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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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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53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3.01.03 23:05
조회
241
추천
7
글자
11쪽

제 18편

DUMMY

제 18편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야?”


[··· 사실이다. 그건 분명 혼의 조각이었다. 그것도 비정상적으로 뒤틀려있는 조각.]


별장.

제국 수도에 마련되어있는 내 별장으로 이동하는 마차안이었다.


나는 마차의 맞은편에 앉아서 손을 싸매고있는 척준경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무슨 장군신이 꼬마를 못이겨?”


[네놈···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는거냐? 그건 제대로된 혼이 아니었다. 오히려 다른 혼의 인과를 비트는··· 그런 비정상적인 무언가였다.]


“아무튼 진건 진거잖아?”


[싸운게 아니래도!!!]


갑자기 성을 벌컥 내는 척준경.

벌써 한달째, 파랑이의 엄마 샤르트와 어울려 다니면서 내 눈치를 살피던 놈이 화를 내는 것은 오래간만이었다.


때문에 한 발 물러나서 입을 다무려는데, 놈이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는데?”


[분명 그쪽 계단쪽에서··· 그놈과 비슷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놈?”


[그래. 우리를 이쪽 세계에 오게만든 그 대악귀놈 말이다.]


“그럼 바로 확인해봐야지?”


[물론이다. 그런데···]


잠깐 뜸을 들이는 놈의 태도에 답답해지기 시작하려는 찰나, 진중한 말투로 답하는 척준경이었다.



[결계가 있다.]


“결계?”


[우리가 아는 부적을 이용한 결계는 아니었다. 이쪽 세계의 명부를 지배하는 신이 직접 만든 듯한··· 사령(死靈)의 기운이 몹시 강력했다.]


“그래서. 뚫을 수 있겠어?”


[불가(不可). 지금처럼 내가 있던 세계에서 떨어져나와, 무신으로서의 온전한 힘을 발휘할 수 없는 내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래도 차후에 힘을 회복하면 또 모르지.]


“힘을 회복하려면 얼마나 걸리는데?”


[짧게는 백년. 길게는 ··· 솔직히 나도 모르겠다. 이곳에서는 내 진신대명을 아는 인간이 없으니···]


“그게 무슨 소리야? 공덕을 받지 못하니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이거야? 그게 무슨 장군신이야?”


[후··· 네놈과 무슨 말을 하겠냐. 어쨌든. 지금은 불가능하다.]


“젠장, 상황을 보니 곧 제국을 떠나야 할판인데···”


답답한 대화가 이어지자 정말로 마차안이 갑갑해진 나는 마차의 창문을 버컥 열어젖혔다.

그러자 들어오는 제국 수도의 전경.


마치 중세 유럽의 거대한 도시와도 같이, 거대한 아치형 건물들과 첨탑들이 즐비한 도시였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행보또한 활기가 넘치고 있었으며, 낡은 중세의 도시라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정반대.


‘신기하네, 하늘에 떠있는 간판이라···’


심지어 마법공학이라는 것이 접목된 이 거대한 도시는 발전된 지구에서의 문명에 비해서 결코 모자라지가 않았다.


이곳의 문명과 발전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꾸준히 달리던 마차.

나는 마차가 고급 저택들이 들어서있는 넓은 거리에 들어서자 상념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이곳입니다 전하.”


어느새 마차가 멈추어선 고급저택의 입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도우텃 백작.

그의 말을 빌려보자면 노르트 왕국의 사절단이 머무는 고급 저택으로써, 제국 아카데미에서 숙식을 하던 루크왕자가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어떻습니까, 마음에 드십니까?”


“···차고 넘치는구먼.”


영화에서나 보던 넓은 정원과 고풍스러운 저택. 잠시 머물기에는 충분히 좋아 보이는 장소였다.

심지어 뒤쪽에는 개인 연무장까지 있다는 말에 저택의 내부를 대충 둘러본 나는, 내 방에서 훈련용 복장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너 뭐하냐?]


다섯명이 누워서 자더라도 남을 것 같은 커다란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리던 척준경이 눈을 게슴츠레하게 떴다.



“뭐긴 뭐야. 훈련이지.”


