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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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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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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5
추천수 :
573
글자수 :
798,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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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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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화

DUMMY

“으음...”



오랜 친구 한이 다시 모험을 떠난 다음날 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난 케인이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기 위해 서두른다.



‘어디 보자... 하늘을 나는 꿈이 인기가 많군. 다음에는 좀 더 많이 뽑아놔야겠어. 그리고...’



쿵쿵!!



꿈을 정리하는 도중 오늘의 첫 손님이 찾아온다.



"열려 있습니다~!"



끼이이익-



뻑뻑한 나무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가게 안으로 들어선다.



검은 망토를 두르고 무표정한 얼굴의 그는 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풍긴다.



눈치 빠른 케인은 곧바로 그 남자가 찾아온 이유를 알아챈다.



‘이곳에 왔다는 걸 들키지 않으려는 듯한 검은 망토, 사람이 잘 찾지 않는 이른 시간대. 악몽을 사러 온 건가.‘



“악몽을 사러 왔소.”



두껍게 울리는 굵직한 목소리.



케인의 예상대로 그는 악몽을 사러 온 손님이었다.



“악몽에 대한 법은 알고 계시죠?"



"... 그게..."



그런데 남자는 케인의 시선을 회피하며 말을 얼버무린다.



미묘하게 흘러가는 분위기.



케인의 작은 상점 속에서 약간의 긴장감이 흐른다.



악몽과 관련된 법이 무엇이길래 그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걸까.



"악몽은 구매하는 즉시 현장에서 사용하는 것을 판매자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정도는 아실 텐데요."



'뭐... 마키르는 믿을만 하니 예외지만.'



"알고는 있다만..."



악몽은 범죄 행위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유독 악몽과 관련된 법이 엄격했다.



꿈을 거래하는 사람들이라면 웬만해선 알고 있을 법.



그런데 남자는 계속해서 말을 얼버무리고 있다.



"하아... 누구한테 쓰려고 하는 건진 잘 모르겠지만, 웬만하면 말로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괜한 감옥 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면요."



케인이 이런 말을 하는 이유.



대부분의 악몽 구매자들은 시커먼 속내가 있기 때문이었다.



시기하는 사람에게 강제로 주입시키거나, 의도적으로 타인을 망가뜨리려 하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아무리 강인한 사람이라고 해도 매일 같이 악몽을 꾼다면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그것은 곧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끼쳤다.



때문에 악몽에 대한 규정으로 구매하는 즉시 판매한 마법사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 악의적인 이유는 없소. 그저 오랜만에 악몽을 꾸고 싶을 뿐이오... 좋은 꿈들이 조금 지겹다고 해야 할까나... 하하..."



그는 케인을 설득해 법을 어기고 몰래 악몽을 사가려는 것 같았다.



'하아... 이런 성의도 없는 거짓말을.'



하지만 그동안 이런 악몽 구매자들을 숱하게 봐온 케인은 당연하게도 넘어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손님에게 악몽을 판매하긴 어려울 것 같군요. 이만 돌아가주..."



"세 배를 주겠소."



"... 예?"



순간 케인의 두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드는 남자의 제안.



"가격이 얼마든 그 세 배를 주겠다는 말이오. 어떻소."



케인이 가진 판매할 수 있는 악몽들 중 가장 비싼 것은 금화 백개.



그 세 배의 가격인 금화 삼백 개는 작은 마차 하나를 장만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물론 케인이라면 상점 운영과 꿈 마법 연구비로 쓰겠지만, 그 정도 금액이라면 상당히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돈이 많은 건가...? 바가지를 씌우면 금화 삼백 개 보다 배로 벌 수도 있겠는 걸...?"



그 짧은 순간 마법사이자 상인인 케인의 머리는 계산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상인이라면 돈에 눈이 반짝 거리는 것이 당연한 일.



그러나 케인은 상인이기 전에 꿈 마법을 사랑하고 연구하는 마법사였다.



