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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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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3.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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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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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5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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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쪽

31. 협곡 진입

DUMMY

황야의 바위 무더기 옆, 혹은 둔덕 근처, 한 그루만 오롯이 선 거목의 가지 아래, 그도 정 없다면 주변의 지형지물 색깔과 비슷한 천을 넓게 펼쳐서 위와 옆을 가리고 대형 천막을 친 뒤에 자는 나날들이었다.


제냐는 '취침' 로그아웃을 선택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 퀘스트로써 NPC들과 긴밀하게 얽혀서 움직이는 때 플레이어는 취침을 위한 로그아웃을 선택할 수 있었다.

보통의 로그아웃과 달랐고, 비상 로그아웃과 비슷하다. 긴밀한 연계를 맺은 NPC가 곁에 계속 붙어 있을 때, 멈출 수 없는 퀘스트 상의 씬 진행이 연속된다고 시스템이 판단될 때 나타나는 기능으로,


NPC들은 플레이어가 수면 중에 부재하는 상황에 대해 이상함을 느끼지 않게 된다. 그 사이에 경계를 선다거나, 급박한 상황이 진행된다거나 하면 물론 씬이 급변해 있는 경우도 있었다.


밤 사이에 강도떼의 습격을 받았다거나 말이다.


그럴 때 시스템은 사용자가 있었을 경우의 움직임과 조력을 수치화해서, 가장 비관적이고 보수적인 가능성으로 점친 뒤 현실화한다. 제냐 본인의 감각과 컨트롤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그저 평범한 병사 1로 전락해서 전투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 정도만 하더라도 손 하나가 더 필요한 곤궁한 상황 속에서 확실한 조력이기는 하다.

상황이 워낙 지독하고, 자신이 눈 부릅뜨고 플레이하지 않으면 그대로 퀘스트 상황이 끝나리라는 확신이 들 때 플레이어들은 간혹 게임 중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

몸이 누운 상태에서 정신과 신경만 접속해서 플레이하는 것이니, 게임 중의 잠은 일반적이며 실제적인 잠과 거의 차이는 없다.


애매한 이물감, 왜인지 모르게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접속해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는 입증된 결과는 없었다.

물론 입증된 것이 없다는 말은, 정말로 그 체감적인 찜찜함이 사실일 가능성도 어느 정도 여지가 있다는 뜻이었으므로 어지간하면 게임 내에서의 수면을 권장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제냐는 평범하게 현실 시간으로 잘 만한 시간대까지 최대한 게임 속에서 버티다가, 여행과 일정이 마무리된다 싶으면 로그아웃으로 빠져나왔다.


퀘스트 진행은 제냐가 없어도 움직인다. NPC들은 별다른 특색 없이, 그동안 다져왔던 관계성 수치가 변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제냐의 움직임을 예측해서, 가상 기억이 주입되게 된다.


자동 게임을 돌려놓는 것과 같지만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한다면 곧바로 퀘스트가 실패하게 된다. 요점은 게이머가 플레이 할 수 있는 시간대 내에서 최대한 문젯거리가 될 만한 요소들을 배제하는 움직임이었다.


파티로 함께 움직이는 NPC들이 흔한 위험에 노출되어 목숨을 잃지 않게끔 아이템과 스킬을 전해주어 전투력 증강을 도모한다던가, 혹은 같이 훈련을 한다던가.

그도 아니면 미리 앞서가서 발생할 지 모를 위협들을 플레이어가 직접 처리한다던가.

혹은 플레이어가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시간 내에 최대한 정력적으로 상황의 전개를 앞으로 이끌어나가는 방식이다.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비련의 시나리오에서 NPC들과 연계되는 복잡다단한 부류의 퀘스트들은 수행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희귀, 고유 급 이상의 주요한 퀘스트들은 이렇게 진행된다.


플레이어 혼자서 움직이는 단독 퀘스트의 종류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비율로 친다면 절반을 조금 더 넘길 테였다. 게임 내 역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영향력을 미치고, 시나리오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NPC들과 함께 행동하는 요령을 시스템 적으로 터득하는 게 필요했다.


제냐는 비련의 시나리오의 플레이어로서 중수 즈음의 길을 차근차근 걸어가고 있다고 해도 좋았다.


이런 경험들이 자양분이 되어서 훗날 마주할 수많은 플레이들의 요령으로 보탬이 되리라. 시스템을 관장하는 초AI는 차곡차곡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가는 방식을 채택해 유저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세슈칸에서 출발하고, 두 번의 밤을 지새운 뒤 어느날 낮이었다. 데슈칸 산맥으로 천천히 가는 길.

