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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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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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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98,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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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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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3화

DUMMY

사아아아아-!




케인 일행이 갈라선 지 어느덧 사흘이 지났다.




해가 지고 달이 차오르며 어둑해진 밤, 남부 대륙 어딘가에 위치한 숲에서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그리고 그 숲 안에는 엘프 종족의 한 뛰어난 여전사가 야영을 준비하고 있다.




"..."




별 다른 말 없이 묵묵히 땔감을 구해오는 그녀는 바로 셀리나였다.




하스와는 달리 엘프 숲까지 꽤나 거리가 있던 셀리나는 한참을 걸었음에도 아직 도착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래도 강인한 체력과 날렵한 몸을 가진 엘프였기에 이 먼 거리를 빠른 시일에 올 수 있던 것이었고 엘프 숲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타닥타닥-!




조금은 외롭게 느껴지는 이 숲에서 셀리나의 몸을 따듯하게 만들어주는 불꽃이 타올랐고 그녀는 그런 불꽃을 보며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 케인과 하스는 무사히 도착했을까.'




이미 한참이나 먼저 도착했을 케인과 하스가 과연 그들을 설득하는 데에 성공했을지, 그 과정에서 스레나딘 가문에게 습격을 당하지는 않았을지 걱정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당장 확인할 수 없는 것들이었고, 오히려 그녀가 지금 해야 할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게 만들 뿐이었다.




그녀도 그것을 잘 알고는 있었지만 두 사람에 대한 걱정을 쉽게 거둘 수는 없었다.




"후우..."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 속에서 셀리나는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라도 어쩔 수 없이 잠을 청해야만 했다.




휘오오오오오-!




그녀가 오랜만에 느껴보는 외롭고 쌀쌀한 밤이었다.




...




그렇게 다시 시간이 조금 더 흘러 셀리나는 다시 엘프 숲에 다다르게 되었다.




동료들과 떨어진 지 닷새가 되는 날이었다.




처억-




그녀가 엘프들의 땅에 발을 대자마자 주변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왔다.




"셀리나...?"




바로, 엘프 숲 인근을 은밀하게 돌아다니며 숲을 향하는 침입자들을 저지하는 순찰대장 에레보아였다.




여전히 오늘도 자신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에레보아는 멀리 떠난 줄만 알았던 셀리나가 다시 눈앞에 나타나자 무척이나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에레보아, 오랜만입니다."




셀리나는 그런 에레보아를 보며 반가운지 싱긋 웃어 보였다.




"어쩐 일이지? 다시 돌아오려면 더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말이야."




"장로님을 만나 뵙게 해 주십시오. 전할 말이 있습니다."




"... 장로님을? 장로님은 그렇게 쉽게 만나 뵐 수 있는 분이 아니란 걸 알 텐데."




"아... 그게..."




예상외로 단호한 에레보아의 대답에 셀리나는 조금 당황한 듯했다.




하지만, 에레보아는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고는 조금 전 그녀가 했던 것처럼 미소를 싱긋 지으며 말했다.




"셀리나 너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말이다."




"... 그런 건가요."




"물론이지. 팔라디리아와 엘프 숲을 지킨 자가 아닌가."




이전에 케인, 하스와 함께 팔라디리아를 정화하고 켈딘의 악마들을 무찌르며 엘프들을 구한 셀리나는 이미 그들의 영웅과도 같은 자가 되어 있었고 그녀가 원한다면 장로를 마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 안내하지."




에레보아는 이전에 케인 일행이 엘프 숲에 찾아왔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친절함으로 그녀를 엘프들의 장로에게 안내했다.




셀리나는 에레보아를 따라 숲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지난 팔라디리아와 악마 사건 이후로 이곳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훨씬 더 많아진 경비의 수,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낮은 성벽까지 지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켈딘에게 너무 허술하게 뚫린 탓에 경계를 강화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반대로 엘프 숲 내부는 경계심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활기 가득한 모습이 펼쳐졌다.




셀리나의 언니도 사면을 받으며 분위기가 한층 더 밝아진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무거운 부탁을 하러 온 셀리나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들 뿐이었다.




힘겹게 찾은 평화, 그것을 다시 위험천만한 현실로 던져놓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부담되는 일이었기에.




그래도 지금 스레나딘 가문, 혹은 드래곤을 막지 못한다면 엘프 숲은 물론 세상에 종말이 찾아올 수도 있었고 그렇게 된다면 평화는커녕 삶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었다.




셀리나 또한 다른 엘프들만큼이나 종족의 번영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전사였고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더더욱 부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쪽이다."




여러모로 고민이 많이 되는 순간 속에서 어느덧 그들은 엘프 숲 정중앙에 위치한 장로의 저택 앞에 도착했다.




생각보다는 그렇게 화려하지 않은 저택이었지만 오래되었음에도 남아있는 기품은 그곳이 현자와도 같은 엘프 장로가 지내는 곳임을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이 도착함과 동시에 에레보아가 장로를 따로 부르지 않았으나 셀리나의 방문을 어떻게 알아차린 것인지 저택의 문이 열리며 장로가 먼저 그녀를 맞이해 주었다.




"현명하고 강인한 전사 프레야의 딸 셀리나여."




"위대한 엘프들의 장로시여."




그들은 서로에 대한 예우를 갖추며 인사를 주고받았다.




엘프들의 장로.




