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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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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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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6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3.01.0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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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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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 19편

DUMMY

제 19편








“저···전하? 대체 이게 무슨 일이옵니까?”


입을 다물지 못하고 나를 바라보는 도우텃 백작.


나는 조금 미안한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바로 눈앞에 나타난 열댓명의 낯선이들 때문이었다.


“음··· 사실은 말이지.”


나는 아이린과 나눴던 전날의 대화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건 정말로 안됩니다 전하!!! 다른 사람도 아닌, 타국 왕가의 사람과 동거라니요! 이건 외교적인 문제로도 번질 수 있는 큰 문제이옵니다!!”


“저쪽에서 다 책임진다잖아?”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이스틴 왕국에서는 절대로 이 일을 묵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모르게 하면 되잖아?”


나는 결사 반대를 외치는 도우텃 백작을 바라보며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몰래피는 바람도 걸리지만 않으면 용서가 되는 법.


“전하아아!! 이건만은 절대···꽤액!!”


나는 결사 반대를 유지하는 도넛맨을 폭력으로 찍어 누른 후, 눈앞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서있는 아이린쪽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다시 말하지만, 너희가 이곳에 머무는동안 손님대접할 생각은 없다. 그러니 알아서 잘 행동하리라 믿겠다.”


“네 알겠습니다. 왕자님.”


나의 말에 가장 앞에서있던 안경쓴 장년인이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깔끔한 슈트차림에 잘 다듬어진 흰머리와 수염.


누가보아도 집사와 같은 느낌을 주는 사내였지만, 체격은 몹시 다부진 느낌이었다.


“이름이 뭐지?”


“덱스터라고 하옵니다.”


“······공주의 경호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

나는 눈앞의 상대를 겉만보고 판단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궁금한점을 물어보았다.



“저택에 지내시는 동안에는 왕자님측 병력들과 협조하여 경호할 예정이며, 외부에서의 경호는 저희측은 따로 움직이겠습니다.”


“···알았다.”


역시나 만만치 않아보이는 상대였다.

게다가 이곳에 모인 인원들이 아이린쪽 사람의 전부는 아닌모양.


나는 덱스터라는 집사의 검게 물든 발밑을 내려보다가 경계의 수위를 높였다.

그런데 내 표정을 확인한 에이든이 갑자기 앞으로 나섰다.



“전하, 그렇다면 저들은 저희가 본국으로 귀국할 때까지만 함께하는 것이옵니까?”


“그래.”


“알겠습니다 전하.”


내 답변을 들은 에이든이 시선을 덱스터에게로 고정시켰다.

어떻게 눈치챘는지는 모르겠으나, 꽤나 신경을 쓰고있는 듯한 눈빛.

역시나 에이든이라는 기사는 쓸만한 인재였다.


‘아쉽군···’


왕실기사단 소속인 에이든은 내게 충성을 맹세한 기사는 아니었기에, 내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인물.

때문에 입맛을 다시던 나는 일찍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렇게 사흘이 지났다.











*****










오늘도 어김없이 검명만 듣다가 실패한 오러 두르기.

검에다가 오러를 휘감는 멋들어어진 그림을 그리던 나였기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실망할때가 아니다. 이놈아.]


하지만 나와는 다른 생각인 듯, 연무장에 주저앉은 나를 내려다보던 척준경 놈이 인상을 찌푸렸다.



[고작 3개월 수련한것만으로도 검에 검기를 두르는 수준까지 오르다니···]


“아니, 그럼 대체 왜 내 오러는 이 모양인데?”


익스퍼트라 하기에는 애매한 오러의 모양.

결국 내가 성공한 것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오러의 모습이었다.


에이든이 보여준 선명한 광선검 같은 형태의 오러와는 확연하게 차이나는 모양.


[쯧쯧쯧··· 미련하다 미련해. 네놈은 입에 금덩어리를 물고서도 돌맹이에 관심을 가지는 우둔한놈이군. 어찌 이런 하찮은 놈이 검기를 두르게 되었을꼬···]


“뭔 개소리야. 선명하면 선명할수록 위력도 강해지고 높은 경지라고 보는것이 오러다.”


나는 나름의 이론을 가지고 반박했다.

하지만 기가 차다는 듯이 한숨을 내저으며 고개를 흔들어대는 척준경.


[쓸데없는 낭비가 뭐가 좋다고 그러는 것인지··· 이쪽 세계의 무(武)는 아직 멀었군.]


