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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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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50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2.12.30 23:05
조회
291
추천
5
글자
11쪽

제 13화

DUMMY

제 13편











“······믿기 힘들지만 정말로 사실이군.”


오늘도 어김없는 치료소의 공실.

연무장을 관찰하던 데칼리온 후작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무려 일주일이 넘도록 모습을 감추며 관찰했건만, 병사들과 에이든이라는 젊은 기사에게 들었던 보고가 사실이었던 것.


그는 자신의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뚱뚱한 사내를 보다가 피식 웃었다.



“백작은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


“저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서있던 도우텃 백작이 옆에 시립해있는 에이든을 힐끔 쳐다보았다.


분명 제국공방에 지불해야 할 금액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을때, 왕자의 변화에 대해서 보고를 받기는 하였지만 믿기 힘들었던 것.


때문에 별것 아닌 일이라고 치부한 그는 왕자의 변화에 대해서는 신경쓰고 있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흘러내리는 땀을 손수건으로 황급히 닦아낸 도우텃 백작.



“깨어나신 이후로 줄곧······”


“거짓말이로군.”


“네?”


“자네··· 심장 박동수가 많이 빨라졌어.”


말이 끊긴 도우텃 백작이 무언가 의문을 표하려고 했으나, 데칼리온 후작의 이어진 말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잠시 인상을 찌푸리던 그가 이번에는 다른 질문을 던졌다.



“말해보게. 그날 왕자가 쓰러졌던 사건에 대해서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이미 보고서를 작성해서 본국으로 올렸습니다.”


“아니, 서면으로 한 그 보고는 지금 이 자리에서 잊어버리게. 나는 이곳 제국이라는 현장에 있던 자네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네.”


“······”


“자고로 외무대신이라는 자리는 양국의 평화를 일순위로 두고 움직이는 자리지··· 내 이번 사안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은 잘 알고있네. 자네의 사견은 이곳에서 새어나가지 않을 터이니, 솔직하게 말해보게나.”


단추구멍같은 눈을 끔벅이던 도우텃 백작.

그는 대답을 하기에 앞서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치료소 내부이기는 했지만 제국에 위치한 치료소. 어떠한 첩자가 이 대화를 듣고 있을지 몰랐기에 신중한 표정의 도우텃 백작이었다.


그런 그의 걱정을 눈치챘는지 안심하라는 표정을 짓는 데칼리온 후작.


“안심하게. 이곳 치료소에서 만큼은 나보다 강한자가 없다고 확신하네.”


“하지만 마법적 장치가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건 그렇군.”


고개를 끄덕인 데칼리온 후작.

하지만 그는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주변을 살피는 도우텃 백작의 태도에서 그가 하려는 말을 눈치챈 모양이었다.


눈빛이 깊어진 후작이 대화 주제를 자연스럽게 돌렸다.


이에 그들의 대화는 왕자가 목표로 하고있는 수료식이라는 것에 대화로 넘어갔다.



“이제 3주후에 수료식이 있을 예정입니다.”


“제국의 황제께서 주최하신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


“아닙니다. 수료식은 제국 내부적인 일로 자리를 비운 황태자와 2황자를 대신하여, 제국의 3황자가 나온다고 합니다.”


“호오··· 그 망나니 말인가?”


“······”


“내가 경솔했군. 그래 그럼 우리는 언제 떠날 수 있는가? 바로 떠날 수 있을 줄 알았건만, 제국에서 시간을 끄는군.”


“그것이 아무래도 수료식 이후에 황태자가 주최하는 대연회가 있을거라는 정보가 있습니다.”


“대연회?”


“네. 이번 수료식 기수중에 카르트로 공작의 아들이 있습니다.”


“그렇군.”


카르트로 공작이라는 이름에 미간을 찌푸린 후작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그제서야 즉시 출발할 수 없는 자신의 상황을 이해한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라가 힘이 없으려니······응?”


그렇게 씁쓸한 어조로 독백을 하던 후작. 그런데 그가 갑자기 시선을 들어 연무장쪽을 쳐다보았다.


