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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KA
작품등록일 :
2019.07.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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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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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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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85화

DUMMY

천 지부장은 전화로 러시아 식당 체호프에 전화해 키릴롭스키를 부르고, 곧바로 인천의 장카이셴과 통화하였다. 통화를 끝낸 천 지부장은 정우를 쳐다본다.


“내일 송금할 금액하고 레코드 챙겨서 인천에 좀 다녀오거라. 마침 장 대형의 호텔에 중화민국 총영사와 CC단의 간부가 와 있다고 한다.”


“그게 정말입니까?”


우연치고는 놀라운 일이었다. 그들 또한 옥룡회를 통해 이 정보를 CC단을 통해 중국 측에 전달할 생각이었는데, 마침 총영사와 CC단의 인물이 인천에 와 있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걸리지 않고 바로 직통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 천 지부장이 주리도 쳐다본다.


“너도 함께 간다.”


“예? 저요?”


주리가 깜짝 놀라 반문한다. 옥룡회의 수장인 장카이센 대인이 날 찾는다고?


“장 대형이 정우하고 너를 콕 집어서 말하셨다. 이번 기회에 둘 다 한번 인천에서 보고 싶다 하시는구나.”


“지부장님. 괜찮으시겠습니까?”


정우가 걱정의 뜻을 내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경인선을 타고 인천에 가면 야간 불시검문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하룻밤을 그곳에서 머물러야 하기 때문이었다. 4월 26일에 거사가 예정된 만큼, 그 전에 다른 곳에서 시간을 쓰는 것은 곤란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천 지부장은 고개를 젓는다.


“괜찮다. 어차피 이 계획은 예행연습이 힘드니. 하루 정도 둘이 같이 다녀 오거라.”


이때 주리는 남몰래 얼굴을 붉혔다. 비록 임시정부에 옥룡회를 거쳐서 송금하고 또 관동군의 비밀 대화가 기록된 레코드판을 전달하러 가는 임무긴 하지만, 정우와 둘이서만 인천에 간다는 말이 아닌가. 간만에 둘만 있게 되는 기회가 생긴 것이었다.


천 지부장은 날카롭게도, 주리에게 “이건 놀러 가는 게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한다.


“너는 정우하고 정부에 전달할 현금을 나눠서 가져가게 될 것이다. 그저 물건을 옮기는 거라고 방심했다가 돈을 분실한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너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니라.”


천 지부장이 엄중하게 당부하니 주리도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잘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여도, 마음속은 벌써부터 들떠 있었다. 그런 주리를 천 지부장은 영 미덥지 못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잘 챙기고 다니거라.”라고 정우에게도 지시한다.


둘만 인천에 가게 되자 형제 중에 “너희들은 좋겠다.”라는 눈으로 바라보지 않는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장 대인은 송금하러 온 대원들을 옥룡회의 총본산인 호텔 양산빈관(梁山賓館)에서 항상 섭섭지 않게 챙겨주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둘이 하룻밤을 거기서 보낸다니, 영 부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얼마 후, 연락을 받은 키릴롭스키가 가레예프와 함께 대백루에 왔다. 녹음된 대화를 들은 키릴롭스키는 턱수염을 부르르 떨었다.


“이! 이! 반동 제국주의자 새끼들! 감히! 감히 이런 음모를 꾸미고 있어?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으로 쓸려나가야 할 놈들! 천황궁과 제국의회에 붉은 깃발을 달아야 해!”


키릴롭스키도 펄펄 뛰고, 가레예프는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아무리 일본의 특성이 그렇다고 하지만, 어떻게 관동군 장교들이 이리 멋대로 행동할 수 있단 말인가?”


“오랜 친구여. 저놈들은 일반적인 조직의 상식으로 바라보아선 안 되네. 저것들은 자기 목적을 위해서라면 내각은 물론이고 신성한 천황까지 모르는 척 일을 터트리는 자들이네. 관동군이 만주 전체를 장악하는 한, 소비에트 연방과 일본 사이에 잠잠할 날은 결코 없을 걸세.”


천 지부장이 사태의 엄중함을 일깨워준다. 키릴롭스키는 벌개진 얼굴로 소리친다.


“더 충격적인 건, 우리 국경경비대에 놈들의 첩자가 있다는 것이오! 제국주의 첩자들이! 이건 우리 오게페우의 망신거리요! 죄다 솎아내어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오! 반혁명분자들이 가는 시베리아의 시설에서 평생 나무만 세게 할 것이오!”


