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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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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연재수 :
1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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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3
추천수 :
573
글자수 :
798,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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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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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42화

DUMMY

서로 맡은 세력을 스레나딘 가문과 맞서 싸울 조력자로 설득하기 위해 갈라선 케인 일행.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여정을 떠나고 있었지만 안타깝고 그리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같은 듯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던 하스.




그는 아련함에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펑펑 울며 숲 속을 걷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롭스와 작별 인사를 나눴던 곳에 도달했다.




"크흑... 젠장, 다시 와버렸잖아..."




결코 아쥴 항구가 반갑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좋지 않은 시기에 좋지 않은 이유로 온 것이 슬픈 것일 뿐.




어쨌든 슬픔을 억누른 채로 조금 더 걸어가던 하스는 다시 바쁘게 돌아가는 아쥴 항구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롭스는 물론 그의 선원들 또한 하스가 홀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꿈도 꾸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털레~ 털레~




분명 조금 전까지는 씩씩한 걸음이었지만 막상 아쥴 항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힘이 쭉 빠지며 몸이 축 처지는 하스다.




"에휴..."




그리고 지하 광산까지 닿을 것 같은 깊은 한숨까지.




하스가 아쥴 항구에 도착했지만 사람들은 아직 그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끄응... 롭스를 만나려면..."




순항선의 운행이 멈춘 지금이라면 롭스는 딱히 별 할 일 없이 여관에서 술을 퍼마시고 있을게 분명했다.




때문에 하스는 곧장 그와 팔씨름 대결을 펼쳤던 여관으로 향했고, 가는 길에는 종종 그의 선원들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어...?"




때 마침 하스와 그들의 눈이 마주쳤고 선원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몇 번 손으로 비비더니 헛것을 본 사람처럼 스스로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




"... 하스!?"




뒤늦게 그의 존재를 확신한 선원들은 화들짝 놀라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 자, 잘 있었냐!? 하하하하하!!!"




안부를 묻기에는 반나절만에 돌아온 하스.




"...?"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어색하게 웃어대던 하스는 여전히 어리둥절해하는 선원들의 표정에 웃음을 멈추고 목을 가다듬었다.




"크흠, 흠... 갑자기 롭스에게 볼 일이 생겨서 말이야. 혹시 여관으로 가면 녀석을 볼 수 있으려나?"




"... 아! 롭스 말인가? 롭스는 지금 여관에 없을 거야."




하스의 물음에 잠시 얼빠진 표정으로 멍하니 있던 그들은 뒤늦게 롭스의 행방에 대해 말해주었다.




"엥? 그 자식이 술을 안 마시고 있다고? 그럼 어디 있는데?"




"최근에 크라켄과 싸운 이후로 스스로가 조금 무력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기존에 만들던 새로운 배를 전투용으로 개조 중이야. 이쪽 길을 따라가면 조선소가 있을 테니 한 번 가봐."




당연히 여관에서 술을 마시고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그는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는 듯했다.




"흐음... 괜한 헛걸음을 할 뻔했군. 아무튼 고맙다."




하스는 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알려준 길을 따라 이동했고 조금 가다 보니 정말 선원들이 말한 대로 큼지막한 조선소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저기에 롭스가 있단 말이지...'




케인, 셀리나와 함께 올 때와는 달리 홀로 아쥴 항구를 찾아오니 꼭 여행객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쪽으로 옮겨!!"




"거기 조심해!!"




카앙!! 카앙!!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배가 만들어지며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음.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조선소였지만 하스에게는 묘하게 그것들이 평화롭게 느껴져 왔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이런 평화로움 따위를 즐기러 온 것이 아니었다.




하스는 이 넓고 큰 조선소 주변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롭스를 찾기 시작했다.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작은 키, 그에 걸맞지 않은 다부진 근육질의 몸매.




보기 흔한 체형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롭스의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 배를 만들고 있다고 했었지?"




그때 롭스의 선원들이 말해준 이야기가 떠오른 하스.




롭스는 새로 건조 중인 배를 직접 손보고 있다고 했었고 하스는 조선소에서 배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건조 중인 배는 총 아홉 척.




그런데 어쩐지 배들의 생김새가 전부 똑같아 보였고 그것은 하스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 뭐야? 왜 죄다 똑같이 생겼어?"




하스는 고장 난 것처럼 한참이나 그 배들을 번갈아가며 보더니 이내 그 배들 중 한 대가 유독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 차이점은 바로 선수상에 있었다.




크라켄의 촉수 형상을 하고 있는 다른 배들과는 달리 하스가 발견한 배는 크라켄의 머리와 몸통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만약 이 배들이 나란히 바다의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모습을 정면에서 본다면 하나의 거대한 크라켄이 바다를 지배하는 듯한 형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끄응... 뭔가 불길한 예감이..."




이러한 배들의 특징을 눈치챈 하스는 뭔가 생각이 떠올랐는지 설마 하는 마음으로 크라켄의 머리를 선수상으로 하고 있는 배를 향해 걸어갔다.




카앙!! 캉!!




드르르르르륵-!! 드르르르르르륵-!!!




치이이이이익!!




"하나, 둘, 셋!!!!!"




"흐으으으읍!! 차!!"




