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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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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57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3.01.1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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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추천
3
글자
11쪽

제 32편

DUMMY

제 32편






“그쪽 두 사람은 누구지?”


나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궁시렁거리고 있던 기사들을 불렀다.

그러자 불만어린 표정으로 앞으로 나서는 기사 둘.


“백색기사단의 기사. 알톤입니다.”

“백색기사단의 기사. 산투입니다.”


알통과 삼두.

이름 그대로 우락부락한 몸을 가진 기사들이었다.


아무래도 왕국의 최북부에 위치한 데칼리온 가문에서 극지방의 몬스터들을 상대해야 됬기에 저절로 커진 덩치인 모양.


사실상 생긴것부터 용병처럼 생긴 놈들이었다.


“너희들 말처럼 나는 오우거라는 몬스터를 직접 눈으로 본 적이 없다. 때문에 설명을 좀 들어보고 싶군.”


“······”


“왜, 설명하기 귀찮나?”


“아닙니다.”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표정.

하지만 내게 대한 자신들의 감정이 어찌되었든, 왕자의 명을 거절하기는 사실상 힘들었다.


매우 불손한 태도로 오우거라는 몬스터에 대해서 설명을 하기 시작하는 산투라는 기사.


그나마 사람 엇비슷하게 생긴 삼두는 설명이라도 하기 시작했지, 고릴라 뺨치게 생긴 알톤이라는 기사는 불손한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서 건방지게 눈을 마주하는 알통.

때문에 삼두의 말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자기 휘하 기사들의 마음을 얻어보라는 후작놈의 퀘스트는 아무래도 제껴야 한다는 판단이 서기 시작했다.



“하아··· 야 이 새끼야.”


결국 터지고 말았다.


“···?”


“아까부터 뭘 꼬나보냐. 덜 진화한 고릴라 새끼야.”


“지금 뭐라고 말하셨습니까?”


마치 한대 칠 것마냥 씩씩거리면서 대꾸하는 알통.

기세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위압적인 덩치 때문에 더 강해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었다.


“뭘 자꾸 꼬나보냐고. 왜? 한판 붙어볼래?”


“으득, 왕족만 아니었어도···”


역시나 생긴것마냥 대역죄인이 될 만한 발언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알통.

이놈을 타깃으로 하기로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왜, 계급장 떼주랴? 좋아. 그렇다면 한판 붙자. 진검으로. 물론 대련 도중에 입는 부상이라던가 책임 따위는 없다. 그 허울만 좋은 왕족이라는 배경을 걸고 약속하지.”


“······후회할 겁니다.”


“후회할거면 시작도 안했어 새끼야.”



-스르릉.


나는 처음으로 화이트 팽을 뽑아들었다.

확실히 보검에 속하는 검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훨씬 더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었다.



-스릉.


마찬가지로 등에 매고있던 거대한 대검을 뽑아서 나를 겨누는 알통.


“약속은 꼭 지키십시오.”


“닥치고 들어와.”


“그럼.”



-타탁. 부우우웅!!


망설임없이 달려드는 알통의 공격.

기사수업을 받았다고는 하나 나를 약자로 여기는 듯, 자기가 가진 모든 힘을 발휘하지 않는 것이 눈에 훤히 보였다.



‘바로 지금이다.’


처음 상대하는 대검이었지만, 공격 타이밍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환검을 쓰던 파랑이나 기교를 섞어쓰던 에이든을 상대할 때 보다 읽기 쉬운 타이밍.


-쿠웅.


바닥을 찧은 알통의 대검.

나는 즉시 비어있는 놈의 상체를 노렸다.

목표는 알통의 두꺼운 목.


“이익!”


-촤아악


그런데 의외의 움직임과 함께 위기를 모면해 버리는 알통이었다.



-엣취.


모닥불의 재를 차올림과 동시에 대검을 회수하면서 뒤로 물러난 상대.

역시나 상대는 실전경험이 많은 기사였다.


[네놈과 비슷한데?]


“닥쳐.”


나는 조롱하듯 말을거는 척준경의 입을 막자마저 공세로 전환했다.

승기를 잡았을 때 몰아쳐야만 했다.



-카강.캉


아직은 제일 자신있는 디트리히 왕가의 검술과 제국검을 접목한 검술.

