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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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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조회수 :
3,706
추천수 :
573
글자수 :
798,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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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6 20:00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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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0쪽

152화

DUMMY

콰콰콰콰콰콰콰콰쾅!!!




"으아아아아아악!!!"




예상을 벗어나는 드래곤의 저돌적인 공격에 보기 좋게 당해버린 케인과 병사들.




케인과 마법사들이 이중으로 만들어낸 보호막도 힘 없이 깨지며 대다수의 병사들이 드래곤에게 죽음을 맞이했고 현장은 순식간에 초토화가 되고 말았다.




단단한 갑옷도, 정교하게 짜여진 마법도 이 존재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듯했다.




하지만 인간들이 완전히 당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이 쓸려나가기 전, 드래곤에게 던졌던 보구들은 거리가 가까웠던만큼 녀석에게 꽤나 깊이 박혀들어갔고 그 수가 상당히 많았기에 녀석은 그야말로 고슴도치가 되어 있었다.




인간들의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녀석도 피를 흘리고 있었고 공격이 아예 성공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사실에 기뻐하기엔 너무 많은 병력이 죽은 상태였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현장에는 죽어나간 병사들의 팔과 다리가 굴러다니는 등 참혹하기 짝이 없었다.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던 칼림은 드래곤의 압도적인 힘에 절망감 가득한 표정으로 바뀌고 말았다.




케인 또한 '해볼만 하다.' 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오만함을 저주하며 주변 상황을 살폈다.




도저히 가능한 싸움이 아니었다.




계란을 바위치는 것 정도가 아니었단 말이다.




그 이상의 최악.




드래곤은 인간이 수백 수천명이 모여도 감당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끄, 끝이야..."




쓰러진 병사들 사이에서 두려움과 절망으로 가득찬 탄식이 터져나왔다.




사기가 꺾인 수준이 아닌 완전히 소멸해버린 상태.




그들의 눈동자는 흐리멍텅해져 허공을 보고 있었고 도망치기 위해 움직이는 것조차 포기한 듯했다.




하지만 케인까지 그 분위기에 휩쓸려서는 안됐다.




아무리 상대가 강하다 한들,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 한들, 방법을 찾아내고 해결해야하는 게 그의 역할이었다.




케인은 오래전 읽었던 드래곤에 대한 기록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살아가면서 절대 마주칠 일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설령 마주치더라도 싸움은 왕국의 병사들 몫이라 생각했던 드래곤.




때문에 훑어가며 읽었던 드래곤의 기록은 케인의 희미한 기억 저편에 묻혀 있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떠올려야 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이 불리한 싸움에서 조금이라도 승산이 있을 터.




차오르는 두통에 머리가 터져버릴 것만 같은 케인이었지만 그는 계속해서 그 기억을 떠올리려 했고, 마침내 드래곤에 대한 기록 하나가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케인의 이러한 집념 가득한 행동은 오히려 희미하게나마 불타오르던 그의 마음속 희망을 완전히 꺾어버리게 되었다.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기록은 이렇게 쓰여 있었다.




'드래곤의 피부는 단단한 비늘로 덮여 어떤 창과 활로도 뚫을 수 없으며 불에 붙지도, 얼어붙지도, 독에 녹지도 않는다.'




단순하게 말해 무찌를 방법이 하나 없는 절대 무적의 신체를 가지고 있는 드래곤의 특징을 알려주는 문장이었다.




"하아..."




탄식이 절로 터져나오게 되는 상황.




하나,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드래곤이 이런 만물의 존재를 아우르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 오래전 그 존재들을 사냥했던 드래곤 나이트들은 대체 어떻게 드래곤을 물리쳤단 말인가.




드래곤 나이트의 수가 전세계를 통틀어 한손에 꼽을만큼 적었기에 그 방법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었으나 분명 그들만이 아는 드래곤의 약점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들을 소환해내 직접 물어보거나, 그들의 힘을 빌린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드래곤 나이트들은 너무나도 오래전의 이야기였기에 생김새나 특징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그저 그들이 사용했던 무기의 일부분만이 보존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케인이 불러낼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상상력이 첨가된 드래곤 나이트들의 무기가 전부일 뿐이었다.




지금은 순전히 스스로의 경험으로 드래곤의 약점을 찾아내야 했다.




분명 저 단단하고 빈틈이 없어보이는 비늘도 어딘가 공격이 먹힐 부분은 있을 터.




더군다나 녀석은 실존하던 드래곤이 아닌 누군가의 지독한 악몽 속에서 생겨난 드래곤이었다.




그 약점이 있다면 실재하는 드래곤보다도 녀석에게 더 위협적으로 다가올 것이었다.




다만 그 약점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녀석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지켜봐야 했고, 그러려면 또 한 번 무지막지한 공격을 받아내야 했다.




보호막은 더 이상 아무 소용이 없었고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




설상가상으로 녀석은 이제 이 작은 여흥을 끝내기라도 하려는 것인지 더 강한 브레스를 준비한 상태로 빠르게 날아들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전멸할 것이다.




