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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활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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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KA
작품등록일 :
2019.07.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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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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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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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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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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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6쪽

196화

DUMMY

“우리 아가씨. 일어나야지.”


주리는 정우의 목소리에 꿀 같은 단잠에서 깨어났다. 주리는 이미 다 깼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살포시 감은 채 정우 품에 몸을 기울인다.


“몰라요. 조금만 더 잘래요.”


그러나 정우는 야속하게도 슬그머니 일어나려는 것이었다. “그럼 두고 간다.”라는 장난기 섞인 목소리를 속삭이며.


이에 주리는 확 일어나 “뭐에요, 진짜!”라고 타박하면서도, 입은 헤헤 웃는다. 이미 일어나야 할 때가 왔음은 잘 알고 있었다. 기차가 잠시 후에 경성역에 도착한다고 검표원들이 전파하고 있었으니까.


둘은 바로 전차역으로 가 꼭 달라붙은 채 전차에 올라 본정역으로 향한다. 주리는 나중에 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 하는 기대를 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사실상 신혼여행이었던 달콤한 경험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한다. 조만간 상하이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아무 생각 없이 즐기자고 마음먹었던 거였다. 정우와 밤새 황홀감에 젖어 후회 없는 사랑을 나누었으니, 이제 현실로 돌아올 때가 되었다.


더 위험한 삶, 목숨이 오가는 삶이 조만간 찾아올 것이었다. 이 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상하이로 가는 밀항선에 오르러 다시 인천에 가야 한다. 문화주택의 안락한 삶, 가지고 싶은 건 다 가지고 먹고 싶은 건 다 먹고 입고 싶은 건 다 입었던 삶은 종말을 고할 것이다. 그러나 주리는 충분히 각오하자고 다시금 다짐한다. 그것보다 더 값진 삶이,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더 값진 삶이 기다리고 있다고. 자신 뿐만 아니라 부모의 업장도 모두 씼어 줄 값진 삶이 기다리고 있다고.


정우는 전차에 오를 때만 해도 여전히 자기 품에서 응석 부리고 싶어 하던 얼굴이 금세 진지하게 변하자, 주리가 말하지 않아도 무엇을 생각하는지 몇 초 걸리지 않고 눈치채었다. 정우는 그런 연인의 손을 살포시 쥐며, 자신도 그 길을 당연히 함께 갈 것임을 무언으로 다짐한다. 주리는 그것이 고마워서, 진지하게 굳은 얼굴이 다시 미소를 띄운다.


그런데 둘은 대백루에 도착했을 때,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예? 사부님께서 견성암으로 오라고 하셨다고요?”


“아, 그렇다네.”


왕 채주의 말이었다.


“마지막 작업이 끝나기 전에는 각별히 조심하라는 분부일세. 듣자 하니, 경찰이 냄새를 맡은 모양이야.”


“예에? 사이온지 공작이 압력을 넣었잖아요?”


주리가 놀라서 입을 쩍 벌린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메이지 천황이 봉한 원로대신의 권세가 경찰에 통하지 않았단 말인가? 사이온지 공작의 압력으로 오재두 경부보를 비롯한 고등계 형사들의 목숨이 간당간당해지지 않았단 말인가?


“어떻게 된 건지는 나도 모르겠는데, 경찰이 이 소협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 같네. 천 대협은 메이지마치에 있는 그 사무실도 비웠다네.”


그 말에 주리의 얼굴이 일순간 새파랗게 질렸다. 그 말은 그 끔찍하고 끈질긴 사촌오라비가 정우를 계속 추적한다는 말과 진배없었다. 정우도 적잖이 곤혹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경찰 수사가 중단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때 주리는 한 군데에 생각이 미쳤다.


“사무실을 비웠다는 건, 아버지가 우리에게 당했다는 걸 알 거란 거잖아요!”


사무실에 그 누구도 온데간데없고 경찰이 급습했다면, 분명 한 참의에게 그 사실이 알려지는 게 우선일 터였다. 그러나 왕 채주는 생각보다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아, 너무 심려 끼치지들 마시게. 한 참의는, 그러니까 한 낭자의 아버지는 다시금 속았다네. 혜월 스님이 직접 가셔서 그 혀로 다시 구워삶으셨지.”


주리는 그 말에 다 들리도록 휴우 한숨을 쉰다. 스님이 갔다면 아버지는 당분간 속은 것도 모르고 또 며칠을 보낼 것이었다. 게다가 더 희소식도 있었다.


“게다가 경찰이 계속 수사했다 하더라도 견성암이나 여기가 습격당하지 않았네. 경찰은 아직 한인애국단 경성지부의 실체를 모르고 있네. 그러니 대협께서 평소에 더 변장에 주의하고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대낮에 이동하지 말라고 전언을 남기셨네.”