젊음을 오래 유지하는 엘프들임에도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그녀는 인자한 얼굴을 한 채로 셀리나를 바라보았다.




"생각보다도 더 일찍 돌아왔군. 모든 일이 끝나 돌아온 건 아닌 듯하고, 내게 부탁할 일이라도 있는 건가?"




"...!"




장로는 셀리나가 돌아온 시기, 그녀의 행동과 표정만을 보고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눈치챘다.




"... 그게..."




길게 끌어봐야 아무 의미가 없는 상황.




셀리나는 그녀의 물음에 조심스럽게 품 안에서 케인이 만들어준 기억 포션을 꺼내 들었다.




"이건...?"




"케인의 기억입니다."




"케인이라면..."




"이전에 팔라디리아를 정화하기 위해 찾아왔던 꿈 마법사입니다."




"물론, 알고 있다. 다만 그의 기억이 왜 여기 있는지가 궁금하군?"




장로가 케인을 잊을 리가 없었다.




동족과 그만큼이나 중요한 팔라디리아를 지켜주었던 자였고, 셀리나가 여정을 떠난 이유이기도 했으니.




그러나 셀리나가 그의 기억을 가지고 온 이유는 지혜로운 장로마저도 의아함을 들게 만들었다.




"... 설명보다는 직접 보시는 편이 빠를 겁니다."




"... 그런가."




본래 장로란 엘프들에게 있어 무척이나 소중하고 높은 지위에 있는 존재였기에 검증된 자가 아니라면 무언가를 함부로 꺼내들 수 조차 없었다.




하지만 셀리나는 말 그대로 검증된 자였고, 장로는 그녀가 꺼내든 포션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대로 들이마셨다.




꿀꺽-




포션에서 흘러나온 빛이 장로의 입안에 닿자 액체처럼 변하며 따뜻하게 흘러 넘어갔고 왠지 조금은 달콤한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했다.




사하아아아악-!




그리고 그 기억의 빛이 장로의 몸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자 마법이 시전 되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케인이 담아두었던 그의 기억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 이건...?"




케인 일행이 거구의 마법사를 고문하며 들려오는 스레나딘 가문의 음모들.




그들이 걱정했던 것처럼 케인 일행과 일면식도 전혀 없는 자들이라면 이 장면들을 보고서도 쉽게 믿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세 사람은 엘프들에게 있어서 무한한 신뢰를 받는 자들이었고 장로는 그 기억을 보며 조금 충격에 빠진 듯했다.




"지금 내가 본 게... 대체 무슨...?"




"아시다시피 엘리시스 왕국에는 스레나딘이라는 가문이 있습니다. 그들은 무력을 추구하고 마법과는 거리가 먼 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꿈 마법에 이상할 정도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셀리나는 장로가 조금이나마 이 상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다 어느 날 케인이 스레나딘 가문과 관련된 자의 습격을 받게 되었고, 저희는 그를 잡아 세상을 향한 스레나딘 가문의 음모를 알게 되었습니다."




"... 꿈 마법으로 생겨난 드래곤을 이용해 세상을 지배한다라... 너무 터무니없어서 웃음이 터져 나올 지경이군."




케인의 기억을 들춰본 장로도 스레나딘 가문의 음모에 어이없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말 이게 가능한 일이라면..."




그러나 이 문제는 단순히 웃어넘길 수 있는 게 아니었고, 장로도 그것을 알고 있는 듯 말끝을 흐렸다.




"... 우리 엘프들은 물론, 세상의 모든 것이 파괴될 겁니다."




셀리나의 말에 주변에 있던 장로를 호위하는 엘프들이 움찔거리는 기척이 느껴졌다.




그들은 장로가 어떤 기억을 봤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와 셀리나의 대화로 위험한 무언가가 앞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결정적으로 셀리나의 말은 그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흐음... 그렇다면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엘프들의 힘을 빌려달라는 것이겠군."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듯했던 장로가 그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입을 열었고 셀리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 결정이 자칫 어떤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는지는 알고 부탁하는 것이겠지 셀리나?"




엘프들이 스레나딘 가문과의 전면전에 합세한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엘프란 종족을 몰살시키는 행위일 수도 있었다.




"... 물론입니다. 하나, 스레나딘 가문의 계획이 성공하게 둔다면 우리 엘프들은 멸족보다도 더 끔찍한 짓을 당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그 어떤 짓이 종족의 대가 끊기는 것보다 중요하단 말인가?"




"세상을 지배하는 스레나딘 가문의 노예가 되어 자유를 잃고, 대를 잇기 위해 도망친 비겁한 종족이 되겠지요."




"셀리나!! 무례하다!!"




셀리나의 말에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있던 에레보아가 호통치듯 소리쳤고 그 덕에 분위기는 조금 더 고조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에 장로는 손을 들어 올리며 에레보아를 멈추게 만들었고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과연 프레야의 딸이구나. 그래, 우리 엘프들만큼 자유롭고 용기 있는 종족이 어디 있는가. 그것이 우리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 하지만, 대를 잇지 못한다면 그조차 지켜낼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셀리나의 부탁에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 듯했던 장로.




그러나 그 대답은 뒤로 갈수록 부정적으로 바뀌어갔다.




"하지만 장로님...!!"




"그만. 이미 나는 결정을 내렸다. 셀리나, 너의 부탁에 대한 나의 대답은..."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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