노상에서 그들은 평원의 코뿔소 떼를 멀리서 발견했다. 다행히 그들을 향해서 오고 있는 무리는 아니었다. 방향이 달랐기에, 멀찌감치서 그것을 구경할 뿐이다.


만일 교차지점이 생기는 방향이었다면 골치가 아팠으리라.

일반적으로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동식물들이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 내에도 있었다.

실제 지구의 생태계, 식생과 동물군을 조사한 뒤 해당하는 데이터를 토대로 재조합 해서 만들어낸 계 콘란드 대륙이었으니 말이다.


등장하는 괴수들도 고대에 존재했던 거대한 동물들의 뼈더미 따위를 데이터 베이스에 넣어 만든 게 많았고, 실제 있는 동물들의 특징과 일부를 조합해 만들어낸 게 많았다.

실제 현실에서의 전설과 상상 속의 동물들 역시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었고 말이다.


얼핏 보아서 수 백 마리 이상으로 보이는 거대한 코뿔소 무리가 그들이 진행하는 마차 방향의 먼 앞에서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그들만의 여행이리라.

현실의 다큐멘터리에서 지구의 다양한 동물들이 무리지어 움직이고 여행하고, 생태계를 이루며 동작하듯 콘란드 대륙에서도 동일하다.


인류 문명의 영토가 되는 영역권 내부에는 다소 덜 할 뿐이었지만, 기본적으로는 야생과 원시의 세계를 재현한 뒤 그 위에 초인적인 힘을 가진 인류 연합을 둔 방식이었다.

인류는 각자 공동체를 만들고 치열하게 투쟁하며 생존해서 문명을 번영시켰다.


멀리서 보아도 진동이 느껴지는 듯한 거대한 짐승 무리의 행군은 이루 말하기 어려운 웅장함이 있었다. 제냐는 현실에서도 다큐멘터리에서나 볼법한 광경을 멈춘 마차의 마부석에서 빤히 바라보며 구경했다.

흑마들은 용감한 녀석들이다. 내심 떨고 있는 듯, 마부석의 말 끈으로부터 미세한 감각이 있었다. 그러나 전혀 드러내지 않고 덤덤한 척 하며 거대한 이동을 바라보고 있다.

마부의 말을 듣고, 주인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충실한 녀석들이었다. 튼튼하고 강하다. 병해에도 잘 견디는 듯 했다. 다양한 환경에서도 함부로 놀라지 않았다.

이전, 골목에서 로멜리아 가의 일행들이 갑작스런 습격을 당했을 때조차 말들은 경거망동하지 않고 그 골목에 그대로 자리하고 있었다.


마차가 날뛰었다면 또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아마 그 자리에서 가장 연약한 부류였을 두 아가씨가 심각하게 다쳤을 지도 모르지.


마부석의 방향 조절 끈을 한 쪽 손아귀에 몰아 쥔 채, 왼 손으로는 턱을 괴고 멍하니 아프리카 대초원의 풍경같은 구경거리를 감상하다가, 한참의 시간이 지나 말을 다시 몰았다.

넉넉하게 코뿔소 머리가 그들의 진행로 멀리로 지나가고, 마차의 속도로 닿았을 즈음에는 아주 긴 거리가 떨어지게 될만큼 기다린 후였다.


푸르릉.


투레질을 하는 두 마리의 흑마를 천천히 몰아 다시금 걸었다. 초원 지대를 지날 때에는 말들의 먹이를 주기가 편리했다. 그렇지 않을 때는 마차의 짐칸에 반쯤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건초 더미와 건곡 자루에서 먹이를 꺼내어 주어야 했다. 이런 목초지를 지날 때 충분히 먹게끔 하는 게 필요하다.


사람이 먹고 쉬어야 하듯 말들 역시 그러하다. 그리고 기왕이면 사람이 쉴 때와 말이 쉴 때를 최대한 맞추어 움직이는 게 여행의 효율적인 계획이리라. 마부의 일상을 질리언과 페이브, 두 마부 선임으로부터 전해 들으며 제냐는 말을 몰았다.

둘만 일을 하게 하기에는 미안한 감이 있었다. 그는 연약한 손에 일을 해 본 적 없는 여인도 아니었고, 피곤한 육신으로 여행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도 아니었으니까.


제냐가 말을 몰 때는 그냥 두 청년을 모두 쉬게끔 하기도 했다. 말을 듣지 않고 하나가 더 나올 때도 있었지만. 제냐는 그와 친해질 겸, 그리고 다양한 정보를 이야기로 건네들을 겸 해서 옆자리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마차를 몰기도 했다.

지금은 그 혼자 앉아 있었다.


