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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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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36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3.01.24 23:20
조회
102
추천
4
글자
12쪽

제 37편

DUMMY

제 37편






그것은 말 그대로 거대한 고깃덩어리였다.


흉측하게 흘러내린 살점이 온몸을 장식하고 있었으며, 군데군데 녹은 인간의 얼굴이 반죽이 된 것처럼 달라붙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몸뚱아리.


보통 사람의 다섯 배는 될 듯한 체구에 거대한 녹슨 도끼를 들고있는 그 모습은 마치 지옥의 수문장을 마주하는 것만 같았다.


“키···키메라? 아니, 생체 골렘?”


“호오··· 이걸 알아보는 인간이 있다니. 그렇다면 마법사인가?”


검은 연기와 같이 일렁이는 그림자에서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목을 움츠리면서 내 뒤에 숨는 부하 마법사놈.


“너 대체 왜 성밖으로 따라나온거냐?”


“···성안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전부 주군을 따라나왔거든요.”


겁을 집어먹은 얼굴치고는 호기심을 버리지 못한 표정.

마법사라는 놈들은 다 이런 모양이었다.


“마법사라고는 하지만 신경쓸만한 실력은 못되는군먼··· 그보다 정말 흥미로워. 대체 언데드들이 너희들에게 접근을 꺼리는 이유가 무엇이지?”


“닥쳐라!!! 사악한 사령술사 따위에게 알려줄것 같으냐! 그 요망한 입 닥치고 얌전히 목을 내놓거라!!”


후작의 오러가 강하게 타오르며 불을 내뿜었다.

원거리 타격이 가능하다는 그래듀에이트 급의 오러가 허공을 찢어발기며 날아갔다.



-휘우우웅.


“호오··· 꽤나 강한 기사로구나.”


하지만 잠깐 일렁이듯 움직이는 그림자.

후작의 강력한 오러가 그림자를 그대로 관통하고 지나갔지만, 아무런 피해를 남기지 못하였다.


“뭐···뭣이?!”


경악성을 내뱉은 후작.

그리고 그런 후작을 비웃기 시작하는 그림자.


“크흘흘흘···소용없다. 게다가···사령술사? 네놈들 눈에는 내가 그 버러지같은 놈들과 같아 보이느냐?”


“······?!”


“나는 위대한 신의 사자. 그리고 기적을 행하는 자이자 너희들의 죽음이다. 크흘흘흘흘.”


-우우웅.




불길하게 일렁이던 그림자의 일부가 커다란 고깃덩어리 안으로 흡수되듯 빨려들어갔다.


그러자 거대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는 생체 골렘.


-쿵.쿵.쿵.


한발자국 걸음을 옮길 때마다 지면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눌러붙은 입 때문인지 소리를 내지르지는 못하였지만, 그 위압감과 끔찍함은 가장 용맹한 자마저 한 발자국 물러서게 만들었다.


“사악한 것들에게서 물러서지 말라!!”


후작의 불호령과 동시에 스물이 넘는 기사들의 검에서 오러가 맹렬하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크흘흘흘···”


그림자가 불길한 웃음소리를 연발했으나 더이상 물러서지 않는 백색기사단들이 거대한 고깃덩어리를 반원으로 둘러싸기 시작했다.


“쳐라!!”


그렇게 시작된 기사들의 검격.



-촤아아악!!!!!!


순식간에 대량의 피를 내뿜은 생체 골렘의 눌러붙은 몸뚱아리.

그중에서는 뼈가 드러날 정도로 깊은 검격또한 존재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치지지지지직


“아···아니?!”


찢어진 살점에서 붉은 수증기가 피어오르더니 급속도로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는 고깃덩어리.

잠깐 숨 돌릴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완전히 회복한 생체 골렘이 거대한 도끼를 휘둘렀다.


-퍼어어어억!


“크으으윽!! 거리를 벌려라!!!”


도끼에 직격으로 맞은 기사는 없었다.

하지만 워낙 공격반경이 넓고 공격이 육중했기 때문인지, 튀어오른 돌덩이에 부상자가 속출했다.


분노한 후작과 제임스의 검이 불꽃같은 오러를 내뿜었지만, 금새 회복해버리고 마는 고깃덩어리.


[보이느냐?]


“어.”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저 정도로 법칙을 어긴 존재라면, 기사들이 품에 가지고있는 축귀부 또한 큰 효용이 없을 터.


