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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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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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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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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3.01.0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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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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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 15편

DUMMY

제 15편







-빰빠라빰~


제국 아카데미의 수료식은 많은 이들이 참석 가능한 아카데미의 대연무장에서 그 웅장한 시작을 알렸다.


그런데 백여명의 감개무량한 얼굴의 아카데미 졸업생들 중에서, 가장 뒷줄에 서있던 누군가는 딴 짓을 하고 있었다..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왜소한 체격의 졸업생.

그는 연신 입을 벌려대면서 주변을 구경하기에 바빴다.



‘쓸데없이 돈만 많이 들인 곳이로구만··· 와, 저게 다 얼마야? 저거 지붕이 금인것 같은데?’


기사를 양성시키는 장소라고 들었기에 땀내나는 장소를 상상했던 나.

하지만 내 예상을 가볍게 때려부신 주변의 광경은 나를 압도시키기에 충분했다.


수 천의 인파가 몰려와서 구경하고 있는 수료식이라는 행사.

그것도 가장 높은 단상에는 제국의 내노라하는 귀족들이 눈을 크게 뜨고 졸업생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 무대를 빌려서 낚아채갈만한 인재가 있는지 눈에 불을켜고 찾으려는 얼굴들.


도우텃 백작에게 대충 들어 예상하고 있었지만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장소였다.


잠시 딴생각을 하는 사이 누군가가 다가왔다.

지난번 치료소를 찾아왔던 3인방.

화려한 옷과 정체모를 메달이 가득한 놈들의 제복을 보고있자니, 아무런 메달도 장식도 없는 내 제복이 꽤나 없어보였다.



-툭툭.


그리고 내 표정을 읽었는지 여유있는 미소와 함께 내 어깨를 툭툭 치고 지나치는 공작가의 아들이자 수석 졸업생 질로트.


“놀다가라. 크큭.”


“······”


끝까지 빈정거리던 놈이 금새 시야에서 사라졌다. 마찬가지로 나를 비웃으며 지나치는 두 놈의 따까리들.


그런데 루드리히라는 놈의 얼굴이 묘하게 창백해 보였다.


“그냥 무시해.”


갑자기 내 옆에 다가와서 말을거는 다른 졸업생이 있었다.

수많은 메달들이 가득한 제복을 입고있는 여자 졸업생이었다.

정작 본인은 거추장스러워 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도넛돼지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성과순으로만 보자면 진짜 수석은 이 파랑이라고 했었지 아마?’


차가운 표정으로 전방을 응시하는 아이린.

아무래도 신분이 신분이다보니, 노출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수상을 거부한 모양이었다.


도넛돼지 백작이나 에이든같은 이들이 나를 돕고 있는 것처럼, 아이린 또한 그녀에게 조언을 해주고 돕는 이들이 있는 것 같았다.


무언가 위로의 말을 건네려다가 괜히 나서는 것 같아서 입을 다무는데, 전방에서 시끄러운 나팔소리가 터져나왔다.



-뿌우우우


“다들 정숙하시오!!!”


나팔소리를 뒤따르는 누군가의 목소리.


시선을 들어보니 단상의 가장 높은 곳에 앉아있는 한 소년과 카리스마있게 생긴 귀족이 있었는데, 귀족은 양팔을 높이 치켜들고 있었다.



“오, 위대하신 황제폐하와 천계 신들의 축복아래! 이번에도 제국의 미래를 밝혀줄 새로운 인재들이 그대들 앞에 당당히 서있도다!!!”


-와아아아아


귀족의 강렬한 선포에 대연무장이 떠나가라 소리치는 군중들.


잠시 그 함성이 이어지게 만들던 귀족이 다시 팔을 높게 치켜들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조용해지는 수료식장.



“이번에는 제국의 3황자 전하께서 특별히 이곳에 자리하시어 그대들에게 만찬을 베푸셨으니, 모두들 먹고 마시고 취하라!!!”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더욱더 크게 울려퍼지는 군중들의 함성소리. 어쩐지 수많은 음식 그릇들이 연무장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는데, 바로 만찬 때문인 것 같았다.


그렇게 제대로된 수료식이 시작되었다.


수료식에서 가장 먼저 호명된 것은 수석 졸업생이자 나와는 악연으로 꼬여있는 질로트 카르트로.


수료생들을 대표하여 제국의 앞날을 환히 밝히겠다는 선서문을 낭독한 그는, 연설을 마치자마자 포도주로 목을 축이고 있던 고위 귀족에게로 다가갔다.


그러자 다가온 질로트의 어깨를 수고했다는 듯 두드려주는 귀족.

아무래도 연설을 내뱉은 저놈이 카르트로 공작인 모양이었다.


그러고보니 아들놈과 판박이로 닮은 뾰족턱에 째진 눈.

나는 저놈의 연설을 할 때 내렸던 후한 평가를 조금 깍아내렸다.