이곳에 있는 모든 이가 그렇게 생각했다.




주변의 모든 것은 불타고 있었고, 녹아내리고 있었고, 살아있는 생명체라고는 자신과 주변의 몇 사람 뿐이었으니까.




녀석의 공격을 받아낼 수 있는 에드워드도 없었고 왕국의 추가적인 지원군도 없었다.




전멸, 혹은 죽음.




그것이 이곳 모두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생각이었다.




"크우어어어어어어어엉!!!"




세상이 흔들릴 정도로 크고 흉포한 울음 소리.




바닥에 주저앉은 병사들은 두려움을 삼키며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했고, 슬며시 눈을 감으며 고향에 있을 자신의 가족을 떠올렸다.




... 그때였다.




후우우우우우웅-!!




...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콰쾅!!! 쾅!!!!!




무언가 바람을 강하게 가르는 소리를 내더니 그대로 드래곤의 옆을 강타하며 연달아 폭발을 일으켰다.




순식간에 죽음을 각오했던 병사들의 얼굴은 그 열기로 화끈거렸고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자 드래곤은 폭발에 중심을 잃고 옆으로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




당황하기는 병사들과 케인은 물론 드래곤도 마찬가지.




녀석을 날려보낸 그 무언가가 날아온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린 케인은 기쁨에 터져나오는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맛이 어떠냐!!!!!"




익숙하디 익숙한 호탕한 웃음 소리.




저 멀리서부터 케인이 있는 곳까지 들릴 정도로 우렁찬 목소리.




그것은 다름아닌 하스였고, 그는 롭스와 함께 드라케드 호를 타고 케인이 있는 이 항구 마을까지 온 것이었다.




그리고 전투용으로 개조한 이 아홉척의 배의 옆면에는 해군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대포의 수가 있었고 조금전 드래곤의 옆을 강타한 게 그것이었는지 대포의 입구에서는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하스!!!"




반가움에 들리지도 않는 거리에서 하스의 이름을 부르는 케인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져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케인은 또 다른 한 가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바로 드래곤의 약점.




날붙이와 마법으로는 녀석에게 그렇다 할 타격을 입힐 수는 없었지만 이 폭발하는 물체는 이야기가 달랐다.




아무리 폭발의 화염으로부터는 피해를 입지 않는다고 한들 대포가 닿고, 폭발하는 충격까지는 완벽하게 흡수할 수 없을 것이었다.




물론 드래곤 나이트들이 노렸던 드래곤의 약점은 그것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시대는 변했고 그 방법 또한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사실들을 알아챈 케인은 곧장 주변 모두에게 소리쳤다.




"배!! 배쪽으로 가야합니다!!"




그들 또한 케인과 같은 생각이라도 한 것일까, 드라케드 호가 발사하는 대포의 위력이 드래곤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는 것을 보고는 이게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을 깨닫고 케인의 외침에 바다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저 자식들, 왜 이쪽으로 와?"




지금까지 벌어졌던 상황을 제대로 알 리가 없는 하스로서는 미친듯이 달려오는 그들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몰라, 일단 쏘자고!!!"




누가 하스의 친구가 아니랄까, 곁에 있던 롭스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씩 웃으며 소리쳤다.




"그래!! 대포까지 달았으면 일단 쏴야지!!!"




"으하하하하하하!!!"




하스와 롭스는 서로 신나게 웃어대며 상황의 심각성 따위는 뒤로 한 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장전된 대포에 불을 붙여댔다.




치이이이이이익-!!




그들의 심장만큼이나 뜨겁게 타오르는 대포 심지.




퍼퍼퍼퍼퍼퍼퍼펑!!!




수 많은 대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드래곤을 향해 날아갔고, 그 모든 탄이 적중한 것은 아니었지만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며 녀석에게 상당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크에에에에에에엑!!!"




대포에 맞은 녀석은 날개가 꺾이며 힘없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더니 처음으로 고통스러운지 세상이 떠나갈듯한 소리를 질렀다.




"좋았어!!!"




공격이 성공하자 신난 하스의 환호 소리가 울려퍼졌고 그것은 선원들과 배를 향해 퇴각 중이던 병사들의 사기도 올려주는데에 충분했다.




"하스!!"




그 사이 배까지 도착한 케인이 그의 이름을 반갑게 불렀고 하스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




"형님 기다렸냐!?"




케인은 하스가 이렇게까지 반가울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 했을 것이다.




떨어져 있던 순간은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하스는 그 사이에도 어쩐지 한 층 더 늠름해진 것만 같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케인이 난데없이 아홉척의 전투선을 이끌고 나타난 하스에게 물었다.




"설명은 나중에 무용담으로 풀어줄게. 그보다 저 녀석이지?"




하스는 포탄의 위력에 휘청이는 드래곤을 보며 물었고 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저 녀석이 우리의 마지막 목표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긴 여정의 끝과 다름 없는 드래곤을 보며 마지막 전투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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