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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I

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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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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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7,297

작성
23.01.1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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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 30편

DUMMY

제 30편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국을 떠나는 날의 아침이 밝았다.


아침 일찍부터 저택의 1층 로비에 내려오니 부산하게 짐을 옮기고 있는 두 왕국의 인원들이 보였다.


“거기! 제대로 실어야지 이놈아!!”


“여물은? 말을 먹일 여물은 충분히 챙겼나??”


3개의 짐마차에 짐이 실리고 있었으며, 노트르 왕국과 이스틴 왕국의 인물들 중에 낯익은 이들이 태반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물을 글썽이며 다가오는 인물이 있었다.


“혀···형님.”


“제이미 이 자식··· 나오지 마라니까.”


남들의 눈을 피하기위해서 사복차림으로 저택을 방문한 제이미.

나는 놈을 강하게 끌어 안아주고는 등을 토닥여주었다.


“절대로 틈을 보이면 안된다. 알았지?”


“네, 형님.”


“전할 말이 있으면 알지? 아무도 없는 자정에 허공을 보고 말을하면 된다. 그럼 적어도 일주일 안에는 내게 연락이 올거야.”


“그런데 그게 정말로 가능한 겁니까?”


“그래. 걱정할 것 없다.”


나는 굳건한 표정으로 제이미 뒤에 서있는 장님이를 보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이미 등 뒤로는 전에 보았던 다른 두 명의 원귀 둘을 거느리고 있는 장님이.


메시지를 전달할 역활을 수행하기로 한 장님이를 보고있자니 둥지를 떠나려는 새가 이런 느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키운 새는 아니었지만 말이었다.


그리고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아버리는 척준경.


[허튼 짓을 하면 언제든 찾아와서 찢어 죽여버리겠다.]


“키···키륵···”


오직 내게만 들리는 정다운 대화.

나는 건설적인 대화를 한귀로 흘리면서 제이미를 다독여 주었다.


“전에 말한 내 부탁도 까먹지 말고.”


“아··· 그 아카데미 뒤편의···?”


“그래. 관련 정보가 있다면 알려줘. 구두로 하는 것이 힘들다면 노르트 왕국편으로 서신을 보내줘도 좋고. 어차피 한글을 아는 사람도 없을테니.”


“네. 형님. 맡겨만 주세요.”


“짜식. 고맙다. 알지? 문제 생기면 바로 형이 있는 쪽으로 튀는거다.”


“네. 걱정마세요.”


조금은 마음이 달래진 모양인지 미소를 짓는 녀석.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 표정이었다.


그렇게 떠날 준비가 끝나가자 나는 저택 지하실의 문을 열었다.



“살아있냐?”


“네, 주군.”



암시장을 다녀온 날로부터 일주일.

다행스럽게도 질로트에대한 소문은 없었다.

아무래도 공작가에서 소문이 새어나오는 것을 막고있는 듯한 모양새.



“아마 저를 찾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질로트 공자···아니, 질로트 놈의 심부름을 하던 저였으니까요.”


“그러니까 여기 잘 숨어있으라고 했잖아.”


“네. 주군.”


제국의 실세라고 불리는 카르트로 공작가의 힘은 얕볼만한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아예 외부출입을 금하고 저택의 지하에서 지내던 가벨.


배신한 연인의 소식을 궁금해 할 녀석의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지금 움직이는 것은 너무도 위험했다.


“말했듯이, 복수는 나중이다. 그 약혼자에 대한 것은 내가 따로 지시해둔 것이 있으니, 수도를 벗어나는대로 만날 수 있을 거다.”


“감사합니다 주군.”


내 말에 눈물을 글썽이며 좋아하는 가벨.

아무래도 약혼자가 정말로 배신했는지 여부를 눈으로 보아야만 알 것 같았다.


“신호하면 저쪽 상자에 들어가 있어라. 내 마차에서 이동하면 제국의 관문의 어느 누구도 확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부하놈을 다독인 나는 동행하기로한 다른 일행들을 찾았다.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출발을 재촉하는 데칼리온 후작과 그 옆에서 쩔쩔매고있는 도우텃 백작.

그리고 마차 행렬을 일일히 점검하는 에이든까지.


노르트 왕국쪽은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 저쪽은 문제가 있어 보이는군.”


문제는 이스틴 왕국쪽이었다.

