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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연어
작품등록일 :
2023.12.31 14:05
최근연재일 :
2024.02.13 12:20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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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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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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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1화 : 개평 (3)

DUMMY

21화 : 개평 (3)



서사시(敍事詩).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


역사에 기록될 만큼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는 필연적으로 서사시 하나 쯤은 가지고 있었다.


용살자이자 기사왕이었던 엔류의 건국의 시.

밀리엘교 초대 교주이자 마족학살자 드보람의 예언의 시.

사고판 사막을 뚫고 남방계와의 무역로, 골든로드를 만들어낸 거상 말리로스의 황금의 시.


다시 말해, 서사시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은 자신이 역사에 기록될 만한 영웅이 되겠다는 포부를 뜻하는 관용적인 표현이었다.


그러나 바드가 보기에 레이의 표정은 자신감이나 어떤 포부를 말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서사시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


“지금까지 있었던 서사시들은 확실한 주제가 하나씩 있다고 봐야 하는데요. 혹시 레이 공자님께서는 어떤 일로 활약할 것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아무래도 사람들 기억 속에 남으려면 정확한 게 하나쯤은 있어야···.”


바드는 최대한 귀족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선을 지키며 물었다. 대놓고 특출나 보이는 능력도 보이지 않고, 대단한 업적을 이뤄놓은 것도 아닌데 무슨 서사시냐며 비웃을 순 없었으니까.


“연금술.”


레이는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눈빛으로 답했다.


“이······. 포션들 말입니까?”


바드는 의심쩍은 표정으로 술자리에 널부러진 빈 유리병들을 쳐다봤다. 방금 전까지 수색대원들이 끼고 간 방구냄새가 자리에 남아있는 기분이었다.


“세상에 어떤 일이든지 성공을 위해선 실패의 기록이 필요한 법이요. 하지만 포기치 않고 매일 연성한다면, 그 날이 올 거요.”


“그 날이요?”


“길가에 뛰노는 아이들이 놀다가 무릎을 다쳐도 엘릭서를 마실 수 있고, 농부들은 적당히 수확해도 굶주릴 걱정이 없으며, 집 짓는 인부들은 호문쿨루스와 함께 안전하게 일하는 세상···.”


레이는 스승에게 들었던 남방세계의 꿈만 같았던 이야기를 축약해 말했다. 자신이 꿈꾸던 이상향이자, 연금술사라면 꿈꿔야 할 목표라 생각했으니까.


“종국에는 진리의 문을 열어 등가교환의 법칙을 무시하게 해 주는 현자의 돌 연성까지. 내가 신세계를 열어 보이겠소.”


레이의 이야기를 듣던 바드의 표정이 잠깐 움찔했지만, 금세 평온한 기색으로 말을 받았다.


“레이 공자님께서 말씀하신 신세계가 무엇인지 아직 상상이 잘 가지는 않습니다만···. 일단 알겠습니다. 근데, 제가 언제부터 공자님 옆에 있으면 될까요? 제가 정보 교환을 위해 잠시 마로니에 다녀와야 하는데···.”


“지금부터, 당장.”


“예?”


“할 일이 많소. 이미 이뤄낸 업적도 있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내 시종에게 들으시오. 아! 때마침 잘됐군. 내 방에 와서 연성하는 모습도 보고 참고하시오. 시상을 떠올리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으니.”


“예에?”


“여기 술값은 수색대장이 처리할테니 우리는 갑시다. 화장실 간 대원들도 오려면 멀었으니. 어차피 공명의 포션도 새로 만들어야 하오.”


“아니, 그러니까요···.”


바드는 한참동안 자신의 사정에 대해 설명했다. 정기적인 정보 교류가 있어야 하며, 조합에 속한 몸이라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사정 등···.


그러나 레이는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렸다. 진심으로 언령을 사용하고 싶다면, 노래에 미쳐 있다면 감내 할 만한 사정으로 들렸다.


“예, 알겠습니다. 따라갈게요.”


바드의 눈빛에는 ‘잠깐 정도야 괜찮겠지.’와 같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어쨌거나 초록색의 공명의 포션 때문에 이 먼 글리우텐까지 찾아온 입장 아닌가.


“그럼, 잘 부탁하오.”


레이는 한숨을 푹 내쉬는 바드의 손을 붙잡곤 악수했다. 연금술의 위대함을 알릴 방법이 생겼으니, 얼마나 뛰어난지 업적을 쌓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파란 포션 개량이 완전해지면 다시 보여줘야 겠군.’


