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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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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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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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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쪽

돈을 번다는 건 분명 좋다!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민주당의 바룩 오밤 상원의원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올해 대통령선거는 미국 역사 230여년 사상 처음으로 흑백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힐러리 블라이스 상원의원과 5개월여 동안 접전을 벌여온 오밤 후보는 어제 후보 지명에 필요한 2,118명 이상의 대의원을 확보함으로써 승자가 됐다. 그는 공화당 후보로 이미 확정된 잭 매케인 상원의원과 11월 대선에서 승부를 가리게 된다. 70대 백인과 40대 흑인의 역사적 대결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연예산업계에서 바룩 오밤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경선 기간 동안 힐러리 블라이스를 지지했던 스타들도 속속 바룩 오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인물이 있다. 이제는 미스터 할리우드라는 별명이 더욱 익숙한 ‘미국시민‘ 류지호다. 아직까지 그가 민주·공화당 어떤 쪽에 베팅하고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것을 알기 위해 스티븐 아들러과 그의 친구들이 준비 중인 기금모금 행사에 류지호가 참석하는지 확인하면 될 것 같다. DreamFactory의 3인방은 지금까지 줄곧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왔기 때문이다.]

- LA TIMES.


미국 44대 대통령선거에 나서는 양당 후보가 정해졌다.

그에 따라서 본격적인 미대선 레이스에 접어들었다.

이전 삶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오밤 VS 매케인.

두 번째 삶을 사는 것이 아니었다면 류지호는 따지지 않고 바룩 오밤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했을 것이다.

헌데 세계 경제와 사회, 정치의 흐름을 알게 된 이상 마냥 바룩 오밤을 지지할 수만 없었다.

차기 민주당의 외교노선으로 인해 2010년대 세계 질서가 어지러워지기에.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 관리에 실패하게 된다.

한국 입장에서는 친일적 행태를 보이게 되는 오밤 행정부로 인해서 북핵문제는 물론이고 미국의 외교 순위에서 후순위로 꽤나 밀리게 된다.


“오밤 차기와 차차기에 좀 똘똘한 인물이 되어야 할 텐데.....”


류지호가 임신한 아내의 수발을 들며 미국 대선에 고심하는 사이 할리우드 스타들의 양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이 잇따랐다.

할리우드의 지지도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70 : 30 정도로 갈렸다.

대놓고 잭 매케인 지지를 선언한 할리우드 관계자는 레온 브룩하이머, 실베스테르 스탈론 정도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슈발츠네거는 공화당 소속이다.

매케인 후보 지지선언만 하고 공식 선거운동에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아서 선거캠프를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하는 등, 할리우드에서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여담으로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지지 선언이 계속되자, 잭 매케인 캠프에서 바룩 오밤에게 일부 연예인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져다 덧씌우며 깎아내리려는 시도를 전개한다.

큰 호응은 얻진 못한다.

사실 할리우드 스타들의 민주당 지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04년 대선에 할리우드와 연예계에서 나온 정치 기부금이 3,000만 달러가 넘었는데, 그 중 75% 이상이 민주당으로 몰렸다.

이번에는 그 편중이 한쪽으로 더욱 쏠릴 것이 확실했다.

지금까지 미국 연예계 흑인종사자들은 양당을 각각 지지해왔다.

이번에는 모든 흑인종사자들이 바룩 오밤을 지지할 예정이다.

수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바룩 오밤지지 릴레이가 이어지는 가운데...


“MJ는 왜 입장표명을 안 해? 곤란한 것이라도 있나?”


마이키 잭슨이 일부러 지지선언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월드 투어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에 여념이 없대. 외부 상황에 신경을 쓸 겨를도 없나봐.”


<This Is It>.

이전 삶에서, 마이키 잭슨이 사망하며 취소되었던 월드 투어였다.

이번에는 그럴 일이 없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꽤나 건강했으니까.

이전 삶과 완전히 달라진 크루들로 투어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고.


“11년 만인가?”


1997년 'History Tour'로부터 공식적으로는 11년 만의 월드 투어다.


“2시간 만에 전 세계 80만 장 티켓이 다 팔려나갔대.”