장거리 이동 준비는 문제없이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정작 문제는 따로 있었다.


“공주님께서는 아직도 방에 계시는건가?”


“공주님!!”


준비가 거의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방에서 내려오지 않는 아이리스.

벌써 일주일째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 그녀였다.


첫번째 살인의 충격이 큰 모양인지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모습과는 다르게

흔들리는 파랑이.


솔직히 걱정이 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딱히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저 이겨내기를 기다려 주는 것 뿐.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다보니 초췌한 얼굴의 파랑이가 결국 비틀거리면서 계단을 내려왔다.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



“기다리게해서 미안.”


“···괜찮냐 너?”


“어···”


나는 짧게 대답하며 자신의 마차로 곧장 걸어가는 그녀와, 허공에서 딸의 머리를 쓰다 듬어주기에 바쁜 샤르트를 그냥 그대로 보내주었다.


아무래도 시간을 주는 편이 좋아보였다.



“출발 준비가 끝났습니다 전하.”


직접 짐을 실은 것도 아니건만 땀이란 땀은 혼자서 다 흘리고 있는 도넛맨이 다가왔다.


“수고했어.”


“그럼 전하. 신이 마지막으로 인사를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제국에 계시는 동안 모실수 있어서 정말로 영광이었습니다.”


“어? 너는 같이 안가는 거야?”


“네, 저는 아직 제국쪽 임기가 남아있습니다. 때문에 차후에 왕국으로 복귀하여 다시 인사를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전하.”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동안 고마웠어.”


이제껏 충실한 지갑 열활을 해주었던 도우텃 백작과 헤어지는 것은 아쉬웠지만, 공은 공이고 사는 사였다.


“그나저나 덱스터한테서 암시장 운영권을 사기로 했다면서?”


“네, 전하.”


내 질문에 목소리를 낮추면서 주변을 살피는 도넛맨.

노르트왕국이 암시장을 운영하는 정보가 알려져서 좋을 것 하나 없었기에 당연한 행동이었다.


“그나저나 부탁한 일은 기억하고 있지?”


잠깐 내 허리에 매어져있는 화이트 팽에 눈길을 주던 도우텃 백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전하. 님바스의 가지나 관련 스크롤이 입수된다면 전부 전하께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셈은 제대로 해줄테니 걱정하지 말고.”


“네, 전하.”


“그럼 꺼져. 냄새난다.”


“네···넵!”


마지막까지 땀을 흘리면서 배웅하는 도우텃 백작.

나는 그 모습을 뒤로하고는 저택을 떠나는 마차에 올라탔다.


“서두르시오 왕자. 돌아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오. 듣자하니 외진 곳에서는 죽은자들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무성하오.”


불만어린 표정으로 내게 잔소리를 하는 데칼리온 후작.


불과 어제까지만해도 자기에게서 검을 배워라면서 징징대던 저 아저씨와는 눈도 마주치기 싫어서 그대로 무시해버렸다.

죽은자 어쩌고 하면서 겁을 주려는 모양인데 무당 앞에서 작두타기였다.



“가세요 형님.”


“간다. 몸 조심해.”


마지막으로 제국에 남아야 하는 황자 제이미와 인사를 나누고는 그대로 마차에 올라탔다.


“불편한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창문을 열고 말씀해주십시오 전하.”


마차문을 닫아주면서 경례를 하는 에이든.



대꾸도 하지 않은 채로 마차의 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댄 나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마차의 짐칸에 실린 가벨의 갑갑한 신음소리와 어서 따라 붙어야 한다고 외치는 헬리나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눈을 뜰만한 일은 아니었다.


[왜. 무슨 생각을 그리하나?]


“··· 그냥. 이제 조금 이곳에 적응하나 싶었는데 떠나게 되니 조금 감회가 새로워서.”


[태평스러운 놈 같으니라고··· 이제부터 시작인 것은 알고 있겠지?]


“알았으니까 제발 조용히 좀 가자.”


나는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







“아오. 도저히 엉덩이가 쑤셔서 더는 못 앉아 있겠다.”


제국의 수도를 벗어난지 어언 3일이 흘렀다. 그간 휴식도 취하고 생각도 정리할 겸,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마차에서만 뒹굴거리던 내가 지른 불평이었다.


첫날밤은 제국의 수도와 가까운 도시의 최고급 숙소에서 잠을 잘 수 있었지만, 그 이후는 시종들이 설치해둔 막사에서 잠을 청해서 그런지 온몸이 찌뿌둥했다.