질리언은 마차 내부에 다른 이들과 함께 앉아 쉬며 가고 있었고, 페이브는 엉뚱하게도 마차의 지붕 위 평평한 부근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었다. 그가 앉은 마부석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위치였고, 때때로 페이브가 앞쪽으로 몸을 옮겨 고개를 내밀어야 볼 수 있었다.


제냐는 두 흑마의 엉덩이가 실룩거리는 꼴을 보면서 앉았다.

마부석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아주 고급스럽게, 장인의 손길이 눈으로 봐도 느껴질 정도로 들어가 지어진 마차의 부품들은 하나하나 사람이 앉고 다루기 편하도록 지어져 있다.

그가 앉은 마부석의 벤치 역시 그렇다.


넓게 지어져 서넛이 앉을만했다. 조금 끼어서 그 엉덩이를 붙여 앉아야 했지만. 원한다면, 마부석에 그대로 누워 발을 바깥으로 빼낸 채 잠을 청해도 좋았다. 목재 가구였지만 허리나 엉덩이가 닿는 부분이 인체에 적합한 곡선형으로 갈려 만들어져 오래 앉아 있어도 큰 불편함이 없다.


원목의 결이 느껴지는 가구에 무언가 특수한 칠을 했는지 은은한 광택이 어려 있었고, 그것이 다시 세월의 때같은 것에 헤져서 다시 고풍스런 멋이 되었다.

반질반질한 나무 등받이에 제 등을 다 기대어 제냐는 먼 시야와 흑마의 움직임을 한 눈에 담으며 유유자적, 여정을 이어갔다.

나쁘지 않다. 괜찮은 취미였다, 비련의 시나리오는.


*


코뿔소를 본 날의 일이었다. 저녁 무렵이 되어 데슈칸 산맥까지 하룻길 정도가 남은 시점이었다.

다음 날 점심 무렵, 혹은 늦어져도 저녁 전에는 산맥의 말미에 닿게 되리라. 대슈칸 산맥의 말미는 곧 로키 산의 지류이자 입구이기도 했다.


제냐는 틈틈이 남는 시간 동안에는 체력과 MP를 소비해가며 연습을 하고 있었다.

직접적으로 스킬을 발휘하는 것도 좋았고, 자동화된 스킬 발동 시스템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기류의 방법을 개발하는 일도 좋았다.

MP를 조금 더 어렵고 치밀하게 다룰 수록 MP를 다루는 MP지배력, 곧 의지력 역시 확장된다. 신체의 근육을 혹사시키고 쉬고를 반복할수록 근육이 점차 붙게 되듯이, 정신력 계열의 스텟들 역시 동일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었다.

점진적인 과부하의 요령을 따른다. 현실의 근육 단련법처럼.


이건 또 묘하게 아주 현실적인 비유의 지점이기도 했다. 달리 말하면 정보를 알려준다고 해도 좋았고.

현실 세상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부류의 실력들 역시 눈에 보이는 근육을 그렇게 하듯 움직여 힘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연습을 하고, 하지 못하던 일에 계속 도전을 하고, 자극을 주고, 반복 수행을 하면서 실력이 느는 것이다.

상상'력' 역시 그런 부류였다. 작가가 글을 쓰는 문장력과 필력 역시 그러했고, 미술가가 그림을 그리는 솜씨 역시 그러하다.


계속해서 집중을 하고 반복하며 다양한 것을 습득한 뒤 더 새로운 결과에 도전한다. 다양한 분야에 공통적이며 절대적으로 통용되는 법칙이었다.


현실에는 존재치 않는 '초상 스킬', 곧 마법처럼 보이는 현상에도 동일한 원리와 이해가 적용되고 요구된다.


제냐는 세슈칸에 머물고 파티 퀘스트를 하면서 하나의 초상 스킬, 아니 두 개를 더 익혔다.

하나는 '썬더 볼트Thunder bolt'였다.


벼락, 벼락 줄기같은 뜻을 갖는다. 석궁의 화살이나 탄환처럼 날아가는 모습의 빠른 공격이었다. 정말 벼락같은 속도의 투사체는 아니었다. 사람의 눈으로 언뜻 보면 그래보일 정도로 빠르기는 하다.


먼 거리를 날아가는 모습은 비슷한 류의 투, 발사 형식 초상 스킬들보다 빠르지만 발사에서 탄착까지 확연한 지연 시간이 있었다.


마치 벼락 줄기가 검은 하늘에서 불규칙적인 선형으로 갈라지듯이, 쪼개지는 빛줄기와 같은 모습으로 날아간다. 발사 궤적은 언뜻 휘어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생성 방향에서 도착지까지를 선으로 그으면 늘 직선이 된다. 그 과정에 있어서 불규칙적인 궤적을 갖기에 도중에 파훼하기 더 까다로운 점이 있었다.


