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새글

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3.11 07:32
최근연재일 :
2024.06.30 02:56
연재수 :
358 회
조회수 :
9,019
추천수 :
771
글자수 :
3,405,694

작성
23.08.13 03:10
조회
26
추천
3
글자
13쪽

56. 누군가의 죽음

DUMMY

*


마침 킬 드로얀이 그렇게 직업적 정의 의식을 불태운 다음 날이었다.


세슈칸 영지에 로멜리아 일행이 입성한 것은 말이다.


"후와."


멍청한 소리를 질렀다. 크게 지른 건 아니고, 옆에 있는 이들에게 들릴만치 탄식이나 감탄처럼 들리는 한숨을 뱉었다. 제냐 킴은 익숙한 거리를 보고 감개가 무량했다.

떠날 때보다도 한 층 강해져 있었다, 자신은.

그리고 이 정직하게 밸런싱 된 게임 내에서 그 말이 동량의 고난을 겪어냈다는 말이 되므로, 그 플레이에 대한 피로감을 토로하는 말이기도 했다.


뭐든 적당히 그냥 주는 법이 없었다. 비련의 시나리오는. 하염 없는 반복이라 할 지라도 그 안에 순전한 열정과 집중, 깊은 사고가 섞여들어야 진짜 경험치로 환산이 된다.

단순 반복 또한 정직한 보상을 주는 묘수였지만, 그 원리를 깨닫고 깊은 한 걸음을 내딛기 시작하면 더 많은 양의 경험치가 돌아오는 식이다.


마치 정말 현실에서 기술을 익히고 한 분야에 깊이 빠져들어가는 것처럼, 비련의 시나리오 내에 준비된 다양한 직군들을 수련하면서 나아가야 했다.


어떤 이들은 현실의 자신이 하는 일과 비슷한 것을 고르고, 다른 이들은 아예 색다른 종류를 골라 간접 체험을 즐겨보기도 한다.


침대에 누워서 하는 '간접' 체험이었지만 현실과 일견 구분이 안될만큼 정밀한 시뮬레이션이라는 게 참 재미있는 플레이 포인트다.


제냐는 진지하게 가끔, 현실에서도 검도나 취미로 한 번 배워볼까··· 하고 있기도 했다. 그도 아니라면 궁도나.


초상 스킬을 다루는 요령은 정신적 집중과 닿아 있었고, 학업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을 때 제법 도움이 되는 느낌이었다.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중요한 것에 몰입하는 연습은 운동을 하는 스포츠 선수처럼 공부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제냐는 그리턴 가의 어느 기사 하나와 자리를 바꾸어서, 밖에서 말을 타고 가고 있었다.

성문에 들어서 가도를 따라 가는 길은 마차와 인마가 지나가도 괜찮은 수준의 도로다. 걷는 이들은 대도의 바깥 쪽으로 빠지고, 탈 것을 탄 자들은 방향을 따라 자신의 시선에서 오른 쪽 길을 골라 중앙측의 길을 걷는다. 대략적인 금이 띄엄띄엄 그어져 있었으나 눈대중으로 보고 걸었고, 주변을 잘 살피면서 속도를 늦추면 사고가 나는 일은 별로 없었다.


이따금씩 플레이어들은 도심 내에서 폭주를 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그럴만한 반사신경과 동체 시력이 있을 때 하는 짓거리들이었다. 그런 질주를 하다가 큰 피해를 입히면 곧바로 범죄 행위로 인식되고 패널티를 먹는다.

평범하게, 치안대에 끌려가거나 막대한 벌금을 물거나, 법정에 회부되거나··· 그런 식이었다.


말했듯 대도시이기에 치안 병력이 제대로 주둔하고 있었다. 여러 스타팅 포인트를 비롯해서 거대한 자유 도시가 생기고 각국의 중앙군이 분산 배치된 데는 유저들의 플레이를 돕고 설명하기 위함이 있었다.


수많은 외부인들, 수 억 이상의 유저들이 들어와 플레이를 즐기기 시작하는 오픈 베타 이후 시기의 콘란드는 여기저기서 경제적 호황을 맞는 시대적 배경이었다.


낮, 대도시, 대로.

활기찬 경제 흐름을 대변하는 것만치 들뜬 공기나 상인들의 활력, 유동 인구의 흐름과 조금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로멜리아 일행을 반긴다.


