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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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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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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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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7,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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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0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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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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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제 20편

DUMMY

제 20편








“······”


숨막히는 침묵을 깨트리면서 계단을 내려온이가 1층에서 대치하고 있는 이들을 스윽 훑어보았다.


“으······”


아무것도 하지않고 시선이 닿았을 뿐인데도 신음소리를 내면서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하는 침입자들.


에이든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평상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왕자가 나타난 순간, 그는 스스로도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쌓였다.


그것은 마치 무력감.

포식자 앞에선 사냥감들이나 느낄 수 있을 법한 감정이었다.

그는 등뒤를 타고 오르는 소름을 애써 무시하면서 왕자에게 말을 걸었다.


“저···전하! 피하시옵소서.”


왕자의 핏빛 눈빛이 에이든에게로 향했다.

더욱 더 강한 압박감에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버린 에이든이 크게 휘청거렸다.



[피해?!]


마치 사방에서 울려오는 듯한 왕자의 기묘한 목소리.

언뜻 들으면 여러명이 동시에 고함을 지른것과 같은 기괴한 음성이었다.


[내게 피하라고?? 쿡쿡쿡··· 으하하하]


왕자의 웃음소리에 귀를 싸매고 주저앉는 사람들.

하지만 다른이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에는 아랑곳없이 계단을 걸어내려온 왕자가 검을 치켜들더니 옆으로 그었다.



-스으윽



모든 것이 옆으로 쪼개어졌다.


그것은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는 것 같은 불합리함.


에이든과 병사들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둘로 쪼개어졌다.


“저···전하? 바.방금 그것은······?”


벌벌 떨리는 손을 애써 진정하면서 침착하려 애를 쓰는 에이든.

그는 상반신과 하반신이 둘로 분리된 침입자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죽기 직전까지도 베인 것을 몰랐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침입자들이 머물렀던 십여미터의 공간의 모든 것이 베어져 나가있엇다.


[하, 이 정도의 움직임도 못버틴다니... 진짜 쓰레기 같은 몸이구먼.]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에이든과 병사들에게 들려오는 왕자의 음성.


이에 뒤를 돌아본 저들의 눈에는 코피를 흘리며 모로 쓰러지고 있는 왕자의 모습이 보였다.


“저···전하!!!”


[······]








*****










“대체···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인가?”


“후작각하··· 그것이······”


완전히 박살이난 1층의 응접실.


그래도 그나마 멀쩡한 의자에 앉은 데칼리온 후작의 앞에는 부동자세를 취하고 있는 에이든이 있었다.



“지금 최선을 다해서 침입자들의 정체를 밝히고 있는 중입니다. 제국에는 도우텃 백작께서 직접 연락을 하러···”


-콰앙!


-우지직.


“내가 묻고 싶은 것은 그게 아닐세!!!”


그나마 멀쩡했던 테이블을 주먹 한방으로 박살낸 후작이 으르렁 거렸다.

누가보아도 분노에 가득찬 후작의 눈빛에는 살기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상황이 터졌으면 나부터 찾았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러라고 만들어둔 신호탄과 비상체계이거늘!!!”


“죄송합니다.”


에이든은 굳이 변명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급박했던 현장의 상황.

이번 침입으로 인해서 저택의 일손을 거들던 왕자측 인원중 3명이 죽었고, 아이린 공주 쪽 인원또한 2명이 사망했다.


사실 이것도 최소한의 피해로 마무리한 것이었다.


전투가 불가능한 인원들은 지하실로 대피시키고, 전투가 가능한 인원들은 조를 이루어서 움직이게 만든 것은 나름의 적절한 상황판단이었다.


그리고 이를 알고있으면서도 역정을 내본 후작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미안하네. 자네 또한 힘들었을텐데 괜히 역정을 냈군.”


“아닙니다 후작각하.”


“그래. 루크왕자는 좀 어떠한가?”


“외관상의 부상은 없어보이십니다. 다만······”


“다만?”


“아직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계십니다. 이번 일이 심적으로 많이 힘드셨던 모양입니다. 또는··· 지난 사고의 후유증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에이든은 마지막 순간에 보았던 왕자의 모습에 대해서 굳이 말을 꺼내지 않았다.

어차피 현장의 주검에 남은 검흔과 병사들의 입을 통해서 후작이 알게 될 수도 있었지만 말이었다.


그리고 후작 또한 무언가가 석연치 않은 것인지, 인상을 찌푸리면서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한참동안 자기 수염을 뜯으면서 고민을 거듭하던 데칼리온 후작.