그리고 연이어 호명되어 나가는 고루난 자작놈의 아들. 분명 루드리히라는 이름을 가진 따까리 놈이었다.


아무래도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저놈이 차석의 자리를 차지한 모양.


비리가 만연한 현장이었다.



“왜 그렇게 인상을 쓰고있지?”


옆에 서있던 아이린이 의문을 표했지만 나는 대꾸하지 않고 입가를 비틀어 올렸다.


“조금만 기다려봐.”


“뭘?”


“보면 알아.”


나는 이놈이 뭘 꾸미고 있는거지? 라는 표정의 파랑이를 무시하며 손목을 풀기 시작했다.










*****








빠르게 흘러가는 공식 행사 순서들.

공식 행사가 마무리되자 비로소 군중들, 특히나 귀족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이 찾아왔다.


연습검을 꺼내어든 수료생들이 하나 둘씩 앞으로 나와서 갈고 닦은 검술 시범을 보이기 시작했던 것.


시범을 보이는 자는 온힘을 다해 자신을 보여주는 자리였고, 반면 실력있는 졸업생들을 데려가서 기사로 임명하려는 귀족들간의 눈치 싸움이 시작되었다.


부풀리려는 자들과 탐색하는 자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어중이떠중이들의 차례가 지나가자,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놈들 중 한 놈이 앞으로 걸어나왔다.



-부우우웅


꽤나 좋은 체구를 가진 놈이었기에 검을 휘두를 때마다 터져나오는 파공성이 매서웠다.



“오오~! 강해보이는군!!!”


그렇게 지켜보던 귀족들이 흡족해하면서 델톤이라는 이름을 머릿속에 새기려는 와중이었다.


누군가가 델톤 뒤에 시립해있던 졸업생들을 헤치면서 나타났다.

그리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행동을 하는 배후의 인물.




“저···저건?”


당혹감을 내비치는 귀족들의 모습에 의아해진 델톤이 뒤를 돌아보자 새하얀 무언가가 시야를 가리면서 날아왔다.

피하기에는 너무도 가까운 거리였다.



-퍼억


“···?!!”


큰 통증은 없었지만 정신적인 타격으로 인해서 어안이 벙벙해진 그의 귀로 들려오는 한마디가 있었다.



“한판 뜨자 씨벌넘아.”


“너···미쳤어?!”


“미치긴 새끼야, 파쳤다 씨바. 넌 뒈졌어.”


아재 개그를 날려서 놈의 어안이 벙벙해지게 만든 나는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오오오오!!! 싸움인가?!!!”


“이벤트인가?!!”


“저 덩치는 분명 상을 받았던 졸업생 같은데??”


흥분한 군중들이 소리쳤고, 내 주변에는 원형의 무대가 순식간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에이든이 사줬던 아무 무늬없는 수련검을 뽑아들자 갑자기 나를 제지하고 나서는 누군가가 있었다.


분명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리키는 교수중 한 사람이었다.

왕자의 기억으로는 분명히 질로트 패거리의 뒤를 봐주던 인물.



“자네···낯이 익은 얼굴인데 이 사단을 만들다니··· 이름이 뭐라고 했던가? 감당할 수 있겠나? 이 정도 무대라면 물릴수도 없다.”


뜬금없이 나선 교수가 내 의중을 물어왔다. 분명 제국민들이 지켜보는 무대에서 깽판을 치려는 나에 대한 걱정은 아닌 것 같았다.



“당연하지. 그쪽은 심판이나 잘 보시죠.”


“······ 건방진놈. 이름이 뭐라고?”


“칼츠.”


아카데미에서 쓰던 가명을 둘러댄 내 대답에 미간을 찌푸린 교수.


하지만 그는 이내 정신을 차리더니, 곧 우렁찬 목소리로 주변을 진정시켰다.

다름아닌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을 대표해서 자신이 결투의 증거인으로써 나서겠다는 발표.


그리고 그는 갑작스러운 결투임에도 불구하고 차근차근 절차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결투에 참여할 대결자들은 앞으로 나서시오!”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나를 주목했지만 나는 한 가지 목소리에만 집중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저딴 놈한테 지면 그 몸은 내꺼다.]


“······”


덕분에 거칠게 뛰기 시작하던 심장이 조금 진정이 되었다.

그러자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델톤이라는 덩치.


처음에 당황했었다면, 지금은 몹시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그야말로 자신을 빛내기 위해서 만들어진

축복같은 결투라고 생각하는 모양.



“양측의 참관인은 자리하시오!”


위쪽 단상에 서있던 덩치 큰 귀족이 교수의 옆으로 와서 팔짱을 끼고 섰다.

그러고는 내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귀족. 델톤놈의 부모로 보였다.



“자네측에는 아무도 없나?”


내 쪽에서 나설 사람은 없었다.