하지만 넓은 검면으로 대부분의 공격을 막아낸 알통이었다.



“크흠······제법이시군요.”


그래도 표정을 보아하니 크게 놀란듯한 알통의 얼굴.



“아직 여유가 있나보군?”


“물론입니다.”


대답과 동시에 놈의 몸이 크게 회전했다.

그러면서 무지막지한 검풍과 함께 횡으로 휘둘러지는 거대한 대검.


어설프게 막았다가는 검째로 썰려나갈 공격이었기에 나는 공중으로 높이 뛰어올랐다.


-카각!


동시에 늘어뜨린 화이트 팽을 대검의 궤도에 갖다대자 충격으로 공중제비를 돌게된 나의 몸.


쇠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반탄력을 이용한 나는 그대로 몸을 뒤집으며 720도 발차기를 놈의 턱에 꽂아주었다.



-퍼어어어억!


“끄어어억.”


그러자 턱에 직격을 당한 알통 고릴라가 눈을 까뒤집으면서 뒤로 넘어갔다.


“알통 고릴라 패배. 인간 승리.”


나는 손을 털면서 경악한 표정을 짓고있는 병사들과, 호승심 때문인지 웃으면서 몸을 떠는 삼두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기사보다는 용병이 어울리는 후작가의 기사놈들.


“다음은 너냐?”


“······”










*****








“벌써 몇 번째지?”


“네 명째야. 백색기사단의 망신이로군.”


“쉿. 그러다 너 목이 날아간다?”


“우리 후작님이? 아마도 목을 날리시기보다는 최전방으로 보내실거다. 크흐흐”


잠시 서늘한 밤바람을 쐬기 위해 마차밖을 나왔던 파랑이의 귀에 이상한 말이 들려왔다.


청각에 마나를 집중해보니 더욱 더 자세히 들리는 보초병들의 대화.


방금전까지 노르트 왕국의 야영지에 있다가 교대근무를 나가는 모양이었다.

마저 보지못하고 근무를 나가는 것이 대단히 불만인 모양.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근무시간을 초번으로 바꾸지 말걸 그랬다. 신참놈만 좋게생겼네.”


“그러게 짬밥 타령도 골라가면서 써어야지 애들 초번, 말번초 뺏어댈 때부터 알아봤다.”


“그러는 니놈도 초번초 잖아?”


“제길. 그 망나니 왕자가 저렇게 잘 싸울 줄 누가 알았나? 제국에서 5년간 칼질만 하고 살았는지··· 젠장.”


듣자하니 루크 왕자가 누군가와 싸우고 있는 모양이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미루어보아 백색기사단의 기사들과 대련이라도 벌이는 모양.


-덜덜덜.


아이리스는 싸움이라는 말에 얼마전 있었던 첫 살인이 떠올랐다.

피를 뿌리며 날아가던 머리와 짚단처럼 쓰러지던 몸.


지난날 이스틴 왕국을 도망치듯 빠져나오던 그날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곁에 없는 어머니를 대신해서 마음속 깊이 기댔던 첫째 오라버니가 보낸 암살자.


돌아가신 어머니의 수호기사였던 덱스터가 없었다면, 그녀는 그날 죽은 목숨이었다.


그런 덱스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날 남동생을 잃었다.

마치 전날 목을 베어버린 용병단장처럼 쓰러지던 동생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


-꾸욱.


아이리스는 덜덜 떨리는 손을 피가날 정도로 세게 말아쥐었다.

그러자 느껴지는 손바닥의 딱딱한 굳은살.


힘없고 무력한 소녀였던 자신을 그간 미친듯이 채찍질하며 얻어낸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결과물까지 얻어내는 한 사람을 알고 있었다.


“···루크.”


그의 이름을 입밖으로 꺼내자 놀랍게도 진정되기 시작하는 떨림.

아이리스는 병사들이 걸어왔던 노르트왕국 야영지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공주님?”


그러자 그녀를 따라붙는 이스틴 왕국의 사람들.

왕위계승권을 가진 왕족이기는 하지만, 아무런 기반도 없고 힘도 없는 그녀를 따라와준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이제 괜찮아요. 잠깐 다녀올게요.”


