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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연어
작품등록일 :
2023.12.31 14:05
최근연재일 :
2024.02.1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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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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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 개평 (4)

DUMMY

22화 : 개평 (4)



북부 2기사단 밀러는 멀뚱히 눈을 깜빡였다.


방금 저 선배님이 뭐라고 말 한 거지? 대련 앞에 ‘지도’라는 단어를 생략한 게 아니란 말인가? 진짜로 내가 삼공자한테 질 거라고 말한 건가?


북부 아카데미 수석 졸업자, 압도적인 성적에도 불구하고 가문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최북단의 시골마을을 대리통치하러 떠난 기사, 철벽의 기사라는 칭호까지.


칭호와 걸맞는 어깨를 가진 완벽에 가까운 사내.


‘하지만 그것도 옛말이지.’


결국 그 가문의 의무니 멍에니 뭐니 하는 그것 때문에, 최북단 시골 마을에서 문서나 깨작거리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북부 아카데미 출신이라면 모두 다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그 때문에 수많은 북부 귀족들의 영애들조차 혼사를 희망하는 이가 없다고 들었다.


상황이 이러하니 오죽하면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네크레스처럼은 되지 말아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


밀러의 기준에서 네크레스는 대단한 기사이면서도 어딘가 문제가 있는 기사였다. 도대체 그런 실력을 가지고서 왜 이런 변방까지 자처해서 온단 말인가?


‘아, 뭔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나 보군.’


마치 삼공자가 자신보다 검술 실력이 월등할 것처럼 말하는 것을 보아하니 문제가 있는 게 분명했다.


어쩌면, 가문의 의무라는 핑계로 물 좋고 공기좋은 산골에서 휴양하기 위해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하···. 대련하다가 지는 게 두렵다니요. 기사로서 어찌 두려운 게 있겠습니까? 제가 두려워 하는 건 기사로서 당당하지 못하고, 임무를 수행하지 못할 때입니다. 대련의 승패가 아니라.”


밀러는 마치 승패가 중요하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철벽의 기사가 이상한 말을 할지라도 자신이 격하게 대응할 수는 없었다. 후배였으니까.


“그것도 중요하지. 그런데 삼공자에게 지면 임무를 수행했다고 볼 수 있나? 하긴, 검을 다시 들었는지 확인하는 게 다였으니까···. 져도 문제는 없겠군.”


네크레스는 밀러를 보면서도 혼잣말인 것처럼 중얼거리며 뭔가를 적기 시작했다.


“하하······. 뭐, 검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밀러는 확신했다.


철벽의 기사니, 역대 아카데미 최고 성적의 수석이니 뭐니 해도, 지금 상태는 분명 어딘가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고.


9살에 검을 놓고 도박꾼이 되어버린 삼공자가 대련에서 자신과 싸워 이긴다는 생각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


2기사단의 가장 말단에 있는 기사가 오더라도 승패를 논할 수준이 아니었다. 하물며 나름 상위권에 속한 자신인데, 어찌 진단 말인가?


‘아니지, 나도 자꾸 비교해서 마음이 상했나.’


계속해서 승패에 대한 생각에 머물자 밀러는 마음을 다잡았다. 애초에 생각할 필요도 없는 문제로 마음을 뺏길 필요가 없었으니까.


후우우.


밀러는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다잡았다. 항상 1등이 되고 싶었고, 끊임없이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그였다. 이번 일도 해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밀러가 다시 말하려던 순간.


“어이가 없군.”


다른 쪽에서 먼저 반응이 나왔다. 무리네였다.


“이봐, 수석. 진짜 촌동네에 박혀 있다보니 세상 물정 모르는 촌뜨기가 되었나? 아니면 1기사단에 있던 수석께서는 2기사단 초급 기사는 하찮게 보이나 보지?”


밀러 대신 무리네가 대신 화를 내기 시작했다. 자기 아래에 있는 기사를 무시할 수 있는 건 자신만 가능하지, 특히나 저 수석 놈에게 무시받는 건 참을 수 없었다.


“밀러! 2기사단에 입단한 지 얼마 됐지?”


“예, 2년 됐습니다.”


“그러면 입단하기 위해서 기사 지망생 시절은 몇 년을 보냈어?”


“4년 걸렸습니다.”


밀러는 자부심 가득한 목소리로 답했다. 올해 스물의 나이로 2기사단 내에서도 어린 편이었다.


그도 그럴게, 마나를 느끼고 검에 담을 줄 알게 되는 1서클 마나 유저가 된 사람만 기사 지망생이라 불렀다. 이것만 해도 재능의 벽을 넘지 못해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그 다음으로는 심장에서 마나의 고리 두 개를 만들어 2서클 마나 유저가 되어야 했다. 문제는 마나를 검에 담는 걸 넘어 압축해서 ‘오러’를 끌어올려야만 진정한 의미로 2서클에 다다랐다고 할 수 있었다.


1서클에서 2서클의 벽을 뚫기 위해 3년이 걸리는 사람은 천재라 불렸다. 5년 걸리는 사람은 범재 였고.