그런데 누군가가 이들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조금은 망설이는 듯한 걸음걸이.


그리고 그 누군가가 입을 열기 전, 후작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스틴 왕국의 아이리스 공주님을 뵙습니다. 저흰 이미 구면이지요?”


“······네. 데칼리온 후작님.”


“대체 이유가 뭡니까?”


“···?”


“아, 저를 저기 위에 누워있는 바보 왕자와 같다고 생각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눈을 번뜩이는 데칼리온 후작.

그는 아이린. 아니, 아이리스 공주의 아주 작은 표정변화까지도 놓치지 않겠다는 것처럼 그녀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재차 질문을 던지는 후작.



“왕위 계승 싸움에 힘을 실어줄 방법으로 외세를 택한 겁니까?”


“······무슨 말씀이시죠?”


“모르는 척 하셔도 소용 없습니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으시다는 것 쯤은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카데미를 졸업하는대로 본국으로 가셔야 하는것 아닙니까?”


“······”


“아니면, 본국에 돌아가지 못할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는 겁니까?”



후작의 물음에 얼음장같던 아이리스 공주의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마치 정곡이라도 찔린 표정.

그리고 그 얼굴의 변화를 확인한 후작이 뒤로 등을 기대면서 앉았다.



“부상도 아니었는데 치료소에서 머물고 있었던 것 또한 우연이 아니지요? 대체 왕자의 무엇을 보고 이런 무모한 결정을 내린겁니까?”


본론이 나왔다.

쉽게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던 공주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저는······”


“그만하시죠.”


“···?!!”


어느새 나타난 루크왕자가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리고는 후작을 노려보는 왕자.


후작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일찍 일어나셨군.”


“덕분에.”


여전히 가깝게 지내지 못하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각을 세웠다.

잠깐동안 허공에서 시선을 마주하던 두 사람.

먼저 입을 뗀 것은 왕자였다.


“후작은 내 결정에 반대하는 것이오?”


“··· 결정?”


“그렇소.”


“하! 결정이라···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왕자가 타국의 왕위 계승에 관여하겠다는 터무니 없는 결정? 뒷감당은 할 수 있는 것이오?”


헛웃음을 날리면서 되묻는 후작.

그의 몸에서 범접하기 힘든 기세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왕자는 어조에 변화가 전혀 없는채로 답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할 문제요 후작. 그보다 후작이 신경써야 할 것은 따로 있지 않소?”


“무엇을 말인가?”


왕자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후작의 임무는 나를 무사히 본국으로 데려가는 것이라고 그랬던것 같은데··· 일단 제대로 실패할뻔 했구려.”


“······”


“총책임자가 자리를 비웠다라··· 듣자하니 근처 레스토랑에서 한잔하고 걸치고 계셨다고···? 그런데 그걸 부하 탓이나 하다니. 쯧쯧쯧. 우리 에이든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겠구나.”


후작의 얼굴이 벌겋게 물드는것은 아랑곳하지 않은 왕자가 에이든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더니, 아이리스 공주를 데리고 자리를 떠나버렸다.


“끄응···”


왕자가 떠난 응접실.

불안한 표정으로 서있는 에이든의 시선을 피한 데칼리온 후작이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깐의 침묵후에 에이든을 부르는 후작.



“자네가 어딜 좀 다녀와야겠네.”









*****










내게 손목을 잡아 끌리면서도 저항없이 따라오던 파랑이는 후작의 시선이 닿지 않는 장소에 도착하자 내 손을 뿌리쳤다.


“왜 그랬지?”


“뭐가?”


“방금 왜 나를 도운거야?”


듣고보니 시덥잖은 물음이었다.

때문에 별것 아니라는 투로 답했다.


“넌 어찌되었든간에 내 손님이잖아. 난 손님을 받은 입장에서 당연한 일을 한거지.”


“손님···?”


“아니, 고객님이라고 불러드려야 하나··· 어쨌든 나와 맺은 계약은 유효하니까 걱정하지마. 적어도 내가 제국을 떠나기 전까지는 동행해주지.”


“······”


“그러니까 고마워하지 않아도 된다 이말이야.”


나는 고개를 숙이고 침묵해있는 파랑이를 보면서 씨익 미소지었다.

당찬 모습만 보아서 그런지 꽤나 달라보이는 풀죽은 모습.


그런데 정작 고개를 들면서 돌아온 말은 다른 말이었다.

그것도 조금은 화가난 말투.



“하나도 안 고마운데?”


“···응?”


