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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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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54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3.01.12 23:05
조회
155
추천
4
글자
12쪽

제 27편

DUMMY

제 27편






“늦으셨군요 왕자님.”


조금은 삐진 목소리로 나를 질책하는 헬리나. 그녀의 시선이 나에게서 옆으로 옮겨졌다.


그녀의 시선이 머문 곳은 파랑이가 서있는 내 옆자리.

미리 평상복을 준비해놓은 나와는 다르게 은빛 갑주를 입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거리에서 너무도 쉽게 주목을 받았다.


파랑이가 이스틴 왕국의 공주라는 것을 대번에 눈치챈 헬리나가 고개를 까닥 숙이면서 인사를 했다.


누가 보아도 불만이 있는 듯한 얼굴인 헬리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공주님. 그런데 여긴 어쩐 일로 오셨나요?”


“···거리.”


빨강이의 물음에 잠시 고민을 하다가 말을 내뱉은 파랑이 아이리스.


“네?”


“제국의 거리를 보기 위해서 왔다.”


“···네?”


여전히 알아듣지 못한 헬리나가 불만어린 표정으로 되물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파랑이의 싸늘한 단답형 대답.


“왕자님. 오늘 저희가 갈 곳의 초대장은 두 개가 전부인데··· 조금 당황스럽네요.”


“아. 그래요?”


그러고보니 오늘 그녀와 동행하기로 한 장소는. 초대장을 소지한 인원만 들어갈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곳이라고 했던 것이 기억났다.


“음··· 어떻게 안될까요? 아무래도 이 바···아니, 이 친구를 혼자 돌아가라고 했다가는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 말이죠.”


“하아···”


곤란해하는 내 표정 때문인지 작게 한숨을 내쉰 헬리나가 억지 미소를 지었다.


“왕자님 부탁이시니 어쩔수 없네요. 한 번 경호인 자격으로 동행이 가능한지 물어볼게요.”


“고맙습니다. 아, 그리고 밖에서는 칼츠라고 불러주시길.”


“네. 칼츠 와···흠흠. 칼츠님.”


“감사합니다.”


내 의도를 대번에 눈치 챈 헬리나가 매력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불만어린 어조의 누군가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나는 결코 아이리스 공주가 아니다, 아이린이다.”


“······네.”


그런데 영업적인 미소를 지어보인 헬리나가 대답을 하자마자 내 팔짱을 꼈다.


“······?!”


그러자 눈이 살짝 커지는 파랑이의 얼굴.

그 표정을 보면서 빨강이가 짖궂은 미소를 지었다.


“아··· 오늘 가는 장소에 저랑 칼츠님은 파트너 자격으로 가는 거랍니다. 당연히 아이린님은 상관없으시죠?”


“그···그렇다.”


“그럼 가실까요?”


무언가 보이지 않는 칼싸움이 있었던 것 같았지만,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워낙 오랜만에 끼어보는 여인과의 팔짱.


헬리나의 달콤한 향수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그렇게 혼이 빠져서 끌려가던 내 옆눈으로, 자신의 옷 냄새를 킁킁거리고 맡아보는 파랑이가 보였지만 나는 아무말도 해 줄 수가 없었다.


“늦었어요. 얼른 가야해요. 칼츠님.”


“아···네. 가시죠.”


그렇게 서둘러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제국의 거리.


우리는 각종 상인들이 호객행위를 하던 대로에서 조금 벗어난 어느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갔다.

마치 등잔밑이 어둡듯, 화려한 제국의 밤거리와는 조금 다른 칙칙함을 보이는 골목길.


그 끝에는 수도의 건물 치고는 꽤나 낡아 보이는 창고가 있었다.


그렇게 우리를 창고쪽으로 인도하던 헬리나가 갑자기 자리에서 멈추어섰다.



-꾸구구국.


마치 작은 밤새가 우는 듯한 기묘한 소리가 창고 안쪽에서 들려왔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옆을 쳐다보니 말없이 품에서 두 장의 초대장을 꺼내어드는 헬리나.


그러자 낡은 창고의 철문에서 작은 창이 열리더니 한쪽 눈만 남은 사내가 빠르게 입을 열었다.



“초대장은 2장인데 왜 3명입니까?”


“한 명은 경호인 자격으로 왔어요.”


“안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아이린의 입장을 시도했지만 거부당했다.

하지만 헬리나는 그대로 있지 않았다.


그녀는 들고있던 작은 손가방에서 커다란 금화 하나를 꺼내어들었다.