[···너 원래 그런 놈이었냐?]


“확인해 볼게 있어.”


나는 더 이상 말을 섞으면 시간만 빼앗길 것 같았기에 수련용 검을 들고 방을 나섰다.

그대로 곧장 연무장으로 걸음을 옮기려는데, 에이든이 다가왔다.



“뒤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전하.”


“뭘 그런거 가지고. 안그래도 찾으려고 했는데 잘됬네. 같이 연무장으로 좀 가자.”


“네 전하. 그런데 상처는···”


언제부터인가, 내가 말할 때마다 존경하는 눈빛을 보내오는 에이든이 역시나 비슷한 눈빛을 보내오며 말끝을 흐렸다.


“이정도 긁힌 상처는 침바르면 나아.”


“하지만 전하.”


“지금은 더 급한 일이 있으니, 잔말말고 따라와봐.”


“넵.”


더는 군소리 없이 따라오는 에이든.

아마도 내가 무엇을 확인하려고 하는 것인지 눈치챈 모양이었다.



-저벅저벅.


그렇게 연무장에 도착한 나는 연무장 중앙에 자리를 잡고 섰다.

또한, 내 지시에 맞추어서 진검을 꺼내어 들고 나를 겨누는 익스퍼트의 경지에 오른 기사 에이든.



“좋아. 그대로 있어줘.”


나는 결투때의 전투를 천천히 복기해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국의 검술을 사용해서 꺽어보려했던 루드리히의 제국검.

하지만 그 숙련도에서부터 어마무시한 차이가 났기에 디트리히 검술로 허를 찌를 계획이었다.


하지만 몇번이나 사용했던 디트리히 검술로도 뚫지 못했던 제국검.


전투의 흥분으로 흐릿했던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렇지 이때······”


회심의 반격을 하려고 하던 찰나, 내 반격까지 예측하면서 역공을 가하던 루드리히. 나는 에이든에게 그 역할을 주어 시연시켜보았더니, 크게 깨닫는 바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에이든에게 곧바로 질문했다.



“혹시, 익스퍼트 경지에 오른 검사는 상대의 마나를 읽을 수가 있나?”


“···가능합니다 전하.”


“역시나 그랬군.”


내가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든간에 여유롭게 피하면서 공격하던 루드리히는 익스퍼트라는 경지에 제대로 발을 내딛은 것이 틀림없었다.


그런 상대를 이긴 것은 요행에 가까웠다.

3달이라는 수련기간만 가졌던 내가 이기는 것이 애당초 불가능했던 상대.


장님이의 도움이 없었다면, 곤혹을 치른것은 나였을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강한 상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인지, 나 또한 얻는 바가 있었다.


지금이라면 마나를 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우웅.


몸안에서만 맴돌던 마나가 내가 쥐고 있는 검으로 밀려들어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해보는 시도.



-피시시식


하지만 약간의 검명이 울릴때까지만 검에 머물다가 사라져 버리는 마나.


“젠장, 실패인가?”


실망한 나는 검을 내팽겨치고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때였다.


[어,어떻게 네놈이?]



안그래도 창백한 얼굴의 척준경.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막 연무장에 도착한 놈의 얼굴이 더욱더 창백해졌다.










*****







-후루루룩


고급 저택의 응접실.

막 따른 차를 소리나게 들이키는 나를 보며, 마주편 자리에서 미간을 찌푸리는 여인이 있었다.


푸른 머리칼에 푸른 눈동자.

다만 내가 소리내서 마신 것 때문에 인상을 찌푸린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어렵사리 꺼낸 말 때문.

한참을 고민하다가 입을 연 그녀의 말은 경악. 그 자체였다.


“음··· 그러니까······ 우리 같이 살자.”


“푸으으읍!! 뭐? 방금 뭐라고???”


뜨거운 차를 뿜을 뻔한 나는 괴상망측한 말을 꺼낸 파랑이를 노려보았다.




“같이 살자구. 혹시 문제라도 있어?”


“하! ······ 너 진심이니?”


어이가 없다 못해 헛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뭐가 문제냐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아이린.