발사 동작을 놓치면 정확한 탄착 지점을 계산하기도 어려웠고.


파이어 볼보다 조금 더, 한 단계 까지는 아니지만 반 수 정도 위에 서는 스킬이었다. 피스 시에서는 배울 곳이 없었고, 거기다 '썬더'가 붙는 성질이라면 더욱 희귀도가 더해져 세슈칸에서나 익힐 수 있었다. 파이어 볼트, 윈드 볼트 등의 다른 원소 계열 스킬들은 피스 시에서도 퀘스트를 통해 익힐 방법이 있었다.


세슈칸 시내에서 다양한 의뢰를 수행해 명예 점수, 평판, 인지도 따위가 오르고 NPC들한테 충분한 신뢰도를 얻은 뒤에 퀘스트의 입구를 열 수 있었다. 요는 파이어 볼을 배웠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업을 듣고 훈련을 해야 했다.

조금 더 볼륨이 커진 이야기가 그 과정에 추가되었을 뿐이었다.


몇 번의 몬스터 토벌 작전에 참여해서 추가적인 공로를 세워야 했고, 썬더 볼트를 가르치는 초상 스킬학 연구자의 연구 활동에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어야 했다. 그가 원하는 자연계의 재료를 채취해서 가져다 주어 마음을 열면 썬더 볼트의 기초를 알려주었다.

기초 방법을 익힌 뒤 실전과 훈련장에서 연습을 반복해 익힌다. 마지막으로 연습법을 통달해 실전에서 썬더 볼트만으로 갈색 오크 이상의 강함을 가진 몬스터를 홀로 잡아내면 '스킬'로써의 썬더 볼트가 사용자 인터페이스 목록에 생겨난다.

세세한 수동 조작과 조절 없이도 썬더 볼트의 술형식이 각인되어 보다 편리하고 빠르게 스킬을 발동할 수 있게 된다. 스킬의 수준에 맞추어 최적화된 발동과 효율을 보장하므로, MP의 소모 역시 스스로 할 때 일어나는 소비보다 적었고.


스킬을 하나 더 익히면서 정신력 계열 스텟도 조금 늘었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도구의 한계를 끝까지 체험해보려고 하는 제냐의 집요함 탓에, 썬더 볼트만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식의 발현을 실험하다가 일어난 변화였다.


그 외에 한 가지 더는 '파이어 볼2'였다. 일반적인 파이어 볼에서 파생되는 스킬로, 조금 더 응용과 활용이 다양한 스킬이었다. 기존의 파이어 볼보다 적은 MP소모로 거대화시킬 수도 있었고, 광량과 열량, 폭발력과 그 모양새까지 더 진취적으로 급변시킬 수 있었다.

일시적인 인챈트처럼 아이템에 열의 MP를 박아넣어 불타는 칼날을 형성하는 따위의 일에도 보정이 더 붙었다.

파이어 볼 가지고 별에 별 난리를 치며 싸워댄 흔적이라고 보아도 좋았다. 파이어 볼의 한 단계 성장형이었고, 이렇게 계통에 속하는 무수한 스킬들을 가지치기 해나가며 하나의 '화염술사'가 탄생하게 된다.


원소 한 가지를 파는 것은 대개 플레이어의 자체적 노력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어떤 외부 자극이나 요소 없이도, 가진 것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계열의 원소 하나를 자신의 초상 스킬 계통도에 더하는 일은 특별한 외부 자극이 필요했다. 자극은 어떤 퀘스트로부터 얻거나, 게임 내에서 특이한 경험을 한다거나, 아이템으로부터 능력이 전이되거나, 혹은 이미 해당 스킬을 갖고 있는 스킬 사용자의 전수 등이 있었다.


NPC들의 경우에는 개개의 특성에 따라 익힐 수 있는 스킬에도 한계가 있고 편향이 있는 식이었다. 어떤 이는 전뢰 속성에 대단한 적합도와 재능을 갖고 있지만, 다른 원소 계열의 스킬은 익히기가 어렵고 발전도 더디다거나, 혹은 아예 익힐 수 있는 스킬 공란이 캐릭터에게 없다거나 하는 식이었다.

반면 플레이어들은 '재능'이라는 면에 있어서는 완벽하게 가능성이 열려 있었고, 어떤 계통이나 원소 계열의 스킬도 적합한 조건만 채우면 익히며 발전시킬 수 있었다.


천재적인, 이라는 표현이 들어가야 할만한 특성이었다.