“이래두요?”


“안됩니다. 초대장 한 장에 사람 한 명. 이것이 이쪽의 정해진 룰입니다.”


아무래도 뇌물이 먹히지 않는 상대인것 같았다.

이에 난감한 표정이된 헬리나가 나와 파랑이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 표정.

그때였다.



“아마 제가 도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뒤쪽 골목으로 걸어들어온 사내 한 명이 말을 걸어왔다.


“누구시죠?”


갑작스러운 제의에 경계어린 반응을 보이는 헬리나.

나 또한 긴장되기 시작했다.

이런 형태의 뒷골목은 온갖 범죄가 일어나고 조용히 사라지는 보편적인 위험지역 이었다.


“경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이곳에 초대받은 사람이거든요.”


얼굴 반을 가린 가면.

그리고 몸의 체격을 감추는 품이 넓은 옷과 짙은 갈색의 망토.

망토에 달린 긴 후드는 쓰고있지 않았다.


겉모습이야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이유없는 선의를 베푸는 사람치고 수상하지 않은 자가 없었다.


“이런 위험한 곳에 경호인이 없다는 것은 매우 애석한 일이지요. 그래서 제가 가진 초대장 중 한 장을 양도드릴까 합니다.”


“···정말요?”


“함께 하기로한 파트너가 참석하지 못한 관계로 한 장의 초대장이 남는 군요. 어떠십니까? 가져가시겠습니까?”


마치 너희가 알아서 결정해라는 듯한 그 말투에 조금 경계심이 사그라들었다.

사실, 그다지 위협적인 놈이 아닐 거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기도 했다.


기감으로 느껴지는 놈의 기운은 보통 남자보다도 약해보였다.


“그럼 감사히 받아들일게요.”


“얼마든지요 아름다운 레이디.”


그렇게 한 장의 초대장을 더 손에 넣은 우리들이 그대로 통과하려는 찰나.

뒤에서 머뭇거리던 파랑이가 갑자기 가면남을 노려보았다.


“그런데 너는 왜 경호인이 없지? 그리고··· 우리 만난 적이 있었던가?”


“호오··· 다정하시군요. 제 걱정도 다 해주시고. 그리고 당연한 말씀이지만 저희는 초면이랍니다.”


그러고보니 위험한 곳에서 경호인이 필요하다고 했던 놈이 경호인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 약한 놈이라는 판단이 섰었는데도 말이었다.

그런데 여유있는 말투로 손을 들어올리는 가면남.



“제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보다시피 자기 몸 정도는 지킬 수 있어서 말입니다.”


-화르르륵


놈의 손바닥에서 사람 머리통만한 시뻘건 불덩어리가 솟구쳐올랐다.


“와씨!”


[저···저런 순수한 화(火)의 기운이?]


깜짝 놀란 내가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질렀다. 마찬가지로 꽤나 놀라움을 표하는 척준경.


[이쪽 세계의 주술사인건가?]


“······”


나는 굳이 대답해주지 않았다.

머릿속 왕자놈의 기억을 뒤져보니 떠오르기 시작하는 마법이라는 단어와 지식들.


마법사인 모양이었다.

게다가 처음 보는 마법이라 그런지 꽤나 신기했다.


“과연 그렇군요. 그럼 안에서 뵈요.”


파랑이와 가면남의 어색한 긴장을 대번에 중재해버린 빨강이가 일행을 인도했다.


-철컹.


초대장 3장을 보여주자 손쉽게 열리는 창고의 문.


그런데 나무로 된 낡은 창고라고 생각했던 건물은 겉모습부터 거짓이었다.

10cm는 되어보이는 강철문의 바깥쪽만 낡은 나무판자가 덧대어져있었고, 벽 또한 마찬가지였다.


창고 안쪽은 마치 요새와도 같았고 완전 무장한 경비병력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경계가 삼엄하네요.”


“네. 이곳은 제국의 암시장 중에서 꽤나 규모가 큰 암시장이거든요. 저들은 아마 이곳 암시장에 고용된 용병들이겠죠.”


“너무 많은 것 아닙니까?”


나는 스무명도 넘는 인원이 창고 안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낮게 속삭였다.


“그럴리가요. 암시장에 있어서 경계병력의 숫자는 그들이 다루는 상품의 질을 나타내기도 하니 오히려 부족한 것이 이상한거죠.”


“그렇군요.”


“네. 세상에 어떤 VIP들이 경계병력도 적은 암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려고 하겠어요? 판매자의 입장에서 보아도 마찬가지구요. 저 병력의 수는 암시장 입장에서는 일종의 영업수단인거죠.”