“와우~”

“모톨라가 쫓겨난 후 SEMG가 MJ에게 화해의 사인을 계속 보내고 있거든. 월드투어에 맞춰서 MJ 전 앨범 가격을 낮춰서 팔 거래.”


유니벌스뮤직그룹에서도 티켓 가격을 조금 낮추는 등 화끈한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일정은 어떻게 되는데?”

“7월 13일 영국 런던에서 시작하나 봐. The O2 Arena에서 시작해서 내년 3월 뉴욕에서 대장정을 마무리한대.”

“우리는 언제 보러 가?”

“뉴욕에서 하는 마지막 공연 보자. 괜찮지?”

“출산하고 몸 열심히 추슬러야겠네.”


미국시민권을 취득한 류지호가 처음으로 미국의 선거에 참여하게 됐다.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양 캠프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인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류지호가 선거에 발을 담그게 되면 간접후원금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왜 달링은 지지선언 안 해?”

“....”

“이번에도 안 할 거야?”

“곧 아기가 태어나잖아. 지지표명 했다가 구설에 휘말리기 싫어.”


누군가가 욕하고 저주하는 부정적인 기운이 태아에게 전해지지 않길 원했다.

말도 안 되는 망상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류지호는 아내의 출산일까지 최대한 언행과 몸가짐을 조심할 생각이다.


“사실은 바룩 오밤지지 동영상을 찍어놓긴 했어.”

“달링의 NeTube 채널에 올리려고?”

“NeTube가 될지 캠페인성 광고로 나갈지 결정 안 했어.”


조디 워커 대통령의 실정을 고발하고 풍자하는 2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화도 준비되어 있다.

이 역시 어떤 방식으로 어떤 매체에서 공개할지 참모들과 고민 중이다.


“돈은 얼마나 쓸 건데?”

“남들 하는 만큼.”


미국의 연예산업계에서 대통령선거에 참여하는 방식은 다양했다.

스티븐 아들러나 네온 부룩하이머처럼 각자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기금모금 행사를 열기도 하고, TV프로그램에 나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와 정당에 투표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한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영상물에 출연하거나 공화당의 집권을 반대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처럼 자신의 특기를 살려 대중에게 호소한다.

토머스 행스는 마이스페이스닷컴에 바룩 오밤 지지를 호소하는 동영상을 올릴 예정이며, 다큐멘터리 감독 미키 무어는 공화당을 비판하고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의 <Slacker Uprising게으름뱅이 봉기)>을 인터넷에서 무료로 상영할 계획이다.

열혈 민주당 지지자인 클로니는 수시로 바룩 오밤에게 전화를 걸어 연설 요령과 제스처에 대한 것과 영화업계와 관련한 정책을 조언했다.

윌리엄 스톤 감독은 조디 워커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담은 전기영화 <W>를 대선 직전인 10월 중순 개봉하기로 했다.

또한 전설의 뮤지션 스프링스턴은 바룩 오밤의 유세 현장에서 현장공연을 펼쳐 세몰이에 나서기로 했다.


“그룹에서는 Moe가 가장 적극적이지?”

“오밤 캠프에 들어가서 대선 레이스 내내 함께 하기로 했다나봐. 나까지 나서서 법석을 떨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류지호는 선거 캠페인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우회 지원만 할 생각이다.


“다만 트라이-스텔라에서 히스패닉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로 했어.”


대체로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흑인 후보 지지를 꺼린다.

히스패닉계 선거인단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바룩 오밤 캠프 입장에서 연예계의 캠페인이 절실했다.


“달링도 출연하려고?”

“히스패닉계 친구들이 함께 출연해 달라고들 하는데... 미뤄두고 있긴 해.”


LA폭동 이후로 류지호는 히스패닉 빈민도 돕고 있다.

나름 히스패닉계 사이에서 평판이 좋다.


“너무 친구들의 애를 태우진 마.”


레오나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를 몸값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행동으로 이해하는 모양이다.

실상은 귀찮고 성가셔서 미뤄두고 있는 것뿐인데.

암튼 미국은 표현의 자유 보장과 관련해서 그 끝을 보여주는 나라다.

한국에서는 언론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지한다.

법적으로 공정한 선거보도를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기도 하고.

즉 직접적인 지지 언급은 불법이다.

