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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I

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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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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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1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3.01.14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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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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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제 29편

DUMMY

제 28편






등판에 커다란 자상이 생기면서 쓰러진 것은 가벨이라 불린 남자.

화이트 팽을 끌어안은 자세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진 그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쌍칼 근육남과 질로트를 바라보았다.



“대.대체 왜 나를······?!!”


“미안하다. 같은 용병대 소속이었던 너를 이렇게 보내는건 미안하지만, 생각보다 네 목숨값이 꽤 높더군.”


잘 아는 사이인지 무거운 입을 여는 쌍칼 근육남.

그 모습을 불만어린 눈으로 보던 질로트가 덧붙였다.



“다행으로 생각해라 병신새끼야. 넌 지금 죽는것이 차라리 나을거다.”


“···?!”


“질투심에 눈이 먼 우리 아버지를 상대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가는게 좋다 이 말이야. 쯧쯧··· 무슨 말인지 모르지?”


“무···무슨 말이냐?! 내가 당신들에게 얼마나 충실하게······”


“아··· 그래 그래. 많은 일을 해주었지. 충성도 바치고. 제인이라는 그 여자의 몸도 바치고.”


“······?!!”


“아··· 몰랐나? 미안. 난 또 알고 있는 줄 알았지?”


“그···그럴리가 없어! 쿨럭.”


피를 토하면서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가벨이라는 사내.

하지만 그가 마주한 것은 비웃음 가득한 질로트의 얼굴이었다.



“그렇게 순진해 빠졌으니 이용만 당하다가 그 꼴이 되는거야··· 그 가정교사가 공작가에 들어온 첫날부터 꼬리치는 걸 봤어야 하는건데··· 에휴··· 자. 이거 줄테니 하늘에 가서 신혼집이나 차려라. 그동안 고생했다.”


-촤르르륵.


점점 더 안색이 창백해져가는 가벨이 쓰러진 바닥에 돈주머니를 던지는 질로트.

하지만 그 주머니를 낚아챈 것은 쌍칼 근육남이었다.


“다···단장.”


“이해해줘. 이건 명백한 비즈니스다.”



가벨이라는 남자가 속했던 용병대의 단장이었던 것인지 단장이라 불리는 근육남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리고 그에게 떨어지는 또 다른 명령.


“그럼 그쪽은 저어기 숨어있는 여자들을 내 눈앞에 끌고와 주시고··· 어이 거기 해결사 양반?”


“······”


“저기 앞에 있는 놈 팔다리 정도는 끊어도 되니까. 숨만 붙여서 여기 꿇려줘. 그러면 가벨 저놈이 제시한 금액의 3배를 주지.”


말없이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또 다른 사내가 긴 두건을 젖혀올렸다.


그러자 드러나는 괴상한 가면.

얼굴을 반쯤 가린 커다란 토끼가면이었다.


오늘밤 우연히도 여러번 마주하는 가면남.

경매도 진행했다가, 여기서도 마주했다가. 참 바쁘게도 사는 가면남이었다.



“오랜만입니다? 또 뵙는군요.”


“······”


“크하하하하하하하. 바로 이 장면이야. 바로 이 장면!! 저 얼굴을 봐!!! 당황······ 어? 왜 놀라지 않지??”


기다리고 있던 장면인지 목청이 떠나가라 웃음을 터트리는 질로트.


온힘을 다해 나를 비웃으려던 놈의 얼굴이 여유넘치는 내 모습을 보는 순간, 조금씩 경직되기 시작했다.



“푸흡!!”


그 모습이 너무 우스워서 물어보았다.



“푸하하하···왜? 뭐가? 내가 안 놀라는게 뭔가 이상한거야??”


“무,무슨?!!”


“하··· 야. 니가 생각할 수 있는 그 뻔한 작전을 왜 내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정한 거지?”


내가 되묻자 있는대로 인상을 구기는 질로트놈.



“너는 정말로. 이 내가. 응? 아무런 대비책도 없이 여기까지 따라왔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진짜?”


내 물음에 화가 잔뜩 치밀어 오른 놈이 떨리는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마치 현실을 부정하는 듯한 표정.

바로 저거였다.



“열 배!! 열배를 줄테니 저 놈의 혀부터 잘라서 가지고 와!!!”


“흠······ 그건 곤란할 것 같습니다만.”


“뭐.뭐라고?”


의외의 대답이 나오자 가면남에게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는 질로트.