“전하 어디 불편한 곳이 있으십니까?”


“아냐. 아무것도.”


내 목소리가 밖까지 들린 모양인지 마차 너머에서 조심스럽게 말을 거는 에이든.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아. 맞다. 지금 이스틴 왕국의 행렬은 잘 따라오고 있나?”


“네 전하. 저희 왕국 병사들의 바로 뒤에서 뒤따르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가서 덱스터를 좀 불러와 줘.”


“알겠습니다. 전하.”


그렇게 등장한 덱스터.

나는 다른 말 할 것 없이, 준비된 일이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를 물어보았다.


“이미 물건은 확보해 두었습니다. 확인하실 수 있는 장소는 오늘 밤에는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그래? 아직도 멀었군.”


“······”


“그나저나 파랑···아니, 아이리스 공주는 좀 어때?”


“공주님께서는 나아지고 계십니다.”


내 물음에 기분나쁘다는 표정으로 변한 덱스터. 사실 나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괜히 나를 따라나섰다가 첫 살인을 해버린 아이리스.

아무래도 쉽게 회복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달래줄 필요가 있어보였는데, 실질적 보호자인 덱스터가 거부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말로 괜찮은 것 맞아?”


“그렇습니다. 신경쓰지 마시길.”


남의 나라 공주에게 신경끄라는 얘기.

사실 덱스터에게는 도움을 받은 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의 반응을 묵살하기 힘들었던 나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때였다.


“왕자니이이임~!!”


-똑똑똑똑똑똑


마차가 멈추어 선 틈을 타서 달려온 여인의 목소리가 있었다.


“지금 마차에 들어가도 될까요?? 왜 그날 이후로는 얼굴도 잘 보여주시지 않는건가요~?!”


“아, 지금은 다른···”



-벌컥


“어머나? 손님이 계셨네요??”


허락도 없이 마차의 문을 열어젖힌 헬리나가 똥씹은 표정의 덱스터를 보고는 입을 가리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차피 중요한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그럼.”


“···저녁에 뵙죠.”


얼굴을 딱딱하게 굳힌 덱스터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서 헬리나를 슬쩍 노려보고 가는 눈빛을 보고있자니, 좋은 감정은 아닌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점을 눈치챈 헬리나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마차에 올라왔다.


“드디어 왕자님 얼굴을 뵙고 얘기를 할 수 있겠네요.”


“아··· 혹시 저희 거래에 대한 건이라면 이미 정산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나는 공석에서 연인임을 연기해주어 누른 자작을 견제해주고, 헬리나는 화이트 팽을 되찾는데 일조를 한다.


그것이 거래의 중요 내용이었다.

어차피 노르트 왕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위치한 드로이트 영지.

동행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지만 아직도 표정이 밝지만은 않은 헬리나였다.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그것이······”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주저하는 헬리나.


“뭐든 말씀해 보세요. 덕분에 왕가의 검을 되찾았으니 가벼운 부탁 정도는 얼마든지 들어 드릴 수가 있습니다.”


“큰 폐가 되지 않는다면 저희 영지에 들렀다가 왕국으로 돌아가 주실 수 있으실까요?”


“드로이트 영지를요?”


“네. 사실 정보길드를 이용해서 알아본 사실이 있는데··· 아무래도 누른 자작이 영지전을 꾸미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런 명분도 없이 말입니까?”


“최근 저희 영지 근처를 지나던 누른 자작과 관련된 상단이 습격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 습격의 배후로 저희 드로이트 가문을 지목하고 있구요.”


“···그것 참 큰일이군요.”


“어떤 큰 도움을 바라는 건 아니에요. 이번에 수도에서 좋은 약을 구해서 아버님의 병세가 호전되실것이 분명한 상황이구요. 어떻게든 그때까지만 영지에 머물러 주실 수 없을까요?”


“흠······”


당연하지만 무리한 요구였다.

제국 내부의 다툼에 타국의 왕자가 끼어드는 그림이라.

솔직히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그거 나쁘지 않은 요청이로군 왕자.”


마차의 창문너머로 털복숭이 얼굴이 불쑥 들어오기 전까지는 말이었다.


작가의말

드디어 1차로 목표했던 30화가 끝났습니다!!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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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제 31편 23.01.16 140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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