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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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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38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2.12.31 23:05
조회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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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1쪽

제 14편

DUMMY

제 14편











“누명! 소싯적 그 상황은 전부 누명이었소!!!”


황급히 내뱉은 내 말투에 멈칫하는 후작.

하지만 말도 안되는 변명이라고 생각했는지 표정이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딸 아이를 희롱하려는 모습을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건만······”


분노를 표하면서 다가오는 후작.

이제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두들겨 패주고야 말겠다는 얼굴이었다.



‘아, 진짜 미쳐버리겠네!!’


정말 미치고 팔딱 뛸 노릇이었다.


지금이 20살이 되는 몸뚱아리였기에, 7년전 일이라면 13살.


13살부터 여자를 희롱하려다 신하에게 죽을뻔한 망나니라니,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일단 이 상황은 모면해야 했다.

무엇보다, 내가 지은 죄가 아니었다.



나는 다짜고짜 달려들려는 후작의 면전에 다대고 소리쳤다.


“내 알아보니, 그건 전부 말론 공작이 꾸민 일 이었소!”


“······?!”


어떤 말을 해도 통할 것 같지 않던 후작을 우뚝 멈추어서게한 마법의 단어.


“···말론? 방금 말론 공작이라 그러셨소?”


“그렇소. 나라를 어지럽히는 그 인간때문에 생겼던 오해요.”


우리나라에 을사오적이 있었다면, 노르트 왕국에는 말론 공작이 있었다.


일단 왕자놈의 인물사전 속에서 제일 사악한 놈을 찾다보니 튀어나온 인물.

윗대부터 충신으로 유명한 가문인 데칼리온 후작과는 원수와도 같은 놈이 말론이라는 놈이었다.


“제대로 설명해 보시오.”


그리고 내 도박은 성공했다.

눈매가 찌푸려진 데칼리온 후작의 관상을 보아하니, 나름 귀가 얇아 보이는 얼굴.


나는 뜬금없이 소환된 말론이라는 놈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끼며 가상의 시나리오를 내뱉기 시작했다.



“그날 무도회에서 있었던 것은, 누가 내 술에 뭔가를 타서 벌어진 일이었소.”


“···약을 탔다는 말인가?”


“생각해 보시오! 얼굴에 솜털도 빠지지 않은 13살 이라는 나이에 성희롱 이라니! 이게 가당키나 한 말이오? 그 무도회를 주최한 것이 누구인지 기억해 보시오.”


“···말론.”


“그렇지. 바로 말론 공작이 왕께 간언해서 주최된 연회였소. 그것도 제국의 사절단을 환영한다는 의미였지.”


“말론···제국···”


나는 점점 더 내 헛소리를 믿어기 시작하는 얼굴인 데칼리온 후작을 살피다가 결정타를 날렸다.


“일국의 왕자가 신하의 딸을 희롱하다가 곤욕을 치른다? 나라를 망하게 하려는 놈의 농간으로는 완벽한 그림이지. 왕가를 욕보이고, 충신 가문이 왕가의 핏줄을 공격함으로써 놈이 얻으려는게 뭐였겠소?”


“······”


내 결정타에 잠깐 생각에 잠긴 듯한 후작.

아무리 보아도 힘케릭인 저 인간이 머리를 굴려보았자 얼마나 굴릴수 있을까?

원귀도 하나 붙어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는 정직하게만 살아온 인간 타입이었다.


조금은 허탈하다는 표정이 된 데칼리온 후작이 목검을 내려놓았다.



“결국 나를 끌어내리기 위한 함정이었던 것인가?”


“그렇소. 나 또한 이용당했던 것이오. 결국 나라를 뒤엎으려는 놈의 농간이었지.”


“······그렇군.”


나는 후작의 생각에 쐐기를 박고 그 위에 시멘트를 바르기 위해서 조금 더 과장해서 설명을 했다.


강대국에 휘둘리는 약소국과 억울한 왕자.

괜찮은 그림이었다.

적어도 내가 무리수를 던지기 전까지는.



“내가 수도에서 벌였다고 여겨지는 많은 일들은 전부 말론 그놈이 꾸민 일이기도 하오. 사실 나 또한 이상해서 조용히 알아 보았었지···”


“호오··· 왕자. 그런데 말이오.”


갑자기 내 말을 끊고 들어오는 데칼리온 후작.



