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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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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98,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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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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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44화

DUMMY

"... 흐음."




셀리나가 엘프 숲에 도착했을 무렵, 판타나에서 갤리타스를 다시 만나게 된 케인.




그는 이미 갤리타스를 설득하는 데에 성공했다.




아니, 정확히는 이미 갤리타스는 케인에게 필요한 것을 준 뒤였다.




"그러니까 이게, 필요할 때 우릴 도와줄 거란 거지?"




케인은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한 반지를 매만지며 쳐다보았다.




그것은 이전에 시라카스의 뒷골목에서 갤리타스가 그에게 친구가 된 선물로 준 보라색 반지였다.




그는 케인에게 이것을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사용하라고 했지만 케인은 그것을 잊고 있었는지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고, 갤리타스는 그 사실에 무척이나 화를 내며 호통쳤다.




그럼에도 갤리타스는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고 그저 씩 웃어 보일 뿐이었다.




케인 일행이 크라켄을 물리치고 북부 대륙의 플리샤보르까지 처리하고 오는 동안 갤리타스는 자신의 그녀와 연인이 되는 데에 성공했는지 반지 외에는 별 다른 말 없이 그녀와 시간을 보내러 사라졌다.




이런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어쩐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갤리타스.




하지만 케인은 아직 그의 몸에 언데드의 독이 남아있어 싸움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갤리타스는 다른 이들과는 달리 기억 포션을 들이켜지도 않고 케인의 말을 믿어주었다.




의리로 살고 의리로 죽는 갤리타스다운 행동이었다.




덕분에 포션을 아끼게 되긴 했지만 마땅히 그것을 이용해 설득할 누군가를 찾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게 어찌 되었든 케인은 스레나딘 가문의 눈에 띄기 가장 좋은 판타나에 위치해 있었고 다른 일행들이 아군을 이끌고 오기 전까지는 몸을 숨기고 있어야만 했다.




똑똑-




때문에 케인은 이전에 하스, 셀리나 그리고 카츠와 함께 머물렀던 여관을 찾아갔다.




판타나에서도 외진 이곳이라면 조금이나마 그들의 감시망을 피해 갈 수 있을 것이었다.




케인은 이전에 쓰던 방보다 더 작은 방을 빌린 뒤에 그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지는 침대에 몸을 맡긴 채로 동료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하스, 그는 늘 단순하고 무식한 방법을 선택해 왔지만 묘하게도 사람을 끌어들이는 재주가 있었다.




게다가 케인과 셀리나 보다 롭스와 유독 친분이 깊었으니 충분히 그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었다.




다만 오히려 셀리나 쪽이 걱정이었다.




그녀는 분명 현명한 엘프.




그녀가 설득할 대상인 다른 엘프들도 물론 현명한 자들로 가득했지만 동족에 대한 유대가 무척이나 강했기에 오히려 이런 위험한 싸움에 개입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었다.




만일 그녀가 엘프들을 합류시키는 데에 성공한다면 큰 전력을 얻게 되는 것이겠지만, 반대로 실패한다면 그만큼 스레나딘 가문과 불리한 싸움을 하게 된다는 것과 같았다.




비록 이전에 케인 일행을 습격해 왔던 그들은 세 사람만으로도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지만 그들은 스레나딘 가문 중에서도 지위가 가장 낮은, 그러니까 가장 약한 자들로 편성이 되어있던 것이 분명했다.




즉, 스레나딘 가문이 전력을 다해 공격해 온다면 엘프들 없이 막아낼 수 없을 것이었다.




게다가 그들과의 싸움에서 벌어지는 왕궁의 병사들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그들은 귀족 가문을 공격한 케인과 그의 동료들을 반군으로 간주하고 총공격을 감행해 올 것이다.




물론 케인은 그 상황을 대비하고는 있었지만 아군의 최소한의 죽음은 피해 갈 수 없을 것이었다.




"후우..."




어쩌다 일이 이렇게 크게 된 것인지 한숨만 터져 나오는 케인.




복잡해진 머릿속에 조금 두통이 찾아오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러나저러나 동료들이 오기까지는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그는 잠시 잠을 청하기로 결정했다.




마침 꽤 먼 거리를 걸어오는 탓에 그의 몸에는 피로가 쌓여 있었고, 눈을 붙임과 동시에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얼마나 잠에 들었을까, 케인은 타는 듯한 갈증에 슬며시 눈을 떠 물이 담겨있는 통을 찾으려 했다.




"음...?"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일까, 자유로워야 할 케인의 손이 무언가에 묶여 있는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뭐, 뭐야?"




손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몸 전체는 딱딱한 침대에 꽁꽁 묶여 있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번뜩 정신을 차린 케인.




하지만 그가 이 당황스러운 상황에 대처하기에는 이미 늦은 듯했다.




케인의 주위에는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망토를 두르고 있는 네 명의 괴한들이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의 정체를 숨기려 하는 것 같았지만 케인은 그들이 누군지 단 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지금 이 시기에 케인을 습격할 세력은 스레나딘 가문 한 곳 밖에 없으니.




"이 자식들이..."




그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가 중요한 것.