네크레스의 말이 진짜라면, 이 바드 또한 눈이 뒤집어질 터였다. 그 이후에는 제국 뿐만 아니라 대륙이 자신의 파란 포션을 얻고자 연금술에 관심을 가질 것이 분명했다.


하필 수색대원들이 술 먹고 마시는 바람에 방구나 뀌어댔으니 지금 보여주는 건 현명하지 못한 방법이었다.


아니면 직접 오러를 보여주는 것도 효과가 좋을 듯 했다. 거기에 상황 또한 극적으로 보여야 더 찬미로운 시상이 떠오를 것 같았다.


“참, 설원 좋아하시오?”


“예?”


아이스 트롤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떠올린 레이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미소를 지었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라면 미리 이야기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



끼이이익. 쿵!


글리우텐의 도개교가 내려오며 소음이 일어났다. 길이 열린 도개교 위로 말을 탄 사내 세 명이 다가오고 있었다.


꿀꺽.


경비대장은 침을 삼키며 긴장감을 숨기고자 애썼다.


최근 아이스 트롤 던전으로 인해 수색대 뿐만 아니라 경비대 또한 근무가 빡빡한 편이였다. 피곤한 일정을 해결해 줄 게스타브의 파견대의 도착은 반길 일이었지만.


‘하필 와도 2기사단이 오는 거냐···.’


문제는 저 세 남자가 2기사단 소속이라는 점이었다.


북부대공이 이끄는 두 개의 기사단은 1기사단과 2기사단으로 나뉘었는데, 2기사단은 악명이 자자했다.


실력적으로 1기사단에게 비교를 당하는 것이 일상이다보니 기사단원들 모두가 악착같은 면이 있던 것.


몬스터 토벌이든, 전투가 있든 상대의 피로 갑주를 흠뻑 적실 때까지 멈추지 않는 기사단. 결국에는 갑옷이 붉게 물들어 적색빛의 갑주가 되었다는 기사단.


속칭, 핏빛 기사단.


실제로는 1기사단과 차별을 주기 위해 도료를 입혀 붉은색갑주를 지급하는 것이었지만 사람들은 그런 세세한 사정 따윈 알지 못했다.


긴장을 풀기 위해 한숨을 내쉬던 경비대장은 자신 앞에 다가오는 핏빛의 세 갑주를 쳐다봤다. 그들이 가까이 다가온 순간 복부에 힘을 넣어 우렁차게 경례했다.


“충! 북부 2기사단님들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글리우텐의 경비대장으로···.”


“그만. 딴 말은 됐고, 빨리 네크레스에게 안내해라.”


이번 파견대장이자 2기사단의 부단장인 무리네는 경비대장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아, 예. 옙!”


부리부리한 콧날에 가로로 그어진 흉터. 덩치도 크고 눈빛조차도 형형해서 눈을 마주치기가 꺼려지는 위압적인 외모의 사내였다.


“이, 이쪽입니다.”


경비대장 또한 한 덩치하는 글리우텐의 사내였지만, 눈 앞의 부단장 앞에서는 기가 죽을 수 밖에 없었다.


가는 곳마다 분수피가 솟구친다는 2기사단들이 왔을 뿐더러, 그 중에서도 항상 돌진진형의 최선두를 담당하는 부단장이 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으으으, 너무 추운데.”


“같은 북부여도 이렇게 다르네. 젠장, 그냥 오지 말걸 그랬나.”


부단장 무리네 뒤쪽에 서 있던 두 사내가 질리다는 표정을 지으며 서로 말했다.


경비대장은 추워하는 그 둘을 보며 글리우텐 출신으로 어깨를 활짝 피려다가 멈췄다. 생각해보니 이 둘도 2기사단의 초급기사가 아니던가.


기사 지망생이 되는 것도 어렵고, 재능의 벽을 뚫어 초급 기사가 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그런데 대륙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2기사단의 기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궤를 달리하는 일이었다.


“정숙해라. 임무지에 왔으니 처신 똑바로 하고.”


“예, 알겠습니다.”


흉터 사내, 부단장 무리네의 말에 두 평기사 밀러와 스웰이 자세를 곧게 하며 답했다.


경비대장은 둘의 이름도 몰랐지만,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이 사람은 다르다.’


부단장 무리네가 말할 때마다 이상하리만큼 가슴이 옥죄여 왔다.


‘이게 3서클이 쓰는 마나 압도 능력인가? 총사령관님은 안 쓰셨···. 아니, 못 쓰셨나?’


일반인은 심장이 무거워지고, 마나 유저는 마나를 역류시켜 마나를 못쓰게 한다는 기술. 경비대장은 답답함에 최대한 빨리 네크레스에게 인도하고 빠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경비대장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리네는 무심하게 품 속에서 임무명령서를 꺼냈다.