제냐가 말을 타고 있는 대신, 원래 그 말의 탑승자였던 기사 하나는 슈페리얼 2호의 객실 내에 들어가 있었다. 줄리앙의 곁에 앉아 넉살 좋은 모습으로 담소를 나누던 것이 창문 틈으로 보이던 광경이다.


다그닥 거리며 천천히 걷는 말, 제냐의 곁에서 다른 말을 몰며 가는 오른편의 인물은 '최태현'이었다. 콘란드 대륙에서의 이름은, 개멋진나 최이다. 이제는 퀘스트를 하며 아무리 이름을 들어도 어색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 스스로도 플레이 타임이 늘어나며 익숙해진 모양이다.


세슈칸에 처음 와서 파티 플레이를 할 때도, 이따금씩 정중하거나 진지한 톤으로 이름이 불리면 움찔거리면서 이상한 반응을 숨기기 위해 애를 쓰곤 했다. 웃음을 참는 것이다.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스스로 곤혹스러움을 추가한 하드 모드 매니아였다. 최태현은 길게 기른 갈색 머리를 뒤로 한 번 묶어서 찰랑댄다. 실제 머리는 그다지 길지 않다고 한다. 보다 어린 시절에 그랬다고는 하는데, 지금은 성인이 되고 회사를 다니면서 주변 눈치를 보느라 기르지 못하는 모양.


본인의 취향을 게임 내에서 실현시키며 말꼬리와 함께 흔들거리며 간다.


그가 제냐에게 말을 걸었다. 시선은 굳이 두지 않고, 쭉 뻗은 가도 저 편을 바라본다.


"음··· 이 정도면 퀘스트 종반부라고 봅니까?"


개멋진나 최, 최태현은 굳이 따지자면 얹혀 가는 입장이었다. 퀘스트를 물고 온다, 고 보통 표현을 하는데··· 이 퀘스트의 처음을 연 건 제냐였으니 말이다. 그는 파티원을 잘 둔 덕에 괜찮은 고유 퀘스트를 덩달아 플레이하고 있었다.


퀘스트의 규모가 커진다고 꼭 보상이 값진 것이 오지만은 않았다. 마을급, 지역급, 대륙급처럼 스케일의 말이다. 그러나 같은 규모 급이더라도 희귀도가 올라가면 퀘스트 보상은 확실히 좋은 것이 온다.


단적으로 말해 높은 등급의 아이템이나, 퀘스트 희귀도와 비슷한 수준의 스킬 따위가 그것이다. 칭호를 줄 때도 있고, 다량의 현금이나 재보, 명예 점수 따위가 올 때도 있었다.


그 결과를 짐작하기는 힘들었지만 중수 무렵을 지나는 구간에 고유 급을 받아서 연계 퀘스트로 플레이하고 있으니··· 게임 플레이의 다음 지경으로 넘어가기에 좋은 상황이었다.

좋은 아이템, 스킬 따위는 때로 게임 난이도를 낮추고 플레이의 템포를 높여주는 데 요긴히 쓰인다.


좋은 물건과 도구가 들어오더라도 제대로 써먹지 못한다면 큰 이득이 없었지만 말이다.


최태현이건 제냐 건, 플레이어 기준으로 봤을 때 손재주가 없는 편들은 아니었다. 확실히 평균 이상, 상위급이다. 그들이 치러 온 하드 모드 플레이와, 그로 인해 얻어낸 레벨보다 높은 전투력이 증거다.


아마 까다로운 물건을 받아도 웬만하면 그럭저럭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글쎄요. 전혀 모르겠는데. 이 퀘스트는 사실 짐작대로 되는 부분이 없습니다. 애초에 제가 아는 것도 별로 없지만은."


제냐의 답이었다. 맞는 말이다. 그가 공략집을 보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스타일도 아닌데, 더군다나 고유급 연계 퀘스트는 워낙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전개라 진행도를 가늠하기 까다롭다.


당장 얼마 전, 로키 캐슬을 나섰을 때 들이닥친 몬스터들의 습격도 내심은 심히 당황하지 않았던가.


퀘스트 발생부터가 애초에 짐작 밖의 일이었으니.


"흠··· 운트 작힘이라···."


최태현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가도는 시끌벅적했지만 그래도 누군가 이야기를 듣고 있을지 모른다. 세슈칸에서 영주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가 괜한 시선을 사는 일은 좋지 못하다.


그들은 꺠나 많은 병력을 모아왔다. 그리턴 가의 지원과, 운트 작힘으로부터의 도움 아닌 도움이 있었다.

