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점퍼Jumper, 순간이동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2.09.27 18:20
최근연재일 :
2024.06.21 01:24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14,549
추천수 :
219
글자수 :
908,591

작성
23.01.09 04:26
조회
82
추천
0
글자
17쪽

96. (끝)

DUMMY

*


점퍼 조직의 결집력이 강화되고, 다른 미지의 점퍼로 인한 자원 낭비가 줄어들자, 곧 현존하는 모든 JE를 가장 효율적으로 공공선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공공선을 위해 사용한다, 는 것이 그것들을 기계적으로 뽑아낸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어쨌건 JE는 사람에게 포함된 에너지이고 힘이었으니.


20여 명이었던 점퍼 조직은 약 40여 명까지 늘어났다. 그 외에도, 여타의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협조를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비정규 인원을 생각한다면, 100여 명의 점퍼들 대부분이 일원화된 조직 내에서 힘을 모았다.


그 외에는 신체나 정신이 유달리 유약한 자들, 혹은 끝까지 조직화 된 생활에 참여하기를 꺼려 하는 자들이었고. 개들 중 급진적으로 행동하며 반사회적 행동을 벌일 듯해 보이는 자의 경우에는 점프 능력을 제약해 발휘하지 못하도록 해 두었다.


점퍼 조직이 모든 범죄 행위에 제약을 가하거나 편집증적인 행태를 보이는 건 아니었다. 다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 점프 능력을 사용한 일들에 대해서만 반응할 뿐이다. 그것이 그들의 일차적인 존재 의의이기도 했으니.


점퍼들이 공개적으로 활동을 하기 시작한 이후로, 그들이 어떤 연예인들은 아니었으므로 조직원 개인이 유명세를 얻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점퍼 조직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키워드 중 하나가 된 것일뿐.


그러나 어찌 되었든 대외적인 활동을 조직 역시 하게 마련이었고, 이전보다 보안 유지와 미디어 조작을 통한 정보 제한에 힘을 쏟지 않았으므로 자연스레 임무 경과에 따라서 조직원들에 대한 정보가 다소는 퍼지기도 했다.


개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대외 활동과, 극한 상황에서의 조난 구조 임무 따위를 맡는 이들 중

‘소드 마스터’가 예외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의 신상명세 따위를 다른 이들이 알 수는 없었으나 적어도 인상착의나 이목구비 정도는 인터넷 상에서 떠돌며 유명세를 얻는다.


점퍼 조직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기 시작하고, 이전보다 더 본격적으로 거대한 범죄 조직 따위의 소탕 작전에 심혈을 기울이자 세계 전역에 그 소식이 들리도록 활개치는 조직들은 많이 사라져갔다.


지나치게 눈에 띄면 언제 순간이동자와 함께하는 군단의 심판을 받을지 모른다, 라는 생각이 악인들의 뇌리에 퍼지면서 은연중에 행동을 조심케 만들었다.


그런 면에서, 가장 전투적인 활동을 이어가는 소드 마스터가 시민들의 인기를 얻는 것도 정해진 수순이라 할 수 있었다. 홍인수 그 자체도 별달리 특별한 인간은 아니었고, 누군가의 기대 그대로의 인간이 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남들이 하는 만큼. 그러니까 평범하게 목숨을 걸고 일을 하는 구조 분야의 직업 종사자 정도로는 굴 수 있었다.


실제로 홍인수는 몸이 부서져라, 조직 내의 여러 임무와 사회 질서를 위해서 자신의 몸을 투신하는 편이었다.


민서의 이후 주 업무는 지나친 피격 위험이 없는 선에서 현장 보조 임무를 맡고, 연구소 따위에서 재밍 능력의 특이성을 이용해 연구를 돕는 일이었다. 그것만 하더라도 스케쥴이 빠듯했다.