“그렇다면 안심입니다만······.”


정우는 자기도 모르는 새 이마에서 비어져 나온 식은땀을 훔친다. 주리도 일단은 마음이 놓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철렁 내려간 심장이 바로 원상 복구되지는 않는다.


“넌 일단 집에 돌아가는 게 좋겠다.”


정우가 목소리를 차분하게 하고 말한다.


“당장 올라가기에는 피곤하고 옷도 여의치 않을 테니······.”


그러자 주리가 다급하게 말한다.


“아, 아니에요! 운동화하고 블루머는 제 방에 있는 것으로요! 지금 전 아주 기운이 팔팔 넘치고요! 같이 견성암으로 가요!”


주리는 정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자기 방으로 쪼르르 올라가 버린다. 정우는 주리의 그런 행동에 가슴이 착잡해졌다. 경찰이 추적해 오는 마당에, 자신과 떨어져 있는 것 자체가 불안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있었다. 정우는 최악의 경우 주리와 같이 체포되는 상황이 눈에 떠올랐다. 그 인간 같지 않은 오 경부보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날을. 그러나 서로 떨어져 있다가 한 쪽만 체포되거나 각기 체포되는 것 보다는 나으리라는 생각이 불현듯 올라온다. 죽을 땐 같이 죽고 싶다. 서로의 생사도 모른 채 가슴 졸이는 것 보다는.


방에 들어간 주리는 빠르게 에이프런 드레스를 벗고 블루머를 덧대 입은 뒤 변장용으로 늘 쓰는 깜장 몽당 통치마와 흰 저고리를 걸치고 고름을 조인다. 어제부터 신은 메리제인 구두가 치워지고 발에 때를 탄 운동화가 신겨졌다.


후다닥 튀어나온 주리는 새로운 형태의 가짜수염을 붙인 정우와 함께 서둘러서 견성암으로 향했다. 호사다마라더니 실로 그리하였다. 1시간 전만 해도 행복감에 젖어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반갑잖은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거워지다니.


주리는 북한산 기슭에 다다르자마자 불안한 마음을 덜기 위해서라도 입을 연다.


“어떻게 된 걸까요? 사이온지 공작의 위세도 통하지 않은 걸까요?”


“그런 것 같아. 어떤 경위로 그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둘은, 바로 동시에 생각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혹시 히로쨩 오라버니의 큰아버지가······.”


“그럴 가능성이 있네.”


히로요시의 백부 나카하라 경무국장은 범죄자를 누구보다 경멸하며 웬만한 외압으로는 꿈쩍도 하지 않는 강직한 경찰임을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오 경부보가 어떤 수를 써서건 국장에게 직보하여 수사 재개를 받아냈을 것이라는 상황이 눈에 선했다.


“아, 진짜! 아무리 꼿꼿해도 그렇지!”


주리가 입을 삐죽이며 볼멘소리를 한다.


“왜 그런 사람이 적이어야 하냐고요! 그런 사람은 아군이어야지!”


“항상 무능한 적만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희망사항이야.”


주리는 나카하라 국장의 본받을 만할 강직함이 그들에게 해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상스러웠다.


“꼭 우리가 권세를 이용해 수사를 방해하는 못된 범죄자고, 히로쨩 오라버니 큰아버지는 외압에 굴하지 않은 훌륭한 경찰인 그림이잖아요. 꼭 우리가 나쁜 놈 된 것 같아요.”


자기가 말하고도 한숨을 쉬는 주리였다.


“근데 표면상 사실은 맞네요.”


정우는 주리가 심각한 가운데서도 엉뚱한 소리를 하니 자신도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아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런데 둘은, 견성암에 딱 도착했을 때, 불안감조차 잊어버릴 광경을 보고 말았다. 대웅전 앞 마당에서, 천 지부장과 혜월 스님이 대치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손에는 잘 깎은 나무 봉 두 개가 들려 있다. 휙 하고 부는 바람에 나뭇잎사귀가 흩날린다. 둘이 서로를 쳐다보며 내뿜는 기운이 너무나도 강렬하여, 주리의 입에서 저절로 헉 하는 소리가 나왔다.


“두, 두분 설마······. 싸우시는 거예요?”


주리가 불안해져서 정우를 돌아본다. 그러나 정우는 전혀 긴장한 얼굴이 아니다.


“대련하시는 거야. 싸우는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정우는 간만에 무공을 견주는 두 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신경을 흐트러트리지 않게 자리를 피하려고 한다. 주리는 그래도 이런 일은 처음 보는지라, 정말 싸움 나는 게 아닌가 불안하기만 하다.


