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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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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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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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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98,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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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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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41화

DUMMY

"그럼... 다들 조심해..."




"그래, 꼭 성공해서 만나자고!"




"... 알겠다. 엘프들은 내게 맡겨줘."




스레나딘 가문에게 습격을 당한 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의논하던 케인 일행.




그런데 갑자기 그들은 씁쓸한 표정을 지은 채로 서로에게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시간은 약 삼십 분 전으로 돌아간다.




...




"그럼 어디부터 가야 하지? 갤리타스? 엘프? 롭스?"




케인 일행을 믿어줄 만한 조력자들을 찾던 도중 범위는 갤리타스와 엘프, 그리고 롭스와 그의 선원들로 좁혀졌다.




당장 가까운 곳은 롭스가 있는 아쥴 항구.




그 뒤로 갤리타스가 머무르고 있는 판타나와 엘프 숲이 있었고 먼저 들러야 할 행선지를 골라야 했다.




하지만 케인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이들이 스레나딘 가문을 공격하기로 한 이상 한쪽씩 찾아다니는 것은 오히려 그들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주는 꼴이었다.




서로가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었으나 이 순간이 지속된다면 스레나딘 가문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이었다.




때문에 케인은 깊은 고민 끝에 결국 조금은 위험할 수 있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흩어지자."




"...? 케인, 그 말은..."




비록 짧은 한 마디였지만 셀리나는 그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있었고 조금 놀란 듯한 반응을 보였다.




"다 같이 이동하면서 한 곳 씩 들리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흩어져서 각자 설득해서 만나는 걸로 하자."




"잠깐. 그건 너무 위험하지 않겠나?"




케인의 의견도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긴 하는 그녀였지만, 그 선택지는 너무나 위험했다.




지금도 스레나딘 가문이 총공격을 행해온다면 세 사람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당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상황에 서로 흩어지기까지라도 한다면 완전히 무참하게 각개격파를 당하고 말 것이다.




"어쩔 수 없어. 시간을 더 끌었다가는 놈들에게 기회만 주고 우리만 위험해질 뿐이야."




"흐음...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한데..."




하스도 케인의 말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뭔가 해결된 듯한 평온한 표정은 아니었고, 한 가지 문제가 더 남아 있는 듯했다.




"우리가 흩어지면 셀리나는 그렇다고 쳐도, 너랑 나는 어떻게 그 기억들을 보여줄 건데?"




바로 메모리션인 셀리나가 동행하지 않는 케인과 하스는 갤리타스와 롭스에게 보여줄 기억, 그러니까 증거가 전혀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케인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 둔 것이 있는지 갑자기 셀리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라는 손짓을 했다.




"셀리나, 조금 전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 줘."




"... 알았다."




그리고는 그녀에게 메모리션의 고유 마법을 부탁했고, 셀리나는 그가 뭘 하려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우선은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슈우우우욱-!




그녀가 케인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대자 마법이 시전 되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의 머릿속에 수많은 기억들이 빠르게 재생되기 시작했다.




촤라라라라라락-!!




하지만 이 많은 기억들 사이에서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거구의 텔레포트 마법사를 고문하며 정보를 얻던 그 순간이었다.




처억!




케인은 머릿속에 그때의 기억이 나타나자 셀리나에게 멈춰달라는 신호를 보냈고, 그는 셀리나의 기억 마법과 자신의 마법을 연계했다.




슈하아아아악!!




그러자 케인의 손을 따라 아름다운 빛이 흘러나왔고, 그 빛은 케인의 빈 포션 병에 담기기 시작했다.




"후우..."




꽤나 강해졌다고 한들 자신의 머릿속에서 직접 무언가를 추출해 내는 것은 무리가 가는 듯해 보이는 케인.




그러나 지금 포션에 담긴 이것은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물건이었다.




바로 이들이 원하던, 다른 이들에게 스레나딘 가문의 악행을 직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기억 덩어리였다.




케인은 셀리나의 기억 마법과 연계해 이 기억을 추출한 뒤 기존 자신의 꿈 포션들처럼 만든 것이었다.




즉, 누군가 이 포션을 마신다면 케인 일행이 겪었던 일들을 전부 생생하게 볼 수 있게 된다.




그는 이러한 포션을 몇 개 더 만들어 나머지 일행에게 전해줄 생각이었고, 그들은 포션을 각 무리의 지도자들에게 주면 될 것이다.




"... 흐음. 확실히 이거라면 확실한 증거가 되긴 하겠는 걸."




"같은 생각이다."




하스와 셀리나는 케인이 그것을 포션에 담아낸 것만으로도 마셔보지도 않았지만 무엇인지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오랜 시간 그와 함께 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덕분에 케인이 만들어야 할 포션의 수는 줄었고, 그는 조금이나마 마나를 아낀 채로 제작할 수 있었다.




"하나씩 받아."




케인은 자신이 만든 기억 포션들을 하스와 셀리나에게 하나씩 건네주었다.




