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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점퍼Jumper, 순간이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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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2.09.27 18:20
최근연재일 :
2024.06.21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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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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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10

DUMMY

*


“졌냐.”


김일수는 평이한 어조로 물었다.


“졌습니다.”


민도경은 평이한 어투로 대답을 하려고 했지만, 왜인지 이를 악물게 되었다. 끙.


3월이다. 아직. 늦게 찾아오는 봄이었다. 그들이 자리한 집에는.


약간 서늘한 감이 있는 바람이 불었지만. 햇볕은 그래도 따스하게 사내들을 비춘다.


도경은 마룻바닥에 벌러덩, 누운 채로 대꾸를 하고 있었다.


“단단하긴 하구만.”


스티브 아이드의 실력을 말하는 것이었다. 김일수의 목소리였다. 그 말에 도경은 큰 소리도 내지 않은 채 ‘그러더이다···.’ 대답을 하고 말았고.


바람이 서늘해서, 오히려 더 좋았다. 도경으로서는.


그는 지친 몸을 쉬고 있었다. 수건으로 쓸만한 헝겊 조각 하나를 대강, 눈에다가 붙이고 있었다. 햇볕이 눈을 따갑게 만들기에.


“후우···.”


그러곤 깊게 한숨을 내쉬는데. 이래저래 꼴이 말이 아니었다. 한바탕 난리를 벌인 것마냥. 아주 질기게 제작된 훈련용 의복이 조금 찢어지기도 했고. 모래 바닥에 오래도록 굴러서 먼지 따위가 많이 묻기도 했다.


상처는 약간의 찰과상 이외에는 별로 없었으나. 통증은 제법 오래도록 갔다. 세 남정네를 비롯해서, 희가단에 속한 작자들은 모두 기본 소양으로 무예를 익히고 있었고. 무인이라고 할만했다. 자기 몸 정도는 스스로 지킬 줄 알아야만 하는 시대였으니.


속한 이들 중 여인도 있었지만, 어지간한 남정네도 거뜬한 정도의 솜씨였다.


그런 무도가적 입장에서 보았을 때. 계속해서 몸을 단련하고 이런저런 골병 들만한 통증을 참아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시큰거리지만, 체력이 약해질만한 고통들은 아니었다. 둔한 것은 참아내다보면 또 멎는다. 뼈든 관절이든. 신체 각 부위를 상할 정도로 다루지는 않았고. 더 강해질 수 있는 부위들을 단련하는 것이었으니.


“아침은 자셨소.”

“그랬지.”


오늘은 별다른 일정이 없는 날이었다. 낮까지는 말이다. 희가단에서 주요한 일정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능력자라고 할 수 있는 세 사람의 일정을 말하게 된다.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희가단의 운명이 결정이 되곤 하니까.


나름대로 곡절이 있는 사연의 사람들만이 모인 곳이 이곳이었다. 순간이동 능력을 가진 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어지간해선 믿지도 따르지도 않을 테였지만. 여기에 모여 있는 조직원들은 모두, 그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신뢰했고. 또 직접 보고 경험하고 있었다.


어지간히 인생이 벼랑 끝으로 떨어진게 아니고서야, 이곳에 들어오는 게 쉽지가 않았으리라.

다들 특이한 작자들이었고. 그런 이들 중에서 더욱 특이한 게 세 명의 능력자이다.


세 사람이 바깥일을 보든 아니든, 기지라고 할만한 한옥 내에서 사람들은 살아가고 일을 본다. 주기적으로 한성 시내에 들러 물건을 사오는 인물들도 있었고. 또 이곳저곳에서 정보를 캐내오는 이들도 있었다.


기지 내의 소일거리를 보고, 유지 관리의 직무를 맡는 자들도 있었다.


정형진과 같이 전체적인 조율을 하고 계획을 짜는 이들도 있었고.


