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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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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34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3.01.08 23:05
조회
204
추천
4
글자
11쪽

제 23편

DUMMY

제 23편








“그럼 준비는 되셨습니까 왕자님?”


한껏 여유로운 표정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던 질로트.

놈이 검을 치켜들었다.


날이 없는 수련검.

나에게도 마찬가지로 똑같이 주어진 검이주어졌지만, 놈의 검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뭐랄까···

굳이 얘기하자면 내 손에 들린 검은 속이 빈 강정같은 느낌?


저 놈이 들고 있는 것과는 전혀 느낌이 달랐다.



[신기한 능력이로군. 금(金)의 기운이 일시적으로 더 강하게 깃들게 해주는 주술이라니···심지어 예(銳)의 기운도 강화되어 있군.]


옆에서 쓸데없는 감탄을 터트리는 척준경.

그의 말을 듣고보니 내 직감이 틀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검에 무슨 수작을 부린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퀘스트 난이도가 올라가서 인상을 찌푸리는 찰나, 아무런 예고도 없이 공격이 날아왔다.


[막지말고 피해라.]


-쐐애애액


“이크”


오러를 사용하지 않는 룰이라고는 했지만, 저 검격에 맞는다면 최소한 중상이었다.


척준경의 예고가 없었더라면 막았던 검째로 베일뻔 했다.

그만큼 강맹했던 공격.



“피했다고?”


단칼에 나가떨어지는 내 모습을 그렸던 모양인지 조금은 당황스러워 하는 놈의 모습이었다.


그것도 그런것이, 지금 내 실력보다는 월등히 높은 것이 질로트 놈의 실력.


심지어 들고있는 무기까지 같은 듯, 같지 않은 무기였다.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는 놈의 표정을 보아하니, 이제부터 진짜 공격이 시작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놈의 움직임에 대응하려고 하는데, 척준경의 조언이 들려왔다.



[네놈에게 교(巧)의 맛보기를 알려주마. 먼저 오늘 오전에 알려준대로 손잡이의 간격을 넓게 잡아라.]


‘···?’


[놈의 검을 정면에서 맞받았다가는 검째로 잘려나갈 것이다. 저 정도라면 팔다리 정도는 검째로 잘려 버릴 것이다. 그렇다면 피해야 하지.]


‘당연한 것 아냐? 그런데 손잡이는 왜 넓게 잡아야 하지?’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중얼거렸더니 화를 벌컥내는 척준경.


[닥치고 알려준대로 해.]


‘······’


상황이 상황인지라 척준경놈의 지시에 따랐다.

다른 것은 몰라도 놈의 검술 하나는 진짜였기 때문.


내가 검의 힐트부분을 고쳐잡자 질로트 놈의 표정에 다시금 여유가 맴돌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긴장한 것으로 보인 모양이었다.



“이거··· 왕자님이 많이 긴장하신 듯한데··· 응원이라도 해드릴까요?”


“푸하하하하핫!!!”


놈이 주변을 둘러보자 제국의 귀족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말 그대로 적진 한가운데서의 대련.

아니, 결투나 다름없었다.



“자, 이제는 진짜로 갑니다?”


주변의 호응이 마음에 들었던지 놈이 검을 빙빙 돌리다가 갑자기 달려들었다.


-깡깡까아앙


일격에 끝내는 것이 아닌,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 함인지 가까이 붙은 놈이 뜬금없이 입을 놀리기 시작했다.



“왼쪽. 오른쪽. 왼쪽 어깨. 한번 더 왼쪽 어깨. 우측 허리.”


말 그대로 자신이 공격하려는 방향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놈의 모습.

전력이 실리지 않은 공격이라 그런지 그럭저럭 막아낼 수는 있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날이 없는 수련검임에도 불구하고 푹푹 패여나가는 내 손에 들린 검.

반대로 멀쩡해 보이는 검을 들고 있는 놈이 이죽거렸다.


“그래도 그림은 그려져야 조금은 덜 창피하지 않겠어 쓰레기 왕자?”


나에게만 들릴 정도로 빠르게 읊조린 놈이 공격을 이어나갔다.


계속해서 나불거리는 방향으로 날아오는 놈의 공격.

