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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I

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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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56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3.01.07 23:05
조회
199
추천
4
글자
12쪽

제 22편

DUMMY

제 22편








“각반 위로 맞았는데 엄살은··· 쯧쯧.”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


그러고보니 쓰러져서 바닥을 뒹구는 기사놈의 비명 때문인지, 반쯤 열린 문 너머로 이쪽을 쳐다보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때문에 나는 기사놈의 비명소리보다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네 이놈! 아무리 고.루.난. 자작이 시켰다고 하더라도 어찌 일국의 왕자를 이렇게나 무시한단 말이더냐!!”


“무.무슨?!”


“뭐, 뭐라?!! 고.루.난. 자작이 일부러 시간을 끌라고 했다고?! 설마 그럴리가 있겠는가! 그는 분명 제국에서 가장 귀감이 되는 귀족 중의 귀족이라고 들었거늘!! 심지어 나와 그는 구면인 사이다!!!”


감싸안은 정강이의 고통을 잊은채로 멍하니 나를 올려다보는 제국의 기사놈.

아니, 고루난 자작놈의 따까리.


나는 놈의 면상에 비웃음을 날린 직후, 문 안쪽에서 허겁지겁 달려나온 고루난 자작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어서오십시오 고루난 자작님~!”


“···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캥기는게 있는 모양인지 빠르게 속삭이는 고루난 자작.

부은 눈이 더욱 더 튀어나온 모습이 겁을 집어먹은 개구리 같았다.


“아니, 이 작자···아니, 이 기사가 고루난 자작님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막아서지 않습니까? 아마도 저희 두 사람의 끈끈한 관계를 모르고 하는 짓일테죠”


“······그.그렇죠. 왕자님.”


당연한 말이지만 놈은 나와 끈끈한 원수지간이었다.


하지만 점점 더 몰리는 시선때문인지 식은땀을 흘리면서 상황을 수습하기 시작하는 고루난 자작.


“뭔가 착오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왕자님. 얼른 연회장으로 드시지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하하하”


나는 여유롭게 미소지으면서 고루난 자작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그 순간 흠칫 놀라는 자작이었지만, 금방 평정을 되찾은 얼굴이었다.


실로 놀로운 처세술이었다.

나는 아직도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기사놈에게 무언의 살기어린 시선을 보내는

자작을 무시하면서 연회장에 들어갔다.


황금 문을 통과하기 무섭게 붉은 옷을 입은 시종이 나와 일행의 이름을 외쳤다.



“노르트 왕국의 제 1왕자 루크 디트리히 님께서 입장하십니다!”


“노르트 왕국의 대장군 아서 데칼리온 후작님께서 입장하십니다!”


-흠칫


“······?”


나도 모르게 멈춰선 발걸음.

그리고 조금 전까지만해도 통쾌한 표정을 하고 있던 데칼리온 후작이 의문어린 표정을 지었다.


“후작 이름이 아서였어? 난 또 대갈이 이름이고 리온이 성인줄 알았지···”


심지어 몸뚱아리의 원래 주인놈도 몰랐던 기억이기에 더욱 놀라버렸다.


“······하아. 처신이나 잘 하시오.”



이에 조금은 바뀐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후작의 눈빛이 예전보다 더욱 더 사나운 눈빛으로 돌아가기에는 불과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원래 이런건가?”


“또 뭐가 말이지?”


“타국의 왕자가 입장하면 박수도 좀 쳐주고 해야 되는거 아닌가 싶어서 말이지···”



거의 철저한 무관심 이었다.


심지어 연회장 입구에서의 소동때 쏟아지던 관심이 지금 우리에게 다가오는 관심보다 많았다.


나의 물음에 이를 드러내면서 웃는 후작.


“그걸 5년이 지나서도 깨닫지 못한거요? 바로 이것이 변방 약소국 사람들의 서러움이라는 것이지.”


“조선 시대때나 많이 듣던 말이네.”


“···무슨 말이오?”


“아냐, 아무것도.”


한강의 기적이라든가 G20 이라는 말을 떠들어 보았자 아무도 알아 듣지 못할 말을 굳이 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연회장의 구석쪽에서 후작과의 불편한 시간을 가지고 있을 때였다.