조만간 하바롭스크에서 피바람이 불겠군. 천 지부장은 체카 시절부터 소련 정보기관이 혁명의 적 앞에서는 얼마나 무자비한지 잘 알고 있었다. 자기 조직 내부 사람이 그랬다면 더더욱 그랬다.


그러나 관동군에 포섭되어 의무를 저버린 자들이 어떤 비참할 운명이 될지는 그의 관심 밖이었다.


“그런 자들을 반혁명분자의 격리시설로 보내는 것은 내 알 바 아니나, 우선 우리가 할 일이 먼저 있지 않소?”


천 지부장이 넌지시 얻고 싶은 걸 말하였다. 키릴롭스키는 이번에는 저번처럼 딱딱하게 굴지 않았다.


“좋소, 천남건 씨! 이 정보는 정말 대단한 정보요! 그러니 우리도 내놓을 수 있는 건 알려 드리겠소!”


키릴롭스키는 흔쾌히 아는 정보를 다 알려 주었다. 오게페우가 파악한 관동군과 관련된 만주 내 밀수조직들의 명단, 밀수조직 두목들의 이름, 이들의 거래 경로, 비밀리에 구축된 아편 재배시설, 거래되고 있는 아편의 가격까지. 이 정보들이 가레예프가 제공한 정보들과 합쳐지며 완전한 그림을 그려나갔다.


“그런데 이 정보를 어디에 쓸 것이오? 그쪽 규모로는 이놈들을 전부 상대할 수 없을 텐데?”


“우리가 직접 못한다면 다른 놈들이 하게 해야겠소. 우린 이 정보를 조선총독부 경무국에 넘길 것이오. 그쪽은 이미 관동군이 관여된 아편밀매 수사를 하는 참이오. 미샤에게 받은 정보를 그쪽에 이미 넘겨주기도 했고. 경찰이 아편밀매를 차단한다면, 관동군의 비밀자금 출처가 없어질 것이오.”


“아하! 제국주의 기관들끼리 서로 싸움을 붙인다 그 말이로군! 참 재미있는 일이 되겠구려!”


키릴롭스키가 좋다고 껄껄 웃는다. 민호가 여기 끼어들어 러시아어로 “하여간 남들 싸움구경은 재밌는 법이죠.”라고 덧붙인다. 재호는 “이거 가지고 누구 내기할 사람? 관동군이 이길까, 경찰이 이길까?”라고 하고 있다. 그러자 주리가 번쩍 손을 쳐들며 “저요! 저요! 경찰에 10원 걸래요! 히로쨩 오라버니 백부님이니깐!”이라고 하니 웃음이 더욱 터진다.


“동지여! 고맙네!”


가레예프가 천남건의 손을 덥석 잡는다. 그의 얼굴에는 오랜 친구의 활약으로 소비에트의 혁명사업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쁨이 가득하였다.


“자네가 아니었으면, 투하쳅스키 동지와 블류헤르 동지가 비명에 죽는 대참사가 일어났겠지! 우리는 그 배후에 관동군이 있다는 물증을 얻지 못한 채 그저 놈들이 꼬리자르기식으로 던져 준 세묘노프의 잔당들만 족쳤을 걸세! 다 자네 덕이야!”


“아, 그거 고맙군.”


천 지부장은 그러면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원동국이 임시정부에 자금을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넌지시 말하려 했는데, 키릴롭스키가 끼어든다.


“그쪽은 레닌 훈장감이오! 듣자 하니 원동해방전쟁에서도 전공을 세웠다고 들었소만.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인데······.”


키릴롭스키의 목소리가 낮아진다.


“우리 당에 복당하는 건 어떻소? 내가 가레예프 동지하고 추천서를 써 줄 수 있소. 동지와 동지 부하들이 우리 연방에서 일한다면 더 많은 것을······.”


형제들은 천 지부장이 어떤 대답을 할지 지미 알고 있다. 그들의 기대대로 지부장은 이 제안을 딱 자른다.


“유감스럽지만 그럴 수 없소, 아르카디 표도로비치. 나와 내 부하들은 모두 한국독립당 당원이오. 우리 당규는 독립당을 탈당하지 않는 한 다른 정당의 가입을 금지하고 있소. 복당할 의사는 없소.”


“아. 그렇소?”


