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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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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작품등록일 :
2022.12.19 10:42
최근연재일 :
2023.01.27 23: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0,244
추천수 :
232
글자수 :
207,297

작성
23.01.18 23:20
조회
131
추천
3
글자
11쪽

제 33편

DUMMY

제 33편






“으득. 그럼 들어갑니다.”


“얼마든지.”


내 표정을 보고 인상이 구겨진 중년의 기사가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시작은 비슷했으나 이전까지와는 다른 빠른 발놀림을 보이는 상대.

나 또한 상대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역시계방향으로 돌았다.


[독이 바짝 올랐군.]


말 그대로 내 빈틈을 찾기위해 시선을 분주하게 움직여대는 상대.

상대는 마무리 일격을 날려대던 내 양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빈틈을 발견했는지 입가에 미소를 띄우는 상대.


[들어온다.]


-타닥.


한 번의 견제도 없이 달려든 상대가 놀라운 속도로 다가오더니 검면으로 내 발을 후려쳤다.


아니, 후려치려고 했다.


-부우웅.


그러나 그것은 유인책.

돌연 검의 방향이 꺽이더니 내 옆구리를 향해서 올라왔다.


여차하면 발차기를 하기위해서 무게중심을 비교적 가볍게 둔 탓인지, 아래에서 사선으로 올려치는 공격을 막기가 쉽지 않았다.


-카아앙!


“큭.”


화이트 팽을 틀어서 겨우 막아내었지만 공중에서 몇 미터는 날아가 버렸다.

쉽게 해소하기가 힘든 저릿한 충격.



확실히 경험의 차이가 느껴지는 이번의 상대였다.

게다가 이번의 수로 알 수 있었던 것은, 상대가 익스퍼트의 끝자락에 다다른 인물이라는 것.


입가의 미소가 쑥 들어가버렸다.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해서 시도한 허초와 발차기.

그런데 허초를 파악한 상대는 화이트 팽을 슬쩍 피해버리더니 발차기를 하는 디딤발을 노려왔다.


-퍼억


-쿠웅.


이번에는 피하지 못했다.

다행이라면 마지막에 검을 비틀어서 검면으로 내 다리를 후려친 상대.


문득 이름이 궁금해졌다.



“이름이 뭐지?”


“스톨크라고 합니다 전하.”


“잘 싸우는군.”


“감사합니다. 하지만 아직 5번 남았습니다.”


“5번?”


무슨 말인가 했더니 내게 쓰러진 기사들의 숫자만큼 내게 패배를 안겨주려 하는 모양이었다.


“일어나십시오. 밤이 늦었습니다.”


“······맞는 말이군.”


아까 내가 했던 말을 되돌려주려는지 미소와 함께 밤이 늦었다고 말하는 스톨크.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이제 생각이라는 것을 좀 해라. 니가 검사지 권각을 사용하는 놈이냐? 발재간은 어디까지나 보조로 사용해야 한다.]


“알았어. 알았다고.”


나는 잔소리하는 척준경에게 신경질적으로 답을 해주고는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실, 앞서 6명을 쓰러뜨리고나서 스스로의 실력에 심취해있었던 것이 팩트였다.

겨우 몇 달 노력을 기울였을 뿐인데 상대를 꺾었다고 희희낙락하다니.


나는 스스로를 자책하며 무게중심을 다시 낮추었다.


‘그래 이거지.’


확실히 하체에 힘이 들어감과 동시에 자세의 안정감이 찾아왔다.

게다가 집중력이 올라가니 상대의 움직임이 좀 더 면밀히 보이기 시작했다.


[네놈이 상대했던 그 애송이보다 강한 상대다. 재주껏 해보도록.]


이번에는 척준경의 조언도 없었다.

시기적절하게 던져주던 조언이 없다면 온전히 나의 판단으로 움직여야 하는 싸움.


눈앞의 상대와 어떻게 싸워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임기응변 또한 통하지 않는 경험많은 강자와의 싸움.


‘준(準), 역(力), 교(巧) 중 내가 앞서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결국 갈등을 하다가 어렵게 마음을 정한 나는 방어자세를 취하였다.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무슨 수를 쓰더라도 소용없으실 겁니다.”


내 자세의 변화를 흥미롭게 바라보던 상대 스톨크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면서 내 두 발의 움직임에 시선을 떼지 않는 것이, 결국 내가 띄울 승부수는 발차기라고 생각한 모양.