보통 7년 안에 뚫지 못하면 재능 문제라 여기고 기사 지망생 생활도 끝이 나는 편. 그러니 밀러는 지망생으로 4년 지냈으니 범재 수준에서도 꽤나 재능이 있는 편인 셈이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삼공자가 검을 놓은 게 9살 때였지? 한창 그 나이때 검술을 터득하는 속도가 빨라서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긴 했지.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결국 마나를 쌓지 못해 좌절하고 도박꾼이 되었는데.”


“도박꾼······. 그래. 좋아. 그럼 내기 하나 하는 건 어때?”


무리네를 보는 네크레스의 눈빛이 달라졌다.


“내기?”


“그래. 내기. 내일 레이 공자님과 기사 밀러가 대련을 했을 때 누가 이기는지 보자고. 마나는 쓰지 않고, 일절 검술로만. 어떤가?”


“한 손으로 상대해 달라거나,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이게 한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검술로 이기느냐 지느냐로 내기를 하자는 거야? 내가 똑바로 들은게 맞아?”


“역시. 부단장이라서 그런지 이해가 빠르군.”


네크레스는 집무실의 손님맞이용 허름한 소파에 등을 묻으며 말했다. 소파가 소름끼치는 소리를 냈지만 핏빛 갑주 세 사내들은 되려 조용했다.


잠깐의 정적이 지나간 뒤.


“하하하하하···. 어이가 없군.”


네크레스의 진지한 눈빛을 확인한 무리네가 실소했다. 2기사단이 1기사단에 밀리는 건 맞지만, 그건 1등 뒤에 있는 2등의 설움일 뿐이었다.


대륙 전체로 따지자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사단이었다. 어디 가서도 핏빛 갑주는 무시받지 않고 오히려 경외받는 수준의 기사단이었다.


그걸 잘 아는 네크레스가 무시하는 것처럼 말하니 어이없는 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무리네는 다시금 흉터가 난 콧대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지난 날의 악몽이 떠오를 때마다 만지는 습관이었다.


“혹시······. 쫄리면 도망가도 괜찮아. 아카데미 때처럼.”


“······여독을 풀 것도 없다. 밀러! 당장 내일 삼공자와의 ‘지도’ 대련을 준비해라.”


네크레스의 말에 무리네가 웃음을 거두며 외쳤다.


“간만에 보는 차석 눈빛이 살벌하네 그래. 그럼 내일 12시. 연무장으로 오라고. 마나는 쓰지 않고, 오로지 목검 대련으로.”


“알겠다. 그리고.”


“그리고?”


“내기에는 거는 게 있어야지? 밀러가 이기면 저걸 내놔라.”


무리네가 가리킨 곳에는 벽에 달린 박제된 엘크 머리가 있었다. 그 아래에는 자그맣게 ‘아카데미 수석 기념’이라고 적혀 있었다.


“마음대로. 그러면 나는···. 삼공자가 이기면 임무 완료할 때까지 내 명령을 따라. 사실 이건 당연한 건데, 가능하지?”


무리네는 네크레스의 말에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이 휘적휘적 걸어서 나갔다. 밀러와 스웰도 황급히 뒤따라 나갈 뿐이었다.


쾅!


“것 참. 집무실 오는 사람마다 문을 쾅쾅 닫네.”


삐이걱.


세 사람이 나가자 오래된 소파에서 바람빠진 소리만 날 뿐이었다.



***



“밀러! 자신 있나?”


글리우텐의 첨탑 복도, 무시당했다고 느꼈는지 휘적휘적 걷는 무리네의 언성이 높았다.


“예! 맡겨만 주시지요. 애초에 검도 놔버린 애송이 하나에게 진다는 게 말이 되겠습니까?”


“당연한 말이지만 그래도 방심하지 마라. 저 놈이 저렇게 확신있게 내기를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기분이 찜찜하니까.”


무리네가 날카로운 눈빛을 밀러에게 보냈다.


“오히려 좀 화가 납니다. 아무리 철벽의 기사가 선배님이긴 해도 2기사단의 명예를 무시하는 발언이잖습니까? 제 개인 실력에 대한 무시로 끝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밀러 또한 화가 난다는 듯이 말했다.


“저 놈은 항상 철두철미한 편이지, 저렇게 즉흥적인 놈이 아닌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방심하지 마라.”


“예, 알겠습니다! 걱정 붙들어 매셔도 됩니다, 부단장님.”


밀러가 대답하는 순간, 복도 반대편에서 두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그러니까 공자님, 제가 바람을 벗삼아 이리저리 떠도는 나그네처럼 보여도 소속이 있고 정기적으로 가야 하는 곳이 있는데···.”


말하는 사람은 등 뒤에 기타를 멘 평범한 인상의 30대 사내였다. 반면 그 이야기를 듣는 대상은 첫눈이 내린듯한 흰색 머리의 훤칠한 얼굴의 소년.


레이였다.


“삼공자를 뵙습니다.”