3자가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진짜 실력자들은 알고 있었다.


놈은 나를 상대로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나를 정말로 열받게 만들어 버렸다.



“제대로 들어와 새끼야.”


“···?”


“왜, 너도 대가리 깨주랴?”


“하아··· 오만하시군요 왕자님. 그럼 분부하신대로···”


다시 한번 주변의 호응을 이끌어낸 놈이 검을 치켜들었다.


그러면서 내게만 보이는 입모양으로 읊조리는 놈의 입술.


-머리.


[온다. 왼쪽 어깨다. 이번에는 손잡이로 받아내고 역공이다.]



놈이 읊조린 방향과는 다른 사실을 말하는 척준경. 심지어 수작을 부린 검을 손잡이로 받아내라고 말하는 무리한 요구까지 하고 있었다.


‘······’


잠깐의 고민.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이미 다가와서 검을 휘두르는 질로트의 모습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내가 누구를 믿을지는 정해져 있었다.









*****









‘이기십시오 전하.’


대련을 빙자한 폭력을 지켜보던 에이든은 손에 땀을 쥐었다.


일방적으로 밀리고는 있지만 그래고 카르트로 공작의 아들이 가하는 공세를 막아내는 왕자의 모습.


근 3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왕자가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를 보아온 에이든이었다.


왕실에 속한 기사이자, 왕가에 서약을 바친 기사였기에 루크 왕자에게 충성을 맹세할 수는 없었지만 할 수 있다면 섬기고 싶은 주군이었다.


작위의 고하를 논하더라도, 모두가 제국 놈들에게 모욕을 당하면서 참기만 하던 치욕의 자리.


그런데 홀로 일어나서 꿋꿋이 걸어나가던 왕자의 뒷모습이 눈앞에 아직도 선했다.


‘···?!’


몇번이나 공격을 막아내는 왕자의 모습에서 점점 더 희망이 솟아오르던 찰나.

에이든은 보았다.


공격의 방향을 말하는 상대의 입술.

처음에는 잘못 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주시하다보니 알게된 사실.


-으득.


바로 앞에서 들린 이가는 소리.

앞에서 부들부들 떨고있는 데칼리온 후작 또한 이미 눈치챈 사실인 모양이었다.


저 것은 그야말로 대련 상대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모욕.

가르침을 선사하는 교관들이나 할 수 있는 발언이었지, 대련 상대에게 할 말은 아니었다.


그때였다.



몇마디 말을 주고받던 왕자와 카르트로 공작의 아들 질로트.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더니 질로트가 이제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속도로 달려들었다.

마치 지금까지는 장난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격.


“아···안돼!!”


자신도 모르게 새어나와버린 목소리.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왕자를 향해서 떨어지는 저 검을 멈추게 할 힘이 없었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콰직.


빠른 속도로 떨어져 내리는 질로트의 검을 왕자가 쥐고 있던 검의 힐트로 막아내었던 것.

조금만 잘못 막아도 손이 날아갈 뻔했다.




“···?!!”


그런데 왕자가 보여준 다음 움직임은 상상을 초월하는 움직임 이었다.


힐트 끝부분을 쥐고있던 왼손을 놓아버린 것.


그러자 힐트의 면을 따라서 자연스럽게 사선으로 흘러내리는 질로트의 검이었다.


그리고 그와 반대로···


왕자의 오른손을 축으로 검이 움직였다.


한쪽이 눌리면 다른 한쪽이 올라가기 마련.




-퍼어억


강한 힘으로 올려쳐진 왕자의 검면이 질로트의 관자놀이를 후려갈겼다.



“······”


환호는 없었다.



-쩔그렁.


손에서 검을 떨어뜨리며 허물어지는 질로트.

기절할 만한 충격은 아니었으나, 스스로도 방금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이···이건 대체···?”


아직도 믿지 못하는 질로트의 혼란스러운 얼굴.


“뭐긴 뭐야 새끼야. 그게 패배라는 거다.”


고개를 떨구고 있는 질로트의 정수리로 왕자의 폭언이 떨어졌다.


“사···사기다!!!”


그러자 발작하듯이 일어서는 질로트.