어찌 되었든 취업할 길조차 막막했던 20대 초반의 백수로서, 긍정적인 변화들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외에는 이전에 ‘코치’와 그 계통을 잇는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조직 내부의 일을 맡았다. 그러니까, 신참 점퍼에 대한 교육 따위였다. 민서라고 하더라도 많은 것들을 알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그가 지난 시간들 동안 몸으로 체험한 흔적들은 있었고, 그것들을 알려주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인수인계가 어쨌든, 조직의 형체를 유지하게 만들고 돌아가게 하는 법이었다.


어쨌든 이 이야기는, 김민서라는 한 날백수 20대 청년이 우연한 계기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이 있을 자리나- 일할 곳을 찾아 취업도 하고, 사람도 잘 만나서 연애를 잘 하고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리하야.


우리네 삶이 여전한 고통에 신음하는 이웃들로 인해 눈물 자국이 깨끗해질 일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픔이 확실한 것만큼이나 곁에 있는 기쁨이 분명해서


멀리서 바라보면 그래도 바라 볼만한 긍정적인 색채의 무언가로 칠해진


그런 인생을 그려낸 드라마이다.


차마 제 입으로는 스스로 말할 수 없지만, 이것은 그런 이야기이다.


그것 안에 있는 화자는 그것을 말할 수 없다. 어떤 명배우도 자신이 담겨져 있는 앵글과 영화를 말하지 못하는 것처럼.


때로, 작품적 조류를 거스르는 새로운 시도로, 제4의 벽을 깨는 캐릭터들이 간혹 등장하고는 한다. 헐리우드, 마블의 유명한 쫄쫄이 검객- 좀 잔인한 무드의 비관적이고 블랙 유머를 즐기는 히어로 무비가 그런 류이다.


김민서는, 자신의 삶에서 만난 연인과 충실한 연애를 즐기다가 이후 알맞은 시기에 결혼을 한다.


그 전에는 군대를 가게 되고, 점퍼 조직과의 연계를 통해 정부 당국과 국방부에서는 그가 받아온 트레이닝의 특수성을 인정해주고 적당한 자리에 들어가서, 누구보다도 빡센 군생활을 보내게 된다.


다른 이들보다 물리적으로 조금 고된 면이 있었지만,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다. 자신이 조직에서 배워 온 다양한 기술과 받아온 트레이닝들이 나라를 위해서 쓰인다는 것도 제법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남자란 존재는 본디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으며 그것을 생명처럼 삼아 살아가고는 하는 존재들이었다. 보다 큰 존재, 자신이 속한 정당한 공동체, 조국에게 나름의 인증을 받는다는 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도리어, 상당히 좋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홍인수라는 사내가, 그 외 여러 점퍼들이 각국 혹은 세계 곳곳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들의 한 몸을 삐걱거리도록 굴려가며 열심히 일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때 사실은 굉장히 행복한 법이었다. 존재의 의미란,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거나 그 존재의 귀중함을 인정해줄 때 자신에게도 생겨나는 법이었다.


사실 원래 감추어져 있다가, 그럴 때에야 비로소 드러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다가 낯간지러움을 이겨내고 한 마디 말로 사랑을 전할때 그 고마움이 기어코 드러나고 감동적인 순간을 겪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럴 때의 생경함과 새로운 즐거움은 남다른 것이다. 당신도 오늘 할 일이 없다면 늘 옆에 있는 친구나 존재에게 굳이 한 번 말을 걸어보라. 내 옆에 있어 주어서 고맙다고. 그러면 마치 없었던 자리에서 무언가가 생겨나듯 행복함을 느끼며 그대의 하루가 조금 더 나아질 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이 소설도 그런 것이다.


굳이 더하지 않았어도, 뭐 괜찮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 인생에 조금의 시간을 더해 이런 이야기를 적어 내려가고, 또 당신이 골라 이 책장을 넘기면서 아주 약간의 즐거움이라도 느꼈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장 창조적인 역할을 해낸 셈이 아니겠는가.