후작의 시선을 따라 창밖을 내다본 도우텃 백작의 눈에는 푸른색 머리카락의 여인과 대련을 하려는 왕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매우 흥미로운 얼굴로 대련을 지켜보기 시작하는 후작의 모습.


마치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그 얼굴을 보고있자니 북부의 설호라는 별호가 마치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괜찮은 분이실지도···’


소문이 자자하던 데칼리온 후작은 그리 무서운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섣부른 판단을 하기 시작하는 도우텃 백작.


하지만 그는 곧바로 자신의 생각을 수정했다.



“커억!”


갑자기 폭발적인 기세가 병실을 가득 메우더니 숨쉬기조차 어려워졌던 것.



-쨍그랑.


다짜고짜 창문을 뚫고 튀어나가는 후작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도우텃 백작.


그는 앞날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












[또 자세가 무너졌다. 보폭을 너무 넓게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지.]


그날 이후, 내가 훈련을 하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나타나면서 조언 같지 않은 조언을 날려대는 척준경.


그리고 항상 뒤따라오는 빈정거림.


[역시 네놈은 둔재중에 둔재로군.]


“아, 좀 꺼져 제발.”


[이렇게?]


이제는 하다하다 땅속에 꺼져서 고개만 내밀고 빙긋 웃고있는 척준경.

내 욕설에 적응을 한 모양인지, 그 어떤소리를 하더라도 데미지가 없는 놈이었다.


한숨을 내쉰 내가 검을 휘두르려고 하는데 또다시 찾아오는 방해꾼.


누구는 작정하고 수련하려는 마음을 먹기도 힘들텐데, 제대로 수련하려고 했더니 자꾸만 방해꾼이 괴롭혔다.


이번에 나타난 이는 아이린.



“대련하자.”


“너도 좀 꺼져 제발!”


“너도라니? 나 밖에 없는데?”


“······하아.”


수련검을 내려놓은 나는 지끈거리는 관자노리를 꾹꾹 눌렀다.

그래도 사라지지 않는 두통.

결국 이 두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연놈들을 쫓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물리적 공격이 통하지 않는 놈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일주일 정도 이겼다고 기고만장한 눈 앞의 파랑이도 눈에 가시같은 존재였다.



‘얘는 또 어딜 싸돌아다니는 거야, 호위기사라는 놈이?’


나는 벌써 일주일동안 자리를 자주 비우는 에이든을 원망하면서 목검을 치켜들었다.


“덤벼.”


“응.”



-콰직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달려드는 아이린.

그녀가 휘두른 검을 간신히 막아내자 목도에서 나무 으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웅.


그 검을 힘겹게 흘려냄과 동시에 반격을 시도한 나.

하지만 내 반격은 허공을 가르는 것이 다였다.



“그래도 많이 늘었어.”


깨알같이 쏟아지는 파랑이의 칭찬.


“좀 닥쳐.”


나는 어금니를 깨무는 것과 동시에 디딤발을 강하게 내디뎠다.

벌써 몇날 몇일을 상대해보았기에 알아낸 사실.


파랑이가 공간을 점하고 날뛰게 만들었다가는, 결국 생쥐를 가지고 노는 고양이에게 당하는 꼴이 될 것이 뻔했다.

그렇다면 끈질기게 따라붙는 것이 정답이었다.



-파바밧.


나는 연무장바닥을 박차면서 파랑이와의 거리를 좁혔다.

역시나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물러나는 상대. 하지만 내 발이 더 빨랐다.


-콰앙.


-타탓.


“잘했어.”


분명 물러나려는 그녀를 후려쳤건만, 몸을 띄우면서 막은 그녀가 뒤로 가볍게 날아가더니 미소지었다.


“역시 넌 특이해.”


“넌 입으로 싸우냐? 덤벼라.”


나는 계속해서 호기심을 표하는 그녀의 입을 막고서는 검을 까닥거렸다.

그러자 금방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온 아이린이 특유의 검술을 펼치기 시작했다.



‘젠장··· 또야?’