확실히 감이 좋은 놈이었다.



“이렇게 해결사 노릇을 하면서 사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 저는 모시는 분이 따로있는 사람이라··· 너그러히 용서해 주시길.”



-쐐애액. 카강!


“크윽···”


가면남이 휘두른 검을 가까스로 막아낸 질로트가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어둠속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는 흔들리는 눈빛.


“대..대체 무슨 짓이냐?”


“아! 아직도 눈치채지 못하셨나 보군요. 전 지금 여기 있는 루크 왕자님께 잠시 고용된 몸이랍니다.”


능글맞은 대답을 하며 검을 쥐지 않은 손으로 가면을 벗는 사내.

그 얼굴을 마주한 질로트의 얼굴에 의혹이 가득 어렸다.


“너···너는?”


“네. 맞습니다. 그리고 이제 잊어주셔야 겠습니다.”



가면을 벗은 사내.

전에 3층으로 침입한 암습자 전원을 상대했던 의문의 실력자 덱스터의 검이 질로트를 매섭게 노리기 시작했다.


“후···후환이 두렵지 않느냐?!!”


“아···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사람 기억을 뒤트는 물건 쯤이야 암시장에는 넘쳐나는 물건이거든요.”


“이···이새끼가?!”


“뭐 정 안되면 죽여버리고 이 나라를 뜨면 되겠죠? 뭐 어차피 제가 모시는 그분께서도 곧 제국을 떠나실 예정이신지라···”



끊임없이 질로트의 정신을 뒤흔들면서 검을 휘두르는 덱스터.

광기어린 얼굴을 보고있자니 역시나 조심해야 할 요주의 인물이었다.



‘어디보자. 이쪽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 저쪽은?’


파랑이가 있는 곳으로 다가간 용병단장놈이 뒤늦게 생각나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고개를 돌리는 순간 보이는 장면.


마치 커다란 고기만두가 하늘 높이 떠올랐다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머리를 잃은 어떤 몸뚱아리가 풀썩. 옆으로 쓰러지는 장면이 거의 동시에 보였다.



“꺄아아아악!!!”


비명을 내지르는 헬리나의 모습과 검에 묻은 피를 시신의 옷으로 닦는 파랑이의 표정없는 얼굴.


그리고 그 모습을 걱정스럽게 내려다보고있는 샤르트의 형체까지.


을씨년스러운 밤의 한 장면이었다.


그렇게 후방의 걱정꺼리가 사라지자 온몸에 피칠갑을 하고있는 질로트놈에게로 시선이 다시 옮겨졌다.



“끄어어억!”


장딴지를 깊게 베인 놈이 크게 휘청거리는 모습과, 전에 암시장 앞에서 보여준 마법을 적용했는지 불길을 머금은 검을 높이 들어올리는 덱스터의 광기어린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잠깐!!!”


“······쳇!”


저놈 저거···

내가 말리지 않았으면 그대로 수박 쪼갰다.

내 목소리를 들은 덱스터가 검을 거두더니 그대로 놈의 관자놀이를 검면으로 후려쳤다.



-치지지직


“끄억.”


그러자 트림하는 듯한 소리를 내뱉으며 앞으로 고꾸라지는 질로트.


바닥을 찧은 면상옆에 하얀 돌맹이들이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저놈 면상이 걱정되었다.


저정도면 화상에 타박상에, 저쪽 세계의 진보된 의학으로도 회생 불가능한 견적이었다.



“안 그래도 3일쯤 빻은 얼굴인데··· 너무한것 아닙니까?”


“왜 저희 공주님을 이런 위험한 곳까지 모셔온 겁니까?”


내 말은 귓등으로 들은 것인지 다른 점을 지적하고 따져드는 덱스터.



“아! 그건 예정이 없었던 일입니다. 저택에서부터 억지를 쓰면서 따라온다고 우기는데··· 어휴··· 그래도 결과가 괜찮지 않습니까?”


“··· 조심하십시오. 다음에도 공주님을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 생긴다면··· 이건, 처음이자 마지막 경고입니다. 전날 은혜를 베푼 3황자의 소개라고는 해도 도와주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명심하지요.”



나는 흔쾌히 대답하면서 고개를 크게 끄덕여주었다.

어차피 제국만 벗어난다면야, 저 얼음바보와 미친 가면토끼 조합은 버릴 제작식이었다.


-꿀럭꿀럭.