“타앗!!”


오히려 자세가 낮아졌기에 피하기가 어려워진 나에게 대번에 달려드는 상대였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하단을 노리고 파고드는 공격.


-타닥.


빠르게 거리를 뒤로 벌리며 피해내자 다시금 내밀어진 앞쪽 발을 노리고 따라드는 스톨크.

역시나 함정을 파고 기다리는 것이 통하지 않는 상대였다.


몇 번의 수 교환 끝에 또다시 수세에 몰려버린 나.


-으드득.


결국 나는 이를 악물고 행동을 취하였다.


크게 휘둘러진 상대의 검이 노리는 것은 내 장딴지.

내가 이 순간 생각한 것은 단 한가지였다.



‘살을 주고 뼈를 취한다.’


그 어떠한 임기응변도, 얕은 수도 통하지 않는 상대라도 예상하지 못하는 수.

그것은 검로에 자신의 다리를 밀어넣는 왕자의 미친 행동일 것이었다.



“······?!”


피할 줄 알았건만 불쑥 내밀어지는 내 다리를 본 상대의 눈이 튀어나올 듯이 커졌다.


“이익!!”


출수한 검의 경로를 갑자기 뒤트는 것은 고수라도 어려운 법.

때문에 손목을 비틀어 검면으로 내 다리를 후려치는 그 순간.


-뻐어어억


불시에 내려친 내 검격이 스톨크의 머리통을 내려찍었다.


“커어어억!!”


“크윽!!”


다행이라면 나 또한 마지막 순간에 검면으로 내려치며 손속에 사정을 두었다는 점.

그리고 동시에 얻어맞은 디딤발 때문인지 제대로된 힘이 실리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머리통을 감싸쥔 스토크가 멍한 얼굴을 하면서 뒤로 물러났다.


머리를 가격당한 기사와 다리를 얻어맞은 왕자.


누가 보더라도 누구의 승리인지가 명백한 상황이었으나, 입을 먼저 연 것은 나였다.



“이거야 원. 무승부로군.”


“······?”


“스토크경이 억지로 검로를 비틀기 위해서 중간에 힘을 빼지만 않았어도, 먼저 다리가 잘려나가는 것은 나였을 것이오. 그렇지 않소?”


“······”


“왕자라는 타이틀 때문에 겨우 얻은 무승부로군. 역시나 왕국 최고의 백색기사단다운 실력이었소. 그간 보아온 제국의 기사 놈들과는 비교조차 불가능하군.”


내 말에 잠깐동안 침묵이 흐르는 야영지.

하지만 기사건 병사건 할 것 없이 표정이 밝아지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와아아아아


갑자기 터져나오는 함성소리와 함께 좋은 대결이었다고 소리쳐대는 병사와 기사들.



“멋진 실력이었습니다 왕자님!!”


“왕자님과 백색기사단 또한 너무 잘 싸웠습니다!!!”



저렇게 한데 어우러져 떠드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거칠게 생겼어도 의외로 순박한 저들이었다.

준귀족 신분인 기사들이 저렇게 허울없이 병사들과 어울리는 그림은, 이쪽 통념상으로도 흔한 일이 아니었다.


잠깐 아픈 다리를 어루만지며 모닥불 옆에 주저앉아있는데 누군가가 다가왔다.



“어떻소? 괜찮은 놈들이지?”


“······.”


“저들 중 몇몇은 평민 출신이오. 사실 우리 백색기사단은 신분을 크게 따지지 않는 왕국 유일의 기사단이지. 때문에 저렇게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이오.”


“보기 좋군.”


후작의 설명에 짧게 대답했다.

그런데 내 대답이 의외였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는 데칼리온 후작.


“의외로군. 신분에 대해서 엄격하기로 유명한 왕자가 아니셨던가? 그 왜··· 수도에서는 왕자가 했던 유명한 말이 돌고는 했던데 말이오.”


“···뭔데 그러시오?”


“하늘위에 신이있고 귀족위에 왕이있고 벌레옆에 평민있다.”


“······”


할 말이 없었다.

듣고보니 내게 반감어린 모습을 보였던 백색기사단들의 태도가 단번에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왕자도 조금은 변한 모양이오.”


“뭐··· 사람은 변하는 법이니까.”


딱히 할 수있는 변명거리가 없었기에 나는 입을 꾹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낯익은 또다른 누군가가 다가왔다.