그런데 어째선지 하스의 표정이 영 못마땅하다는 듯 찌푸러진 상태였고, 케인이 그 이유에 대해 물었다.




"왜 그렇게 똥 씹은 표정이야?"




"끄응... 아무래도 따로 다니는 게 좀 걱정이 돼서 말이야."




하스는 케인의 의견에 동의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서로가 떨어지는 것을 많이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것은 셀리나도 마찬가지였는지 조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지금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했고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 그래도 놈들의 목표는 나니까, 너희들은 조금이나마 더 안전할 거야."




"이 자식이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 그러니까 걱정되는 거 아냐!"




케인이 조금이나마 그들의 마음을 달래 보려 말했지만 오히려 그것은 동료들의 걱정만 증폭시킨 것 같았다.




"아하하..."




화를 버럭 내는 하스와 자신을 걱정스러워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셀리나의 표정에 케인은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에휴, 됐다. 이런다고 뭐 달라질 것도 없고, 시간도 없는데 빨리 이동하자고."




그러나 여전히 그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때문에 하스와 셀리나는 억지로나마 그 사실을 빠르게 받아들여야만 했고, 안타까워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포션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각자가 향할 방향으로 갈라섰다.




케인은 갤리타스가 있을 판타나로, 하스는 아쥴 항구로, 그리고 셀리나는 엘프 숲을 향해.




아이러니하게도 그 방향은 전부 제각각이었으며 그렇지 않아도 아련하고 안타까운 이 순간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이들이 함께한 이후 처음으로 갈라서는 이례적인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서로에게 등 돌리기 위함이 아닌, 서로를 위한 행동임은 분명했다.




"그럼... 다들 조심해..."




"그래, 꼭 성공해서 만나자고!"




"... 알겠다. 엘프들은 내게 맡겨줘."




그리고 다시 현재, 그들은 마지막으로 떠나기 전 서로를 바라보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작별이라는 것은 헤어짐을 뜻하는 말이지만, 지금 이 순간이 이들이 만나는 마지막은 결코 아닐 것이다.




저벅저벅-




그들 중 먼저 발걸음을 뗀 것은 하스였다.




하스는 세 명 중 가장 털털한 모습을 보이는 듯했지만 사실은 눈물이 찔끔 흘러나오는 것을 모두에게 숨기고 있었다.




그다음으로 떠난 것은 셀리나였다.




그녀는 케인과 함께 멀어져 가는 하스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그가 시야에서 점차 사라지기 시작하니 활을 챙기며 케인을 슬쩍 바라보았다.




"케인..."




"먼저 가 셀리나."




케인은 여전히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셀리나에게 싱긋 웃어 보이며 말했고, 그녀는 아련한 미소를 지으며 엘프 숲을 향해 발걸음을 떼었다.




"후우... 내 차롄가."




마지막으로 홀로 남은 케인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쓸쓸히 숲을 빠져나갔다.




...




"끄흑!! 흐윽!! 이 매정한 자식들...!! 아무리 방법이 그것뿐이라고 해도 그렇지!!"




케인 일행 중 가장 먼저 출발했던 하스.




그는 케인, 셀리나와 떨어진 게 무척이나 속상했는지 홀로 숲을 걸으며 참아왔던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었다.




'... 애송이 녀석.'




큰 규모의 전투가 벌어질 때가 아니고서야 하스에게 딱히 말을 걸어오지 않던 벨레미르도 그런 하스의 모습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닥쳐!! 네가 뭘 알아!! 쇳덩이 녀석이!!"




하스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소리쳤고 누군가 그 광경을 보고 있었더라면 아마 그가 정신이 나간 방랑자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




... 아마, 정말 그럴 것이다.




그래도 이러나저러나 아쥴 항구로 가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




그는 울음을 터뜨리고 있긴 했지만 발걸음만큼은 씩씩해 보였다.




반면 셀리나는 어땠을까.




"..."




그녀는 생각보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엘프 숲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그녀 역시 하스처럼 속상한 마음을 숨기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엘프 숲까지는 며칠을 한참이나 걸어야 하는 거리.




하지만 그녀는 모두를 위해 멈추거나 천천히 가지 않고 속도를 내어 달리기로 마음먹었다.




마지막으로 케인은, 다른 동료들이 자신의 의견에 따라주었다는 것에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조금은 불편한 마음을 지닌 채 판타나로 향했다.




행여나 그들이 스레나딘 가문에게 습격을 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말이다.




과연 이들의 바람대로 다른 이들이 도와줄 것인가.




스레나딘 가문이 세상을 위협할 증거가 있다 하더라도 가까스로 평화를 찾은 이 세 세력들이 그들을 도와줄지는 완전한 미지수였다.




그래도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스레나딘 가문이 정비를 마치고 그들을 공격해 오기 전에, 혹은 세상에 풀려나 어딘가에 모습을 감추고 있는 악몽의 드래곤이 종말을 찾아오기 전에.




이 세 사람은 반드시 조력자들을 구하고, 다시 한 데로 모여야만 했다.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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