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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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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33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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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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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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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제 40편 - 1부 완

DUMMY

제 40편








“하아···대체 언제쯤 출발하시는 걸까?”


발을 동동 구르던 헬레나가 자신을 따라온 시녀. 안나에게 물어보았다.

어릴적부터 영주성에 머물며 오랜 시간을 지내온 안나였기에 헬레나와는 친구와 같은 관계.


“아마 곧 출발하시지 않을까요 아가씨? 벌써 5번째 짐마차가 꽉 찼다고 하더라구요.”


“우리 둘이서만 있을때는 그냥 헬레나라고 불러도 된다고 늘 얘기했잖아.”


“제가 어떻게 아가씨에게 그러나요.”


말을 그렇게 하면서도 기분은 좋아 보이는 안나의 얼굴.

결국 반말을 강제할 수 없었던 헬레나가 한숨을 내쉬면서 다시 질문을 던졌다.



“전부 시신들이 말이지?”


“네. 그런데 이제 대부분의 유해는 수습했다고 하네요. 뼈다귀들이 알아서 땅위로 올라와줬기에 굳이 땅을 팔 필요도 없었구요.”


“그것 참 편하네··· 앞으로 유해 찾기는 사령술사들에게 시키면 되겠구나.”



누가 들으면 경을 칠 소리를 쉽게하는 헬레나. 그것을 잘 아는 안나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그녀의 입을 막았다.


“아이 아가씨도 참! 그런 말을 함부로 하시면 큰일나요 큰일! 교단에서 이단들을 어떻게 하시는지 잘 알고 계시죠?”


“화형?”


“네!! 그것도 모두가 보는 광장에서 발가벗긴채로 불을 질러버린데요.”


“아이 망측해라···”


“그러니 입 조심하세요 아가씨. 특히나 누른 자작쪽에서 어떻게 걸고 넘어질지 몰라요.”


“나쁜 자식.”


호시탐탐 드로이트 영지를 노리는 누른 자작을 떠올린 헬레나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과거, 드로이트 영지를 얻기 위해 외동딸만 가졌던 드로이트 자작에게 혼인에 대해서 얘기했던 누른.


무려 사십대 후반인 그가 십대 후반이었던 자신과의 혼인을 바랬던 사실을 알게 된 것을 기점으로, 헬리나는 누른이라면 자다가도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일어났다.


분노한 아버지가 단칼에 거절했기에 망정이지, 어림없는 이야기였다.



“그나저나··· 안되겠다. 더는 못 기다리겠어. 왕자님께 가 봐야겠다.”


“왕자님께요? 그분은 지금쯤 이곳의 연무장에 나와 계실텐데요.”


“뭐? 정말??”


“네. 오늘 아침 일찍부터 회복훈련을 하신다며 검을 들고 나가시는 것을 봤어요.”


“그걸 왜 이제 이야기해주는거야!! 못됬어 증말.”


갑자기 얼굴이 확 달아오른 헬리나가 옷매무새를 고치고 화장을 손보기 시작했다. 평상시와는 비교불가능한 빠른 속도로 채비를 마친 헬리나.


그녀가 허둥지둥 연무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아직도 검을 휘두르고 있는 왕자가 있었다.


-쾅.콰아앙.


어김없이 바위를 내리치는 이상한 수련을 고집하고 있는 왕자.


처음에는 모두가 이상하게 여겼던 수련방법.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뭐라 지적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전투를 직접 보지 못했던 헬리나였기에 다른 사람들이 들려준 이야기.

마치 마왕을 물리치는 용사나 보여줄법한 이야기를 들었던 헬리나의 두 볼이 붉어졌다.


“아. 헬리나님. 언제 나오셨습니까?”


“아··· 왕자님.”


때마침 흐르는 땀을 닦으며 돌아선 루크왕자가 아는척을 하며 다가왔다.


훅 하고 풍겨져오는 남자의 땀냄새.

훈련을 중요시하는 아버지가 멀쩡하셨을 때. 드로이트 성에서 익히 맡아지던 냄새였다.


한때는 역하다고 느꼈던 땀냄새.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늘따라 향기롭게만 느껴졌다.


스스로의 얼굴이 빨개진 것은 아닌지 걱정하며 헬리나가 답했다.


“조.조금전에 나왔어요. 성안에 가만히 있자니 조금 갑갑해서요.”


“아. 저랑 비슷한 생각이셨군요. 저 또한 몇 일간 요양을 했더니 몸이 굳어가는 것 같아서 이렇게 나왔습니다. 하하하.”


“아··· 혹시 몸은 이제 완전히 괜찮아 지신 건가요?”


“물론이죠. 끄떡없습니다.”


끄떡없다고 말하면서 알통을 보여주는 왕자. 우락부락한 사이즈의 근육은 아니었지만, 제법 잘 갈라진 이두박근이 헬리나의 눈을 어지럽혔다.


이러다가 제대로 말 조차 못붙이는것 아닌지,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려는 헬리나의 귀에 낯선 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런 근육 쓸모없어. 유연성이 부족해.”