그런데 미국은 언론사가 대놓고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다.

지난 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서 80여 신문사들이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했다.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총 발행부수 900여만 부의 48개 신문사가 민주당의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에 총 발행부수 480만 부의 뉴욕포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등 34개 신문사는 공화당의 후보를 지지했다.

특히 Chicago Tribune은 미국 보수 성향의 대표 신문으로 회사 역사상 단 한 번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게 된다.

The Wall Street Journal은 지난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를 지지했다.

이번에는 중립을 표방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모그룹인 JHO Company Group을 의식해선 아니다.

두 후보 모두 미국 경제문제를 해결해줄 해결사로 부족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경제신문 The Wall Street Journal은 친기업 성향이 매우 짙다.

정책 부문에서 공화당을 선호하는 편이다.

사설도 대체로 보수적이고.

그런데 정치·사회 뉴스에는 노골적으로 진보적일 때가 많다.

대표적인 좌파 신문 워싱턴포스트의 경우 대통령 후보는 민주당을 지지한다.

그런데 논설에서 간혹 우익성향의 글을 싣기도 한다.

미국 언론에 익숙해진 류지호는 그 때문에 진보와 보수 주요 신문을 모두 읽는다.

언론에서 해석하고 평가한 의견을 교차로 확인해 보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류지호는 양당에 공평하게 정치자금을 후원해 왔다.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외국인이었으니까.

미국시민이 되면서 한 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단 한자리인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양다리는 있을 수가 없기에.


‘이번에 오밤이 되고, 다음에 맥케인이 될 순 없나....?’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던, 이전 삶의 45대·46대 대통령보단 나을 테지만.


❉ ❉ ❉


미국으로 복귀한 후로 류지호는 배가 불룩한 아내를 에스코트해 UCLA 메디컬 센터를 방문할 때를 제외하고 벨에어에 칩거하다시피 했다.

그렇다고 할 일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생명의 항해> 프로덕션 디자이너가 가져오는 각종 시안들을 검토하고 확정해 주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미국 서민들의 일상은 팍팍하기만 했다.

그런 것과 상관없이 대선 레이스의 열기는 뜨거웠다.

매스컴을 통해 보이는 미국의 대선 레이스는 축제 같아 보인다.

쇼맨십이 강하기에 보는 맛이 있다.

대통령 선거 유세가 서서히 발동을 걸 즈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최악을 향해 맹렬히 질주했다.


7월 중순.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국제유가가 1배럴 당 147.27 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GARAM Invest는 IT버블 붕괴사태 이후 실로 오랜만에 선물시장에서 대박을 쳤다.

그뿐만 아니다.

베팅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신용 불이행 스왑(CDS)로 무려 312억 달러를 벌었다.

류지호 개인적으로도 67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류지호는 UCLA 동문이자 친구인 미키 버리가 운영하는 Noble Capital LLC에도 돈을 맡겼다.

최근 그곳에서 류지호의 계좌로 19억 달러를 보내왔다.

미키 버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신용부도스와프(CDS)를 통해 47억 달러를 벌었는데,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나눠준 후 자기 몫으로 2.4억 달러를 챙겼다.

딱히 한 것도 없는 류지호는 앉아서 2년 만에 9조 원을 벌었다.

한국에서 공군 레이더를 교체해주고 KTX 민자사업에 투자하겠다고 호기를 부린 이유다.

CDS로 벌어들인 수익금 대부분은 소유하고 있는 벤처캐피탈에 넣었다.

일부는 한국의 가온그룹 증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온 세계 언론에서 미스터 할리우드의 투자 불패 신화가 조명됐다.

돈이 돈을 번다.

돈을 벌어다주는 전문가를 그 돈으로 고용할 수 있기에.

미키 버리는 겨우(?) 47억 달러를 버는 것에 그쳤지만, 월가의 존 폴슨 같은 이는 200억 달러의 수익을 거두고 개인적으로도 40억 달러를 챙겼다.


‘후우~ 돈 넣고 돈 먹는 투전판 같네....!’


돈을 번다는 건 분명 좋다.


‘그것도 상식적이어야 말이지.’


공식적인 세계 최고 부자는 헨리 게이츠다.