[첫째, 글리우텐에서 발견된 아이스 트롤 던전을 무력화시키고 영지의 안녕을 꾀하라.]

[둘째, 레이 세이첸 공자의 상태를 확인하라. 기사 네크레스의 보고로는 검술 실력이 성장했다고 하니 정확히 확인하라.]


내용을 다시 확인한 무리네가 쓴웃음을 삼켰다.


‘호랑이 아비에 개는 나오지 않는다더만. 이거 원, 호랑이처럼 키워서 그런거 같은데.’


무리네는 셋째 아들이자 사생아에 대한 피에르 북부대공의 지극한 관심에 혀를 내둘렀다.


더군다나 멀쩡한 첫째와 둘째가 있으니 셋째 정도는 강가에 내버려둔 자식처럼 마음껏 살라고 둘 법도 한데.


과거에 삼공자를 개패듯 뚜드려 팬 자신을 파견단 단장으로 보내질 않나, 가서 다시 한 번 패라고 명령서까지 쥐여 보내질 않나···.


비록 임무명령서에 명확하게 레이 세이첸을 패라고 나와 있지는 않았지만 무리네는 그렇게 해석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지원했다고 해서 보낼 리 없을 테니까.


“그나저나, 부단장님. 아이스 트롤이야 잡으면 되는 거고, 삼공자는 굳이 부단장님께서 나서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뒤에서 따라오던 스웰이 부단장 무리네에게 물었다.


“그 말은?”


“저희가, 아니 제가 손좀 봐주면 되지 않겠습니까?”


기사 치고는 굉장히 저렴한 언어구사 능력을 갖춘 스웰이였다.


“스웰, 적당히 해라. 삼공자가 네 친구라도 된다더냐?”


“아니, 그게 아니라···. 죄송합니다.”


“하지만 스웰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부단장님. 3서클 경지에 오르신 부단장님이 마나도 쓰지 못하는 소년 상대로 검을 나누는 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으니까요. 괜히 막말하다가 실수하는 스웰보단 제가 어떻습니까?”


그 사이를 밀러가 치고 들어오며 물었다. 그 말을 들은 무리네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그렇군.”


삼공자에게는 딱히 원한은 없었지만 사소한 불만은 있었던 무리네였다.


평민 출신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대며 도박이나 하던 삼공자를 좋게 보기 어려웠던 것.


그러니 스웰이 상대하든 밀러가 상대하든 개의치 않았다. 그저 주군이 자신에게 맡긴 임무만 완수하면 될 뿐이었다.


“끄응. 여기가 총사령관님 집무실입니다.”


“그래, 수고했다.”


경비대장은 방금 이어진 대화가 무척 궁금했지만, 안내가 끝나자마자 재빠르게 자리를 피했다. 궁금한 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지만, 그게 죽을 것마냥 심장에 무리되는 일을 할 만큼 강심장은 아니었다.



***



똑똑.


“들어 오시게.”


네크레스는 서류의 전쟁터에서 기지개를 키며 답했다. 이제 또 다른 전투가 예견되어 있으니 몸을 준비시킬 필요가 있었다.


“오랜만이군, 수석.”


“그 말로 불리는 건 정말 오랜만이군. 앉아. 썩 만족스럽지 않겠지만.”


네크레스는 들어온 세 사내를 보며 말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무리네는 인상이 더 날카롭게 변해 있었다. 전에도 있었던 독기가 깊어진 게 눈으로도 보였다.


“정말 만족스럽진 않군. 어쩌다가 북부 아카데미 수석이 여기 변방까지 와서 고생을 하는 거냐?”


흉터가 진 콧날을 긁으며 무리네가 물었다.


“진짜로 내 안위가 궁금해서 묻는 건 아닐테니, 바로 임무 얘기로 넘어가자고.”


네크레스는 예상했다는 듯이 말했다. 무리네와 엮인 악연은 얕은 것이 아니었기에, 자신에 대해 정말 몰라서 물어본 질문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흉터를 긁는다는 건, 자신의 마음을 긁겠다는 뜻이니까.


“허어. 영지 대리통치를 하다보니 감이 다 죽었나. 2기사단 부단장이 직접 왔으면 성대한 연회라도 열어야 하는 거 아닌가? 설마 아카데미 수석출신의 고귀한 1기사단이셔서 우리는 하찮게 보이시나?”


“글리우텐에서? 연회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먹고 놀고 하겠다고?”


네크레스와 무리네의 시선이 얽혔다. 이내 둘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으읏!”