게임 내에 존재하는 온갖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게끔 하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의 추구를 돕기 위해 마련된 설정이었다.


확실한 노력과 경험만 부과할 수 있다면 플레이어 캐릭터는 반드시 천재적인 결과들을 거두게 되어 있었다.

NPC들 중에도, 무수하게 많은 콘란드 대륙의 인류 중에 적잖이 천재가 있다는 건 물론 시스템 상의 난이도 조정을 위한 일이었다.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천재성 따위는 아득하게 뛰어넘는 부류도 개중에 있었다. 거기에 적절한 운과 환경, 본인의 의지와 노력까지 겹쳐져 아직까지도 플레이어들이 따라잡지 못하고 처다만 봐야 하는 최상위권의 강자들 역시 있었고.


물론 그건 또 공정한 경쟁이라기보다는 시간에 따른 차이이기도 했다. 시뮬레이터가 돌려버린 수 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콘란드 대륙에, 플레이어들은 이제 막 수 년 정도를 경험했을 뿐이니까 말이다. 시간에 비례해 강해지는 경향이 큰 게임 시스템 속에서 그런 시간의 차이는, 인터페이스를 알고 움직이는 천재인 플레이어와 모르는 경우의 천재인 NPC들과의 격차를 크게 벌려두었다.


단순히 스킬의 유무 이상의 감각적 노하우가 NPC들에게는 체현되어 있는 것이다. 플레이어들도 검을 다루고, 초상 스킬 하나를 파더라도 전략적으로 또 장인이 그러하듯 집요하게 파고들어 다양한 노하우를 습득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

그게 중수 정도 이후의 단계에서 플레이어들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었다.


플레이어의 컨트롤에 따라서 완벽히 결과값이 달라지는 비련의 시나리오는, 동일한 스펙이 아니라 격상의 스펙spec을 상대로도 사용자의 실력이 그대로 승패에 반영될 수 있다.

무엇보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조 단위 이상의 오브젝트를 세세하게 구현하며 초가상현실 게임임을 자랑하는 비련의 시나리오에서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방식의 플레이 방법이 무수하게 많을 테였다.


연구자들은 이런 류가 던져지면 마치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듯이 기뻐서 자신만의 연구 과제에 몰입하기도 한다. 물론 대다수는 개인 단위로 이루어지는 움직임이었으나, 간혹 관련 업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제작 기술을 가진 경쟁사들의 전략적 행동들도 있었다.


A의 용도로 쓰이는 것이 일반적인 ‘1’아이템이 있다고 했을 때 B, C, D 이상의 용법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었고··· 수많은 사용자의 개성과 시나리오 온라인 내부 오브젝트들의 특성이 결합되면 그야말로 ‘무한에 가까운’ 변수가 나오게 된다.


무엇보다 단 하나의 목숨이 전부인, 원 코인 플레이를 강제하는 서바이벌 게임 내에서 아무리 최정상 급의 플레이어라 하더라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실제 현실에서의 싸움이 그러하듯, 몇 수 정도의 스펙 차이가 있더라도 실전에서 사소한 컨디션 차이와 환경 조건 때문에 승패가 결정되기도 한다.


현실에서의 그것을 옮겨온 듯한 세밀한 긴장감이 이 게임의 장점이다.


제냐 역시 그런 긴장감과 스릴을 즐기고 있었다. 충실하게.


저녁을 먹기 전, 해가 저물기까지 시간이 좀 남은 상황에서 마차는 부지런히 이동을 하고 있었다.


가는 길목에 어느 협곡이 하나 있었다. 지형지물을 조사한다면 암습을 당하기 딱 좋은 구간이었지만, 줄리앙은 일행의 경로를 그쪽으로 잡았다.

야트막한 봉우리 두 개를 돌아서 간다면 시간이 더 지체되게 된다.

여태까지도 많은 시간 돌아오는 길을 선택해 느긋한 여행이 되어버렸다.

로멜리아 가의 재건 사명을 등에 지고 있는 입장으로서, 안전이 중요하다지만 무조건적으로 시간을 써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더군다나 로키 산 내부에 들어가서도 어떤 일과 환경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

줄리앙은 나름의 색적 노하우가 있는지, 혹은 스킬이 있는지. 그 주변 지역을 유심히 살펴보고 멀리서 조사하는 것 같더니, 그 협곡을 통해 곧장 직진하자고 일렀다.


마차를 몰고 있는 건 제냐였고, 그는 존장의 말에 따라 마차의 방향을 정해 움직였다.

줄리앙이 문제는 없으리라 말했지만, 그래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긴장감을 유지하라는 전언도 곁들였다.