사실은 사우디 왕가가 현찰이며 각종 재산이 몇 배나 많지만.

영국 왕실도 마찬가지고.

사실상의 왕정이나 마찬가지인 북한의 김씨 일가 역시 슈퍼리치이고.

암튼 헨리 게이츠가 파인소프트 지분 평가액만으로 재산을 형성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면 오산이다.

그의 재산목록은 상당히 다채롭디.

두 번째 부자로 꼽히는 에드워드 버펫은 금융투자 자산 외에도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류지호는 다른 부자들처럼 골동품이나 미술품, 보석을 재산목록에 넣고 있진 않았다.


“슬슬 그림이나 골동품 등 본격적으로 수집을 시작하시죠.”


류지호의 자산관리부문의 비서는 자주 그 같은 조언을 했다.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경매 스케줄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주요 경매물품의 예상 낙찰가까지 적시해서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단순히 재산 증식 또는 부자의 허세라고 생각하실 건 아닙니다. 보스!”

“....”

“그림을 후손에게 남겨 가문의 자부심을 대물림할 수 있고, 미술관을 설립해 관광산업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예술은 소유할 때보다 공유할 때 더 가치가 있다라고 말하면 위선이고. 그림을 사러 다닐 시간이 없잖아요.”

“전문가에게 맡기면 됩니다.”


맞다.

본인이 직접 경매마다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는 없다.

대리인을 보내면 되니까.


킥.


재벌 마나님인 레오나를 미술관 관장에 앉히는 상상을 하니 류지호는 괜히 웃음이 나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규모 있는 기업 소유주들은 경쟁적으로 미술품을 사냥 수준으로 수집한다.

고상한 취미로 미술품을 모으는 사람도 있고.

훼손되지 않게 보관만 잘하면 소유하고만 있어도 가치가 계속 올라가니 경제적으로 아주 이상적인 투자라고 보는 사람도 있고.

세금 추적 회피나 뇌물용으로 안성맞춤이기에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재벌 사모님들이 괜히 미술관 관장을 하는 게 아니다.

자신의 미술품을 보관하기에 미술관만큼 안전한 장소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부자들 사이에서는 미술품이나 골동품 재테크가 성행하고 있다.

서양의 미술품 경매는 단순히 작품의 가격을 매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예술품 경매장은 작품 그 자체뿐만 아니라 예술가의 랭킹, 랭킹에 오른 작품을 살 만한 여력이 있는 컬렉터들의 명성과 지위에 대한 경쟁과 평가의 장이기도 하다.

경매 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비평이 이루어지는데, 이는 미학과 미술사 분야의 자산이 된다.

그저 돈 많은 인간들이 모여 경쟁적으로 돈 자랑하는 곳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럽시다. 슬슬 미술품이나 골동품 좀 사봅시다.”

“네! 보스!”


그 동안 소외되었던 예술품 투자 조언자들에게 실질적인 업무가 주어졌다.

류지호가 큰손으로 부상하게 되면 관련시장이 크게 요동칠 수도 있다.

그 동안 밥값을 못했던 관련 전문가 비서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테니까.


✻ ✻ ✻


돈을 벌 기회마다 실제 대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류지호는 때로 돈 벌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기도 한다.

Arktronics Publishing, Inc.

시대를 풍미한 미국의 게임 개발사 아타리(Atari)를 뛰쳐나온 이들이 만든 게임 퍼블리싱 회사다.

주주들에게는 신임을 받지만, 개발자들의 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로비 코틱이 이끌고 있다.

1993년 이후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로비 코틱에게는 큰 고민이 있었다.

자신의 회사에는 게임판의 트렌드인 MMORPG 장르가 없었다.

그것이 못내 아쉬웠다.

때마침 <WoW>가 전 세계적으로 대흥행을 하고 있다.

<WoW>는 전 세계 유료 가입자가 무려 1,200만 명이다.

게다가 하반기에 열릴 예정인 ‘스노우컨‘에서는 혁신적인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될 예정인 <디아블로Ⅲ>에 대한 일부 개발정보가 공개될 예정이기도 하다.

로비 코틱은 수년 전부터 Snowstorm이 탐이 났다.

