛.

눈을 불태울 듯이 뜨겁게 달궈진 공기가 사라진 지금. 하늘은 맑기만 하다.

그러나 조금 전 광경이 거짓이 아니라는 듯 메케한 공기와 역겨운 냄세가 가득하다.


‘전멸인가.’


하늘에 올랐던 일원들 전부 전멸.

조금의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공략의 실마리는 하늘이란 말이지.”


지나친 몬스터의 분노.

아무리 생각해도 일격에 지울 수 있는 적에 대한 반응이 아니다.

더욱 격렬한 무언가로 인한 반응이다.


“플레이어들도 알아차렸나?”


중턱에서 관찰하던 나는 플레이어의 움직임이 달라진 걸 알았다.

조금 전까지는 무턱대고 달려들던 플레이어들이, 지금은 협동하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공격을 막고, 반격하고, 일부의 플레이어가 무언가를 준비한다.

저 모습을 보면 하늘이 핵심인 건 플레이어에게도 전해진 모양이다.


‘···하지만, 저쪽은 분노한 모양인데.’


다음 페이즈로 넘어간 듯, 몬스터의 반응이 격렬하다.

동방의 용에서 지나치게 짧은 다리, 수염과 뿔을 빼낸 모습이다.

뱀에서 다리가 자라난 듯한 묘한 외형인 푸른 비늘의 몬스터는 조금 전보다 격렬한 공격을 쏟아내고 있다.

다행히 공격을 플레이어 쪽으로 향하니 나는 무사하다.


‘플레이어 쪽은 간이 휴식처를 만들어서 금방 부활하는 모양이고.’


한동안 전선이 유지될 듯하다.

문제는, 몬스터가 에체르티 왕국의 마을을 날린 공격.

영상으로 본 그 공격을 할 경우다.


“···그 공격만큼은 용(龍)이라 할 수 있겠네.”


어떤 공격으로 반응이 나올지 모른다.

그러니 몬스터가 최대급의 공격을 하기 전.

플레이어와 나는 공략을 찾을 필요가 있다.


“뭣하면 전부 날려버릴까.”


제한 시간 내에 공략법을 찾지 못한다면.

만일, 플레이어가 전멸하고 전선이 무너질 경우.

자유로워진 몬스터가 날뛸 가능성이 크다.


‘아니, 분명 날뛰겠지.’


최악을 상정하기 위해, 나는 인벤토리에서 문라이트의 물건을 꺼내기 시작했다.

문라이트의 물건은 본래 선셋 상단에서 얻은 걸로 가득했다.

그러나, 뒷세계를 완전히 잡아먹은 지금은 뒷세계의 물건 전부가 내 인벤토리에 있다.

그중에는 불법 약품이나 위험 약품 등. 시중에 풀리면 위험한 게 가득하다.

또한.


“무기도 많지.”


다양한 이유로 만들어진 무기.

그것들을 한데 모아, 나는 한 마디를 중얼거렸다.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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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Episode 49. 카오스 (8) 21.12.18 82 1 12쪽
183 Episode 49. 카오스 (7) 21.12.17 78 1 12쪽
182 Episode 49. 카오스 (6) 21.12.16 80 1 12쪽
181 Episode 49. 카오스 (5) 21.12.15 88 1 11쪽
180 Episode 49. 카오스 (4) 21.12.14 82 1 12쪽
179 Episode 49. 카오스 (3) 21.12.13 83 1 11쪽
178 Episode 49. 카오스 (2) 21.12.12 81 1 12쪽
177 Episode 49. 카오스 (1) 21.12.11 9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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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Episode 48. 마지막 봉인 (9) 21.12.09 85 1 11쪽
174 Episode 48. 마지막 봉인 (8) 21.12.08 81 1 12쪽
173 Episode 48. 마지막 봉인 (7) 21.12.07 88 1 13쪽
172 Episode 48. 마지막 봉인 (6) 21.12.06 88 1 12쪽
171 Episode 48. 마지막 봉인 (5) 21.12.05 84 1 12쪽
» Episode 48. 마지막 봉인 (4) 21.12.04 80 1 11쪽
169 Episode 48. 마지막 봉인 (3) 21.12.03 87 1 12쪽
168 Episode 48. 마지막 봉인 (2) 21.12.02 88 1 11쪽
167 Episode 48. 마지막 봉인 (1) 21.12.01 87 1 12쪽
166 Episode 47. 겉과 속 (4) 21.11.30 86 1 12쪽
165 Episode 47. 겉과 속 (3) 21.11.29 86 1 12쪽
164 Episode 47. 겉과 속 (2) 21.11.28 92 1 11쪽
163 Episode 47. 겉과 속 (1) 21.11.27 86 1 12쪽
162 Episode 46. 속전속결 (2) 21.11.26 95 1 12쪽
161 Episode 46. 속전속결 (1) 21.11.25 95 1 12쪽
160 Episode 45. 세계 연합 21.11.24 89 1 12쪽
159 Episode 44. 공략 시작 (3) 21.11.23 8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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