나는 유난히 두꺼운 붉은 실.

그것도 수 십개나 되는 실이 육중한 사지 이곳 저곳에 연결되어있는 고깃덩어리를 말없이 바라보다가 가벨을 흘깃 돌아보았다.


“가벨.”


“네. 주군”


“너 혹시 전투에 도움이 되는 마법 같은 건 없냐? 예를 들면 몸이 빠르게 해준다거나···마법사들은 그런 보조마법들도 사용 가능하다면서?”


“헤이스트 (haste 말씀이십니까? 물론입니다. 샤프니스와 스트렝스 (sharpness & strength) 또한 제 수준으로도 시전이 가능합니다.”


“···일단 다 걸어봐. 저 기사들 말고, 나한테로.”


“네?”


기사들에게 보조마법을 걸려던 가벨이 움찔하면서 나를 바라봤다.

마치 자살하러가는 누군가를 바라보는 듯한 당혹감이 가득한 눈빛.


“맞고 걸래?”


나는 손목을 풀면서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








제임스.

백색기사단의 부단장이자, 이른 나이에 그래듀에이트라는 경지에 오른 노르트왕국 천재중의 천재.


그는 지금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광경 때문.


“저··· 저건 대체?”


눈 앞의 장면을 보면서 놀란 것은 그 뿐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낯익은 목소리에 옆을 돌아보니 입을 다물지 못한채로 왕자를 지켜보는 기사들이 보였다.


“골렘의 회복이 멈추고있다?”


말 그대로 골렘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회피하면서 검을 날리고 있는 왕자.

아직까지도 군더더기있는 움직임에 어설퍼 보이는 검격이었다.


보조마법으로 인해 부족한 실력을 아슬아슬하게 메꾸고 있는 듯한 모습.


“저게 가능한 건가?”


하지만 그 결과만은 전혀 부족해 보이지 않았다.


왕자의 검에 베인 부분은 전혀 재생을 하지 못하는 생체 골렘.


게다가 검에 베이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져가는 생체 골렘의 움직임이었다.


처음에는 무모하다 여겼지만, 점점 더 승기를 가져가고있는 왕자의 모습.


제임스가 들어오던 망나니의 모습은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누구보다도 앞서서 적을 상대하는, 정말로 귀감이 되는 모습.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버지...아니, 후작님.”


어느새 옆에 다가온 아서 데칼리온.

제임스는 그림자를 견제하느라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말을 걸어오는 아버지에게서 평상시와는 다른 점을 느꼈다.


“······내 대에서는 데칼리온의 검을 바칠만한 인물이 왕가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건만”


제임스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은 후작의 독백.

하지만 그것은 가히 충격적인 말이었다.


노르트 왕국의 왕가와 귀족들에게는 중립만을 표명하며, 북부의 몬스터들과 외적을 막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였던 데칼리온 후작가.


그런 후작가의 수장이 왕자를 인정하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소싯적 자신의 딸을 희롱했던 망나니를 상대로.


“······전 아직 모르겠습니다.”


제임스는 솔직한 자신의 심정을 이야기했다. 사실, 어여쁜 여동생에게 들었던 과거의 악연은 쉽게 잊기란 힘들었다.


“이해한다. 그래도 한 번 지켜보려무나.”


“···네?”


“자고로 멸악의 검이란, 시대를 가리지않고 영웅의 태어남을 상징하는 검이었으니··· 다만, 그것이 선일지 악일지는 같이 지켜보자꾸나.”


아리송한 말을 내뱉는 후작.

하지만 제임스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별빛처럼 빛나는 왕자의 오러.

그 찬란한 오러가 거대한 골렘의 머릿통을 베어내는 순간을 눈 앞에서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







“시벌. 진짜 힘들어 뒈질것 같네. 후욱. 후우욱.”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화이트 팽을 회수했다.


가벨놈이 걸어준 스트렝스 마법 때문인지, 어떻게든 베어낸 생체 골렘의 머리통.


이것으로 마지막 붉은 실을 끊어낼 수 있었다.




-구오오오오오


나에게만 들리는 사령들의 울부짖음.

강제와 폭거에서 해방된 사령들이 내지르는 환호소리였다.


[저승으로 돌아가는군.]


“억제하던 속박의 끈이 사라졌으니···응?”


갑자기 분위기가 돌변했다.


생체 골렘의 몸에서 빠져나온 수 십의 사령들이 소용돌이에 빨려가듯 허공에서 당겨지더니, 이제껏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던 그림자에 삼켜졌다.