그러나 모회사가 JHO이기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퍼블리싱 회사가 아닌 게임개발사로써 Snowstorm Entertainment은 PC 게임 판매 부문에서 역대 글로벌 상위 5위 판매량 리스트에 4가지의 게임을 보유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세계 최고의 게임개발사다.


“Snowstorm과 합병을 하고 싶습니다.”

“미안하지만, 관심 없습니다.”

“Arktronics는 Timely 라이선스로 <스파이더맨>과 <엑스맨> 게임 프랜차이즈를 보유하고 있으면 제임스 본드 라이선스 게임도 퍼블리싱 하고 있지요.”


로비 코틱은 자신의 회사와 Snowstorm과의 연관성을 열심히 어필했다.

류지호는 흘려들었지만, 회사를 이끌고 있는 모하임은 Arktronics의 수익성이 꽤나 높은 곤솔 게임 IP에 흥미를 보였다.


“미스터 류, 연매출 15억 달러의 Arktronics과 17억 달러의 Snowstorm이 합병을 하게 되면 그 동안 세계 1위 퍼블리셔의 위치를 놓치지 않고 있는 Soft-Arts를 넘어서는 온라인과 콘솔을 포함한 역사상 가장 거대한 비디오 게임 회사가 탄생하게 됩니다.”

“Snowstorm은 어차피 세계 최대 게임회사가 될 겁니다. 혼자서도.”


류지호의 확신에 찬 대답에 마이클 모하임까지 놀랐다.


“......”


M&A 신봉자이자 구조조정 전문가인 로비 코틱은 류지호가 정말 이상했다.

Arktronics와 Snowstorm이 합병을 한 후에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을 하게 되면 최소 시가총액 80억 달러 이상의 거대한 게임사가 탄생할 수 있다.

그런 비즈니스에 관심이 없다니.

로비 코틱의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합병은 첫 논의에서 불발되었다.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은 제로였고.

Snowstorm Entertainment는 이미 매출 기준으로는 글로벌 톱3 게임사다.

참고로 독립채산제 자회사이지만, Helve Corp의 전자 소프트웨어 유통망 ‘Valve’도 궤도에 안착을 잘하고 있다.

직원 수만 수천 명인 Snowstorm Entertainment에 비해 그 규모는 300명으로 적은 편이지만, 매우 알짜 게임개발사다.

2005년 처음으로 타사의 인디 게임인 <다위니아>를 유통하기 시작한 ESD(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 : 전자 소프트웨어 배급) 플랫폼은 올해 180개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2014년에 가면 한 해 동안 1,750여 게임을 출시해 사실상 게임 디지털 유통망 독점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그 시기가 되면 매출, 자산규모 모두에서 Arktronics를 뛰어넘게 된다.

굳이 덩치를 더 키울 이유도, 상장할 이유도 딱히 없다.

로비 코틱와 헤어지고 류지호가 마이클 모하임에게 물었다.


"아쉬워?“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었어.”

“콘솔게임 개발하고 싶나봐?”

“프로젝트가 자주 올라오긴 하지.”

“하면 되잖아. 산하에 GearBox도 있고, Swingin` Ape Studios도 있고. 텍사스 주에 새로운 자회사를 하나 설립하던가.”

“마음에 드는 게임 안 나와서 그렇지. 내부적으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어.”

“인디 스튜디오나 게임 IP가 필요하면 말해.”

“당장은 특별히 흥미가 생기는 개발사가 없어.”

“언제든지 말해. 지원해 줄 테니까.”

“알겠어.”


류지호가 Snowstorm과 Arktronics의 합병을 말도 못 꺼내게 함으로써 세계 최대 게임사 탄생은 몇 년 후로 미뤄지게 됐다.

게임업계에서도 비매너와 온갖 추잡한 방식의 M&A가 판친다.

게임 개발자들이 오타쿠 성향이 강해 사회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피도 눈물도 없는 대형 퍼블리싱 회사와 월가 자본의 인수합병 작업 희생양이 되기 일쑤다.

나쁜 포식자의 예가 SA(Soft-Arts), KOZUKI, 중국계 게임사들이다.

닥치는 대로 개발사를 인수·합병해서는 운영은 엉망으로 한다.