“크으윽···!”


무리네 뒤에 서 있던 스웰과 밀러가 동시에 가슴을 움켜잡았다. 3서클 간의 마나 압도 기술이 펼쳐지자 어디에서도 인정받고 실력 발휘를 할 초급 기사 둘이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평범한 수준의 3서클 둘이서 마나 압도를 썼다면 괜찮았겠지만 하필 마나 감응력이 아카데미 역대 최고였던 네크레스와 무리네였다. 그나마 2기사단 출신이기에 가슴을 붙잡고 서서 버티는 게 다였다.


“······2기사단의 위명은 역시 허명이 아니었군.”


네크레스가 기세를 거두며 말했다. 집무실을 감싸던 마나의 격류가 사라지자 밀러와 스웰은 살겠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분하지만, 무리네의 마나 컨트롤 능력이 더 뛰어났다. 과거에야 모든 면에서 자신이 기사로서 월등한 능력을 가졌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영지 통치를 하며 지내는 순간, 무리네는 2기사단에서 매일같이 훈련하며 지냈을 테니. 그 시간 동안 실력이 추월당한 건 당연한 일일 터였다.


“후후, 영지 통치를 하느라 고생이 많나 보군. 좋아! 내가 연회는 촌구석 마을인 걸 생각해서 넘어가 주지.”


기싸움에서 승기를 잡은 무리네가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사하게 생각하지. 그래서 임무 말인데···.”


“잠깐. 아이스 트롤 던전을 토벌하는 것 외에 다른 임무가 있어서. 삼공자를 불러 줘.”


“···레이 공자님을? 왜?”


무리네는 네크레스의 질문에 답으로 임무명령서를 내밀었다.


“도대체 대공께 뭐라고 보고를 드린 거야? 산골짜기에 와 있다보니 어벙한 삼공자라도 데리고 뭐라도 해 보고 싶었나? 이거, 수석답지 않은데.”


“내가 뭘 해보고 싶다고?”


임무명령서를 확인한 네크레스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거기에는 레이의 검술 실력을 확인하라는 북부대공의 명령이 적혀 있었다.


“예를들어, 대공의 후대 경쟁에서 밀린 삼공자를 미끼로 인근 영지를 물려받게 하고 자네가 섭정을 맡는다거나···. 흔히 있는 일이잖아? 영지를 다스리다보니 권력 맛에 물드는 사람들.”


“하아아···. 그래서?


“대공께서 자네의 보고를 받고 의심을 하셨나 보지. 그래서 나한테 직접 확인하라고 임무를 주신 거고.”


무리네는 임무에 대한 해석을 마치 사실인 것 마냥 당당하게 말했다.


반면 네크레스는 어떻게 돌아간 것인지 단번에 파악했다.


아마도 대공께서는 자신이 보고했던 것처럼 정말 레이 공자가 검을 다시 들었는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확인할 건데? 차석.”


네크레스가 무리네를 향해 말했다. 저 녀석이 아카데미 때부터 자신을 넘어서기 위해 온갖 짓을 했던 과거는 비밀이 아니었기에, 수석과 차석이라는 호칭에는 악연이 가득한 단어였다.


“그 차석 소리, 간만에 듣는군. 뭐, 내가 직접 하기에는 과거도 있고, 모양새도 좀 그렇고. 여기 뒤에 기사 밀러가 상대해 줄 거다. 삼공자의 검술 실력이 정말 늘었는지 아닌지.”


“예! 기사 지망생들의 검을 봐줬던 경험이 있으니 제가 면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이 때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밀러가 물흐르듯 말했다. 1서클 중에서 재능이 있는 기사 지망생들의 검을 2서클 초급 기사가 봐 주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검을 봐 준다라···. 그럼 대련을 하고 싶다는 말이야?”


“일반적인 대련 말씀이십니까, 선배님? 그런데 대련은 좀··· 수준이 맞는 사람끼리 검을 나눌 때 쓰는 단어 아닙니까? 철벽의 기사이신 선배님께서 보시기에 제가 까마득한 후배이긴 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삼공자와는 지도 대련이라 봐야···.”


밀러의 말은 공손했지만, 어투는 어이가 없다는 것에 가까웠다. 마나도 쓰지 못하고 검도 놓아버린 애송이랑 자신을 비교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으니까.


“아, 레이 공자님 수준이 높긴 하지. 혹시 대련했다가 질 까봐 두렵나? 기사 밀러.”


“······예?”


밀러는 잘못 들었다는 듯이 반문했다. 설마 지금 도박꾼 삼공자가 수준이 높다고 말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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