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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I

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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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45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3.01.06 23:05
조회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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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제 21편

DUMMY

제 21편








[뭘 그리 쳐다보냐?]


“아냐, 아무것도.”


그날 이후, 상황이 조금 역전되었다.


침입자들의 습격으로인해서 내가 깨달은 점은 세 가지가 있었다.


첫번째로는 안전으로 치자면 세계 1,2위를 다툰다는 대한민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위험한 세상에 살고있다는 점.

그리고 또 다른 한가지는 내 목을 직접적으로 노린 적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는 말이지······’


나는 생각을 하다말고 샤르트를 보면서 손톱을 물어뜯고있는 척준경을 바라보았다.


무신(武神).

스스로를 무의 신이라고 칭할때는 무슨 정신병자인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고려의 최강이 어쩌고 저쩌고 했던 것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마지막 깨달음이었다.


굳이 저쪽 세상의 단어로 비교해보자면, 리어카를 끌다가 페라리를 몰아본 느낌.


그것도 육신의 한계때문에 최소한의 실력을 보인 놈의 실력이 그러했다.


몸의 통제는 잃었을지언정, 루크라는 육신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나니 놈이 권했던 검을 배울 의향이 매우 절실히 상승했다.


그렇게 말을 꺼내자···



[싫다.]


“아니, 전에는 가르쳐 준다면서? 내기에서 졌던것도 있잖아?”


[그건 그때고. 그리고 내기에서 졌던 빚은 이미 갚았다.]


“뭐? 언제??”


[니 목숨값]


“······”


할말이 없었다.


그리고는 귀찮다는 듯이 샤르트만 뚫어지게 바라보는 척준경의 모습.

아무리 어르고 달래보아도 요지부동이었다.


심지어 슬쩍 스승님이라고 불러도 무시해버리는 놈. 아마도 그때 별것 아닌 검술 취급을 해버린 것이 놈을 제대로 삐지게 만든 모양이었다.


어떻게해야 삐진 놈을 달래줄까 고민하는 데, 문득 놈의 행동이 조금 이상해 보였다.


-딱딱딱.


샤르트의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을 보이면서 손톱을 물어뜯는 놈의 행동.

그리고 곰같은 덩치임에도 불구하고 다리를 꼬고서있는 꼬락서니가 마치 발정난 누렁이 같았다.


‘에이···설마?’


불과 얼마전 장군신이 어쩌고 저쩌고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피력했던 척준경이 그럴리가 없다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슬쩍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런데 아이린, 아니 아이리스 있잖아?”


[······]


“샤르트를 닮아서 좀 이뻐보이지 않나?”


[다,당연하지!! 누구 딸인데???]



-덥썩


물론 실제로 들린 소리는 아니었다.

내 머리속에서만 들려온 월척의 소리.


나는 속으로 오호라를 외치면서 한 번만 더 찔러보기로 했다.


“샤르트는 걱정이 얼마나 많을까··· 딸이 후계라는 이유만으로 목숨에 위협이나 받고··· 칼질이나 하고있고···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크···크흑···]



요놈잡았다.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라면서 나를 욕하고, 샤르트와 파랑이를 도와야한다고 이상한 주장을하던 놈의 낯선 모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심지어 내 모습으로 파랑이의 꿈에도 들어갔다가 나온 척준경.


나는 은근한 어조로 당근을 내밀어보았다.

너무 티나지는 않게, 아주 조심스럽게.



“그··· 여기는 젯밥도 제대로 차려주는 이들이 없던데···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은 얼마나 배가 고플까···”


[······?!]


“따뜻한 밥 한끼가 얼마나 힘이 되는데··· 혹시 모르지··· 따뜻한 밥 한끼 먹고나면 주변의 듬직한 누군가가 보일 여유가 생길지도···”


[······!!!]


-딱딱딱딱딱


놈이 미끼를 제대로 문 모양이었다.

마치 손가락까지 씹어먹는 것 마냥 자신의 손톱을 깨물어대는 놈.


그리고 나는 결정타를 날렸다.


“에잉. 그런데 어떻하겠어···그나마 여기 세상에서 유.일.하.게 젯밥을 차릴수 있는 내가 약해빠져서··· 크흑. 나야말로 언제 칼맞아 죽을지도 모르는 신세인데 누가 누굴 걱정한담?”