또다시 시야를 어지럽게 만드는 아이린의 검술. 매번 이 패턴이었다.

첫날의 조언대로 발을 볼 틈조차 주지 않는 그녀의 검.


나는 금방 수세에 몰려버렸다.


귓바퀴를 스치고 지나간 상대의 검.

피부가 찢어지기라도 했는지 따끔거리는 통증이 뒤따랐지만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연이어 날아오는 참격.


목, 허리, 정강이, 정수리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그녀의 공격중 어떤 것이 진짜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점점 더 어지러워지는 시야.


[쯧쯧쯧. 또 지겠군.]


혀를 차는 소리가 근처 어딘가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울컥 하고 치밀어 오르는 감정.


뒤로 물러나며 거리를 벌린 나는 파랑이의 다리와 어깨만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가볍게 연무장의 모래바닥을 밟아가던 그녀의 스탭이 어느 한 순간,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지금.’


그 미묘한 차이가 보였던 그 순간.

나는 회심의 한 수를 사용했다.


-파아악


“······?!”



그것은 바로 모래.

나는 발밑의 모래를 걷어차 올림과 동시에 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시야가 가려진 파랑이의 얼굴에 당황하는 감정이 보였지만, 전혀 미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통쾌했다.


‘너도 한 대만 맞아봐라!’


일주일간 얻어맞은 것을 되돌려보니 여자라고 손속에 사정을 둘 수가 없었다.


그렇게 휘둘러진 나의 검.



-터억.


갑자기 나타난 낯선이의 억센 손에, 속절없이 붙잡혀 버렸다.

나를 보면서 씨익 미소를 짓는 사내.



“임기응변은 백점. 어디보자, 기사도는······ 빵점. 빵점이다.”


“······?!”


미소짓는 털보의 얼굴.

얼굴에 큼지막한 칼자국이 두 군데나 나있는 걸로 보아서는 분명 힘깨나 쓰는 어깨형님이었다.


기억을 찬찬히 뒤져보니 분명 왕자의 기억에 선명히 남아있는 인물.


“어디보자··· 벌써 5년 만인가? 타지 생활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 답 없던 왕자가 조금은 철이 든 모양이오.”


“··· 왜 반말이지?”


“와하하핫!!! 반말? 혹시 왕자는 나에게 존댓말이라도 바랬던 것이오? 그것 참 최근 들은 말중에 제일 웃긴 말이로군.”


커다란 웃음소리를 내지른 상대는 바로 몸뚱아리의 원래 주인과 꼬일대로 꼬인 관계인 귀족이었다.


그것도 왕국에서 힘 꽤나 쓸수 있다는 후작가의 강자.

호탕한 웃음을 날리던 그가 갑자기 표정이 싹 바뀌더니, 이빨을 드러내면서 짐승처럼 으르렁거렸다.


“왕자는 벌써 잊은 것이오?”


“···뭘?”


“우리 딸에게 몹쓸 짓을 하려다가 내 손에 죽을 뻔 햇던 것은 벌써 까맣게 잊은 모양이군.”


“······뭐?!!”


하도 어이가 없는 소리를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검의 손잡이를 놓칠뻔했다.


-파앗.


그리고 힘이 풀리자마자 그대로 빼앗겨버린 목검.

내게서 빼앗은 목검으로 자신의 목덜미를 안마하듯 두들기던 후작이 입을 열었다.



“그때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기억이 나게 해 줘야겠지.”


그는 연무장 한 곳에 기대어져 서 있는 내 훈련용 진검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덤벼보시오 왕자.”


“······”


마치 정말로 죽일 것처럼 다가오는 후작.


순간 머리가 팽팽 돌아가기 시작했다.

북부의 설호. 소드마스터에 근접한 검사. 왕국 최강의 검사.


데칼리온 후작을 지칭하는 수 많은 칭호들 뿐만 아니라 무수히 스쳐 지나가는 왕자놈의 못난 기억들.




‘찾았다!!’



그리고 나는 그 중에서 이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최고의 패를 찾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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