세 사람이 바깥 일을 본다면 그 외의 내부적인 일손이 또 많이 필요했다.


순간이동자라고 할 수 있는 세 사람은. 정말로 거리를 따지지 않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녔고. 그러다가 쓸만한 인재가 보이면 하나 둘씩, 건져서 기지에 데려다 놓고는 했다.


그렇게 모인 것이 희가단이었다.


같은 여행길에 오른 작자들이라 할 수도 있으리라.


그리 웃을 것이 많이 없는 시대이나. 그래도 마음 맞는 이들끼리 있으면 시덥잖은 웃음이 나기도 했고.


“나도 아침이나 먹어야겠습니다.”

“그래라.”


김일수는 민도경의 말에 대강 대꾸를 해주고는 자신도 바깥 마루에 앉았다. 한옥의 외벽에 등을 기대고, 정원을 바라본다. 넓찍한 정원에는 작은 과실 나무가 몇 그루 있었고. 텃밭도 있다. 그 외에는 가운데 뻥뚫린 공간이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거나 한다.


평상시에는 그냥 아무것도 없는 빈 마당일 뿐이었다.


안채 쪽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을 가끔 본다. 정형진의 아래에 있는 자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쨌거나.


굳이 ‘수장’을 따지자면 이름을 짓고 단체를 조직한, 김일수의 이름을 대야 하겠지만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기지 내의 인물들에게 친근하게 굴어주는 것은 정형진일 것이다.


“흠.”


김일수는 시퍼런 하늘을 처다보았다.


옆에 도경민은 밥을 먹겠노라고 해놓고, 꿈쩍도 하지 않고 있었다. 지친 모양이었다. 또, 혹은 그냥 쉬고 싶은 모양이었고.


스티브는 이미 멀끔하게 씻고 어딘가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듯했다.


밥상을 굳이 차려주는 이들의 모습을 보았으니까.


어딘가에서 갈 곳이 없다거나, 하는 작자들을 모아온 경우가 많았다. 심성을 보는 게 물론 첫번째였고. 그 다음이 능력이나 재능 따위를 보는 것이었는데. 그래도 알맞게, 잘 골라서 주워 온 것 같았다.


이 대강 지어낸 건물같은 조직이, 어떻게든 잘 굴러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말이다.


두 사내는 자주 있지는 않은 여유를 즐겼다.


침몰하는 거대한 배 위에 있는 두 명의 선원이었다. 두 사내는.


거대한 배, 란 한반도를 뜻했고. 그 위의 조선, 대한제국을 말했다.


그러나 한구석에 처박혀서, 가만히 시간을 즐기고 있는 두 인물이었다.


내일 죽더라도. 혹은 바로 다음 순간에 숨이 콱 막혀 죽더라도.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즐거운 여유라는 게 있는 법이었다.


현재의 가치를 아는 인간만이 미래를 위해 헌신할 수 있다.


김일수는 그런 생각을 문득 했다.


바람이 불었다.


햇볕은 따스했고.


봄날의 향기가 코끝에 어른거렸다.


“하이고.”


좋은 만큼이나, 서글픈 사실들도 많아서 괜히 곡소리가 나기는 했다. 김일수로서는.


*


“하이고.”


어느 어부는 물고기를 끌어 올리다가 그런 소리를 냈다.


끌어 올린 그물에, 영 못 볼 것이 같이 딸려 올라왔기에 말이다.


불어터진, 익사체의 팔이었다.


물고기들 사이에 그것이 있으니 얼마나 끔찍한가. 아마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났으면 흔적도 보지 못했으리라. 물고기들은 사람의 시신이라고 굳이 먹이를 가리지 않을 테니까.


아마 지나친, 혹은 지독한 우연일 수도 있었다. 때마침 그것이 조류에 휩쓸려서 그물에 들어왔고. 정확한 타이밍에 올리지 않았더라면 끌어 올리지도 못했을 테고. 혹은 끌어 올리더라도 사람의 일부인 줄도 몰랐을텐데. 훼손이 되어서.