[······자,잠깐. 방금 뭐라고 했느냐?]


“······응? 뭐가??”


씁쓸한 표정과 축처진 어깨를 연기했다.


그러자 흔들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놈이 주저하면서 입을 열었다.


[···검.]


“응?”


[네놈이 배울 검은 고려 최강의 검이자 나, 척준경이 창안한 곡산검이라고 한다. 그 대가리에 똑똑히 새겨듣거라.]


“롸져 뎃”




연회식이 있는날 이른 아침.

나는 곡산검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








“정말로 안가도 괜찮겠어?”


“응. 안가.”


몇번이나 되물어보았지만 고개를 저어대는 파랑이.

분명 수많은 귀족들이 초대된 자리이자, 황제가 주관한 대연회임에도 불구하고 한사코 거절하는 그녀였다.


“대체 왜?”


가봤자 아는 사람도 없고 특히나 졸업생이 아닌 왕자의 신분으로 가기에 더욱 불편한 자리.


그나마 아는 사람이라고는 나를 불편하게 하는 몇몇 인간들과 파랑이가 전부였기에 몇번 설득해보았지만, 계속해서 퇴짜를 맞았다.


“그럼 난 간다?”


“흥.”


아직도 지난번에 제대로 답을 해주지 않은 것이 분한듯, 냉랭한 모습으로 돌아선 아이린이 저택안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그리고 뒤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출발하셔야 합니다 전하.”


더이상 시간을 끌수 없었던 나는, 도우텃 백작이 안내해준 휘황찬란한 마차에 올라탔다.


“음?”


그러고보니 못보던 얼굴들이 많이 보였다.


-척척척. 쿠웅.


“충!!!”


왕자놈의 기억에 선명히 남아있는 노르트 왕국의 국기.

그 국기가 새겨진 망토를 걸친 병사들과 처음보는 기사들이 마차를 경호하고 있었던 것.



“출발하시지요. 왕자.”


부하들의 이목을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사석에서 있을 때와는 다르게 어줍잖은 반경어체를 사용하는 데칼리온 후작이 미간을 구기면서 다가왔다.



-끄덕.



서로 불편한 인간들의 만남.

나는 후작에게 똑같이 미간을 찌푸려주면서 마차에 올라탔다.


“······”


마차안은 아늑했다.

상부상조의 관계가 되어버린 척준경은 어쩐일인지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는 얼굴이었으며 경호가 이유인 건지는 모르겠으나 마차에 있는 나에게 말을 거는이 또한 없었다.


‘음··· 아직도 습격자의 배후를 밝히지 못한건가?’


마차의 창문을 통해서 슬쩍 보았더니 보이는 후작의 일그러진 면상.

역시나 고심이 가득한 얼굴을 보아하니, 전날밤의 습격자에 대한 정체를 모르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것도 그럴만한 것이, 신원을 추측할 만한 증거가 거의 없다시피한 적들의 시신이었다.


심지어 부상자마저 남기지않고 가버린 독한 놈들.

사용하는 검술조차 평범한 공격이었다.


그래도 그나마 도움이 되었던 것은 이스틴 왕국 사람인 덱스터였다.


3층에서 습격자들을 막아내던 것이 바로 이 미지의 실력자인 덱스터.

그는 습격자가 어쎄신과 같은 암살자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살인만을 목적으로 하는 암살자들의 검술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주장.


반면, 암살자들의 검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듯한 그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서부왕국 놈들이라···”


[왜?]


무심코 중얼거린 놈들의 정체.

내 독백을 들은 척준경이 되물어왔다.


“아냐. 그냥 그놈들이 대체 왜 나를 공격했나 싶어서?”


[···원래 정치하는 놈들은 뒤가 구린 법이지.]


“정치는 왜 나오냐?”


[네놈이 차지한 그 몸뚱아리가 작든 크든, 엄연한 한 왕국의 후계이지 않느냐? 그 말인즉슨, 니놈이 싫든 말든 정치라는 싸움에 휘말릴수밖에 없다는 뜻이지.]


“뭐... 틀린말은 아니군.”