세상에는 자신의 색적 범위를 벗어나는 강도도 위험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었다.


두 청년과 제냐는 그 협곡 근처로 다가서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무슨 일이 터진다면 가장 먼저 마차에서 뛰쳐나가야 할 것은 그들이다.

여태까지 아무 일도 없었다고 앞으로도 늘 그러리라는 건 지나치게 낙관적인 이야기였다. 도리어 세슈칸에서의 한 번을 제외하고 어떤 위험도 없이 여행을 다닌 것이 기적의 영역에 반 발자국 걸쳐져 있는 일이었다. 걸치지 않은 나머지 발자국은 오랜 세월의 경험과 실력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던 줄리앙 리스트라는, 초인적인 집사장의 노력이었다.


제냐는 마차를 모는 의자에 앉아 있다.


그는 협곡으로 들어가기 1, 2km가 남은 지점에서 푸른 물약을 인벤토리에서 꺼내어 마셨다. MP가 서서히 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만전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위험한 길을 갈 때는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군복무는 아직 하지도 않았지만, 대개의 상식은 있었다.


누구에게 말은 하지 않았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아직 해가 떠 있을 때 협곡을 지나가기로 하며 말들의 속도를 아주 조금 높였다.

인벤토리를 열어 장구류들을 착용했다.

주로 사용하는 레더 아머의 각 부위들을 전부 착용한다. 평소에는 헐겁게 풀어두는 경우가 많았는데, 상부갑, 하부갑, 완갑, 각갑, 족갑까지 모두. 헬멧은 굳이 쓰지 않았다. 불편했다. 정말로 필요하면 꺼내들기야 하겠지만. 근접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시야는 완벽하게 열려있고 고갯짓의 가동 범위가 자유로운 편이 그가 느낄 때 전투력이 조금 더 높았기에 그렇다.


대신 적당한 크기의 라운드 쉴드Round shield를 꺼내놓았다. 제법 무게감이 있는 놈이었다. 그래보아야 일반적인 근력과 완력의 경우 부담되는 수준이고, 이미 근력 스테이터스가 30을 넘겨 건장하며 운동 경력이 상당한 성인 남성의 네 배 즈음 되는 근력을 가진 제냐에게는 큰 부담이 아니다.


특수 합금으로 바깥면이 제작되어 있고, 옆에서 보아도 곡률이 있어서 조금 둥글다. 사용자에게 오는 안쪽 면은 목재에 가죽을 덧댄 것으로 부드러운 질감마저 느껴졌다. 둥글게 튀어나온 바깥 면의 대부분이 합금이었으며, 목재 자체도 철목을 사용해 그리 싼 물건은 아니었다.

플레이어들의 스타일은 전투 방식과 장비에 모두 영향을 주게 마련이었다.


제냐는 활동성을 강조한 레더 아머를 사용하고 라운드 쉴드 따위를 추가로 운용한다. 아예 중갑옷으로 자신의 몸을 감싸고 돌격하는 류의 인간들도 있었다. 계속해서 근력 수치가 올라갈수록 평범한 갑옷의 소재 때문에 무게로 인한 부하가 걸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감싸는 부위가 많고 또 단단할수록 움직임의 가동 범위가 좁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정교하게 조직한다고 해도 합금판갑옷으로 유연하게 휘는 갑옷을 만들 수는 없었으니까.


솔직히 말하면 수많은 초상 스킬들을 분류 분석하고 연구하다보면 나올 법하기는 했지만, 아직 거기까지 제련술이 발달하지는 않았다.

그런 발상, 아이디어와 현대 과학 지식을 가진 플레이어들은 콘란드 대륙의 모든 스킬과 요소들을 파악하기까지 턱없이 모자랐고, 콘란드 대륙에서 나고 자란 설정의 NPC들은 신선한 발상과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 지식이 부족했다.


아마 플레이어들 중에서 세계관 내부 요소로 혁신적인 발명품을 만드는 제작 계열 유저가 나타난다면 그는 역사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로 어마어마한 양의 명예 점수를 벌게 될 테였다.

시나리오 온라인에서 제작 계열 스킬들을 익히는 일은 전투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훨씬 더 까다롭고 그야말로 고되며 정직한 노동이 필요한 일이었으므로, 단순하게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기는 하다.


다만 아이템에도 ‘급Class'는 있었고, 특수한 초상 스킬 인챈트가 걸리고 현실에는 없는 특수 소재로 지어져 판금갑옷보다 더 강력한 방어력을 자랑하는 천옷이나 가죽옷이 있기는 했다. 물론 그런 종류는 어마어마한 가격이 붙게 마련이고, 고레벨 플레이어들이나 사용한다.