낯선 세 명의 제국 귀족들이 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한눈에 보아도 다른 제국의 귀족들과는 유행이 떨어져 보이는 차림새.

그중에서도 가장 유행이 떨어져 보이는 행색의 중년인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이렇게 또 뵙습니다 루크 왕자님.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헤르드 영지의 영주 데르손 백작입니다.”


“누른 자작입니다.”


“제크리트 남작입니다.”


그 이외에도 몇몇 귀족들이 인사를 건네왔지만, 대부분이 노르트 왕국과 인접한 영지의 귀족들이었다.


아무래도 노르트 왕국과 직접적으로 국경을 마주하는 영지들이었기에 정치적인 이유로 접근한 모양.


게다가 나보다는 옆에 서있는 데칼리온 후작의 눈치를 더욱 보고있는 저들이었다.


‘지루하구만. 언제 끝나는 거지?’


그렇게 가끔씩 던져오는 질문에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던 내게 다가오는 이가 있었다.


붉은 드레스에 그만큼이나 붉게 빛나는 머리카락.

눈매의 끝이 살짝 매력적으로 올라간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루크 왕자님. 드로이트 영지에서 온 헬리나 드로이트입니다. 꼭 한번 뵙고 싶었어요.”


“하. 여기가 어디라고···”


그런데 옆에서 심기가 불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바로 같은 제국의 귀족이자 데칼리온 후작의 눈치를 보고있던 누른 자작.


“······실례인 줄은 알고 있습니다만,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님··· 아니, 드로이트 자작님을 대신해서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헬리나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여인이 누른 자작의 면박에 지지않고 대꾸했다.

그다지 무례하지도 않으면서도 할말은 하는 적절한 대응.


그녀는 누른 자작을 신경쓰지 않은채 나와 눈을 마주쳤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에게 시간을 잠시 내어주실 수 있으실까요 왕자님?”


“···뭐 그럴까···요?”


얼굴만 놓고 보자면 파랑이와 버금갈 정도로 예쁜 빨강이가 들이대자, 나도 모르게 존대말이 나왔다.


그 모습을 한심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는 데칼리온 후작.

꼰대가 어떻게 바라보든지 말든지, 기꺼이 시간을 내려고 하는데 나를 막아서는 또다른 이가 있었다.



“제국의 레이디에게 또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거냐 칼츠. 아니, 이제는 루크 왕자님이라고 불러드려야 합니까?”


“오랜만.”


“감히 내 사람인 루드리히와 델톤에게 암수를 쓰고도 괜찮을줄 알았나 본데··· 하! 설마 옆의 데칼리온 후작을 믿고 있는겁니까?”


데칼리온 후작이 뻔히 듣고 있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건방을 떠는 놈은 역시나 악연으로 엮어져버린 질로트 카르트로 였다.


반말을 내뱉으며 다가오다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자마자 존댓말로 바뀌는 놈의 말투.


역시나 재수없는 놈이었다.


제국 공작의 아들.

아카데미 수석 졸업자.


그리고 그 두개의 타이틀 이외에도 놈은 다른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소드 익스퍼트이자 천재 검사.


최연소 타이틀까지는 아니었지만, 남들보다 월등히 어린 나이에 오러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검사가 바로 놈이었다.



“사실은 말이지······”


불쾌해하는 후작의 얼굴을 무시하며 가까이 다가온 놈이 속삭였다.


“이건 널 위해 준비된 무대야.”


“···?”


-짝짝짝


내가 무어라 대답할 사이도 없이, 박수를 치면서 주위를 환기시키는 질로트.

연회의 주최자인 황태자의 입장이 늦어졌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루해하기 시작하던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입가에 미소가 만연해진 놈은 간단한 미사여구와 함께 입을 열었다.


마치 연회의 주인이라도 되는 듯한 여유만만한 태도.

공작인 아비의 휘광을 적절하게 사용할 줄도 아는 놈이었다.



“모두 이 자리에 함께해주셔서 영광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바로 이 자리에서. 저희 모두가 놓치고 있던 중요한 사실이 있었기에! 염치 불구하고 여러분들의 좋은 시간을 방해하게 되었습니다!”