“······ 말을 말자.”


나는 수백년이 넘게 이승을 떠돌던 늙은 장군신을 무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다시금 검에 오러를 일으키려는 연습을 하려던 순간이었다.




-쨍그랑


“치.침입자다! 커억!!”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저택의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울려퍼졌다.

그리고는 분명 들어본 적 있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경고를 내뱉다가 단발마를 내뱉었다.



“대체 어떤 놈들이지?!”


[글쎄······]


생각지도 못한 야밤의 기습.

수련을 위해서 늦게까지 방을 비우고 있었던 점이 천만다행으로 생각되는 순간이었다.


-탁탁탁탁


연무장의 뒤편과 저택 외곽을 경계하던 병사들이 나에게로 달려왔다.

그런데 에이든의 모습이 보이지를 않았다.


나는 낯이 익은 병사를 붙들고 물었다.



“지금 에이든은 어디갔지? 적의 수는?”


“에이든 기사는 지금 건물 내부로 진입한 적들과 대치중입니다! 그리고 숫자는 아직······”


나름 나이가 있는 고참 병사였기에 긴장은 한 얼굴이었지만 줄곧 대답하는 병사.



“스물···? 아니, 그것보다는 적군.”


오러라는 기운을 품으면서 날카로워진 감각이 있었다.

그것은 주변의 움직임을 감지해 낼 수 있는 기감.

나는 상황을 침착하게 판단하려고 애를 썼다.



‘일단 2층과 3층에서 전투중. 그리고 에이든으로 보이는 기척과 다수의 적이 대치중이다.’


나름 안정적인 에이든의 기운을 미루어보아, 당장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문제가 있는 곳은 2층의 전투.

내 방이 위치한 곳과 가까웠다.



“쳇!!”


나는 병사들에게 에이든을 도와서 1층의 적을 물리쳐라고 명령을 내리자마자 2층난간위로 도약했다.


마나를 사용했기에 높이뛰기 금메달 리스트 보다도 더 높게 뛰어오른 나.



-터억.


아슬아슬하게 난간을 붙잡고 몸을 끌어올린 나는 그대로 2층 복도에 진입했다.


그러자 등불에 의지하는 어두운 복도 저편에서 번뜩이는 칼날들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찬란하게 빛나는 검이 하나.

그리고 검면에다가 무언가를 바르기라도 했는지 희미하게 번뜩이는 칼날이 셋.


내 방문의 앞을 막아선 빛나는 검이 강하게 빛을 뿌렸지만 상대하는 칼날의 수는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도움이 절실해 보이는 상황.



-우우우웅.


“읏차! 내가 간다 이 새끼들아!!”


나는 아쉬운대로 일렁거리는 검을 휘두르면서 복도의 전방으로 달려나갔다.

그러자 움찔했던 빛나는 검의 주인이 적들과 거리를 벌리면서 내 쪽으로 다가왔다.



“적이다.”


“보면 몰라? 그런데 넌 왜 2층에 내려와있냐?”


“······”


굳이 왜 내 방앞에 있었는지에 대해서 대답하지 않는 파랑이.

나 또한 이런 상황에서 대답을 듣고자 던진 질문이 아니었기에 답변을 기다리지 않았다.



“적은 4명.”


“엉? 저기 3명이 다가 아니라고?”


그런데 이어진 아이린의 말에 조금 당황해버렸다.

분명 주변의 기감에 잡히는 적의 수는 3명.


하지만 아이린은 다른 누군가가 있다라고 확신하는 얼굴이었다.



“일단 알았어.”


“조심.”


더이상의 대화는 힘들었다.

이쪽의 정신이 분산된 틈을 타서 다가오는 적들.

온통 검은 옷을 입고 회색 마스크를 쓴 이들이 다가오자 긴장으로 몸이 굳기 시작했다.

입술이 바짝 메말라 가는 긴장감.



-우우웅


검명이 울었다.

그것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규칙적인 진동.

일렁거리는 모습에 변화는 없었지만, 더이상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어두운 복도를 빛내는 오러.

옆에 서있던 아이린의 검에서도 오러의 시린 불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


하지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습격자들. 잠시 타이밍을 재는 듯하던 저들은 어느순간 갑자기 달려들었다.


파랑이에게는 하나.

내 쪽으로 둘.