높은 수준의 마물술사 하나도 적잖이 듬직하긴 했고··· 퀘스트 중 만난 플레이어들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금세 교분을 꽤 나누었다.

호아킨과 릿샤 말이다.


그들은 제냐와 최태현이 마차 앞 쪽 행렬에서 가고 있는 반면 뒤쪽 인마 행렬에 참여해 따라오는 중이다. 이동을 할 땐 호아킨이 다리가 길쭉한 다이어 울프 비스무리한 것으로 변신을 했다.

그는 여러 종류의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하고, 또 그 모든 형태를 능숙하게 다루는 변신술사였다. 강력한 완력과 전투 기술을 가진 전사임과 동시에 까다로운 술사이기도 하니, 물리 전투직으로서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한 셈이다.


단일 전사 클래스에 경험치를 다 몰아 투자한 자들에 비해서 정신력 스텟이 추가로 필요한 면이 있었지만, 그만큼 험한 전투를 겪어내며 채우고 그에 따라오는 스킬, 아이템, 칭호 따위로 잘 보강해냈다.


세슈칸처럼 유저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대도시, 자유 도시에는 다양한 술사들이 있었으므로 그 늑대 형상 위에 올라탄 릿샤를 테이머 클래스로 보고 다들 적당히 납득하는 분위기다.


어쨌든, 그만큼 정병으로 구성된 이 무리를 운트 작힘이 과연 정면에서 칠 수 있을까?

작힘 가의 병력을 전부 알지 못하나, 세슈칸 중심지에서 전투가 벌어진다면 그들의 손해도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만은 장담할 수 있었다.


일단은 킬 드로얀을 만나는 것이 먼저이리라.


운트 작힘의 속내를 알 수 없고 그와의 일전이 남아 있었지만, 미리 와서 상황을 조사하던 중앙 파견 관리의 도움이 있다면 일이 조금 수월하고 양식적으로 끝날 수 있을 테다.

아마도.


일행이 모두 동의하는 사실이었고, 그들은 미리 정해진 날 즈음에 일러둔 방식대로 길을 찾아갔다.


넉넉하게 시간을 잡아두었고, 약속 장소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로멜리아 일행은 예전에 묵었던 해외의 부유한 인사들이 찾는 고급 호텔을 갈 생각이었다.

오늘 밤이 약속한 날짜였고, 오늘부터 매일 저녁 10시 경 사정이 허락하는대로 킬 드로얀이 찾아오기로 했다.

오늘 보지 못한다면, 그 다음 날 로비에서 기다리고, 그 다음날도 여의치 않았다면 그 다음 날이 될 것이다.


은근히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며, 어느새 깨나 덩치가 커진 일행이 대로를 지나 익숙한 호텔을 찾아 들어갔다.


*


철커덕, 하고 문의 경첩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건 로멜리아 일행이 전에 묵었던 외국인 대상의 고급 호텔에 도착해서, 묵기 시작한 지 이틀째 되는 날 밤이었다.


킬 드로얀을 두 번째 기다리고 있는 10시 경이다.


로비에는 운트의 수하였던 안드레, 그리고 호아킨과 릿샤, 또 애초의 일행이었던 로멜리아의 후계자와 그 호위무사들, 또 제냐와 그리턴 가의 기사 하나가 있었다.


열 명이 되는 인원이었으나 로비는 넓고 또 넉넉했다. 줄지어 둔 손님 용의 소파에 몇몇씩 떨어져 앉아 있었고, 호텔 내부의 분위기는 고요했다.


밤. 로비 홀을 찾는 손님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데스크를 지키는 종업원, 문을 여닫는 일을 하는 자나 문 바깥에 경비원이 두어 명 있고.

청소부나 손님들의 편의를 살피고 짐을 옮겨주는 시종들이 가끔 돌아다녔다.


화려한 조명 기구가 로비를 장식했고, 부서지는 듯 비치는 주광빛 톤의 줄기가 실내를 밝힌다.

1층의 바깥을 드러내는 창문들에선 밤의 어둠과 거리의 조명이 조금 들어온다.

바깥의 소리는 아주 깊은 밤까지도 시끌벅적한 편이었다. 2층, 3층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소음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이 자유 도시는 어지간히 많은 사람들이 지치는 줄도 모르고 자기들의 일정을 위해 돌아다니고 있었다. 늘상.


그런 이들의 행렬 사이로 누군가 호텔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마침 10시가 딱 된 시간이었기에 제냐는 문득 그것이 열리기도 전에 킬 드로얀의 일행이 아닌가, 직감적으로 생각했다.