키릴롭스키는 적잖이 실망한 얼굴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허나, 부르주아 민족주의 정당은 변증법적 유물론에 따른 역사발전의 법칙에 따라 언젠가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의 물길 속에서 사라질 운명이오. 아무리 민족해방을 추구한다 하더라도 말이오. 그쪽이 혁명대오에 서야 할지 아니면 반동의 편에 서야 할지 선택할 날이 올 것인데, 그건 빠를수록 좋지······.”


그러나 아르카디 표도로비치는 채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천 지부장의 눈빛이 무섭게 타올랐던 것이다. 아까 전까지 즐겁게 웃고 떠들던 청년들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러시아말을 일절 모르는 주리는 눈치로 이 소련 정보요원이 못할 말을 했다는 것을 파악하고 역시 얼굴을 싸늘하게 했다. 이 공산주의자는, 식민지 해방투쟁이라는 일시적 과업이 끝나 조선이 해방되면 그들을 그저 반혁명분자로 규정하고 없애버리려 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는 건가?


가레예프는 기겁해서 키릴롭스키를 말린다.


“부르주아 민족주의 정당과 협력할 때 그런 말은 하면 안 된다니까요!”


키릴롭스키는 기세에 눌려 당황하면서도 “내가 틀린 말 한 것도 아니고······.”라고 중얼거린다. 그래도 한인애국단 단원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가레예프가 상황을 수습하려 입을 연다.


“아르카디 표도로비치는 그저 자네가 당원이 아닌 게 아쉬워서 한 말로 생각해 주게. 어찌 되었건 간에 자네는 정말 큰 도움을 주었어. 우리는 자네의 공헌을 절대로 잊지 않을 걸세. 빈말이 아니라 상부에 보고해서, 자네가 어떻게든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보겠네.”


그러나 명수는 언짢다는 기색을 숨기지 않고 비꼬려 했다.


“저번에 그렇게 말한 사람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 주셨으면······.”


이때 정우가 명수의 어깨를 잡고 고개를 저었다. 가레예프의 체면을 생각하라는 무언의 표시였다.


실제 천 지부장은 가레예프의 면목을 생각해 키릴롭스키를 더욱 노려보진 않았다.


“레닌 훈장이건 붉은 기 훈장이건 내가 받을 건 아니네. 받으려면 이 정보를 가져온 내 부하가 받아야지.”


그러며 천 지부장은 주리를 보는 것이었다. 주리는 또 자신이 주목되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누구? 저요?”라고 한다.


“한주리 양 말이로군! 알겠네. 내 이름을 올려 두겠네.”


“후보당원 명단에 동의 없이 이름 올리진 말고.”


이건 나름대로 농담이라고 한 말이었다. 가레예프는 주리에게 엄숙하게 말한다.


“한주리 동지는 비록 당원은 아니지만, 우리 소비에트 연방 요인들의 암살을 미연에 차단할 수 있는 귀중한 정보를 제공했네. 나는 진심으로 훈장을 추서하라는 추천서를 쓸 생각이네.”


주리는 어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의미 없는 코커스 경기를 마치고 앨리스에게 상품이라고 골무를 주며 “이 우아한 골무를 수락하여 주십시오.”라고 하는 도도새가 생각났다. 그것도 앨리스의 주머니에 있던 골무를. 처음 보고 까르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던 장면이었다. 주리에게 태극 무늬가 그려지지 않은 레닌 훈장이나 붉은 기 훈장은 그런 골무와 같았던 것이다.


그러나 가레예프의 태도가 이야기 속 도도새의 태도처럼 진지하여 거부할 수도 없었다. “예. 고마워요, 미샤.”하고 인사치레를 할 수밖에는. 그 광경을 본 정우는 소련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임정 선생님들 앞에서, 주리가 겉옷에 소련 훈장을 패용하면 참으로 분위기가 필경 난감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가레예프와 키릴롭스키는 저녁까지 대접받고 돌아갔다. 키릴롭스키는 이제 위험한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발언에 대한 사과를 하진 않았다. 천 지부장도 그에게 그런 말은 기대도 하지 않은 관계로, 다른 대화 주제에 집중했다.


