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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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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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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9
추천수 :
573
글자수 :
798,492

작성
23.10.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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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54화

DUMMY

"지, 지금 말인가...?"




드래곤 나이트의 갑옷을 지금 이곳에서 만들어달라는 다소 무리한 케인의 부탁에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헤르딘.




모든 재료가 준비되어 있고 모루까지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흔들리는 배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더군다나 만들려는 것이 드래곤 나이트의 갑옷이라니.




자칫 조금이라도 실수를 했다가는 녀석의 열기를 견딜 수 없는 조잡한 물건이 만들어질지도 모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 케인에게는 별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아무리 그가 이제는 어떤 것이든 자신의 상상과 기억, 꿈으로부터 소환해 낸다고 하더라도 드래곤 나이트의 갑옷만큼은 뜻대로 소환해 낼 수가 없었다.




지금 이 상상 속의 헤르딘이 만들어내는 것도 과연 완벽한 갑옷이 될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그것이 이들의 유일한 희망과도 같은 선택이었기에 그를 설득해야만 했다.




"헤르딘, 부탁이야."




자신이 이곳에 왜 왔는지, 저 드래곤은 왜 이곳 하늘을 날며 다른 배들을 공격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헤르딘이었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확신을 하는 듯했다.




지금 케인의 부탁대로 자신이 그 갑옷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저 드래곤이 세상에 불러올 재앙은 감히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라고.




그는 잠시 고심하는 듯하더니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망치는 있으니 모루가 필요하네. 그리고 많은 양의 레드 스톤도."




슈하아아아아악-!!!




헤르딘의 부탁에 케인은 곧장 마법을 사용해 단단하고 굳건한 모루와 평소 어딜 가도 보였던 레드 스톤을 한가득 소환해 냈다.




이 정도쯤은 케인에게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마나를 크게 소모하지도 않는 정도였다.




그런데 어째선지 헤르딘의 표정에는 아직 걱정이 조금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왜 그래? 뭐가 더 필요한가?"




"... 강한 열기가 필요하네. 이 광석들을 녹이고, 달굴 수 있을 정도 말이야."




모루와 망치, 재료가 있다한들 그것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강력한 화염이 없다면 레드 스톤은 정말 온기가 담겨 있는 돌멩이에 불과할 것이다.




다만 그 정도의 화력을 낼 수 있는 화염을 소환해 내는 것은 여러 방면으로 문제가 있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케인의 극심한 마나 소모일 것이고, 주변 사람들의 안전이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이 배에 그 커다란 대장간을 통째로 소환해 낼 수는 없으니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크아아아아아아악!!"




그러던 그때, 고민에 빠져 있던 케인과 헤르딘을 향해 드래곤이 브레스를 뿜으며 다가왔다.




"조심해!!"




슈하아아아악!!!




케인은 본능적으로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 마법을 또 한 번 펼쳤고, 이들은 온몸이 녹아내릴 것만 같은 공간 속에서 브레스가 끝날 때까지 한참을 버텨야만 했다.




후우우웅!!




녀석이 다시 지나가고 보호막을 걷어낸 케인.




그런데 그는 헤르딘의 표정에서 묘한 미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될 걸세..."




"뭐가?"




"조금 전 저 녀석의 브레스 말이야. 이 정도의 화력이면 가능할 거야!"




놀랍게도 헤르딘은 드래곤이 뿜어낸 브레스로부터 주변의 레드 스톤이 붉게 달궈지는 모습을 발견했고 그것을 화구로 삼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 정말 그거면 되겠어?"




"그렇네. 다만 이 보호막 때문에 열기가 조금 약해져 부족할 수도 있네."




"그럼 그 말은..."




헤르딘의 말은 완벽한 작업을 위해서라면 보호막을 걷어내고 드래곤의 브레스를 레드 스톤에 직접적으로 닿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망치를 두드리기도 전에 사람이 먼저 녹아내리지 않겠는가.




때문에 케인은 모두를 보호하면서도, 레드 스톤만 닿을 수 있게 그 틈을 열어두어야만 했다.




"... 할 수 있겠는가?"




"... 해봐야지."




헤르딘의 걱정 섞인 물음에 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얼마나 걸리려나?"




"이 정도의 화력이라면 한 시간 내로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네."




"한 시간..."




이는 분명 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짧은 제작 시간이었다.




평범한 갑옷을 만드는 데에도 몇 날 며칠, 혹은 몇 주가 걸리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헤르딘은 장인의 경지를 넘어선 대장장이일뿐더러 그의 망치는 특수한 물건이었기에 그 두드리는 힘이 달랐다.




다만 이 말을 달리하면 한 시간 동안 드래곤을 상대하며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것과 같았고 그 사실은 모두에게 지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일 것이었다.




"까짓 거 해보자고!"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선택지가 없다는 것은 동일했고, 하스가 가장 먼저 힘차게 소리치며 앞으로 나섰다.




그런 그의 모습에 용기를 얻은 것일까, 롭스도 선원들에게 있는 힘껏 싸울 것을 명령했고 병사들도 사기를 얻은 것처럼 보였다.




모두가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용기를 내는데 정작 자신은 주눅 들 수 없었던 케인.




다행스럽게도 다른 이들의 함성 소리에 이미 그의 입가에는 용기로 지어진 미소가 있었다.