실력이 높은 파랑이보다는 내가 더 쉽다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목표물이 나였는지를 고민할 틈 따위는 없었다.



-까가강. 까앙


정신없이 날아드는 상대의 검에도 희미한 오러의 빛이 어려있었다.

때문에 부딪힐 때마다 검을 타고 전해지는 둔탁한 충격.


“크윽···”


정신없이 막으면서 밀려나다보니, 아이린과의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이거 정말로 위험할 수 있겠는데?’


그마저도 익스퍼트라는 경지에 불완전한 한 걸음이나마 발을 내디뎠기 때문에 상대의 검을 막을 수 있게 된 사실.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쩌적. 깡


그다지 질이 좋지 못했던 내 수련검이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하더니, 상대의 강한 일격을 버티지 못하고 중간쯤에서 뚝 하고 부러져 버렸다.


“어?”


뿐만이 아니었다.


아이린을 상대하던 놈마저 크게 검을 휘둘러 아이린을 밀어내더니, 급기야 내쪽으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머리위 천정쪽에서 섬뜩한 기운이 내려꽂히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어둠 속의 칼날.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이었고, 아무리 생각해도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였다.



[비켜 임마.]


무언가가 내 몸에 강제로 빙의했다.










*****








‘큰일이다.’


일곱이나 되는 적과 대치하던 에이든의 이마에서 굵은 땀이 흘러내렸다.


이미 바닥에 뒹굴고 있는 적의 수는 셋.


문제는 기어이 2,3층으로 진입한 적들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루크왕자는 연무장에서 개인수련을 하고 있다는 점.


왕자의 침실을 목표로 움직이는 적의 움직임을 보아하니, 아직까지 왕자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하기사 자정이 넘어가는 시간까지 수련을 하는 왕족이라니.


적에게는 불행이었지만, 자신에게는 불행중 다행이었다.



문제는 저들의 동요가 느껴진다는 것.


어떤 신호를 주고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2층에서 목표를 찾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언제 다른 적들이 합류할지 알 수 없는 상황.



그렇다면 이 소동을 눈치챈 데칼리온 후작이 빠르게 돌아오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하필이면···’

에이든이 입술을 깨물었다.

왕자와 같은 장소에 있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매번 다른곳에 나가서 지내는 후작.

에이든은 거리쪽에서 들려오는 소란소리를 들었을 후작의 귀환만을 목이 빠지게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반가운 아군이 도착했다.



“기사님! 저희도 돕겠습니다.”


“너희는······”


익히 알고있는 얼굴.

근 1년동안 루크왕자를 지켜오던 병사들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듬직한 고참병사가 에이든의 옆에와서 섰다.

그런데 그 병사의 표정이 이상했다.


“너희가 왜 여기에···?”


“전하께서는······”


말끝을 흐리는 고참병사.

이윽고 이를 악문 그가 대답대신 눈짓으로 2층 계단을 가리켰다.


“······뭐라고?!”


병사의 의중을 눈치챈 에이든이 경악성을 내질렀다. 이미 적들이 침투해있는 2층과 3층.


그런데 왕자전하께서는 왜 위층으로 올라가셨단 말인가?


만약 실력에 자신이 있어 올라가신 것이라면, 오만이자 오판이었다.


저들 중에는 익스퍼트에 버금가는 실력자들이 몇 있었고, 에이든 조차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적도 있는것 같았다.


말 그대로 숨거나 도망쳐도 부족한 상황.



-콰아아앙


“헉?!”


만사를 젖혀두고 2층위로 뛰어올라가려는데, 갑자기 커다란 소음이 위쪽에서 터져나왔다.


-콰앙. 콰아아앙


“끄아아아아악!”


연이어 들려오는 굉음과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


칼에 맞아 쓰러지면서도 비명소리조차 내지르지 않던 침입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처절한 비명소리는 자신들에게만큼은 익숙한 목소리 였기 때문이었다.



-쿵. 쿠우웅.


마치 괴수라도 나타난 듯, 건물의 천장에서 돌가루가 우수수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났다.


에이든 뿐만이 아니라, 대치하는 적들 또한 감히 먼저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이어지는 침묵.

적막을 깨트리는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찰팍. 찰팍.


1층과 2층을 잇는 넓은 아치형 계단.

검붉은 옷을 입은 누군가가 계단을 천천히 걸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찰팍. 찰팍. 찰팍.


붉은 발자국이 대리석에 새겨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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