그렇게 프랜차이즈를 말아먹는 SA 같은 대형 퍼블리싱 회사들은 좋은 소리 못 듣지만 승승장구한다.


"SA에서 수억 달러의 현금 가방을 들이댄다고 욕심에 눈이 멀어 회사를 넘긴 개발자들도 선량한 피해자라고 할 수는 없다고 봐.“


결국 대형 회사의 자회사로 들어가 시키는 대로 게임을 만들어 유저를 배신하거나 회사를 팔고 떠나버려 유저들의 기대를 저버렸기에.

결국 유저 입장에서는 선량한 개발자란 있을 수 없다.


“아무리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회사의 잠재력과 가능성만으로 비싼 값에 대기업에 파는 것이 미국의 기본적인 비즈니스 생태계라 할지라도. 자신들이 만든 게임을 사랑해주고 지지를 보내는 유저들에 대해 할 짓은 아니긴 하지.”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려면 돈이 많아야 하나봐.”

“연봉 올려줘?”


류지호가 마음대로 마이클 모하임의 연봉을 올려줄 순 없다.

이사회가 결정할 일이기에.

다만 류지호가 의견을 내면 이사회가 거부할 일은 없겠지만.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모바일 게임 개발업체를 인수하는 건 어때?”

“모바일?”

“아이폰에 들어갈 수 있는 캐주얼 게임 개발사를 인수해도 좋을 것 같아서.”

“Swingin` Ape에서 개발해도 되는데?”

“그러든가.”


Snowstorm Entertainment 내부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성과가 없다.

주력 게임이 PC용이기에.

개발인력이 그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여담으로 Snowstorm Entertainment가 모바일 게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는 것은 5년이 지난 후다.

<캔디크러쉬사가>라는 빅히트 캐주얼게임을 개발한 회사를 인수합병하면서 부터다.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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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 이 사업은 무조건 된다! +11 24.02.24 1,699 80 27쪽
779 고마워요. 내게 다시 일할 기회를 줘서. +7 24.02.23 1,681 83 23쪽
778 놀면 뭐해... 일할 수 있을 때 바짝 해야지 (2) +4 24.02.22 1,625 79 23쪽
777 놀면 뭐해... 일할 수 있을 때 바짝 해야지 (1) +2 24.02.21 1,668 74 20쪽
776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6 24.02.20 1,684 74 23쪽
775 내가 오너인 걸 고마워해라... +5 24.02.19 1,669 83 23쪽
774 오빠, 화이팅! (3) +5 24.02.17 1,689 83 23쪽
773 오빠, 화이팅! (2) +6 24.02.16 1,603 84 22쪽
772 오빠, 화이팅! (1) +5 24.02.15 1,674 77 27쪽
771 복댕이! +9 24.02.14 1,681 90 25쪽
770 할 수 있는 건 다해봐야겠지! (3) +7 24.02.13 1,604 88 25쪽
769 할 수 있는 건 다해봐야겠지! (2) +3 24.02.12 1,667 84 27쪽
768 할 수 있는 건 다해봐야겠지! (1) +8 24.02.10 1,683 89 22쪽
767 진작 이런 시나리오 가져오지 그랬어....! +4 24.02.09 1,668 80 26쪽
766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라! (7) +7 24.02.08 1,664 84 29쪽
765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라! (6) +4 24.02.07 1,650 81 25쪽
764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라! (5) +8 24.02.06 1,655 78 26쪽
763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라! (4) +6 24.02.05 1,650 78 25쪽
762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라! (3) +3 24.02.03 1,695 82 24쪽
761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라! (2) +2 24.02.02 1,733 78 25쪽
760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라! (1) +5 24.02.01 1,745 77 24쪽
759 슈퍼스타 납셨어, 아주~ +6 24.01.31 1,771 78 27쪽
758 어차피 돈 벌자고 하는 짓인데. +6 24.01.30 1,804 80 23쪽
757 아무나 대기업 총수로 살아갈 순 없는 법이지. +8 24.01.29 1,736 88 25쪽
756 감독님은 아주 잘하고 계십니다! +3 24.01.27 1,774 86 25쪽
755 일본이여, 이것이 히어로 영화다! +6 24.01.26 1,748 85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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