"더! 더 돌려!!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배가 버티지 못한다!!"




조금 전 하스가 겪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소음 가득한 이곳.




하스처럼 배에 대해 무지한 자가 와도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배가 가장 중요하고 많은 이들의 노력이 들어간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었다.




"이봐!! 여긴 일반인이 들어오는 곳이 아냐!! 위험하니 당장 나가!!"




그런데 그때 작업을 주도하는 자로 보이는 남자가 하스를 발견하고선 호통치듯 경고하며 소리쳤다.




덕분에 하스는 조금 놀라고 당황한 듯했지만 이곳에 찾아온 목적이 있었기에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




"아, 그게 롭ㅅ..."




"뭐라고!?!?!? 안 들려!!!!! 아무튼 위험하니까 나가!!!!!!"




그러나 이곳이 너무 시끄러웠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다지 하스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는 손을 이리저리 휘휘 저으며 하스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한 표정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을 것이다.




하스라는 남자의 목소리가 얼마나 우렁찬지를...




"흐음..."




퉁명스러운 남자의 태도에 조금 기분이 상한 듯한 하스.




그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는가 싶더니 이내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기로 결정했다.




"스으으으읍!!"




숨을 크게 들이쉬자 부풀어 오르는 하스의 가슴.




이내 그의 입에서는 조금 전 그 남자를 깜짝 놀라게 만들 우렁찬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롭!!!!!!!!!! 쓰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쿠구구구구구구궁-!!!




조선소에서 생기는 수많은 소음들을 뚫고 선명하게 뻗어져 나오는 하스의 엄청난 목소리.




그러자 순간적으로 조선소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모두 하던 행동을 멈추고 그를 쳐다보았다.




마치, 이 조선소에 엄청난 괴수라도 나타난 것처럼 말이다.




물론 그것은 괴수가 아닌 하스였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놀란 표정을 지은 채로 멍하니 서 있었다.




"... 예...?"




조선소를 가득 메우던 소음이 사라지고 모두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깜짝 놀란 작업자가 물었다.




"후우... 이제 좀 내 말을 들을 준비가 되셨나 보군."




하스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서는 작업자를 향해 롭스의 행방에 대해 물어보았다.




"롭스를 찾으러 왔는데요. 조선소에 있을 거라고 해서."




"아, 아... 롭, 누구요?"




"음? 롭스요. 바실리 호 선장."




"아, 아아!! 롭스요!? 저쪽에 있을 겁니다. 어이!! 롭스를 불러와!!"




조선소에 울려 퍼진 하스의 목소리가 꽤나 충격적이었던 걸까, 그는 한 번 더 물어본 뒤에야 질문을 이해했고 뒤늦게 롭스를 부르기 시작했다.




"됐어, 이미 왔다고. 이 애송이 녀석, 목소리가 대체 얼마나 큰 건지!"




하지만 이곳에서 그런 하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자가 있을 리가 없었고 조선소 어딘가에 있던 롭스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누군가 불러주기도 전에 이미 도착해 있었다.




"롭스!!"




"하스!!"




하스는 그를 마주하자마자 반가운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고 롭스 또한 마찬가지로 반가운 표정을 드러내며 그를 와락 안아주었다.




누가 보면 몇 년 만에 마주친 것처럼 말이다.




"어쩐 일이야? 기껏 마중까지 나가줬더니."




반가움을 표시한 롭스는 귀가 가려운지 새끼손가락으로 후비적거리며 물었다.




"그게..."




그런데 하스가 다시 찾아온 이유를 말하기도 전에 롭스가 말을 끊으며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하하!!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지금 우리가 만들고 있는 배를 먼저 구경해 보라고!!"




"... 중요한 건ㄷ..."




"자!! 이리 오게!!"




롭스는 또 한 번 하스의 말을 끊으며 어디론가 데려가기 시작했다.




"자, 이번에 새로 건조 중인 드라케드 호다!"




"저기 그러니까 롭스..."




"바실리 호에는 없는 함포를 설치하고 돛의 종류를 바꿔 순간적인 선회가 잘 되도록 만들었지! 이것만 있다면 크라켄을 다시 한번 만나더라도 충분히 무찌를 수 있을 거라고!"




롭스는 이미 자신이 만들고 있던 배에 완전히 푹 빠져버린 듯 계속해서 주절거렸고 하스는 끼어들 틈을 찾지 못하고 귀에 딱지가 지도록 그의 배 자랑을 들어주어야 했다.




"후후후. 그리고 보다시피 지금 이 건조 중인 모든 배들이 바로..."




"롭스!!!!!"




결국 참다못한 하스가 소리를 치며 그의 배 이야기를 끊어버렸고 롭스는 조금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 그래, 여기 다시 온 이유가..."




"후... 오늘 이놈이고 저놈이고 본인 하고 싶은 말만 주절거리고 말이야."




"미, 미안..."




"사과는 됐어. 나도 부탁할 게 있어서 찾아온 거니까."




"부탁?"




하스의 진지한 표정에 롭스는 무언가 낌새를 눈치챈 것 같았고 하스는 이제야 비로소 그를 찾아온 이유를 말할 수 있었다.




"... 너와 선원들의 도움이 필요해 롭스..."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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