“다 이해할수 있는 스토리이기는 하지만, 정작 중요한 한가지가 빠졌소. 왕자”


내려졌던 목검이 다시금 중력을 거스르기 시작했다.

종잇장처럼 구겨지기 시작하는 데칼리온 후작의 얼굴.



“왕자의 후견인이 바로 그 말론 공작이지 않소?”


“······아, 그랬나?”


개같이 망했다.

기억을 너무 빠르게 뒤졌던 나머지 제대로된 인과관계를 살피지 못해버린 것이 실수였다.



때문에 나는 울며겨자먹기로 수련검을 치켜들었다.



잠시후,



“디트리히라는 한 우물만 파도 모자랄 판에 제국검이라니··· 노르트 왕국의 선조왕들께서도 지하에서 통곡하실 일이오.”


결국 내가 지은 죄도 아닌데도 크게 한방 얻어맞은 나는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그런 내 뒷통수에 내려꽂히는 후작의 경멸어린 잔소리.



“근성은 있는 줄 알았더니 이제보니 완전 맹탕이구려. 왕자.”


“···이익.”


저 말을 듣고 누워만 있을 수가 없었다.

부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 땅위에서 희뿌연 얼굴이 불쑥 나타났다.


[도와주랴? 도와주면 네놈이 아이린을 좀 도와줄거냐?]


기가막혔다.

그 짧은 사이에 파랑이 엄마귀신 샤르트와 친해졌는지 모르겠으나, 끈질기게 질문을 해대는 척준경.


나는 내 귀에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속삭였다.


“너 총각귀신이지? 니가 뭔데 쟤들을 자꾸 도와?”


그런데 내 목소리를 어떻게 들었는지 몰라도 호통을 쳐대는 후작놈.



“뭐, 총각?! 내가 부인과 사별했다고 욕을 보이는 것이오?! 그리고 왕자가 지금 한눈을 팔 때인가?”


“아니, 그게 아니라···억!!!”


다짜고자 날아온 발길질에 걷어차인 나는 뒤로 나자빠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런 내가 조금은 걱정이 되었는지 가까이 다가오는 아이린.



“그만하시죠.”


“···그쪽분께서 참견할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아이린의 숨은 신분을 알고 있는 모양인지, 나를 대할때와는 정반대로 말을 높여서 대꾸하는 데칼리온 후작.

하지만 그만둘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그럼 계속하세요.”


“말씀하신대로.”


“어? 그런 전개로 가면 안되잖아?”


계속하라는 한마디와 함께, 들고 있던 목검을 미련없이 내던지고 뒤돌아서는 아이린.

보통 이럴때는 남자를 위해 나서줘야 되는게 맞는 것 아닌가?

아무래도 군대에서 쓸데없는 소설을 너무 많이 읽은 모양이었다.



“끄응···”


나는 군대의 이동식 도서관을 원망하며 일어났다.

그리고 어김없이 날아오는 목검과 발길질 세례.


일국의 왕자에 신분라는 가지고도 한참을 두들겨 맞던 나는 결국 마지막 수단을 사용 할 수밖에 없었다.










*****










‘어떡하지···’


에이든은 어떤 시점에 나서야 할 지를 몰라서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분명 호위대상인 왕자를 위해 나서는 것이 맞는 것도 같았지만, 진검도 아닐 뿐더러 목검으로 후려칠때마다 가르침 형식으로 툭툭 던지는 후작의 말 때문.


“다리가 부실하군.”


“생각이 너무 많아.”


“맷집은 합격.”


시퍼렇게 멍든 얼굴로도 오뚜기처럼 일어나는 루크 왕자를 보면서 연신 냉정한 말투를 내뱉는 데칼리온 후작.


어느새 다가온 도우텃 백작이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연무장과 어울리지 않는 몸뚱이에서 연신 흘러나오는 식은땀.

에이든의 시선을 느낀 그가 중얼거렸다.


“막아. 아니 아닌가? ··· 그래도 막아야. 아니야.”


분명 제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 유능하다고 평가받던 인물인 도우텃 백작.

그런데 이상하게도 왕자와 관련된 일만 터지면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사실 안그래도 말려야 될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찾아온 명분.


“분부하신 대로.”


에이든은 자신의 대꾸에 움찔하는 백작을 무시하고는 앞으로 걸어나갔다.


이제는 가르침 수준을 넘어 구타에 가까워진 모습.