잘못 들었나 싶어서 되물었는데, 대화 화제를 돌리는 파랑이였다.

표정을 보아하니 무슨 일이 있든간에 궁금증을 풀고야 말겠다는 얼굴.



“꼭 대답을 듣고 싶은게 있어.”


“뭔데?”


“너··· 정체가 뭐야?”


“뭘? 나야 나지.”


뜬금없는 물음.

그런데 누가 중간에 듣는다면 오해할만한 얘기를 꺼내는 파랑이였다.




“그날밤··· 넌 완전히 짐승 같았어.”


“너··· 니가 무슨 말을 하는 것처럼 들리는 줄은 알고 있냐?”


“뭐가?”


“아냐. 아무것도.”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되묻는 파랑이.

분명 험난한 유년기를 보냈다고 들은것 같았는데, 다 엄마 귀신 샤르트의 농간인 모양이었다.


아니면 의외로 쑥맥일지도?

가만히 생각해보니 평생동안 목숨에 위협을 받는다면 사회성이 떨어질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넌 대체 뭐지? 어떻게 갑자기 다른 사람처럼 검을 쓸 수가 있는 거야?”


“아, 그거?”


듣고보니 가장 궁금할 만한 이야기였다.

아마도 궁금해 하는 것은 파랑이 뿐만이 아닐터.


하지만 나는 쉽게 내 패를 까놓을 생각이 없었다.

물론, 믿어줄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 요즘 실력에 진전이 좀 있어서 말이지··· 우연이야 우연. 내가 운이 좀 좋아야 말이지??”


“······ 익스퍼트급 3명과 그 이상되는 실력자를 단칼에 베어버린게 우연이라고?”


“그래. 맞아 우연.”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정말이라니까? 아··· 진짜거든···?”


“······놀리지마라. 진짜 죽여버릴테니까.”


갑자기 발끈 화를 내면서 돌아서는 파랑이. 아니, 아이리스 공주.

도대체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가 말실수라도 한건가?

나는 90도 인사를 하면서 멀어져가는 샤르트라도 붙잡아 물어보고 싶었지만, 이미 저만치 사라져 버리는 파랑이였다.


그렇게 혼자 복도에 남겨진 나.

나는 슬쩍 주변을 둘러보다가 독백하듯이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도망친놈을 따라가 봤다고?”


[그래. 네 놈의 몸뚱이가 쓰러지자마자 외부에서 달아나는 한 놈을 따라가봤지. 알아듣기 힘든 말을 해대기는 했지만 서부 왕국이 어쩌고 저쩌고 하더군.]


“서부왕국이라··· 잘했어. 너도 이렇게 보면 쓸만하구나.”


[건방진놈. 죽을뻔한걸 살려줬더니···]


“그런데 누구 허락맡고 내 몸을 뺏었던 거야? 아니, 애초에 그게 가능했던 건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항이었다.

덕분에 살아남은 것은 고마운 일이었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사실.


그것은 내 몸이 언제고 척준경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었다.



[······]


내 생각을 눈치챘는지 모르겟으나 잠시 생각에 빠진 척준경.


[아무래도 네가 그 몸에 들어온지 얼마 안되서 인것 같다. 어떻게 보면 너 또한 빙의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내가 못할 이유는 없는 거겠지.]


“······ 그말은 언제고 내 몸을 뺏을수 있다는 거야?”


[넌 나라는 장군신이라는 존재를 뭐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무능력? 고집스러움? 더러운 성깔?”


[···건방진놈. 나같은 인신(人神)은 인세의 인과율을 넘어선 존재이자 생사,화복,질병같은 인간의 운명에 관여하는 존재이다. 나같은 중층신이 굳이 인간의 몸을 빼앗을 이유따위는 없다.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잠깐의 여흥일 뿐이지. 전에 몸을 넘겨라 했던 것 또한, 이쪽 세계를 육신으로 한 번 느껴보고 싶었을 뿐이다.]


“······뭐, 알겠어.”


[믿지 않는군. 네놈의 동의없이 몸에 들어갈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네놈의 새로운 육신과 영혼을 이어주는 끈이 아직은 제대로 여물지 못했다는 것.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이니 그리 걱정할 필요없다는 말이다.]


“아, 알았어. 알겠다고.”


[건방진놈···]


사실 너무 뭐라고 몰아붙일 생각은 없었다. 일말의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서 물어보았던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살려줬다고 백번 절을 해도 모자랄 판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새끼 괴물이야.’


이놈의 칼질 하나는 진짜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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