나는 머릿채를 붙잡은 질로트의 피투성이 입에 이상한 약물을 밀어넣는 덱스터를 바라보다가 옆에서 죽어가고 있는 가벨이라는 놈이 크게 꿈틀거리는 것을 목격했다.


나를 여기까지 유인한 놈이 아직도 살아있는 모양이었다.




“사···살려주십시오.”


“내가 왜?”


가까이 다가가자 필사적인 얼굴로 살려달라며 비는 가벨이라는 남자.

피를 많이 흘려 죽어가는 얼굴에는 깊은 자기 비판과 삶의 회환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보이는 실낱같은 희망.

문득 이 인간을 살려주면 어떨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충성을 바쳤으나 주인에게 배신당하고, 심지어 연인에게마저 뒤통수를 맞은 남자.


“살려주면 어떡할래?”


“충성··· 충성을 다해 섬기겠습니다. 제발 살려만 주십시오.”


“충성이라··· 방금 배신당했는데 그게 가능하겠어?”


내 물음에 뒤통수를 맞은 듯 동공이 흔들리는 사내.

그러나 이내 흔들림이 멎고 독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언젠가 복수만 하게 허락해 주신다면,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살려주신 목숨을 드리겠습니다.”


“··· 좋아. 한번 믿어보지.”


충성이라는 단어를 쉽게 믿을 수는 없었지만, 공통의 적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래도 믿을 만 했다.


카스트로 공작가에 향하는 가벨의 원한이 죽어가는 두 눈에서도 철철 흘러 넘치고 있었다.


나는 질로트놈에게 약을 먹이기를 마치고 다가온 덱스터에게 질문했다.


“가능할까요?”


“······ 희석된 엘릭서가 있습니다만 매우 비쌉니다.”


“아. 돈은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도넛···아니, 도우텃 백작이 섭섭치 않게 쳐드릴테니. 대신 이자가 나중에라도 배신 할 수 없게 만드는 다른 수단이 있을까요?”


“마법으로 구속을 하는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만, 아마 힘들 겁니다.”


“왜요?”


나는 순수하게 궁금해져서 물어보았다.

그러자 고개를 갸우뚱하는 덱스터.


“지금 살리시려는 자가 저처럼 두개의 길을 걷는 가짜가 아닌, 진짜 마법사이기 때문입니다.”


“······”


그렇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가 쓰다버린 마법사 부하를 하나 주웠다.








*****








질로트의 뒷처리.

놈과 용병단과의 다툼사건으로 잘 꾸며달라고 덱스터에게 떠넘긴 나는 혈색이 돌아온 가벨을 데리고 빨강 파랑이가 앉아있는 나무둥치로 다가갔다.


가는길에 문득 묻고 싶었던 질문이 생각났다.


“질로트 놈이 경매에서 쓰라고 얼마를 준 거야?”


“50만 골드입니다. 주군.”


“음··· 그럼 20만 골드가 남았네?”


“무.물론입니다. 여기있습니다.”


나는 새로 생긴 부하의 눈물겨운 진상금을 품안에 챙겨 넣으면서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자고로 부하직원에게는 격려가 중요한 법.


“너무 걱정하지 마라. 너는 썩은 동아줄을 버리고 탄소섬유 와이어를 잡은 거니까.”


“···네?”


“네깟 놈은 몰라도 된다.”


“넵!!”


죽다 살아나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군기가 바짝 들어가있는 녀석.

나를 유인하려고 한 것은 괘씸했지만 생각보다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뒷통수를 내주면 내주었지 때릴 관상이 아니었다.


“너 할줄 아는게 뭐가 있다고 그랬지? 마법사라며?”


“아, 저는······”


찬찬히 듣고 보니 나쁘지 않은 인재였다.


써클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이쪽 세상에서는 하급마법사인 3서클 마법사에 불과한 가벨.


하지만 녀석은 잡다한 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연금술부터 약초학에 이르기까지, 데리고다니면 써먹을 곳이 많은 놈이었다.


나는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빨강 파랑이에게 걸어갔다.


“다들 괜찮지··· 응?”


괜찮은 줄 알았던 파랑이의 상태가 심상치가 않았다.

딱히 외상은 없어 보였지만 심하게 떨리고 있는 파랑이의 손.


그런데도 무표정한 얼굴이라니.




“나···난 괜찮다.”


입술이 파래진 파랑이가 심히 걱정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요즘 내 글 구려병에 걸려가고 있습니다... ㅜ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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