자신보다 비교도 할 수 없는 실력자이자 기사들의 우상인 데칼리온 후작이었지만, 저건 조금 지나쳤다.


충성을 맹세한 왕이 아니더라도 왕가의 핏줄이자 제 1왕자.

저렇게 얻어맞아도 되는 사람이 아니었다.


마음을 다잡고 나서려는 찰나, 에이든은 덜컥 그 자리에 멈추어 설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것은 바로 기묘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는 왕자의 몸놀림.


눈두덩이가 시퍼렇게 부어오르고 멍으로 전신이 시퍼런데도 불구하고. 왕자의 움직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우웅.


왕자를 지나쳐 허공을 가르고만 목검.

아주 절묘한 타이밍에 몸을 비튼 왕자는 다음번 공격 또한 기묘한 움직임으로 피해냈다.


“···뭐지?”


이제까지는 보지 못했던 왕자의 몸놀림.

마치 정박자가 아닌, 엇박자에 리듬을 타는 것처럼 그의 움직임은 데칼리온 후작의 검이 몇 번이나 비켜나가게 만들었다.


“···대,대체?”


마찬가지로 입을 다물지 못하고 바라보는 도우텃 백작.

문득 에이든은 자신또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대체 뭘 하고있는거요?”


마치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린 것처럼, 엎드린 자세에서 떨어지는 목검을 피해낸 왕자.

후작의 눈에서 이채가 흘렀다.


-부웅.


또다시 허공을 가르고만 후작의 검.

왕국 최강의 검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놀라운 반전이 이어졌다.


“흠··· 과연.”


또다시 공격을 피해내자 조금씩 진심어린 표정이 된 후작.

그가 몸에서 기세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이제까지가 몸풀기식 장난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마나를 사용하려는 듯한 움직임.



“머.멈추십시오!!!”


뒤늦게 나선 에이든이 소리쳐 보았지만 후작은 깔끔히 무시하면서 왕자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렇게 높이 치켜올려진 목검.

곧이어 엄청난 속도로 떨어져내렸다.


아무리 목검이더라도 저 공격에 맞는다면 어디 한군데는 부러질것이 분명한 상황.


하지만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뒤로 물러나기는 커녕, 떨어지는 목검을 무시한채로 달려드는 왕자의 저돌적인 움직임.


저상태로 달려들었다가는 정수리.

운이좋아서 어깨나 등으로 받아낸다 하더라도 큰 상처가 남을 것임이 분명한 상황.


심지어 속도조차 훨씬 빨랐던 후작의 검이 왕자에게로 떨어져 내렸다.



-따아악!


“응?!”


자세를 바짝 숙인 왕자의 등판에 떨어져내린 후작의 검이 튕겨져 나갔다.


그것은 어느새 뒷짐을 쥔 왕자의 왼손에 들린 수련용 목검.


어느새 바닥에 뒹굴고 있던 목검을 주워들은 왕자가 후작의 내려치기를 막은 방법이었다.


조금 전, 아이린이 내동댕치 치고 돌아선 목검을 이용한 묘수.


그리고 그 회심의 한 수는 반격의 틈을 만들어 내었다.



-파바박.


어느새 깊숙히 파고든 왕자.


그는 앞뒤 볼것 없이 손에 들고 있던 검을 휘둘렀다.


숨막힐것 같은 순간의 반격.

하지만 데칼리온 후작은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한 수였지만, 그는 전장에서 한평생을 보낸 노련한 전사였다.


“호오···”


감탄사를 흘린 그는 동시에 내딛은 오른발을 축으로 몸을 크게 회전시키며 왕자의 옆으로 빠져버렸다.


그리고는 왼쪽 무릎을 들어올려 왕자의 복부를 강하게 차올려 버렸다.



“크악!”


결국 외마디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져버리는 왕자.

항상 오뚜기처럼 일어나던 루크왕자는 이번에는 더이상 일어나지 못했다.


마치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린 듯한 모습.


그 모습을 어처구니 없다는 듯 내려다보던 데칼리온 후작은, 이 자리에 있는 다른이들 모두가 처음 듣는 어조로 입을 열었다.





“이거···물건인데?”


작가의말

모두 2022년 수고 많으셨습니다~! 

2023년 새해에는 더 많은 좋은일이 있으시기를 기원하면서 ...

내일은 연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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