소련이 이걸로 일본에 강력한 대가를 치르게 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 주제였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키릴롭스키의 답변은 부정적이었다. 아직 소련은 5개년 계획이 진행 중이고, 극동군관구의 무력은 7개 사단에 불과하다. 관동군보다는 분명 많지만, 만주로 쳐들어가기에는 너무 적다. 만주국의 등장과 관동군의 만주 주둔은 분명 심각한 안보적 위협이고, 명백히 소련을 겨냥한 도발 행위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본과 전쟁을 치르기에는 힘든 상황이다. 그리고 레코드를 들으니 이 행위는 이누카이 내각과 관련 없이 관동군이 독단적으로 저지르는 일이다. 모스크바의 스탈린 동지와 최고간부회의의 동지들은 분명 격분하겠지만, 그들도 무력행동을 선뜻 택하진 않을 것이 키릴롭스키의 분석이었다.


“물론 5개년 계획이 끝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오. 극동무력의 증강도 계속될 것이고.”


키릴롭스키가 황주를 기분 좋게 들이키며 한 말이었다.


“두고 보시오. 언젠가 노동자-농민의 붉은 군대가 만주를 휩쓸고 제국주의의 주구인 관동군을 압살해 버릴 터이니!”


“그 날이 오면 참 흥미롭겠군.”


천 지부장은 그러며 잔을 비웠다.


다음 날, 2시, 정우는 변장을 한 채 경성역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회녹색 무명 장포에 색안경을 끼고 중절모를 눌러쓴 것이 영락없는 중국 사람의 복장이었다. 백범 선생을 비롯한 임정 요인들이 위장할 때 입다가 그냥 입는 게 편해서 자주 입게 된 그런 옷이다. 여기에 지팡이를 들고 있으니 잘못하다가는 맹인으로 보일 법하였다.


손에 든 짐가방 속에는 현금만 30,000원이 있다. 현금다발 안에는 전날 복사한 레코드가 있다. 다른 서류가방에는 주리가 들고 갈 10,000원 가량이 들어 있다. 장물 거래처를 찾지 못하여 장카이셴 대인에게 선물로 드릴 패물도 있다. 이렇게 한 번에 대량의 현금을 나르는 점은 처음이라, 긴장감이 가슴 속을 감돈다.


그러나 분명 긴장되는 상황임에도, 정우의 마음도 들떠 있다. 분명 이건 임무다. 놀러 가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리와 둘이서만 인천에 가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것은, 무언가 그들에게 중대한 임무 전 회포를 풀라는 그런 의미로 느껴지기도 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장카이셴 대인이 이걸 생각하고 우리더러 오라고 하신 걸까?


아무리 이걸 임무라고 생각하려 애를 써도, 참 그러기 힘든 일이었다.


이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옆에서 주리 목소리가 들린다.


“소협! 기다리게 했습니다!”


중국어 억양을 흉내내고 포권까지 하는 주리를 보고 살짝 웃음지었다. 주리는 챙 넓은 모자로 얼굴을 감추고, 봄철용의 얇은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트렌치코트의 품이 제법 넒고 기장도 무릎 아래로 오는 게, 은근히 주리를 어른스럽게 보이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의아한 점이 있었다.


“안 덥니?”


이제 4월 말에 접어들어서, 아무리 봄철에 입으려고 얇게 지은 트렌치코트라도 슬슬 입기엔 더울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주리 뺨에 땀이 또르르 흐르는 게 보인다.


“에, 그게요. 입고 돌아다니기 좀 부끄럽고 눈에 띄는 걸 입어서······.”


주리는 그러고는 멋쩍게 헤헤 웃는다. “뭘 입었길래 그래?”라고 묻는 정우에게, “말 안 해 줄 거예요.”라고 혀를 쏙 내민다.


“어차피 2등차에 탈 거잖아요. 그때 보여드릴게요.”


그러며 주리는 트렌치코트를 입어 나름 어른스럽게 보이는 것이 무색하게 플랫폼을 향해 폴짝폴짝 뛰어가듯이 걸음을 옮긴다.


정우는 평소 송금하러 인천에 갈 때는 3등객차에 타서 다른 승객들과 부대끼어 갔지만, 자금상의 여유도 생긴 데다가 지금 주리를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서 칸막이로 다른 좌석과 분리되어 있는 2등객차 차표를 사둔 터였다. 얘가 뭘 입고 와서 그러나 하고 궁금증이 일지만, 구태여 내비치진 않고 여유 있게 연인을 따라간다.


그러나 정우는 2등객차에 탄 그 순간, 여유 있는 태도와 자제력을 잃지 않으려고 애써야 했다.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트렌치코트를 벗은 주리의 몸에, 푸른 에이프런 드레스가 입혀져 있는 걸 보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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