“······?”


“이것이 유연성도 있으면서 쓸모있는 근육이다.”


갑자기 나타난 파란머리 여자가 희뿌연 피부에 가는 팔을 들어올리며 근육자랑을 해댔다.

그야말로 계속해서 왕자와 자신의 사이에 끼어드는 여인.

헬리나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이리스 공주님?”


“왜?”


걷어붙였던 소매를 바로하며 되물어오는 파랑머리 여인.

그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에 헬리나는 도저히 가만 있을수가 없었다.


“공주님께서는 무슨 염치로 왕자님께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죠?”


“응? 뭐가?”


자신도 모르게 쏘아붙인 말.

헬리나는 스스로 놀라면서도 마음 속에서 치솟아 올라오는 말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만큼 아무것도 모른다는 저 백치의 얼굴을 보고있자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루크왕자님께서 그쪽 공주님과 일행들을 구하기 위해서 어떤 일을 겪으셨는지 모르시는 바가 아닐텐데요?”


“······?”


“그 끔찍한 것들과 사령술사··· 왕자님께서는 돌아가실 수도 있었어요.”


“······그.그렇지.”


헬리나의 말에 아이리스의 표정이 조금 창백해졌다.

사회부적응자처럼 별다른 표정의 변화가 없던 그녀의 얼굴에 미안함 이라는 생소한 감정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미안.”


왕자를 보며 미안함을 표시하는 아이리스 공주. 그런데 루크 왕자의 표정이 조금 이상했다.

마치 아이가 달라진 것을 바라보는 부모의 표정이랄까?


“우···우리 파랑이가 달라졌어요.”


“응?”


“큭···농담이고. 신경쓰지마.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니까.”


정말로 별것 아니었다고 말하는 루크왕자 표정. 자신의 목숨까지 위험할 수 있었음에도 저런 말을 하는 왕자를 보는 헬리나의 표정이 변했다.



“하.하지만······”


“헬리나님도 그만하세요. 전 정말 괜찮으니까요. 내가 이렇게 보여도 귀신 퇴치에는 이골이 난 사람이거든.”


“······네.”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지만, 헬리나는 왠지 자신이 1패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풀이 죽었다.

살면서 한 번도 남자들에게 거절당해 본 기억이 없는 자신에게는 생소한 기분.


그런데 묘한 시선이 느껴졌다.


“···응?”


-쏘옥.


혀를 작게 내밀고 자신을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치니 혀를 게눈감추듯 쏘옥 숨기는 파란머리 여인이 있었다.







*****








“지루하구만. 무슨 사건이라도 안터지나?”


[네놈··· 아직 바위를 가르지도 못한 주제에 벌써부터 그런 잡생각을 머리에 담고 있는게냐?]


“왜? 뭐? 하고 있잖아. 하고.”


-콰앙.


나는 기계가 내리치듯 눈 앞의 바위를 내리쳤다.

이미 수만번의 칼자국이 나있는 머리통 두 배 만한 바위.


듣자하니 니르티움이라는 희귀한 광물이었는데, 이 곳의 장인기술로는 주조가 불가능 할 정도로 단단한 광물이라 쓰임새가 없는 광물이라고 들었었다.


고대에는 이 광물을 이용해서 최상급 무기와 장식품들이 만들어졌다고는 들었는데, 그것은 이미 사장된 기술.


아무튼 이미 수십개의 칼이 부러지거나 형편없이 휘어져버렸기에 그 단단함 만큼은 인정하는 바위였다.


“아 진짜 더럽게 안갈라지네. 이거 되긴 되는거야? 내 생각에는 그 조자룡이 살아서 찔러대더라도 끄덕없을 것 같은데?”


[헛소리! 그런 짓을 할 시간이 있다면 빨린 아이리스의 축귀부나 뺏어라. 시도때도 없이 품에 안고 다니는 것 때문에 우리 샤르트가 저기 먼 곳에서 울고 있지 않느냐?!]


“아니, 날 더러 어쩌라고? 내가 준 선물이랍시고 품속에 숨겨놓고 있는데. 엉? 뭐. 잘때 몰래 가서 훔쳐와? 그러다가 변태로 낙인 찍히면?”


[머···멍청한놈. 누가 훔쳐보라더냐! 그냥 가서 사알짝! 아주 사아알짝!]


“뭐. 다 큰 처자 품속을 뒤져보라고?”


-뿌드득



내 반문에 이를 뿌드득 갈면서 호통소리를 내지르려던 척준경.

그런데 그 호통소리가 쑥 하고 들어가 버리게 만드는 누군가가 나타났다.



[무···.무슨?! 엌! 아니. 오.오해요! 샤르트. 방금 그건 내가 한 말이 아니라 이···이···이놈이!]


“응? 내가 언제??”


[이···!!! 앗! 자..잠시 기다리시오 샤르트. 내···내가 다 잘못했소.]