-쿠오오오오


그리고 갑자기 들썩이기 시작하는 주변의 대지.



“정신차려라. 방어태세!!”


당황한 왕국의 병력들.

하지만 후작의 불호령에 정신을 차리자마자,나를 중심으로하여 뭉치기 시작했다.


-철컹철컹.


방패병들이 전방을 막아서고 창병들이 창을 원형진 밖으로 겨누었으며, 기사들은 횡진을 유지한채로 오러를 끌어올렸다.


-쿠구구구구구


놀라울 정도로 빠른 태세의 전환.

하지만 주변의 변화에 비하면 별 의미없는 모습으로 보일 뿐이었다.


“대···대체 저게 몇놈이지?”


누군가가 식은땀을 흘리면서 입을 열었다.


-크워어어어


-쿠우우우우


들썩이는 땅을 뚫고 지면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죽은자들.

죽은지 한참은 되어보이는 이들은 이제껏 상대했던 이들과는 다르게 새하얀 뼈다귀들이었다.


“스켈레톤이다!!!”


누군가의 외침과 동시에 중얼거리는 가벨의 공포에 질린 목소리.


“설마···이곳은 과거 제국과 전쟁을 벌였던 어떤 왕국의 병사들이 떼죽음당한 장소······그···그렇다면 붉은구릉지 전투?”


“······사실이다.”


가벨의 말에 답한 것은 후작이었다.

후작은 사방에서 일어나는 수 천의 언데드들을 바라보며 이를 악 물었다.


“그때 죽은 왕국 병사들의 원한이 아직도 이렇게나······으득. 전장에서 잠든 숭고한 고인을 모독하다니. 실로 악독한 사령술사로구나.”


“이···이정도라면 6서클 대마도사를 넘어서는 마력입니다. 지금이라도 피하셔야···”


“닥쳐라! 우리 기사단이 저런 악을 뒤로하고 자리를 피할것 같으냐. 전원 착검!”


가벨을 고함 한마디로 조용히 만든 데칼리온 후작의 검에서 이제껏 보아온 오러보다 훨씬 거대한 오러가 솟아났다.


“완전히 포위되기전에 사령술사부터 잡는다!! 돌격하라!!!”


명령과 동시에 먼저 앞으로 내달리는 후작. 그런 그의 바로 뒤를 제임스와 기사들이 뒤따랐다.


기사들의 돌격에 덩치를 부풀리던 그림자가 멈칫했다.

하지만 이내 별것 아닌것 마냥, 기사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그림자의 모습.


“크흘흘흘흘···”


쉰목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되살아난 언데드들에게 마력을 흩뿌리는 그림자였다.



“이놈!!!”


-쐐애애애액


분노한 후작의 거대한 오러가 그림자를 찢고 지나갔다.

그리고 연이어 그림자를 가르는 기사들의 찬란한 오러.


하지만 반탄력이 전혀 없는 그림자의 몸체는 기사들의 공격을 허망하게 흘려낼 뿐이었다.

오히려 비웃음소리와 함께 말소리가 들려왔다.


“마스터급도 못되는 코흘리개들이 가소롭구나······ 고기인형 하나 쓰러트린 것 정도로 기고만장하다니. 그럼 신의 사자의 진짜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마.”


-크워어어어어어어


그림자의 몸에서 뻗어나갔던 마력의 형태가 가늘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일어난 시체들의 뒷덜미에 틀어박히는 붉은 마력의 실.


강제로 영혼을 조종당할 운명에 놓인 사자들이 울부짖었다.

하지만 그 반항도 잠시.


수첨의 언데드들이 포위된 왕국군을 향해서 서서히 접근해오기 시작했다.




“크흘흘흘······”


공포에 물든 왕국군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그림자 속에서 또다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실체가 없는 그림자를 베기위해서 오러를 뿌려대는 기사들.

통하지도 않을 검과 창을 꼬나쥐고 손을 떨고있는 왕국군들.


모든것이 가소로웠기 때문.


“······응?”


전장을 살펴보던 그는 무언가 어색함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무언가를 놓친 것 같은 느낌.


뒤통수가 따가웠다.

그리고 뒤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다정한 말소리.



“영감··· 우리 구면이지?!”


“······?! 어···어떻게?”





-촤아악!!!


멸악 (滅惡)의 검이 악인(惡人)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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