몸이 묶여 있었지만 이제 케인은 손을 대지 않고도 꿈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경지에 올랐고 곧장 꿈 마법을 사용하려 했다.




슈하아아... 펑!!




그런데 케인이 미처 생각지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그의 손을 따라 흘러나오던 빛이 갑자기 폭발하며 허공에서 사라진 것이었다.




"마법은 통하지 않는다. 케인 에슈테르."




그때 네 명 중 한 명이 당황스러워하는 케인에게 말을 걸어왔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 지을 수 없는 목소리.




적대적인지 우호적인지조차 알 수 없는 말투.




하지만 적어도 케인은 그들이 자신의 아군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고, 그의 말에 자신의 팔을 묶고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느껴지는 촉감으로는 단순한 밧줄인 줄로만 알았던 그것은 그림자처럼 어두웠고 밧줄보다는 탄력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케인은 그 검은 밧줄 같은 것이 자신의 마나를 제어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즉, 지금 그는 좀처럼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




마법사에게 마법이 없다면 시골의 촌뜨기 농부보다도 허약한 존재일 것이다.




"... 크읏...!!"




어떻게든 힘으로 그것을 풀어보려 했지만 대체 무슨 재질로 만들어진 건지 좀처럼 풀릴 기세는 보이지 않았다.




"소용없다. 네가 발버둥 치려 할수록 더욱 조여 갈 테니."




이번에는 다른 자가 말을 걸어왔는데, 이전 사람과 똑같은 목소리, 똑같은 말투였다.




마치 한 사람이 넷으로 나뉜 것만 같은 그들은 자리를 지킨 채로 케인에게 다가오지도, 멀어지지도 않았다.




"... 원하는 게 뭐지?"




케인은 지금 이들이 자신을 공격하거나 어딘가로 데려가지 않는 게 무언가 목적이 있다고 생각했다.




"케인 에슈테르. 당신이다."




"이봐, 나를 노리고 있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고. 지금 이러는 이유가 뭔데?"




"당신이 우리에게 우호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우리의 임무다."




"푸핫!! 가당치도 않군. 내가 미쳤다고 너희를 도와주겠냐!?"




케인은 그들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독기 가득한 눈으로 소리쳤다.




"... 케인 에슈테르, 당신은 아마 하리인 마을에서 지내왔었지."




그런데 그들은 케인의 대답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여전히 제 자리에 선 채로 말했고 그것은 케인을 흠칫 놀라게 만드는 말이었다.




"그만큼 마을 사람들과 친분도 있을 테고 말이야."




"이 자식들이...!!"




"그중에서도 여관 주인의 이름이... '마키르'라고 했던가?"




이것은 케인을 향한 협박.




자신들을 돕지 않으면 하리인 마을 사람들과 그의 오랜 친구 마키르를 위험에 빠뜨리겠다는 분명한 협박이었다.




"마을 사람들을 건드리면...!!"




파지지지지직!!!




그런데 그때, 스레나딘 가문의 부하들이 하리인 마을 사람들과 마키르를 이용해 케인을 협박하자 마나를 제어당하던 케인의 손에서 마나가 불안정하게 튀기 시작했다.




"...!"




그러자 묵묵히 서 있던 그들도 이번만큼은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 들었다.




"대기하라. 아직은 우리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그들에게 끝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마지막 사람이 나머지 모두의 행동을 멈추게 했다.




"... 알겠습니다."




이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는 케인의 상태를 조금 더 지켜보더니 아예 검을 도로 집어넣으라고 명령했다.




파지지지직!! 파직...




순간적으로 차오르는 분노에 잠시 폭발적인 위력을 내었던 케인.




하지만 그의 손을 묶고 있는 이 밧줄은 생각보다도 더 강한 듯했고 그는 이 이상의 힘을 낼 수가 없었다.




"치잇!!"




분노가 차오르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더 큰 분노가 찾아오는 케인은 어떻게든 밧줄을 풀어보려 했지만 조금 전 그들의 말대로 오히려 그 밧줄은 손목을 더 강하게 조여왔다.




"소용없다고 말했을 텐데. 그리고 네 녀석이 이런 모습을 보일 때마다 하리인 마을 인근에 매복하고 있는 우리의 병사들은 그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거다."




케인의 반항적인 모습에 괴한들의 대장이 한 번 더 케인을 협박해 왔다.




만약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케인은 그들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스레나딘 가문에 협력해야 할 것이었다.




그러나, 반대로 지금 케인이 이들을 해치울 수 있다면 하리인 마을을 지킬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




손과 발, 몸이 묶이고 마나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는 그 방법이 중요했다.




어떻게든 빠져나갈 방법을 떠올리던 그때, 케인의 손에서 무언가가 만져졌다.




'이건... 갤리타스가 준 반지?'




그것은 다름 아닌 갤리타스가 그에게 선물했던 보라색 보석이 박힌 반지였고 갤리타스는 이번 싸움에서 그것을 사용하라고 일러주었었다.




사용 방법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반지였지만 케인은 그것이 이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키이이이이잉-!!




그리고 그의 생각과 함께, 이 작은 여관방 안에서 하나의 기다란 빛줄기가 하늘로 높이 솟아올랐다.




후와아아아아악!!!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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