분명 백색기사단의 부단장이라고 소개했던 건장한 사내. 가까이서보니 30대 초반의 얼굴에 잘생긴 청년이었다.

젊은 나이에 부단장 자리를 꿰찬걸 보니, 외모도 실력도 좋은 모양이었다.



“일전의 무례를 용서 바라겠습니다 왕자님.”


“아 그때 그···”


“네. 백색기사단의 부단장 제임스 데칼리온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응?”


듣고보니 어디서 많이 들어본 성씨.


힐끔 옆을보니 설마 그것도 모르고 있었냐는 얼굴의 후작이 있었다.


아니··· 너무 안닮았잖아···

산적 저리가라 할 정도로 털복숭이인 후작의 험상궂은 얼굴과 미청년에 가까운 제임스의 얼굴.


씨가 다른 것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였다.



“거··· 눈빛이 좀 이상한 것 같소 왕자?”


게다가 이 눈치빠른 아저씨는 내가 두 사람이 닮지 않은 사실에 충격받아하자 상당히 기분이 나쁜 모양.

자기딴에는 아들이 자신을 닮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험험. 아, 너무 닮아서 놀랬잖아.”


“역시 그렇게 보이오? 헐헐헐!”


나는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한다 생각을 하면서 끌어오르는 욕지기를 참았다.

어찌되었건 지금은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노르트 왕국으로 돌아가는 길.

같은 편 하나 없을 이 망나니놈에게는 뒤를 봐줄 후원자가 필요했다.


“이놈이 나를 닮아서 칼솜씨도 아주 그냥 끝내준다오. 왕국의 제일가는 천재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이지. 암.”


“후작님.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자기 아버지를 후작이라 칭하는 제임스를 보아하니 자기 아버지와는 다르게 경우가 있는 건실한 청년인 듯 보였다.


아버지에게 그만하라고 눈총을 준 제임스가 나를 보면서 눈을 빛냈다.


“혹시 왕자님께서는 어떻게 그렇게 발을 잘 쓰시는지 여쭤보아도 되겠습니까? 혹시··· 제국 아카데미에서 그 발차기 기술을 가르치고 있습니까?”


“아니. 그건 아니야. 이건······”


그러고보니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막막했다.

노르트 왕국에서 소싯적 배웠다고 하기에는 너무 금방 들킬 거짓말이었고, 제국에서 배웠다고 하기에는 나만 아는 무술이었다.


“어···음··· 이건 내가 만든거야. 암.”


결국 궁색한 고민끝에 대충 둘러댄 대답.

그런데 반응이 엄청났다.



“그···그럴수가!!! 왕자님은 천재셨군요!!”


“······대체 제국에서 어떤 노력을 해왔던 것이오?”


입에 침이 마르지 않도록 칭찬을 내뱉는 제임스와 표정을 굳히려 애를 쓰면서도 입가가 올라가는 데칼리온 후작의 얼굴.


모든 것이 어색했다.



“아. 잠깐 볼일이 있어서······”


결국 자리를 피한 나.


으슥한 곳으로 몸을 피하는 길에 아까 대결했던 스토크와 알통 삼두 마저도 너를 강자로 인정한다라는 뜨끈한 시선을 보내왔다.


‘시발 부담스러워 뒈지겠네.’


[천하의 사기꾼 같으니라고··· 그건 분명 네놈 시대의 인간들이 배우는 태권도라는 발재간이 권각술이 아니더냐?]


‘뭐 어때. 여긴 나밖에 모르잖아? 아! 제이미도 알고 있으려나?’


[쯧쯧쯧··· 한심한지고··· 게다가 다리를 내어줄 생각부터 하다니. 아까 그게 대련이 아니라 실전이었으면 네놈은 다리 한짝으로 살아가야 했을 거다.]


‘나도 알거든?’


[쯧쯧쯧··· 어흠흠. 어흠!]


‘···?’


갑작스럽게 헛기침을 하면서 목소리를 가다듬는 척준경.

뭔가싶어 놈의 시선이 바라보는 방향을 확인해보니 으슥한 공터의 가장자리에서 덱스터와 같이 서있는 파랑이가 보였다.

그리고 그 위에 떠있는 샤르트의 모습.




“쟤들 왜 저래?”


그런데 2인 1귀의 표정이 좀 이상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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