전남 광양에 있는 어부 한길수는 우연찮은 봉변에, 명태 떼를 끌어올리다 말고 황망한 헛소리를 내뱉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잡아 올리는 그물은 끝을 봐야 했기에. 주변에 있는 이들과 함께 어선의 위까지 그것들을 올렸다.


*


사람이 죽는 일이 무에 대수겠느냐.


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게 아마 사실일 것이다. 당장 일본과 아라사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판국에 말이다.


올 봄, 이전부터 일본은 러시아에 으르렁대고 있었고. 난데없이 대한제국의 영해에서 시작된 전투가 격화되면서 일본군이 서해 부근을 통해 군사들을 보내고 있었다.


먼 지방의 일처럼 느껴지지만, 그리 멀지도 않다. 조막만한 한반도 땅 위에, 견디기 어려운 소란들이었기에 말이다.


난생 본 적도 없는 거대한 배와 그 위의 기이한 인간들. 그리고 신식 총포 따위로 무장한 병사들이 세계를 호령하고 있었고.


나라의 어미라고 할 수 있는 왕비가 시해를 당하고.


조선이 망했다느니, 망한다느니 하는 소리를 여기저기서 읊어대는 인간들이 심심찮게 보이고.


사대부들은 올곧은 소리를 제대로 떠벌리지도 못하는 듯하고.


한길수는 작금을 그리 보고 있었다.


전남에 있는 작은 마을의 어부라고 할 지라도, 알만한 것들은 있었다.


그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정상이 아니었고. 앞으로 더욱 정상이 아니게 될 터였다. 그런 것쯤은, 무지렁이라 할 지라도 알 수 있다. 나라 꼴이 흉흉하고 이상하다는 사실은.


그래도 어부 일을 하다가, 사람의 시신을 발견했는데 아예 모른 척을 할 수야 있겠는가.


끔찍함을 참고 마을의 포도청에 들러 포졸들을 불러다 자초지종을 설명은 했다.


그러나 무지렁이 어부가 하는 소리에 그다지 귀를 기울이지는 않았다.


대한제국으로 국호가 바뀌면서 포도청이 아니며 경부 소속의 뭐시기니··· 하는 이야기가 있었고. 포졸이 아니라 다른 복색을 갖춘 것 같았지만 그가 자세하게 알 바는 아니었고.


아무튼 증거물로 제시하는 물에 불어터진 시체의 일부들을 보고도, 그네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했다.


사람이 죽은 일은, 아무 문제도 없는 일이라고 여겨지는 시대이기에 말이다.


당장 나라의 군사니 뭐니 하는 것들이 흔들리고 있었는데. 엄한 나라에 타국의 군대가 들어와서 전쟁을 벌이고 있기도 했고.


그런 시기에 신원조차 알 수 없는 시체 조각은 경부의 나으리들이 뭔가 신경을 쓸 건덕지조차 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한길수는 그것으로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고 일단은 여겼고, 말았다.


일단 사람으로서의 도리는 했다고 생각을 한 셈이다.


“끄응···.”


누구에게도 반기지 못할 소리를 건넨 대가는 별 것 없었다.


그저 서늘한 눈총이나 조금 따갑게 받다가. 다시금 제 집으로 돌아와서.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몸뚱아리 일부를 마을 뒤켠에 고이 묻어주는 게 전부였다.


찜찜한 일이었지만. 그는 오래 생각지도 않았다.


중년의 사내는 그저 그렇게 잊어버렸다.


*


“아, 형진.”


김일수는 형진을 문득 불렀다. 정형진은 사내들의 밥 때를 맞추어서 끼니를 잘 챙겨주는 인물이었다.


고작 밥을 해다주고, 한옥의 관리를 맡는 게 그의 하는 모든 일은 아니었다. 그보다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었고. 분명 누구보다 복잡스럽게 머리를 쓰는 게 그다.