연회장. 아니, 사교장에 모인 귀족들의 얼굴에 호기심이 만발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여기 계신 노르트 왕국의 루크 디트리히 왕자께서, 그동안 신변상의 안전을 이유로 비밀로 하셨던 오랜 제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본국으로 귀국하신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제국에서 힘든 유학생활을 통해 검술과 제왕학을 열심히 수학해오신 루크 왕자님께······”


“아직 부족하고 모자라기만한 제가 가르침을 한 수 받고자 합니다. 다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반강제적인 대련요구.


그것도 놈의 화술에 대응할 사이도 없이 만들어진 대련의 자리였다.



-오오오오


심지어 제국 귀족들의 호응이 저렇게 쉽게 나오는것으로 보아, 제국놈들 또한 약소국의 왕자가 광대로 전락하는 것을 보고싶은 모양이었다.


‘웃기고 있네.’


그리고 그것은 바라던 바였다.

나는 앞으로 나서면서 양해를 먼저 구했다.


“잠깐 옆으로 비켜주시겠습니까. 헬리나 드로이트 영애?”


“···조심하세요.”


타국의 왕자를 응원하는 제국의 아름다운 여인이라.

시간을 할애할 이유가 더더욱 생겨버렸다.









*****







“하아······”


아서 데칼리온은 어이가 없었다.


제국이 왕국을 욕보이는 일이야 하루 이틀이 아니었기에 이번에도 어떻게든 참고 넘어가려했다.


문 앞에서 왕자 일행을 일부러 대기시키는 얕은수야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카르트로 공작의 아들놈이 벌이고 있는 짓은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다.


인물 됨됨이가 최악인 루크이지만 그래도 노르트 왕국의 제 1왕자.

가장 왕위와 가깝다고도 볼 수 있는 사람을 연회장 광대 취급을 하다니.


만약 루크 디트리히가 왕이 된다면, 노르트 왕국 전체가 두고두고 비웃음을 당할 일이었다.


보다못한 아서 데칼리온이 기세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우우웅.


“으음···”


하지만 그가 기세를 일으키는 순간 사방에서 피어오르는 제국 실력자들의 기세.


“정체를 숨기고 있었나···?”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왕국에서는 가장 강하다고 여겨지는 그와 비견될 만한 인물이 적어도 3명은 있는 곳이 바로 이 연회장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후작 뿐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도우텃 백작이 이 상황의 문제점을 성토하기 시작했다.



“대체 이게 무슨 외교적 실례입니까?!!”


“외교적 실례라니. 그저 그쪽 왕자님의 성취를 견식하고자하는 것 뿐인데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 아닌가?”


개구리처럼 눈이 부어오른 고루난 자작이 도우텃 백작을 막아섰다.

두꺼비 같은 얼굴에 음흉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것은 이 상황이 누군가에 의해서 철저히 준비된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하.하지만 일국의 왕자를 상대로 이런 일은 전래에 없었습니다!!”


“언성이 높군. 명심하시오 도우텃 백작. 이곳은 연회장이기는 하나, 엄연히 제국의 황궁이네.”


“······”


결국 외무대신으로써 아무것도 하지 못한 도우텃 백작이 고개를 떨구며 주먹을 말아쥐었다.



-철컹


어느새 다가온 제국의 기사들이 노르트 왕국일행들 주변에 포진했다.


혹시모를 불상사를 미리 대비하려 함인지, 일행들을 보는 눈매가 매서웠다.


참다못한 데칼리온 후작이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이미 상대방과 대치하기위해 몸을 풀고 있던 문제의 왕자가 뒤돌아보았다.

도발에 넘어간 것 치고는 너무도 태평해 보이는 얼굴.



“거. 걱정하지 마시고 편히 구경하시오. 나이도 많은 양반이···”


“···?!”


“사실 사주팔자를 보고 왔는데 말이지··· 오늘 내 운세가 상당히 길한 편이더라고.”


이상한 말을 내뱉으며 돌아서는 왕자.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놈의 등판이 오늘따라 두 배는 넓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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