돈 때문에 법을 어기고 들키기라도 한다면 평생을 감옥에서 썩어야 할지도 몰랐다.



'역시... 아니다...'



"... 안 되겠습니다. 법을 어길 수는 없어서요."



"열 배!!"



'처... 천...?'



안 그래도 커졌던 케인의 눈이 더욱 커질 정도의 제안이었다.



그러나 케인은 기존의 제안을 받았을 때 보다 더 빠르게 이성을 붙잡았다.



'저 정도까지 금액을 제시하는 걸 보면 더더욱 심상치 않은 일이다...'



법을 어긴 것을 들키는 순간 꿈 마법 연구는 커녕 인생이 끝장나니 말이다.



"아하하... 아무래도... 악몽 말고도 좋은 꿈들이 있는데..."



"... 젠장...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스릉!



겨우 이성을 붙잡고 거절한 케인이었지만 남자는 끝까지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검을 뽑아 든 남자.



그는 날카롭고 예리한 검을 순식간에 케인의 목까지 가져다 댔다.



"꿈 마법사들은 전투 능력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때문에 나도 당신을 해할 생각은 없어... 악몽 하나면 된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뿐이야."



"이 무슨...!"



"피를 흘리고 싶진 않다.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범죄 현장이 될 뻔했던 이곳은 한순간에 더 큰 범죄 현장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야말로 꿈 강도 사건.



"... 어떤 악몽을 원합니까...?"



케인은 그 순간 오직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살아남아야 꿈 마법을 연구할 수 있으니까.



마을에서 꽤 떨어진 이곳에 케인을 도우러 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한 마저 바로 어젯밤 떠났으니 다시 돌아 올리도 없었다.



"가장 강력한 걸로. 꾸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 것 같은... 그런 악몽..."



'제길, 역시 다른 누군가에게 강제로 악몽을 꾸게 할 생각이었나... 그렇다면 최대한 약한 걸로 줘야 하나...'



케인은 최대한 머리를 굴렸다.



엄청난 악몽을 넘기게 된다면 돈도 돈이지만 그 처벌의 크기가 남다를 것이었다.



또한 나약한 자신 때문에 무고한 누군가가 고통에 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하하... 저쪽으로 들어가시면 왼쪽이 길몽, 오른쪽이 악몽입니다... 깊게 들어갈수록 강한 꿈이니까 골라가시면 되겠네요..."



"... 진작에 그랬으면 좋았을 것 아니오..."



남자는 케인을 노려보며 천천히 케인이 안내한 곳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악몽을 한 두 개씩 살피더니 가장 비싸고 강해 보이는 것을 자루에 담았다.



하지만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조용히 자루를 내려놓더니 다시 돌아 나오는 것이었다.



"돈보다 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강력한 악몽을 저런 곳에 둘리가 없지..."



그는 케인이 더 강력한 악몽을 따로 보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하하... 글쎄요... 보통 손님들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사가시거든요. 그래서 따로 보관할 필요가..."



"... 거짓말."



며칠 전 마키르의 크라켄 악몽이 떠오른 케인은 우물쭈물거리며 급하게 말을 돌리려 했으나 남자는 케인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걸 눈치챈 것 같았다.



그러고는 숨겨진 악몽을 찾아내기 위해 케인의 침실을 향해 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젠장!! 어떻게 바로 아는 거야!! 크라켄뿐만이 아닌 다른 악몽들까지 발견한다면... 나는 곧장 사형이다...!'



하지만 그를 막으러 따라 올라갈 수가 없었다.



자칫하다간 그의 날카로운 검에 베여 지금 이 자리에서 삶을 마감할 수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쿵쿵쿵!!



드르륵!!



위층에서 그가 케인의 침실 이곳저곳을 뒤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덜컥!!



이것은 분명 케인이 고위험군 악몽들을 보관했던 서랍장이 열리는 소리였다.