홍인수는, 그대로 조직에 헌신하면서 세상 곳곳을 쏘다닌다. 그의 육체적인 활력과 그 정력의 정점은 30대가 넘어서도 유지가 된다. 그가 현역으로서 현장의 재난 상황을 타파하며 돌아다니는 것은 거의 40이 가까이 될 때 까지였고, 그 이후에 코치와 커맨더가 은퇴를 한다. 길게까지 조직에 남아있던 경우였다. 보통의 수뇌부가 그렇게까지 일을 하지는 않는다.


말했듯, 최악의 경우에 코치와 커맨더 둘 다 전투 상황에 참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전투력이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마치 용병 조직과도 같이 활동하는 점퍼 조직이 최후의 안정성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


홍인수는 새롭게 커맨더의 자리에 앉기 전에, 잠시 그 보좌관으로서 일을 하게 된다. 소드 마스터라는 이명은 그때까지 그대로이다. 커맨더의 자리에 임시로 앉아 약간의 인수 인계를 도운 멤버는, ‘쉴더’인 야가미 소우타였다.


가장 오랜 시간 커맨더의 곁에서 일을 하고 또 조직의 운영 상황을 바라본 존재이기도 했다. 이곳이나 저곳에, 어디로나 떠돌며 잡다한 일을 맡았던 그는 곧 조직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자이기도 하다.


야가미 소우타가 7대 커맨더, 한형석의 자리를 이어 8대의 자리를 몇 년간 역임하고, 이후 홍인수가 수뇌부의 업무에 완전히 익숙해지자 자리를 양보한다.


그 때까지도, 조직은 여전한 건재함을 자랑한다. 물론 이렇게 점퍼 조직이 안정된 조직성을 확보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기여한 건 ‘재머’의 존재이다.


재머, 김민서.


이 멍청하고 수더분한, 참을성이 좋고 또 요령이 없는 백수 청년 역시 나이를 먹었다. 홍인수가 나이를 먹었듯 말이다. 그와는 다소 나이에 차이가 있었으므로, 선대 커맨더와 코치가 은퇴를 했을 때 재머가 30대 초반이었다.


홍인수가 9대 커맨더로서 조직의 수장직에 오를 때에 30대 중반이었고.


수정과는, 20대 후반 무렵 결혼을 해서 행복한 생활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도중에 갑작스레 다니게 된 개신교회에서는, 어떤 성실함이 조건이라도 되는 듯 신앙적인 경험과 나름의 깊이 있는 감동을 받아서, 내면적으로도 개신교인으로서 개종을 해서 신앙적 도덕 교리를 따라 깨나 건전하고 도덕적인 인간이 되기도 했고.


아무튼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조직에서 나름의 중견이자 베테랑으로서 일을 하고 있을 때, 는 남자 아이를 슬하에 하나 두고 잘 키우고 있었다.


세계의 변천사는 급격한 것은 없었다. 2023년이 지나고, 30년대가 왔을 때도 거대한 정세의 구도가 확연하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거대한 몸뚱이를 자랑하고 있는 개발도상국 같은 처지의 나라들이 있었고, 서구 문명으로 대변되는 자유주의 체제의 나라들이 경제 개발을 위해 하루하루 일상을 거듭하고 있었다.


삶은 여전한 문제가 만연해 있었고, 나름대로 유명해진 점퍼 조직 역시 사회 속에 녹아들었다. JE의 총량은 나름대로 안정적으로 사회 각지의 위기 상황에 분포되어 사용되었고, 정말로 급박한 재난 상황들 따위가 어느 정도 타개 될 여지가 보이자 전 세계적으로 약간의 안정감이 생기는 것도 같았다.


또한, 사실 점퍼라는 존재들이 모여있는 조직은 일종의 전략 무기와도 같았다. 일정한 협정이 있기는 하지만, 최후의 보루로서 움직인다면 ‘핵’과도 달리 어떤 장소든 타격이 가능하면서, 그 외에는 일절 불필요한 파괴 행위를 일삼지 않는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각국의 정부와 수반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세계 각국의 다른 이들과 일반 정서를 지나치게 거스르지 않는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러니까, 그런 것이다.