볼모인 내가 제국 아카데미에서 검을 익히기 위해서 만든 가짜 신분은 제국의 최상부에 의해서 승인되었고, 오직 몇몇 이들에게만 알려진 극비사항이었기 때문.


왕국의 외무대신인 도우텃 백작이 오는 것도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저···저건?”


그런데 당연히 없으리라 싶었던 내 참관인으로 나서는 사람이 있었다.


“자네가 왜 나서나?”


“왜 그러시죠? 다른 졸업생이 나서면 안되는 규정이라도 있나요?”


“그런 아니지만··· 같은 파란색 머리라······ 아무튼 알겠네.”



쌀쌀맞은 파랑이의 태도에 입을 굳게 다무는 교수.

아마도 그녀에 관한 정보는 제국 아카데미 내부에서도 은연중에 퍼져있는 모양이었다.



“싸워라! 싸워!!!”


“왜 이렇게 오래걸리나!!!”


“뜸들이지 말고 싸워라!!!”


양측에서 참관인을 내세우며 시간이 지체되는 사이, 참다못한 군중들이 소리쳐대기 시작했다.

때문에 더는 미룰수 없었던 결투가 카르트로 공작의 미세한 끄덕임과 함께 시작되었다.


“졸업생들간의 대결이니만큼 오러의 사용은 금지하오!”


마지막으로 규칙을 공표하는 교수.


“양측은 동의하시오?”


나와 델톤의 끄덕임을 확인한 그는 다시한번 단상에 시선을 두었다가 참관인들을 뒤로 물렸다.



“지금부터 아카데미 기사학부의 졸업생 델톤 유스리히와 칼츠의 대결을 시작하겠소. 그럼······시작하시오!”



순수한 검술 대결.

또는 실력의 대결으로 보아야했다.

그렇기에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다가오는 덩치놈의 입가에는 미소가 만발하고 있었다.



“한 번이라도 내 진검을 받아낼 수 있겠냐? 괜히 시체를 치우는건 아닌가 싶어서 말이야··· 그리고 머리는 왜 파랗게 물들였지?”


“······”



위협적인 근육을 꿈틀거리면서 다가온 놈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으흐흐··· 덤벼도 한입거리도 안되는 놈이 덤비다니··· 건방···아니지. 뭐, 나를 빛내줄 무대를 만들어 준 놈이니 고맙다고 해야하나? 크흐흐”


계속해서 짖어대는 와중에도 웃음을 참지 못하는 덩치.


나는 놈과의 거리를 검으로 재면서 미소를 돌려주었다.




“아주 제대로 빛내줄게, 얼른 들어와봐 이 돼지새끼야.”


“이 새끼가?”



내 도발에 넘어온 델톤.

하지만 놈은 생긴것과는 다르게 신중한 놈이었다.


무언가 한 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지 조금씩 거리를 좁히면서 다가오는 덩치놈.


그러다가 자신의 거리에 내가 들어가자 역시 별것 없다고 느꼈는지 벼락처럼 달려들었다.



“죽엇!!!”


강렬한 파공성과 함께 놈의 대검이 하늘에서 떨어져내렸다.

원래의 왕자였다면 감히 한두번도 받아내지 못했을 일격.


하지만 나는 물러나지 않고 놈의 대검을 막기위해 검을 들었다.


그리고 한순간 마주친 눈빛.


놈의 눈매가 초승달을 그렸다.

그대로 검째로 베어내려는 듯, 더욱 더 강한 힘과 체중을 실어버리는 덩치놈.


그렇게 검이 부딪히는 순간이었다.


-카가가가각


손아귀에 힘을 뺌과 동시에 놈의 디딤발 바깥쪽으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검날이 갈려나가는 소리와 함께 묵직한 놈의 일격이 검날을 타고 비껴나갔다.


흐트러지는 놈의 균형.


그리고 뛰어든 내 왼발까지 전달되는 약화된 하중.


다행히도 그 하중을 이겨낼 근력 정도는 키워낼 수 있었다.



-파박


그 자리에서 강하게 뛰어오른 나는 몸을 뒤집듯이 회전하면서 검을 크게 한바퀴 돌리며 내려찍었다.


목표는 덩치놈의 네모난 대가리.


-터어어어어어어엉


“끄어어어어억!!”


일격필살의 공격 이후, 미처 자세를 추스리지 못한 놈은 그대로 내 공격을 허용했다.


마지막 순간에 손목을 틀어서 검면으로 때렸더니 손목이 시큰거렸다.



“어때, 빛나지?”


나는 꿇어앉은 그 자리에서 기절해버린 놈을 내려다보며 아픈 손목을 문질렀다.


-와아아아아아아아




마치 폭팔하듯이 터져나오는 군중들의 함성소리.


나는 그 소리를 최대한 만끽하면서 바닥의 흰장갑을 주워들었다.


작가의말

다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올리던 11시에 한 편 더 올라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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