단정한 차림새. 간편한 투의 한식 복장을 입고 있는 형진은 집무를 볼 방으로 옮겨 걷다가 김일수에게 향했다.


형진을 부르고 털썩, 마루에 늘 그렇듯 주저앉는 일수다. 정형진은 그의 곁에 앉으며 이야기를 했다.


“예.”

“저번에 하나 잡았으니 이번에도 가지 않겠나.”

“나쁠 건 없지요.”

“무엇보다 적당한 때와 대상을 고르는게 어려운 일이긴 한데 말이야···.”

“뭐, ··· 오래도록 뜸을 들이면서 보고 있으면 걸리는 놈들은 계속 있게 마련입니다.”

“그렇긴 하지.”


두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혹은 소담스럽게 대화를 나누었다.


그네들이 하는 이야기의 속내를 뒤집어 까보면 제법 소름이 돋을만한 내용이기는 했다.


순간이동자, 혹은. 영길리, 아미리견의 말로 점퍼.


그런 능력을 가진 이들은, 무법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시대는 전쟁의 때였고. 그네들은 자신들이 확신하는 바를 위하여 달려나간다.


그 과정에서는, 다소의 무력적인 방법도 허용이 되곤 했다.


“총리는 아무래도 수가 없겠지.”

“예. 그리 쉬웠다면 뭐··· 희가단이 세상을 다 뒤집어 놨었겠지요.”

“하하···.”


정형진의 심심한 말투에 김일수는 웃고 말았다. 그래, 맞는 말이다. 그리 쉬웠더라면.


이 희가단의 본부 기지에는, 상당한 양의 화약과 포탄, 총, 검들이 모여 있었다. 안채의 창고에 고이 모아둔 그것들은 그들이 여태까지 모아온 재화와 더불어 가장 값진 것들이라 할 수도 있었다.


단순히 금전적인 가치 이상의 물건들이기도 했다. 돈을 주더라도 구하기 어려운 정도의 신식 물건들도 많이 있었으니까.

그네들이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들을 도맡아 각국 정부와 거래를 하면서 얻는 것들이니. 가능한 최고의 것들을 구해오고 있었다.


고작 그 소량의 것으로 어딘가에서 전쟁을 일으키거나, 할 수는 없었지만.


순간이동 능력과 함께 사용을 한다면.


세상에 있는 그 누구보다 확실하게 암살을 해낼 수는 있었다.


형진과 일수가 나누는 얘기는 그런 것이었다.


각국의 정상급, 혹은 그 언저리에 있는 정치가들은 아무래도 건드리기가 어려운 면이 있었다.


그네들이 가장 주요하게 노리는 대상은, 일본 제국의 이들이었다.


당장은 아라사나 청보다도, 일본 제국의 무리들이 더욱 조선에 있어 위협적이었다.


실제적으로 왕비, 아니 황후를 시해하기도 했고.


그리고 그들의 야욕에 눈이 멀어버린 종자들도 현 황실에 더러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당장 인천 쪽을 통해서 아라사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급진적인 곳이었다.


일본 제국은 서양의 열강들에 비하자면 한참이나 모자른 작자들이기는 했으나. 그렇기에 더더욱, 그 열강 사이에 끼어들어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인간이 가장 추해지고, 혹은 잔악해질 수 있는 순간은.

자신이 변을 당하지 않으려 다른 희생양을 찾을 때였다.


정당한 희생양이 아닌, 아무런 연고도 없는 작자들을 그저 자신들을 대신해 죽이려고 할 때. 철저하게 희생되는 자와 타자가 되어 분리되었을 때.


그 때 인간은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정도로 잔혹해진다.


현재 세계 정세는 그러했다.


이제 막 깨어나기 시작한 동양이나, 혹은 그 외 여러 약소국들.