[이 여진족같은놈···]


심드렁한 나의 대답에 척준경이 갑자기 정색을 했다.


[적의 정체에 대해서 궁금하기보다 네놈의 그 쓸모없는 실력을 갈고 닦는 것이나 걱정해라. 그리고······ 어디가서 눈먼칼에 맞아 뒈졌다가는 죽어서도 편치 못할 줄 알도록. 아무리 쓰레기같은 재능인 네놈일지라도 나의 곡산검을 배운다는 놈은 최강이어야만 한다.]


“······아 네.”


[그리고 미리 각오하도록.]


“뭘?”


엄포를 내놓는 놈의 표정이 기묘해졌다.

묘하게 입꼬리가 올라간 척준경의 얼굴.

놈이 말을 이어나갔다.


[자고로 무예란 기마술과 병기를 자유롭게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늦은 나이에 십팔반무예는 무리일지언정, 곡산검을 배운다는 놈이 기마술과 창,궁술을 모른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 네놈이 준(準), 역(力), 교(巧)의 비법을 터득할 때까지 철저히 굴려주마.]


“······그냥 편하게 살다가 죽으면 안될까?”


정말로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








제국의 연회장.


그것은 제국 황궁에 무수히 존재하는 어느 휘황찬란한 궁전에서 열렸다.


온통 정교한 장식품으로 치장된 복도를 지나 거대한 황금문이 있는 연회장 건물.


저 문짝만 내다팔아도 3대는 편히 먹고 살것 같은 문을 마주하고 기다리다보니 조금은 기가 죽었다.

그렇게 눈앞 문짝의 가격이 원화로 얼마일까 상상해보고 있을 때였다.



“누구냐?!!”


연회장 앞을 막아서는 제국의 기사.


슬쩍 보아하니 제국의 기사들이 입고있는 번쩍이는 갑주 또한, 내 뒤에 시립해 서있는 에이든의 갑옷과는 비교조차 불가능했다.


내가 시덥잖은 생각을 하는 사이, 앞에 나선 도우텃 백작이 일행을 가로막은 기사에게 연회의 초대장을 앞으로 내밀었다.


“노르트 왕국의 제1왕자이신 루크 디트리히 전하와 데칼리온 후작님을 포함한 왕국의 일행들입니다.”


“잠시 대기하십시오.”


하지만 돌아온것은 무작정 기다리라는 딱딱한 반응.

분명 손님으로 초대되어 온 것이 분명한데 이러한 대우라니.

몇몇 제국의 귀족들이 아무런 대기 없이 걸어 통과되는 모습을 보니 조금씩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황금 문짝에 팔렸던 정신이 조금씩 되돌아왔다.



“언제까지 기다려라는 말이지?”


“초대장의 진위가 확인이 될 때까지 대기하십시오.”



이놈보게.

분명 기사라는 자들은 준귀족 대우를 받는 좋은 직위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세습불가능한 허울좋은 직위에 불가했다.


그런데 소국일지언정, 일국의 왕자를 기다리게 만드는 무례라니.


“···으득”


옆을 보아하니 이를 악물고 있는 데칼리온 후작이 보였다.

아무래도 저 인간 또한 이것이 계획된 무례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어디보자 다시보자 살펴보자······호오?’


가만히 살펴보니 조금 열린 문짝 너머의 누군가와 눈짓을 주고받는 제국의 기사놈.

그 눈빛을 따라가보니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눈가가 퉁퉁부어 금붕어같이 보이는 인간.

분명 대굴빡이 깨진 못난 지 아들내미를 생각해서 울었기에 생긴 붓기는 아니었다.


지금 이자리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 그날에 큰일을 해줬던 장님이의 이어지는 활약.


나는 한을 풀고나서 지옥으로 꺼졌을지도 모르는 장님이의 명복을 빌어주며 자세를 잡았다.



“···왕자? 대체 지금 무엇을 하려는 거요?!”


“저.전하?!”


빠르게 나타나는 주변의 반응.

나는 그 응원에 힘입어 눈앞 건방진 기사놈의 정강이를 냅다 걷어차버렸다.




-퍼어억


“끄어어어어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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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제 36편 23.01.23 112 4 11쪽
36 제 35편 +1 23.01.20 130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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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제 31편 23.01.16 140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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