도끼눈을 하고 척준경을 노려보다가 저만치 날아가버리는 샤르트. 그리고 그 뒤를 허둥지둥 뒤쫓는 척준경.

추태도 저런 추태가 따로 없었다.


아무래도 벌써부터 붙잡혀 살 것만 같은 팔자.

나는 소리없이 척준경을 응원해 주고는 눈 앞의 바위를 노려보았다.



“······더럽게 단단하네 정말. 아마도 오러도 안 통하겠지?”


-화르륵


단전에서 일어난 기운이 팔을 타고 검신으로 뻗어나갔다.

새파란 오러가 파도처럼 일렁이면서 검을 따라 흘렀는데 그 모습이 꽤나 볼 만했다.

확실히 이전보다 더욱 잔잔해지고 선명해진 오러의 흐름.



“이건 대체 무슨 원리로 설명해야 하는거야? 원자, 분자 이런걸로도 설명이 안될테고··· 그런데 눈앞에 보고 있으니 안 믿을 수도 없고 말야?”


물론 대답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척준경이 주장하 듯, 이렇게 바위만 내려치다가는 관절염이 먼저 올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머리를 더 굴려보기로 했다.



“레이저 무기도 아니고, 입자 빔무기처럼 입자의 힘이랑 열을 갖다쓰는 것도 아닌데 참 신기하단 말이지··· 역시, 우리 무속인들처럼 영의 힘을 빌린것이 더 가까울까? 지속적인 단련은 영적인 건강도 향상시킬 수 있으니··· 흐음···”


현대과학과 무속인으로써의 지식 또한 더해지니 무언가 잡힐 것만 같은 그림.


“척장군이 부여해준 그 멸귀의 힘··· 근데 그게 묘하게 영적인 힘을 증폭시켜 주는 느낌이던데, 오러랑도 잘 섞여들었다라···?”


확실히 척준경이 부여해준 멸귀의 힘을 떠올려보니 실마리가 잡히기 시작했다.


“어디보자··· 원력(原力)을 증폭시킨 후에 축귀의 힘을 더해서···강신무에 살(煞)풀이를 더해본다면? 해볼만하겠는데?”


나는 내친김에 부적지를 꺼내어 들고는 축귀부를 그려서 검신을 휘감았다.

또한 수 천번을 넘게해서 이제는 기억에 각인되어 버린 강신무를 추기 시작했다.



강신무는 신의 모습을 모방하기 위해 추는 무당의 몸짓.

또한, 신과의 합일을 염원하기 위한 몸부림이 강신무였지만 이번에는 장군신을 불러들이지 않는 빈 껍데기인 강신무.


하지만 나는 그 중심에 모방이 아닌, 내 의지를 중심으로 내세웠다.


그것은 악(惡)을 멸하겠다는 의지.

나는 죽어서도 고통받던 수 천의 사령들과 그 비통한 감정을 다시금 상기했다.




-우우웅


축귀부를 감고있는 검신이 가볍게 떨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불꽃처럼 타오르는 기운이 단전에서 터져나오면서 내가 들고있는 수련검쪽으로 야생마처럼 질주했다.


“크···크윽!”


마치 터질 것 같은 팔뚝의 고통.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않고 강신무를 추기 시작했다.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주변의 시선 따위는 의식하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를 추었을까?


그리고 마침내.


내 손바닥을 타고 올라온 단전의 기운과, 피어오른 내 멸악의 의지가 검신의 중앙에서 맞닿았다.




-오오오오오오


나를 지켜보고 있었는지, 주변에서 터져나오는 경외어린 탄성음.

감았던 눈을 떠보니 보였다.




갈라진 검은 바위.

그리고···찬란하게 타오르는 멸악(滅惡)의 검.







귀신보는 소드마스터 1부 완결.


작가의말

짧았던 1부가 끝났습니다. 짧다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저는 1차 목표를 통과한 기분입니다 :)


현생이 따로 있는지라...... 최대한 시간을 만들면서 2부 비축분을 쌓고 있습니다 :)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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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제 39편 23.01.26 81 4 12쪽
39 제 38편 23.01.25 97 5 12쪽
38 제 37편 23.01.24 102 4 12쪽
37 제 36편 23.01.23 112 4 11쪽
36 제 35편 +1 23.01.20 130 5 12쪽
35 제 34편 23.01.19 132 4 12쪽
34 제 33편 23.01.18 131 3 11쪽
33 제 32편 23.01.17 133 3 11쪽
32 제 31편 23.01.16 140 4 11쪽
31 제 30편 23.01.15 150 4 12쪽
30 제 29편 23.01.14 155 4 12쪽
29 제 28편 23.01.13 154 4 11쪽
28 제 27편 23.01.12 155 4 12쪽
27 제 26편 23.01.11 177 4 12쪽
26 제 25편 23.01.10 186 4 11쪽
25 제 24편 23.01.09 203 4 11쪽
24 제 23편 23.01.08 204 4 11쪽
23 제 22편 23.01.07 199 4 12쪽
22 제 21편 23.01.06 208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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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 19편 23.01.04 239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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