"다들 어떻게든 한 시간만 버텨보자고..."




"크에에에에에에에엑!!!"




이들의 결정과 각오를 기다려주기라도 한 것일까.




때마침 드래곤이 날아오고 있었고, 그들은 드래곤이 이곳을 향해 브레스를 뿜어낼 수 있게 주의를 끌었다.




"발사!!!"




퍼퍼퍼퍼퍼펑!!




피피핑-!!




후욱!!




녀석을 향해 수많은 대포와 화살이 발사되었고, 창과 검이 투척되기도 했다.




어떤 것은 녀석에게 닿지도 못했고, 설령 닿았다고 하더라도 단단한 비늘에 흠집도 내지 못한 채로 힘 없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녀석이 이런 공격에 조금이라도 시선이 끌리고, 압박감을 받고, 거슬려해 준다면.




그로 인해 녀석의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강력한 브레스가 뿜어져와 준다면.




그토록 두렵던 드래곤의 브레스를 기다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된 그들이었지만 죽음을 각오하는 용기로 녀석을 맞이했다.




후아아아아아아악!!!




다행스럽게도 드래곤은 이들의 계획은 꿈에도 모른 채 또 한 번 브레스를 뿜어내주었고 케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보호막을 펼침과 동시에 레드 스톤이 있는 곳으로 그 화염이 이어지게 만들었다.




"... 좋아...!!"




녀석이 지나가고, 헤르딘은 자신이 생각했던 대로 드래곤의 강한 브레스가 수많은 레드 스톤들을 녹여내주고 있다는 것을 발견해 소리쳤다.




"크윽... 이 짓거리를 몇 번이나 더 해야 하는 거야...?"




"생각보다 화력이 강해서 앞으로 두세 번 정도면 충분할 걸세. 조금만 힘내주게."




확실히 효과는 있었지만, 드래곤의 브레스를 보호막 하나로 견뎌내야 한다는 것은 케인을 포함해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일이었고 이것이 지속된다면 제대로 된 싸움을 하기도 전에 모두의 체력이 바닥날 것이었다.




앞으로 많아야 세 번.




제발 두 번 만이길 간절히 기원하는 모두의 바람 속에서 헤르딘의 망치질이 사방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카앙!! 깡!! 까아앙!!!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맑고 청량한 소리.




극한의 상황이지만 헤르딘은 어쩌면 또 한 번 전설적인 장비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생각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망치를 두드려댔다.




"우리도 멍청하게 보고 있을 시간 없어!! 조금이라도 녀석의 힘을 빼야해!!"




케인의 외침에 다시 모두가 지친 몸을 이끌고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드래곤에게 효과가 있었던 것은 대포.




포탄이 부족해 처음과 같은 화력을 낼 수 없었던 게 흠이었지만 이들에게는 케인이 있었다.




슈하아아아악!!




항상 계획은 대비책을 세워둬야 하기 마련.




헤르딘이 갑옷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해 하스가 드래곤의 등 위에 올라타는 것은 대포로 녀석이 죽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였다.




우선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했고, 케인은 꿈 마법으로 수많은 포탄을 소환해 내 모든 배에 보급을 해주었다.




"포탄이다!!"




포탄이 떨어져 점차 사기를 잃어가던 다른 배의 선원들은 케인이 만들어낸 포탄을 보고 다시 사기가 솟구치기 시작했고, 서둘러 대포를 장전해 드래곤을 향해 조준했다.




치이이이익!!




다시 한번 롭스의 선박들에서는 대포의 심지가 타올랐고 그것은 일제히 폭발하며 드래곤을 향해 무시무시한 포탄을 날렸다.




퍼어엉!!




쐐애애애애액!!




듣는 것만으로도 아찔함이 느껴지는 포탄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




여전히 그것들이 모두 드래곤에게 명중할 수는 없었지만 멈춘 줄만 알았던 대포들의 연주가 계속된다는 것은 녀석이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건방진 인간들...!!"




예상치 못한 상황 전개에 화가 나기라도 한 것일까, 녀석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포탄을 보며 이를 가는 듯했다.




퍼퍼퍼퍼퍼펑!!!




그러나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화를 내는 것 따위는 포탄을 피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고, 녀석의 몸에는 수많은 대포탄이 폭발하며 엄청난 피해를 안겨다 주었다.




"성공이다!!!"




포탄이 명중한다는 것은 선원과 병사들에게 배가 넘는 사기를 충전시켜 주었다.




치이이이익!!




폭발이 일어나고 드래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들이 걷히며 녀석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상당히 지쳤는지 하늘을 누비며 비행하는 속도가 현저히 줄어든 게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였고, 녀석의 단단하고 매끈하던 비늘 중 일부는 조금 파손이 되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생각한 것 이상의 효력을 보고 있는 대포.




반쯤 불타올라 파손이 되어버린 한 척의 선박을 제외하고 총 여덟 척의 선박에서 발사하는 대포였기에 드래곤에게 이 정도의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것이었다.




선원들은 녀석의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것을 보고는 더더욱 틈을 주지 않으려 했다.




치이이익!!




퍼퍼퍼퍼펑!!




케인이 있는 한 포탄은 무한하게 공급받을 수 있었고, 그들의 강력한 대포는 멈추지 않았다.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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