이때 주리는, “어마나!”하고는 손바닥으로 눈을 폭 가리고 말았다. 천 지부장이 두루마기 옷고름을 풀어헤치더니, 저고리와 함게 확 벗어던진 것이었다. 혜월 스님도 거의 동시에 승복 고름을 풀어헤치고는 옆으로 던져 버린다. 정우 외에 남성의 맨몸을 본 적이 없는 주리에게는 아무래도 망측한 광경이었다. 정우는 그런 주리가 귀여워서 “뭘 또 부끄러워하니?”하고 속삭인다.


주리가 조심조심 손가락 사이로 본 천 지부장의 상반신은 저절로 경탄이 나왔다. 과연 정우 오빠의 사부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과 어깨와 팔에서 불룩 튀어나온 울퉁불퉁한 근육이 꿈틀대는 것이 보인다. 게다가 역시 눈길을 뗄 수 없는 건, 천 지부장의 등에 그려진 호랑이 문신이었다. 포효하는 호랑이가 정교하게 새겨져서, 흡사 당장 그의 등에서 튀어나와 도약할 것만 같다.


주리는 혜월 스님의 몸을 보고는 더 놀란다. 스님은 분명 환갑을 넘고 네 해를 더 살았는데, 상반신에서 불끈거리는 근육은 천 지부장에 비해 못할 것이 없었던 것이었다. 노인의 얼굴과 잿빛이나 검은빛 승복 속에 이런 강고한 육체가 숨겨져 있음에 놀라고 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조용히 서로를 쳐다보길 1분여 정도 흘렀을 때, 천 지부장이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진다. 눈 깜짝할 새였다. 삽시간에 도약해 거리를 좁힌 지부장이, 스님을 상대로 봉을 거세게 내지르며 첫 초식을 날린다.


딱!


스님은 거센 1초를 삽시간에 받아낸 뒤, 순식간에 전개된 초식들을 웅웅 봉을 휘두르며 받아쳐내기 시작한다. 스님의 흰 수염이 확확 휘날린다. 천 지부장의 봉이 변화무쌍한 동작 속에서 휙휙 휘둘러지며 거세게 허공을 가로지른다. 스님의 봉과 몸도 빠르게 회전하며 수 초식을 삽시간에 전개한다. 내리치고, 후리고, 찌르며 봉과 봉이 거친 소리를 내며 부닥친다.


“우와아.”


주리는 이 대결에 눈을 느게 뜨고 붙박힌 듯 지켜본다. 이런 식으로 서로 무공을 겨루는 일은 처음 보았다. 사방팔방으로 현란하게 전개되는 두 봉이 거세게 마주치며 바람을 일으킨다. 두 팔만 아니라 두 다리도 정신없이 움직이며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낸다. 천 지부장의 동작이 큰 호랑이가 멧돼지 같은 강력한 먹잇감을 상대로 노호성을 내지르며 이빨과 두 앞다리를 전력으로 휘두르는 형세라면, 혜월 스님의 동작은 금강역사가 호랑이를 제압하기 위해 강인하게 단련된 두 팔을 내지르는 형세였다.


둘의 발은 얼마 지나지 않아 땅바닥에 거의 붙어 있지 않다. 둘이 거의 동시에 허공으로 뛰어올라 수십 합을 주고받으며 내려올 때, 주리는 저절로 이런 말을 한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기분이에요.”


그 표현에 정우는 소리를 최대한 죽이고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주리가 이런 일견 남성적인 표현을 쓴 적은 처음이었던 까닭이다.


말 없이 수십 합을 주고받던 지부장과 스님은, 이제는 숫제 대웅전 지붕과 선방 지붕까지 휙휙 올라가서 계속 경합을 벌였다. 둘의 무공은 백중세라, 서로 어느 쪽이 유리하고 어느 쪽이 불리하다고 말하기가 힘들었다.


“오빠도 저럴 수 있어요?”


주리가 보다 말고 정우에게 장난스레 물어보았다. 정우는 미소를 짓고 조용히 고개를 가로지른다. 정우는 형제들과 함께 천 지부장의 무공을 모두 전수 받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터였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하압!”


“허업!”


둘은 암자 경내를 한바탕 휘저은 후, 마지막 기합을 지르며 온 힘을 다해 봉을 맞부딪친다. 딱!


그 최후의 초식 이후, 마침내 둘의 대련이 자세를 가다듬고 정중히 행한 합장으로 끝난다.


“저는 여전히 초식의 정교함에서는 뒤떨어지는군요. 애석하게도 우리는 영원히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것 같군요.”


천 지부장이 바닥에 떨어트려 놓은 저고리를 걸치며 한 말이었다.


“아미타불. 이미 빈승은 노쇠했습니다. 지부장님께서 봉이 아니라 평소 쓰시는 편곤을 가져오셨다면 어찌 이길 수 있었겠습니까?”


스님의 겸양에 지부장 역시 겸양을 보인다.