전 세계를 마구잡이로 두드리며 깨우기 시작하는 각 서양의 열강들.


그 흐름 가운데서 먹히는 쪽이 아닌 먹는 쪽이 되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변종들이 있었고. 그런 작자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게 일본 제국이었다.


유서 깊은 악연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왜와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열도와 반도.


열도에 있는 자들은 자신들이 당하지 않기 위해서, 이 옆 나라를 충분히 제물로 삼을 치들이었다.


순간이동 능력을 갖고 있는 그들로서는 일본 제국의 행보와 야욕이 두려웠으나, 막을 수 있다면 막고자 계속 애는 쓰고 있었다.


가장 직접적이며 확실한 방법으로는. 천황이나 총리대신 급의 인물들을 암살하는 것이겠지만.


이 시대에 순간이동자가 그들 뿐인 것만도 아니었다.


각국의 정상급 인물들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고. 순간이동자를 어딘가에서 포섭한다던가 해서 철저한 방비를 만든 뒤였다.

설령 그런 능력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인력들을 소모해가며 방패막을 만든 뒤였고.


순간이동자라 할 지라도 여러모로 한계는 있는 법이었고. 각 열국들 사이에서는 은연중에, 순간이동자가 정치적으로 큰 역할을 하지 못하게끔 협약을 맺으려는 움직임도 있는 모양이었다.


지나치게 비대칭적인 힘이기에 말이다. 어느 한 나라만이 소유하기에는.


그 틈바구니에서, 희가단은 애를 쓰고 있었다.


정치적인 흐름에서.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않으면서. 간접적인 여러 의뢰와 임무들을 해내며 신뢰를 사고, 재물을 얻고 있었다.


그러나 의뢰와 거래의 관계가 아니라.

조국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적국이 될만한 곳의 총수를 암살할 수 있었는데.


영 마땅히 각이 나오질 않았다.


신식의 총으로 먼 거리에서 저격을 하려 해도 말이다.


그래서 대신 선택한 것이,


일본 열도의 여러 군데를 돌면서.


악독해 보이는 관리, 군부의 인물들 따위를 골라서 처리하는 것이었다.


대한제국에 공격성을 드러내고, 조선인들을 인간 이하로 보는 종자들이, 당장 옆 나라에는 깨나 많이들 있었다.


당장 그들이 죽을 수도 있는 처지이니까 이해할 수 없는 바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멍청하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총리대신은 아니어도, 그래도 나름대로 입지가 있는 인물을 그 자의 자택에서 없앴고.


한국 전남의 어느 바다에 버렸다.


종종 이렇게 움직이면서 일을 벌이는 것이.


일본 제국의 여러 관리들 사이에서 소문도 나고, 적당한 억지력이 될 것이다.


정형진은 스티브나 도경에 비해서도 총기술이 뛰어난 자였고. 저격에도 아주 능한 재주가 있었다.


순간이동 능력이 없기는 하지만. 손에 닿은 이들을 함께 데리고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니. 김일수가 함께한다면 그리 어렵잖게, 방심하고 있는 이들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가 있었다.


“일단 일 보시고. 내일이나 떠나지.”

“알겠습니다. 이튿날에는 영길리 쪽 황실과 만남이 예약되어 있습니다. 관련 인사와 만나는 것으로··· 브라이드번 백작이라는 인물입니다.”

“알겠네.”


형진은 짧막하게 보고를 하고서 자리서 일어났다. 그가 긴 마당을 가로질러 자신이 집무를 보는 방으로 들어선다.


김일수는 홀로 마루에 남아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꼴을 잠시 지켜보며. 사색에 잠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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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96. (끝) 23.01.09 82 0 17쪽
100 95. 23.01.07 53 0 21쪽
99 94. 23.01.03 50 0 22쪽
98 93. 22.12.30 46 1 14쪽
97 92. 22.12.28 48 0 16쪽
96 91. 다시, 봄 22.12.26 43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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