문명인은 야만인보다 예의가 없다. 싸가지가 없는 말을 해도 머리 위에 도끼가 날아들지 않기 때문이다, 라는 어느 말처럼. 이전까지 과격한 수단이었던 전쟁, 전략무기, 핵 따위는 존재하며 거대한 세계 대전을 막고 있었지만 그 사이의 외교적 급발진에 별다른 유효 수단으로서 작용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점퍼들이 조직적으로 있으며 또한 그들이 상식적이거나 정치적인 협의 아래 최후의 수단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한, 어떤 지도자라도 한번쯤 상상해보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자리에 있든 아무런 상관도 없이 장애물을 뛰어넘어 들어오는 은밀한 칼의 존재를.


그리고 그런 존재나 상상력은, 의외로 제법, 사람이 정치적으로 또 국제 관계에서 상식적으로 구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어떤 지도자도 자신의 죽음 이후를 위해서 누가 보기에도 지탄받을만한 짓을 하지는 못했다. 그것에는, 어떠한 소망도 가능성도 없었으니 말이다. 보통 그런 일을 자행하는 대담한 시도들은 현세의 야욕과 욕망의 실천을 위해서인데. 누구에게나 공평한 칼날이 세계에 존재한다면 아무래도 행동이 망설여지게 되는게 사실인 것이다.


그와 더불어서 전체적으로 강력 범죄율이 다소 줄어들었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범죄 발생 빈도에 터무니 없이 적은 영향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범죄 조직들이 대놓고 활개를 치는 것은 다소 자중해야 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흘러갔던 것이다.


지나치게 눈에 띈다면, 곧바로 각국의 정보들은 이전과 달리 정확히 필요한 양의 자원만 가지고 산개되어 있는 범죄 조직들의 요충지에 타격을 할 수 있었다. 순간이동이 가능한, 훈련된 점퍼 전투 요원들의 존재가 그것을 가능케 했으니.


객관적으로 과도하게 눈에 띄지는 말자, 라는 것이 그런 일을 일삼는 범죄 조직들의 풍토이자 유행이 되어갔다.


점퍼들 역시, 커맨더와 코치가 은퇴를 했듯 새롭게 나타나는 젊은 점퍼들이 있었고 또 그들이 조직에 들어왔다. 새롭게 발생하는 점퍼들 역시 김민서가 유지하고 있는 재밍 영역에 의해, 조직의 안전망 내로 이동을 하게 되었고, 그들은 정해진 교재와도 같이 정리된 정보들과 함께 자신이 가진 특수한 능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가르침을 받았다.


점프 능력을 가진 점퍼라고 하더라도, 특별한 인간은 아니었다. 다만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할 존재일 뿐이었지. 그러한 특수성을 가진 능력이, 일반적인 상식을 무시해야 할 이유는 세상의 어떤 궤변을 가져다 대더라도 맞는 이야기가 될 수 없었다.


결국 조직에서 사춘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 교육들이었다. 도덕률을 포함하고 있는.


어떻게 건전하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 그리고 특질의 능력을 타고난 것으로 인해 어느 정도 전체 사회와 공동체에 부채감을 지니고, 그것을 최대의 효율로 사용하며 상당한 보상을 물리적으로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그런 길을 들은 어린아이들은, 자신에게 바로 취업을 하고 무언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재능이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조직에 참여하기를 망설이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


재머, 김민서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시간에 따라 계승이 될 지는 알 수 없었다. 다양한 점퍼들이 있었고 코드 네임이 있었으며 개들중에 갖고 있는 특질 역시 새로운 세대에서 발현이 될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다.


재머라는 전대미문의 능력 또한 계승이 될 것인가, 에 대해서는 연구진들 역시 의견이 분분했다. 대개는 약간은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고, 그런 점에서 김민서가 자신들과 동시대에 살아 있을 때에 가능한한 다양한 실험들을 빠르게 자행해보자는 의견으로 귀결이 되었다.


물론 쉬는 시간은 있었으나, 김민서는 나름대로 바쁜 일상을 보내며 점퍼 조직의 안정적인 유지와 확장을 위해 애를 써나갔다.