“스님께서도 석장을 가져오시지 않으셨죠. 그랬으면 저도 한 두 군데는 부러졌을 겁니다.”


“허허.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둘은 깔끔하게 서로를 치하하고 선방 대청마루에 던져놓은 수건으로 땀을 닦는다. 이제야 둘은 정우와 주리가 왔음을 눈치챌 수 밖에 없었다. 주리가 튀어나와 손뼉을 짝짝짝 치며 탄성을 질렀으니까.


“우와아아! 대단하세요! 두 분 다 대단하세요!”


그런 주리를 물끄러미 바라본 천 지부장의 첫 발언은 “왔느냐? 오느라 수고 많았다.”였다. 워낙 대련에 집중하느라 둘이 왔다는 것도 모르고 있던 것이었다.


“잠깐 몸을 좀 풀었느니라. 우리는 지부장님이 경성에 온 뒤로 여러 차례 승부를 가리려 했었는데, 아무래도 떠나시기 전에 승부를 가리는 건 영 틀린 것 같구나.”


주리에게는 이 엄청난 대결이 그저 몸을 좀 푼 것이라고 말한 혜월 스님이 믿기지 않았다.


“내가 호승심이 좀 과해서 말이다. 젊은 시절에 스님에게 호되게 당한 이후 다시 뵈었을 때, 이기지 못한 분을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 그러나 여전히 나는 미치지 못한다.”


“허허. 역시 과한 겸양이십니다.”


그때 주리는, 천 지부장이 ‘젊은 시절’을 언급한 것을 놓치지 않았다.


“옛날에 서로 만나신 적이 있으셨나요?”


“그렇다. 벌써 20년 전이군. 그 시절 나는 무공 좀 익혔다고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애송이었지.”


주리는 항상 엄격하고 진중한 천 지부장의 젊은 시절이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 말에 스님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껄껄 웃는다.


“그럴 만하셨지요. 지부장님이 익히신 무공은 청나라 금군의 전직 무술 사범에게서 배운 것이 아닙니까?”


“그래도 스님께서 익히신 소림사의 상승무공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지요. 그러니 그때 스님에게 한바탕 두들겨 맞은 게 아니었습니까?”


주리는 혹시 재미있는 옛날얘기라도 듣는게 아닌가 하고 귀를 쫑긋 세웠으나, 아쉽게도 천 지부장은 그럴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보고부터 듣자. 나도 지시할 것이 꽤 있고.”


“알겠습니다.”


정우가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천 지부장을 뒤따라가려는 차에, 주리가 그때 한 마디 묻는다.


“어라? 다른 오라버니들은요?”


그 말에 천 지부장이 “저기 있다.”하고 선방을 가리킨다. 주리는 그곳을 보고 하마터면 배꼽을 잡고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어······. 왔어?”


민호가 힘없이 손을 쳐들고 인사한다. 이들은 모두 진이 다 빠져서 선방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던 것이었다.


“하하하! 다들 더 물러남 없이 정진하거라!”


스님이 호쾌하게 웃고는 대웅전으로 들어간다. 주리는 방금 스님의 말로 미루어볼 때 분명 오라버니들이 천 지부장과 혜월 스님의 대련 전 몸풀기 상대가 되었을 거라고 바로 짐작하고 깔깔 웃는다.


“아유! 어떻게 환갑 넘으신 분도 못 당한대요? 젊으면 힘 좀 써 봐요!”


주리는 그렇게 놀리고는 대웅전으로 쪼르르 들어간다. 그 뒤에 명수가 “아가씨도 한번 스님 상대해 보던가.”라고 힘이 다 빠진 볼멘소리를 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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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25 고단풍
    작성일
    20.09.08 12:00
    No. 1

    소림사라니...
    그동안 혜월스님을 너무 그저 너그럽고 인자한 사람으로만 상상했네요.ㅎ
    이런 반전 매력이!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PKKA
    작성일
    20.09.08 12:06
    No. 2

    소림사는 무슨중국 무술의 본고장처럼 되었지만 실은 달마대사가 창건한 선종 불교의 본산이기도해요.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PnPd
    작성일
    20.09.16 06:42
    No. 3

    소림사에서 입 속의 검도 가르친게 분명하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PKKA
    작성일
    20.09.16 10:01
    No. 4

    선문답을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영락태왕
    작성일
    21.06.19 21:12
    No. 5

    가슴이 웅장해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네요 그나저나 지부장이랑 혜월스님이 얘들 뚝배기 깼다니까 드라마 대조영 생각나네요. 설인귀가 나이먹고도 대련으로 병사들 두들겨 패서 대중상이랑 호각으로 붙은 장면이 저절로 생각납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PKKA
    작성일
    21.06.20 12:33
    No. 6

    아니 여기서 대조영이 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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