“꽤나 잘 알고 계시는 군요.”


“네? 아··· 칼츠님께서 동행하신다고해서 공부 좀 해봤답니다.”


윙크를 하면서 팔짱을 껴오는 헬리나.

보기 불편하다는 헛기침소리가 뒤에서 들려왔지만 더욱 더 강하게 팔을 조여오는 그녀였다.


그렇게 우리는 안내인을 따라 우리에게 지정된 부스로 들어갔다.


그러자 전방의 무대를 격리된 공간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고급진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빨려들것만 같은 푹신한 의자에 앉아서 눈 앞의 작은 간이 테이블에 놓인 경매용 팻말을 보는데, 문득 의문이 생겼다.


“저기···”


“네, 칼츠님.”


“이거, 암시장이라는 곳이 일종의 경매장 맞죠?”


“네.”


“사실 깜박하고 돈을 두고 왔는데···”


몹시 당황스러웠다.


그러고보니 왕가의 검을 되찾는데 필요한가장 중요한 것을 놓고와버린 것.

이를 위해서 비상금을 내놓으라고 도우텃 백작의 멱살을 몇 번 잡았었는데,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아. 걱정하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칼츠님이 구매하시려는 검은 오늘 나올 물건들 중 중요도가 떨어지는 편에 속하는 검인지라··· 아!. 혹시 무례하게 들리셨다면 죄송해요.”


“아닙니다. 고작 술집에서 남 줘버릴 정도로 하찮은 물건인데요 뭐.”


나는 사서 고생을 시키는 몸뚱아리 전주인 놈을 욕하면서 시선을 앞으로 고정시켰다.


조금 기다리니 어두웠던 무대가 밝아지면서 경매사가 걸어나왔다.

참석한 VIP들과 경매품들을 소개하기위해 나선 모양새.


그런데 우리가 만났던 인물이었다.

무대위의 경매사를 뜯어보던 헬리나가 입을 열었다.


“저 가면을 쓴 남성이 이곳의 경매사일 줄은 몰랐어요.”


“그러게요.”


“마법사와 같은 고급인력이 경매사라니··· 이곳 암시장의 위상이 더 커졌나 보군요.”


헬리나와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고 있자니 경매사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파랑이의 옆얼굴이 보였다.


무언가 석연치 않은 표정.

때문에 혹시 저 경매사가 구면이었던 것인지 의문이 되어 물어보려는 찰나였다.



“먼저, 오늘 이자리에 참석해 주신 VIP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자! 그럼 지체없이 기다리고 기다리시던 경매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람의 호응을 이끌어 내려는 듯 목소리를 높이는 경매사.

하지만 개인 부스에 있는 이들은 소리없이 고개만 끄덕거렸다.


그리고 그 반응이 당연한 것처럼 경매를 진행시키는 가면의 경매사.


“오늘 선보일 첫 번째 상품은 오리스토크 폐허에서 발견된 저주의 구슬입니다. 이 구슬안에는 악령이 봉인되어 있다고도 하며, 지닌 이에게 불운을 가져다 준다고들 합니다. 시작가는 5천 골드입니다.”


그렇게 첫 번째 경매 물품이 나왔다.

하지만 지닌 이에게 불운을 준다고 하는 물건을 선뜻 사려고 하는 이가 나타나지 않자 경매사가 한 마디를 덧붙였다.


“원수나 바람핀 연인에게 선물하기에는 이만한 물품이 없습니다. 어떠십니까? 낙찰자께서 요청하시면 귀금속으로 가공해서 전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오


그러자 꽤나 환영하는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그야말로 한 마디를 덧붙였을 뿐이지만 불붙기 시작하는 경매.

여기저기에서 경매가를 올리던 물건은 결국 2만 골드에 낙찰받았다.


[가짜로군.]


“그러게.”


나는 누구에게 선물을 하려고 하는지는 몰라도, 물건을 낙찰받고 좋아하는 어느 귀부인을 보며 안쓰러운 미소를 지었다.


시작부터 가품이라니.

이세계 암시장에대한 기대가 대폭 하락하는 순간이었다.


이후로는 가품은 아니었으나 그저 그런 물건들이 지나갔다.

때문에 낮아져만 가던 기대감.



“자. 그럼 다섯번째 품목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금 경매를 진행시키는 경매사와 함께 등장한 물건.




“어?”


그런데 정말로 사고싶은 물건이 나타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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