보통 플레이어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은, 합금 소재와 천, 가죽을 콜라주처럼 기워 붙여 중요한 부위들을 활동성에 영향받지 않는 선에서 막는 식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기류의 방어구들이 이미 시중에 많이 풀려 있었다.

다만 보통은 플레이어들이 만드는 물건이라, 인건비가 들어가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 개중에서도 정말 솜씨 좋은 장인이 만든 것은 찾기에 품이 들었고.

제냐는 그냥 단순히 NPC 장인들이 만들어 파는 래더 아머를 착용한다. 질 좋은 것을 구하면 유저들이 다양한 시도를 통해 만들어낸 시험작들과 비교해 그리 떨어지지도 않았고.

구하기도 더 단순하며 쉬웠으니까.


제냐의 등에 매면 바깥으로 둥글게 튀어나오는, 상체 부위를 전부 가릴만한 크기의 라운드 쉴드는 곡면을 뒤로 해서 마차 벤치에 놓아두었다. 등받이에 붙였고, 제냐는 그 가죽면에 자신의 등을 기댄 채 마차를 몰고 있었다.

조금 앞으로 당겨 앉아야 했지만 큰 불편함은 아니었다. 잠시 그렇게 가는 것 정도야. 전투 준비의 일환이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는 자세다.


그 외에도 지룡의 발톱 대거와 비스트 슬레이어를 꺼내두었다. 마부석의 발밑에도 공간이 조금 있었는데, 거기에 화살통을 눕혀서 밀어넣어 두었다. 인벤토리에서 바로 꺼낼만한 물건은 복합궁 하나가 전부다.


장궁 종류라서 발밑에 밀어넣어 두기에도 조금 애매했다. 둘 수는 있지만 바깥으로 활대가 튀어나오리라. 도리어 인벤토리에서 꺼내는 것보다 더 시간이 들 수도 있었다. 급박한 상황에서는 초 단위의 지연이 생사를 가르기도 한다. 두 발 사이, 오른발 뒤꿈치에 딱 걸리는 지점에 전통은 비스듬이 누워 있다. 허리를 슬쩍 숙이고 손을 아래로 뻗기만 해도 왼발 옆 부근에서 전통의 입구가 있어 화살대를 집어 뽑아들 수 있었다.

뭐, 정 최악의 경우가 일어난다면 마차에 그 몸을 숨기면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고급 재료로 지어진 마차는 충격 상쇄같은 인챈트마저 걸려 있었고, 전투 상황이 되면 충분한 엄폐물로 기능한다.


이전에 세슈칸의 골목에서 용병들에게 속았을 때는, 그들의 아지트로 안내한다며 일행을 마차 밖으로 유인했기에 상황이 더 빠르게 악화된 점이 있었다.

물론 줄리앙을 비롯해 청년들이 다 쓰러진 상황에서는, 마차 안에 문을 걸어 잠그고 두 아가씨가 농성을 한다 해도 오래 버티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의 최악의 요소는 용병들이 사용한 독이 발린 암기의 존재였다. 능숙한 암살자처럼 도구를 다루어 기습을 하는 바람에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피로감이 있던 세 명의 호위자들이 맥을 못추고 당해버렸다.


줄리앙은 노련했으나 기나긴 스트레스의 누적으로 주의력이 감퇴된 상황이었고, 두 청년은 혈기왕성했으나 노련함이 부족했다.

앞으로는 두 청년 모두 경험과 연륜을 쌓아나가야 할 테였다.


제냐가 전투를 위한 무장을 마치고, 흑마들을 몰고 있을 때, 협곡 진입이 5, 600m정도 앞으로 다가왔을 때 즈음 마차 내부에서 질리언이 나왔다. 페이브는 그 때도 마차 지붕에 앉아 있다가 질리언이 나오자 본인이 안으로 들어갔다.


위기 상황이 온다면 그래도 대응 인력이 많은 편이 좋다. 셋 중 한 명 쯤은 노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같은 장소에 있는 것이 좋았고.

줄리앙 리스트는 노‘약’에 속하기엔 지나치게 강했지만, 어쨌든 체력을 분배할 필요가 있었다.


흑마가 조금 피곤한지 호흡이 거칠어졌다. 반쯤 뛰듯한 걸음을 시켰더니 그런다. 천천히 말발굽 소리의 템포를 낮추었고 속도를 죽인다.

사람이 만전인 것이 좋듯 말 역시 그러하다. 협곡 내부에서 불길한 상상이 현실화된다면, 마차의 다리는 흑마의 여덟 개 다리였다. 흑마가 빠르게 치고 나가야 위험 지역을 벗어날 수 있었다.