“저도 가겠습니다.”


한결 나아진 말투로 대답하자 가장 충실한 보호자이자 후견인인 덱스터가 따라붙었다.


“······”

“······”


굳이 대화는 필요 없었다.


그렇게 말없이 걷기 시작한 두 사람.

두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환호성이 터져나오는 노르트 왕국의 야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야영지의 가장 밝은 중앙에는 꽤나 많은 인파들이 모여서 두 사람의 대결을 구경하고 있었다.


새하얀 플레이트 메일을 입고있는 덩치 좋은 기사와 날렵해보이는 몸을 가진 청년간의 대결.


특이한 점은 구경하고 있는 기사들 몇 명의 얼굴 한 쪽이 다들 부어있다는 점이었다.



“재미있는 상황이로군요.”


한눈에 상황을 파악한 덱스터의 입꼬리가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









[멍청한 놈. 그 때는 왼쪽으로 피한다음 검을 사선으로 그어올려야 저놈이 놀라자빠질 것 아니냐!]


“좀 닥쳐. 집중안되니까.”


[어디서 발재간을 좀 배운 모양이다만 그게 언제까지 실전에서 통할 것 같으냐?]


“뭐? 잘만 통하잖아?”


소싯적 배운 태권도를 이렇게 잘 써먹을 수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신내림을 받기전의 일이었기에 척준경놈도 알지 못했던 내 태권도 실력.

매번 술을 먹고 집에 들어오던 아버지를 피해 방황하던 내게 동앗줄과 같았던 것이 바로 태권도였다.


비록 아킬레스건 뒤쪽 인대가 완파되서 인대봉합술을 받는 바람에 선수생활의 꿈은 접었었지만 말이었다.



-파아아앙.


발차기 한방에 터져나오는 파공성.

알고보니 이 마나라는 기운과 태권도의 조합이 기가막혔다.


실전성이 떨어진다면서 안좋은 평을 달고살던 태권도.

그런데 마나로 인해 강화된 근육과 반사신경으로 인해서 가히 사기적인 무술이 되어버렸다.


마치 재야의 고수가 되어버린 기분.




-퍼어어억


“끄어어어억!”


“다음!!!”



또다른 기사 한명이 나가떨어졌다.

물론 익스퍼트 수준에 해당되는 기사였지만, 기사 지망생 수준의 교육을 받았던 왕족이 비빌 수 있는 언덕은 아니었다.



“또다! 벌써 6명이야!!!”


“대체 저건 무슨 발놀림이지?”


벌써 6명째 나가떨어진 백색기사단의 기사들.

어느새 자존심이 되어버렸는지 그레듀에이트급 기사들은 앞으로 나서지 않고, 익스퍼트급의 기사들만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그런데 하나같이 무거운 플레이트 메일을 입고나오는 기사들.


새로 튀어나올 준비를 하는 기사마저도 새하얀 플레이트 메일을 입고 나오고 있었다.


-철컹.철컹.


“쟤들은 학습능력이 없는건가?”


[멧돼지 같은 놈들이군. 몸을 느려터지게 만드는데도 철갑주를 두르고 기어나오는걸 보니 또 이 애송이놈의 발길질에 당하겠구나!]


나지막하게 읊조린 내말에 마치 한탄하듯이 대답하는 척준경.

아무래도 내가 얻어터지는 모습이 보고싶은 모양이었다.


그렇게 7번째 기사가 내 앞에 섰을 때였다. 누군가가 대련에 끼어들었다.


“이번에는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그러시죠.”


한눈에 보아도 강해보이는 중년의 기사가 나타났다.

앞서와는 다른, 플레이트 메일이 아닌 가벼운 가죽갑옷을 입고있는 기사.


그래도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려는 모양인지 그레듀에이트 급은 아니었다.


게다가 언뜻 보아하니 지난번 보았던 기사단의 부단장이라는 사람의 지시를 받은 모양.


보기에도 불편해 보이는 표정으로 대련을 지켜보고 있던 백색기사단의 간부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의도적으로. 더 노골적으로 보이도록.




“시작하시죠. 이러다 밤새겠습니다?”


아무래도 마음을 얻기보다는 치욕부터 안겨주어야 할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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