*


홍인수와 옌은, 30이 넘어서야 서로를 향한 마음을 인정하고 공식적인 연인이 되었고,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을 했다. 홍인수는 애초에 30이 가까운 나이였고, 옌이 그 나이를 넘었을 때의 일이었다.


커맨더와 코치는 자신들이 은퇴하기 전에 가장 아끼는 수제자나 다름 없었던 홍인수의 결혼을 보며 마치 꼭 봐야 했던 것을 봤다는 것처럼, 흡족한 웃음과 만족감을 드러내보이며 말년을 마무리했다.


*


“···결론적으로, 신랑은 아내만을 반려자로서 평생토록 사랑하며 든든한 기댈 곳이 되어줄 것을 맹세하십니까?”

“···예.”

“······신부는, 마찬가지로 신랑만을 반려자로서 평생 사랑하며 그가 지칠 땐 따스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을 것을 맹세하십니까?”

“···예.”


두 사람은 적당히 행복했다.


적당히라는 말은, 사실 그 무엇보다도 가장, 이라는 말과도 같았다. 나름대로 화려한 예식장이었다. 수백여 명은 그래도 수용이 가능한 곳이었고, 불러야 할 사람들이 깨나 있었기에 기어코 작은 규모로 열지는 못했다.


가족, 친척, 친구, 직장의 동료들. 각자의 연이 닿은 관계성 내의 많은 사람들이 와서 이들의 결혼을 축하해주었고, 기독교적인 짧막한 예배와 형식에 따라 진행이 된 결혼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만에 끝맺었다.


신랑과 신부는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서 깊은 행복과 신뢰를 느꼈고, 앞으로 같이 걸어갈 길고 긴 세월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으레 그렇듯 입을 맞추고 또 서로를 향해 인사를 하고, 축가를 받고 주례를 듣고···.


다 같이 모여 화목한 사진을 찍으며 그 날의 결혼식이 마무리가 되었다.


밝은 낮. 대부분의 결혼식이 그러하듯, 점심 무렵. 따뜻한 봄 날의 일이었다.


*


점퍼Jumper, 순간이동자.

끝.

leonardo-miranda-dvF6s1H1x68-unsplash.jpg


작가의말

시트콤의 끝.

마지막의 결혼식을 쓴 건

뭐 작 중에 등장하는 모든 커플들이 알아서 잘 행복하게 맺어져서 살았더라, 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점퍼Jumper, 순간이동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2부. 24.05.13 20 0 -
공지 인물소개 23.06.12 46 0 -
공지 전자책을 내보았습니다. 22.12.17 104 0 -
121 2-18 24.06.21 4 0 13쪽
120 2-17 24.06.07 10 0 17쪽
119 2-16 24.05.27 12 0 14쪽
118 2-15 24.05.25 13 0 17쪽
117 2-14 24.05.25 12 0 14쪽
116 2-13 24.05.25 11 0 12쪽
115 2-12 24.05.24 9 0 16쪽
114 2-11 24.05.24 8 0 15쪽
113 2-10 24.05.23 9 0 16쪽
112 2-9 24.05.23 11 0 17쪽
111 2-8 24.05.17 8 0 13쪽
110 2-7 24.05.16 11 0 13쪽
109 2-6 24.05.16 9 0 13쪽
108 2-5 24.05.16 11 0 11쪽
107 2-4 24.05.15 10 0 13쪽
106 2-3 24.05.14 10 0 11쪽
105 2-2 24.05.14 13 1 11쪽
104 2-1 24.05.13 13 1 14쪽
103 2부. Minus. 0 24.05.13 20 1 11쪽
102 작가의 말, 후기 +2 23.01.09 91 1 3쪽
» 96. (끝) 23.01.09 83 0 17쪽
100 95. 23.01.07 54 0 21쪽
99 94. 23.01.03 50 0 22쪽
98 93. 22.12.30 46 1 14쪽
97 92. 22.12.28 48 0 16쪽
96 91. 다시, 봄 22.12.26 43 1 14쪽
95 90. 22.12.23 47 1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