"하아..."



그 악몽들의 존재를 남자에게 꼼짝없이 들킬 것이라 여긴 케인은 그저 한숨만 내뱉을 뿐이었다.



쿵쿵!



케인의 침실을 뒤지던 남자가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의 손에는 케인을 위협했던 검 말고는 들려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 정말 아무것도 없군."



'엥...? 분명 서랍장을 여는 소리가 들렸는데...?'



뭔가 이상함을 느낀 케인이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능청을 떨어야 했다.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그런 거 없다고..."



"... 저것만 가져가도록 하지..."



빈손으로 내려온 남자는 조금 전에 자루에 담아 두었던 악몽 포션을 하나 챙겨 들었다.



짤랑!!



그러더니 품 안에서 금화가 가득 든 주머니를 꺼내 케인의 손에 얹어주었다.



"이게... 무슨...?"



"열 배를 준다고 하지 않았나. 이 악몽은 금화 백 개라고 적혀 있더군."



벌컥!



그렇게 순식간에 케인의 상점에서 악몽을 강제로 구매해 버린 남자는 황급히 가게를 빠져나가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허... 참... 이걸 정직하다고 해야 할지..."



강제이긴 하지만 한 순간에 금화 천 개를 벌어버린 케인은 이 상황이 어이없기 짝이 없었다.



"아...!"



그런데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분명히 그 남자가 자신의 침실을 뒤지며 고위험군 악몽들이 들어있는 서랍장을 열었던 것을 눈치챈 케인.



하지만 그 남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거짓말은 친 것일까?



케인은 차라리 그러기를 바랐다.



금화 천 개가 담긴 주머니도 던져놓고 황급히 침실로 올라온 케인.



그의 침실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꿈 포션이 들어갈만한 곳이라면 모든 게 열려 있었고 심지어는 이불까지도 팽개쳐져 있었다.



그 난장판 속에서 케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서랍장.



고위험군 악몽들을 보관해 둔 곳이었다.



"이런... 미친...!?"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적어도 케인에게만큼은 말이다.



그곳에는 깨진 유리들이 잔뜩 있었다.



크라켄, 드래곤, 잭 등 추출했던 악몽의 이름표가 붙어 있는 유리 조각들.



이것들은 분명 고위험군 악몽들이 담겨 있던 유리병들이었다.



그런데 깨져 있다는 것은...



"하아... 강도가 문제가 아니었잖아...! 대체 이게 왜..."



지금 이 순간 케인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꿈 포션은 무형의 꿈을 추출해 내 실체화시켜 유리병에 담아 봉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용자가 그것을 마시면 몸속에 흡수되며 해당 꿈을 꾸게 된다.



하지만 흡수될 몸이나 담길 유리병이 없으면 추출되어 나온 꿈은 점차 실체화가 되어 현실에 존재하게 된다.



때문에 그런 불상사가 생기게 하지 않기 위해 꿈을 담은 유리병은 장인들로부터 특수 제작이 되어왔고, 웬만한 충격에도 깨지지 않는 내구성을 자랑했다.



그런데 검과 망치로 내려치고, 강한 마법으로도 깨지지 않는 그 꿈 포션이.



그것도 하필이면 고위험군 악몽들이 담긴 포션이 깨지고 만 것이다.



도대체 이게 왜, 어떻게 깨진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조차 없었다.



'그 남자가...? 아냐... 그 수준으로 깨질만한 재질이 아니야...!'



강제이긴 하지만 악몽을 팔아버린 케인.



하지만 그것은 지금 이 문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키르와 과거 그의 동료들이 처참하게 죽어가며 무찔렀던 크라켄이, 수많은 여성들을 살해한 살인마 잭이, 왕국 하나를 불바다로 만들었던 드래곤이 다시 세상에 나타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세상에 재앙이 순식간에 닥치고 말 것이었다.



'막아야 해... 어떻게든...!'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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