무리네가 레이를 발견하고서 먼저 고개를 숙이며 예를 표했다. 하지만 표정은 경멸에 가까운 것이었다.


“음? 처음 보는 이들이로군. 자네들은 누구시오?”


“이번에 아이스 트롤 던전 토벌을 위해 파견 온 2기사단 부단장 무리네입니다. 근데, 공자께서 제가 기억이 나지 않으신가 봅니다?”


무리네는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게스타브에서 헤어진 지 이제 한 달이 좀 지난 시간이었다.


그 동안 자신을 열심히 피했던 삼공자였기에 지금과 같은 반응이 묘하게 느껴졌다.


“아아! 기억 났소. 으음, 그러면 설원보다 차라리 네크레스 경에게 던전 토벌에 끼워달라고 말해야 겠군. 참, 바드께서도 들으셨소? 서사시를 만들 때 중요한 이야기가 될 것 같으니 던전까지도 함께 가는 거요.”


“아, 예. 던전에 가면 저야 좋습니다만, 근데 아까 이야기하던 개인적인 일정에 대해서 먼저···.”


레이는 한순간에 무리네를 무시하곤 옆에 서 있던 음유시인과 대화를 나누었다.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서사시요?”


뒤에 서 있던 스웰이 껄렁거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소. 여기 있는 바드는 내 서사시를 지어 줄 사람이거든. 세상을 변혁시킨 수준의 영웅들은 다들 서사시 하나 쯤은 있으니까 말이오.”


레이는 자신이 이미 영웅인 것처럼 서사시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당당하게 말했다.


레이의 말을 들은 세 기사들은 잠시 침묵했다. 찰나의 시간이 흐르자, 세 남자는 약속한 것처럼 동시에 웃었다.


“큭, 아. 죄송합니다. 삼공자님. 웃으면 안 되는데. 무슨 서사시를 만든단 말입니까? 제가 아는 영웅들의 서사시 맞습니까?”


무리네가 부단장의 사회적 위치를 생각하고 최대한 빨리 웃음기를 지우며 물었다. 하지만 답은 뒤에서 들렸다.


“혹시, 도박의 시 아니랍니까? 크크큭.”


“아, 맞네. 그러니까 철벽의 기사도 삼공자한테 물들어서 내기하는 거 보면 딱 맞습니다.”


스웰과 밀러는 웃음을 자제하지도 않은 채 말했다. 명백한 비웃음과 조롱의 웃음소리였다.


“원래 도박은 역베팅이지. 이야. 글리우텐이 춥다보니 겨울을 이겨내려고 도박 열풍(熱風)이 부나 봅니다. 크큭.”


“그만.”


“넵.”


비웃음이 그치고,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레이에게 무리네가 말했다.


“삼공자님. 게스타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으신 겁니까? 대공께서는 자숙의 기간을 가지라고 이 곳으로 보내셨는데요. 음유시인 하나 끼고 영웅놀이를 하라며 보내신 게 아니란 말입니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셨다면 내일 볼썽사나운 꼴을 보시게 될 겁니다.”


“내일 무슨 일이 있소?”


무리네가 제법 진지한 어조로 말했기에 레이 또한 진중한 목소리로 물었다.


“삼공자님과 여기 뒤에 있는 기사 밀러와 대련을 하시게 될 겁니다. 이게 단순한 대련이 될 지, 정신상태를 개조하는 시간이 될 지는 오로지 삼공자의 태도에 달려 있을 겁니다.”


“대충 무슨 말인지 알겠군. 네크레스 경이 내기를 했다는 것도 예상이 가고. 이래서 안좋은 건 빨리 배운다더니. 쯧.”


레이는 오히려 네크레스를 떠올리며 혀를 찼다.


“그런데 말이오. 다들 돈은 많이 챙겨 왔소?”


“······예?”


무리네가 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되물었다. 진짜 삼공자가 도박 이야기를 하는 걸까?


“글리우텐에서 대련이 있는 날에는 온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소소하게 도박을 한다오. 그럼 누가 이길지 돈을 거는 거고. 진짜 도박 열풍이 뭔지 느껴보시오. 대신 충고 하나만 해드리지.”


“제게 충고를 하신단 말입니까?”


무리네는 기가 찬다는 듯이 반응했다.


“올인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요. 상대의 패를 모르면 함부로 걸지 마시고.”


레이는 할 말을 다했다는 듯이 기사 셋을 지나쳐 방으로 향했다. 바드는 그 모습을 보고 기타를 붙잡곤 헐레벌떡 따라가기 시작했다.


“어이가 없군.”


무리네는 문득 방금 전에도 똑같은 말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밀러. 약속대로 마나는 쓰지 말되, 삼공자의 검술 실력이 얼마나 일취월장 했는지 확인해라.”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몸이 얼마나 튼튼한지 확인도 해 보고.”


“알겠습니다. 내일이 기다려지는 군요.”


밀러는 무리네의 말에 씨익 웃으며 답했다. 2기사단의 세 사내들 중 그 누구도 밀러가 패할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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