협곡은 그렇게 깊지도, 길지도 않았다.


야트막한 봉우리 두개가 우연찮게 같은 장소에 형성되어 생겨난 곳이다. 지나가는 길목 자체는 초원 지대와 그리 다르지도 않다. 그들이 타고 있는 마차 여러 대가 동시에 일렬로 지나가도 될 정도의 넓이였고, 소규모 교전 정도는 넉넉하게 벌일 수 있는 장소다.


봉우리, 혹은 언덕의 고점은 협곡 내부에서 바라보면 까마득하다. 일반적인 화살은 닿지 않는다. 제냐가 기력술-궁술을 사용해 쏘아낸 철시라면 중력을 거슬러 상대를 꿰뚫을 수는 있다. 파이어 볼이 닿기에는 조금 애매하다. 거리야 쏘아낸만큼 가겠지만, 그만한 추진력을 낭비하면서 파이어 볼을 쓰는 일이 과연 효과적일까. 같은 MP를 화살에 담아서 쏘는 일이 훨씬 강력했다.


썬더 볼트라면 닿을지 모르겠다. 조금 더 지향성이 강하고 속도 역시 빨랐다. 파이어 볼처럼 터져나가는 폭발력은 조금 약했지만 핀포인트 타격에는 훨씬 강렬한 스킬이었다.

썬더 볼트 역시 MP를 과량 주입해 폭발력을 극대화시킬 수도 있었다. 애초에 그런 식으로 사용하는 건 다른 스킬처럼 보이는 일이었지만 말이다. ‘낙뢰’라는 평범한 한자어로 적힌 스킬이 그것이다.


전뢰계 희귀 스킬로, 희귀 스킬 중에서도 제법 강력한 축에 드는 초상 스킬이었다. 아마 희귀 스킬 등급 내부에서 다시 위력으로 순위를 가른다면 반드시 상위권에 랭크될만한 기술이다.


이름에서 표현되듯 떨어지는 번개였고, 공간 좌표를 설정하면 해당하는 탄착 지점에 고공에서 형성된 번개 줄기가 내려 꽂힌다. 마치 물건이 높은 위치에서 에너지를 갖고 낙하하듯, 그런 연출적 표현을 포함하듯 강력한 파괴력을 동반해 터져 나가는 피해를 입혔다. 폭탄이 떨어진 것 마냥 얕은 구덩이가 패이고 땅에 있던 물건들이 산산조각 나 날아가는 수준이었다.


강력한 열량과 관통성도 있었고, 폭발력마저 갖췄으며 정말로 전뢰 속성다운 빠른 탄속에 번개술사들의 주요 스킬로 손꼽히는 녀석이었다.


번개술사들의 공격은 주로 스킬 사용자의 신체 주변과, 높은 하늘 위에서 시작돼 탄착지에 맞는다. 입체적인 궤적과 공격 순서를 파악해야 하는 까다로움이 있었다.


강력한만큼, 발동에 필요한 기본 MP가 높은 편이었다. 정신력 스텟도 30을 달성한 제냐의 현재 MP는 3,281이다. MP는 HP만큼 획기적으로 잘 늘어나지는 않는다. 사용자의 수치적인 스펙이 늘어나려면 스텟과 스킬의 상호작용이 필수적이었는데, 제냐의 현재 스킬들은 주로 육체계열의 것이 많았으므로 그렇다. HP의 경우에는 이전에 비해 대폭 상승해 9,230이었다.

초보자 존에 있는 중형 몬스터들과 비교해도 전혀 꿇리지 않았고, 도리어 더 강력하다. 지금 돌아가 피스 시 옆 황야의 황야 지룡과 맞닥뜨린다면 육탄전도 해볼만하다.

날붙이 없이, 두 손 두 발 가지고 싸우는 방식 말이다.


초보자 존 근처에 있는 몬스터들은 크기가 좀 있더라도 신체의 내구성이 빈약한 구석이 있었다. 가지고 있는 힘에 비해 골격이나 외피, 내장 기관들이 데미지를 입기 쉽게 만들어져 있다. 그렇지 않으면 플레이어들이 초반에 이겨낼 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물론 ‘빈약’하다는 것도 상대적이었고, 그 빈약함을 뚫고 상처를 내기 위해서 초보자들은 목숨을 걸고 전력을 투사해야만 했다. 제냐 역시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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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졸리군요.

잠은 제 때 자야 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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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2. 붉은 다리 협곡 23.07.19 29 3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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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 마차 안 23.07.14 37 4 30쪽
30 29. 돌아가는 23.07.13 35 4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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