시선을 조금 위로 들어보니, 자신의 이마를 감싸쥐면서 한숨을 내쉬는 엄마귀신 샤르트가 보였다.



“여긴 어떻게 알고 찾아왔어?”


“왕국에서부터 따라온 내 후견인. 이미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 사실 이스틴 왕국의 공주야.”


“······ 너 혹시 조금 덜 떨어지니?”


이렇게 정체를 막 까발린다고?

물론 샤르트를 통해서 정체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남쪽지방에 위치한 이스틴이라는 왕국의 후계 중 한 사람.



“아니, 하지만 너도 마찬가지잖아?”


“뭐가?”


“아카데미에 신분을 위장해서 들어온건 너나 나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건······”


문득 내가 한 결정이 아니라고 말할 뻔 했던 나는 당황한 마음을 추스렸다.

어찌되었든 제국의 승인하에 입학이 가능했던 것은 피차일반이었다.



“안돼.”


“왜 안돼?”


나의 거절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이린.



“내 코가 석자다. 너의 뒤를 봐주기도 힘들 뿐더러··· 애당초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질 않아. 왜 나지?”


“그거야······”


내 물음에 잠깐 주저하는 아이린.

시종일관 무표정한 인형같았던 그녀의 표정에 조금의 변화가 생겼다.


“왜 나인지 말해주지 않는다면, 나도 너를 도울 수 없어. 그때 참관인으로 나서준건 고맙지만 그건 따로 보상하도록 하지.”


“그건······”


잠깐 망설이던 아이린이 말을 이어나갔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무는 그녀.



“어젯밤 꿈에···”


“······?”


“니가 나왔어. 내게는 몹시 그리운 사람이랑 같이.”


이게 무슨 그림이지?

고개를 들어보니 내 시선을 피하는 샤르트가 보였다.

그리운 사람이라는 건 샤르트라고 치더라도, 내가 나왔다는 것은 대체 무슨 말인가?


현몽이라는 것이 1인2역이 되는 것은 아니었기에 머리가 복잡해지려는 찰나였다.


때마침 응접실로 들어오려다가 움찔하면서 물러나는 어떤 놈이 보였다.



[커험험··· 하던 대화나 계속 나누시게···]


순식간에 사라지는 척준경.



‘저 새끼가···’


누가 내 행세를 했는지를 단번에 알아챈 나는,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꿈에서 무슨 말을 내뱉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고한 표정의 파랑이의 얼굴을 보니, 쉽게 뜻을 굽힐 것 같지도 않았다.



“대체 내가 꿈에서 뭐라고 하든?”


“그건······ 비밀이야.”


내 물음에도 더이상 답을 주지 않고 입을 다무는 그녀.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머리를 굴렷다.


‘어차피 척준경 놈이랑은 끝까지 가야 할 사이고··· 대체 저 귀신이 뭐가 안쓰럽다고 자꾸 도우려고 하는거야?’


결국 나는 마음에도 없는 조건을 내걸 수밖에 없었다.

이는 순전히 척준경 놈에게 빚이라도 지워놓아야 나중에 편해질 것 같다는 직감 때문이었다.



“100골드. 그것도 하루에 100골드야.”


“······”


“난 조만간에 본국으로 돌아가게 될거야. 명심해. 그때가 되면 알아서 하길 바란다. 아마 너는 잘 모를수도 있겠지만··· 나는 본국에서 사고를 꽤나 많이 저지른 사람이야. 그러니 나랑 같이가면 더 위험해진다. 대충 무슨 말인지 알겠지? 아무튼··· 그때까지 여기서 생활하는 비용은 100골드. 싫으면 나가. 그게 평민들 1년 생활비인건 알지?”


“···좋아 낼게. 하지만 지금은 돈이 없어.”


“후견인을 잡아잡수든 강도짓이라도 하든 그건 알아서 하시고··· 하. 진짜 이해가 안되네. 나는 왜 또 이걸 받아주고 있지?”


“··· 선불이라고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알려줄게 있어.”


“뭔데?”


“제국에서 주장한 그날의 사고······ 그게 전부 거짓말이었다는걸 알아. 사실 내가 봤거든.”


“응?”






목격자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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