수많은 제국의 귀족들이 보고있는 자리에서 그가 사기를 외쳐대기 시작했다.


부끄러움을 무릅쓴 모습.


하지만 제국의 귀족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역시··· 무언가 있다!”


“저 왕자의 몸수색을 해봐야 합니다!”



질로트의 배경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제국의 귀족들.

적들 사이에 둘러쌓였음에도 불구하고 무표정인 왕자의 모습이 바람앞의 등불처럼 애처로웠다.


그런데 등불을 막아주는 가림막이 나타났다.


그야말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도움의 손길.



“방금 대결의 결과는 사기가 아닙니다!”


푸른 머리카락에 어울리는 하얀 드레스.

평상시에는 알아도 주목하지 않았던 누군가의 미모로 인해서 주변이 밝아지는 효과까지 있었다.


데칼리온 후작의 미간이 찌푸러졌다.


“···아이리스 공주?”


분명 연회에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이스틴 왕국의 왕녀가 나타났다.


그녀의 정체를 알고있는 제국의 귀족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북서쪽에 위치한 작은 노르트 왕국과는 다르게, 제국의 남서쪽에서 꽤나 큰 영토와 국력을 가지고 있는 이스틴 왕국의 왕녀.


황태자와 공작이 부재한 지금, 그녀의 발언권을 무시할만한 인사는 이곳 연회장에 없었다.


“오히려 사기를 친 쪽은 반대쪽입니다.”


“공주님? 그게 무슨 억측입니까?? 아무리 아이리스 공주님이라도···뭐,뭐야?”


항의하기 위해서 다가서는 제국의 귀족을 막아서는 사람이 있었다.

노르트 왕국 사람들에게는 이미 얼굴이 알려진 인물.

덱스터였다.


다른점이 있다면, 집사와 비슷한 복장을 하고있던 그가 전신에 플레이트 메일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검을 쥐고 있는 그를 바라보는 데칼리온 후작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마치 그쪽이 나설 줄은 몰랐다는 얼굴.

연회장 주변에 포진하고 있던 실력자들의 기운들 또한 날카롭게 바뀌기 시작했다.



반면, 흥미로운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루크왕자에게 다가간 아이리스 공주가 불쑥 손을 내밀었다.


“그 검. 이리 줘봐요.”


“···?”


그러자 말없이 검을 건네는 루크 왕자.

검의 손잡이에 남은 상흔을 슬쩍 살펴보던 아이리스 공주가 바닥에 떨어진 또 다른 검을 주워들었다.


“자.잠깐! 엌?! 이손 놔라!!!”


공주가 자신의 검을 집어들자 검을 되찾기 위해서 갑자기 달려들던 질로트였으나, 덱스터에게 팔이 꺾여 바닥에 엎어졌다.


“감히 내가 누군줄 알고!!!”


바닥에서도 감히를 외쳐대는 질로트.

그 얼굴을 무표정으로 내려다보던 공주가 자신의 손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모두의 눈에 들어오는 푸른빛 반지.

이곳에 자리한 제국의 귀족들도 여럿 끼고 있는 최상급 아티팩트 였다.


그것은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마나를 사용한 암수를 파악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아티팩트.

하지만 또다른 사용 효과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사물에 걸린 이로운 마법 효과도 파악할 수 있는 능력.


공주가 반지가 끼어진 손을 움직여 루크 왕자의 검에 가져다 대었다.


-······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아티팩트.


이번에는 공주의 손이 반대쪽 검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발작하기 시작하는 질로트.

그의 얼굴에 낭패감이 가득 어리기 시작했다.



“잠까아아안!!! 이거 놔라!!”


발버둥을 쳐보지만 덱스터의 손을 벗어나지 못하는 질로트. 하지만 가까이 다가서려던 제국 기사들조차 걸음을 멈추어섰다.


왜냐하면 그들은 기사였기 때문.

상황을 지켜보는 에이든 또한 같은 생각이었다.

심지어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들어와서 자리해있던 제국의 3황자 제이미 드 데나헤르 마저도 침묵했다.



그리고 마침내.




공주의 손이 질로트가 휘두르던 검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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