단순한 발상이었지만 의외로 맞을 때가 있었다.


그렇게 떠올리기 무섭게 곧바로 고풍스러운 목재 양각 문을 밀고 들어오는 인물들.


몇 명의 사내들이었다.


망토를 두른 경장의, 몇 명은 딱히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본능적으로 '기사'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들 사이에 조금 더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수도로부터 파견을 나온 법관들과 그들을 호위하는 기사 일행이었다. 가장 익숙하며 대화를 많이 한 사내의 얼굴 하나는 없었다. 그를 보좌하던 부관들은 보인다.


제냐가 그랬듯, 다른 이들도 로키 캐슬에서 함께 거주하며 얘기했던 자들의 모습을 금세 알아본 모양이다.


문을 열고 터벅이며 들어온 자들은 축 늘어진 어깨로 모여 있는 그들을 바라봤다.


누군가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는지, 그들은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약속했던 시간이었다.


로비에서 마주친 자들은 가까이 다가설 때까지 서로 말이 없었다.


줄리앙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입을 열었다.


"어서 오게, 고생 많았군."

"아닙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피차 고생한 사이였다. 운트 작힘이라는 적을 앞에 두고 세슈칸에서 활동을 해야 하는 고단함이 있기에 서로 안다.


중앙에서 온 사무관, 개중에서 두 번째였던 '칼젝'은 침중한 얼굴로 그들에게 조금 더 다가섰다. 기사들이 자연스럽게 그를 따랐다.

조금은 낯선 얼굴도 섞여 있는 가운데,


그는 그들 사이의 빈 자리에 앉는다.


무언가 중요한 얘기라도 있는 듯 표정을 풀지 않고 있다.


사람들이 칼젝 벤더스의 입을 기다렸다.


그는 앉고 나서도 얼마간, 조금 더 뜸을 들이다가 말할 상대를 찾아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줄리앙 리스트가 적당해보였기에, 그는 마주 앉은 그를 보며 말한다.


"킬 드로얀 경이, ··· 죽었습니다."


*

ilias-chebbi-svlu3ng8mg4-unsplash.jpg


작가의말

칼젝 벤더스가 흑인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9 58. 릿샤Rissha의 방 23.08.16 23 3 17쪽
58 57. 사연 23.08.13 32 3 24쪽
» 56. 누군가의 죽음 23.08.13 27 3 13쪽
56 55. 어느 법관의 정의正義 23.08.13 25 3 27쪽
55 54. 돌아가는 길 23.08.13 25 3 14쪽
54 53. Could you join us? 23.08.05 29 4 34쪽
53 52. 그는 그렇게 외치기로 했다. 23.08.04 29 4 35쪽
52 51. 굳세어라 안드레 23.08.04 25 4 19쪽
51 50. "허억." 23.08.04 25 4 20쪽
50 49. 달려가는 소시민들 23.08.02 30 4 25쪽
49 48. 갈색 사슴 기사단의 방어진 23.08.02 26 4 36쪽
48 47. 최태현은 빨랐다. 23.07.31 29 4 25쪽
47 46. 로웰 드버는 결심했다. 23.07.31 33 4 34쪽
46 45. 석별惜別 23.07.30 34 4 25쪽
45 44. 결정의 주체 +3 23.07.29 35 4 45쪽
44 43. 그리턴 자작가에서 그간 23.07.29 29 4 25쪽
43 42. 호아킨 팍스Joaquin Pax 23.07.25 28 3 29쪽
42 41. 사촌 형제 23.07.24 28 3 18쪽
41 40. 로키 캐슬 23.07.24 27 3 20쪽
40 39. 운트Unt의 의뢰 23.07.23 27 3 30쪽
39 38. 그리턴, 갈색 사슴 23.07.23 32 3 29쪽
38 37. 등산 23.07.23 25 3 31쪽
37 36. 트레이닝Training 23.07.23 25 3 32쪽
36 35. 제이미 숄더 23.07.20 27 3 51쪽
35 34. 전진하는 요새 23.07.19 33 3 32쪽
34 33. 강도단 23.07.19 29 3 31쪽
33 32. 붉은 다리 협곡 23.07.19 28 3 34쪽
32 31. 협곡 진입 23.07.15 31 3 31쪽
31 30. 마차 안 23.07.14 36 4 30쪽
30 29. 돌아가는 23.07.13 34 4 2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