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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룡 님의 서재입니다.

슬기로운 던전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송창룡
그림/삽화
송창룡
작품등록일 :
2020.07.10 09:04
최근연재일 :
2021.02.10 16:05
연재수 :
177 회
조회수 :
56,916
추천수 :
773
글자수 :
1,344,990

작성
20.08.18 19:00
조회
342
추천
6
글자
20쪽

제 50화. 늦 여름의 혹한기

DUMMY

"후덜덜.. 그.. 그러니까..

이..이게 피..피서라는 거야? 푸엣취!"


"..나.. 나도 이 정도일줄은.. 흐익!

아, 추워! 정말 얼어 죽겠네!"


대한이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던전의 퀘스트 등에 대해서 전령으로부터 간단한 브리핑(?)을 받고 눈을 떴다.


그 순간 대한이의 눈 앞에는 사정없이 휘몰아치는 눈보라와 온통 흰 눈으로 둘러쌓인 풍경들, 그리고 그 앞에서 오들오들 떨고있는 일행들의 모습이 펼쳐졌다.


물론 대한이 자신 역시 추위를 느끼기까지 몇 초가 채 걸리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제..젠장. 나는 단지 조금 시원한 던전을 원했을 뿐이라고?"


"..이건 시원한 정도가 아닌데. 이대로면 곧 얼어 죽겠잖아..?

하여간.. 자 다들 제 옆으로 모여주세요.

발동, 결계!"


그러자 좀 전과 마찬가지로 민국이를 중심으로 동그란 구형의 결계가 생성되었다.


그 안에 들어간 일행들은 포탈을 나온 순간부터 그들을 사정없이 후려치던 혹한의 추위와 바람이 눈 녹듯 사리짐을 느끼며 비로소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휴. 이제 좀 살 것 같네. 고맙다 민국아!

결계에 이런 기능도 있었을 줄이야?"


"그러게 말이야.

이거 지켜주기는 커녕 민국이가 없었다면 우리야 말로 큰일날 뻔 했잖아? 헤헤"


".. 아직 너무 좋아하지들 말라고.

이 상태로 결계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한계가 있으니까.

무엇보다 이 결계는 고정된 형태라 여기서 움직일수도 없다고?"


"에엣? 그런..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하지..?"


".. 이런 경우에 대비해서 훈련을 했었던 것 같은데.

두 사람, 벌써 잊은것은 아니겠지? 후훗"


"네? 두기형이랑 훈련을..?"


"...아! 그렇군.

기억안나 수호야? 그 마력 탐지 훈련때.."


두기의 말에 갸우뚱하는 수호와는 달리, 거한은 뭔가 깨달았다는 듯 다급하게 수호에게 말을 걸었다.


"마력 탐지 훈련..? 그 흡혈박쥐의 동굴에서 나온 뒤에 두기형이 가르쳐준.."


"그래! 그거 말이야! 그 때 배운것 중에 기본 마력 운용법이 있잖아?"


"물론 기억이 나죠. 그 고생을 했었는데..

아! 그렇군요! 그래, 그래서 그 때 그런 말씀을..

역시 두기 형님은 대단하시다니까요? 헤헤"



당시 사기 패시브 스킬 '관찰' 로 마력 탐지법을 따로 배울 필요가 없었던 대한이를 제외하고, 거한과 수호는 두기에게서 기본 마력 운용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것은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마력들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마력을 모으고 이동시키는 등의 기초적인 운용법들 이었다.


물론 말이 기본이지, 그것을 익히기 위해서 수호와 거한이 몇 주 동안을 두기에 의해 인정 사정없이 이리 구르고 저리 굴렀는지는 두 말하면 잔소리였다.


어쨌든 그렇게 기본 마력 운용법을 체득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두 사람은 마력을 눈에 집중 시키는것 만으로 주위 마력을 탐지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두기는 고생끝에 겨우 기본 마력 운용법을 체득하고, 녹초가 되어 널부러진 둘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이런말을 던졌었다.


"후훗 기본적인 마력 운용법을 모두 마스터했으니, 이제 응용만 잘 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유용하게 쓰일거야.

가령 발에 마력을 집중시켜서 스피드를 높인다던지, 마찬가지로 팔에 마력을 집중시켜 힘을 늘리는 등..

아, 온 몸을 마력으로 감싸게 되면 어떤 열악한 환경에서 라도 살아남을 수 있지"



잠시 예전 생각을 떠올렸던 수호는, 다시 거한을 쳐다보고는 서로 고개를 끄덕인뒤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여 마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도대체 셋이 무슨 말이야?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었나?"


"후훗, 두 사람은 지금 보스께는 아직 알려드리지 않은 기본 마력 운용법을 시전하는 중입니다,

그 동안 따로 연습을 했는지 둘다 제법 자세가 갖춰졌는데요? 후훗"


두기는 대한이의 중얼거림에 대답해주고는 흐뭇하게 둘을 바라보았다.


곧 수호와 거한의 몸은 대한이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은은한 마력에 위해 감싸졌고. 둘은 그 상태로 서서히 민국이의 결계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오! 신기하다. 정말 춥지가 않아!

전혀까지는 아닌데, 이 정도면 활동 하기에는 충분하겠어! 헤헤"


"음, 정말이군! 정말로 유용한 기술이야!

감사합니다 두기 형님!"


"후훗 감사는 무슨. 고생은 두 사람이 했지.

마력이 충분하지 않은 지구라서 익히는데 힘들었을 텐데 말이야"


"헤헤 왠지 배울때보다 마력을 느끼는게 더 수월해진 느낌인데요?"


"물론이지. 던전이라지만 다들 알다시피 이곳은 내 고향이 있는 차원. 지구보다는 훨씬 마력이 풍부하지.

게다가 두 사람 모두 배울 당시보다는 레벨이 많이 올랐잖아?

보유 마력이 높아지면 그만큼 마력을 운용하는 것도 더 수월해지지 후훗"


"과연!

확실히 이전에는 우리 둘 다 아직 E급 각성자였으니까요..!"


그렇게 세 사람은 대한이와 민국이는 모를 말들을 주고받았다.


"음.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두 사람은 이제 괜찮다는 거죠?

그렇다면 문제는 나랑 민국이 인가..?"


두기야 당연히 애초부터 문제가 없었고, 레니아 역시 추위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어머! 이 곳은 내가 어릴적에 즐겨찾던 별장이 있는 장소랑 거의 같은 환경이잖아?

그 때는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잠드는게 참 좋았었는데.. 호호홋!"


역시 밤의, 어둠의 제왕 뱀파이어 다운 레니아였다.


어쨌든 대한이는 자신과 민국이의 처신 방법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였다.


"그런데 너 지금 직업은 뭐야?"


수호의 질문에 대한이는 여전히 생각에 잠긴채로 입을 열었다


"나? 연금술사"


"연금술사? 왜 마법사나 테이머 등 다른 유용한 직업을 하지 않고..?"


"그건말이지..

이런, 너한테 대답하다가 생각하던걸 홀랑 잊어 버렸잖아!

음 분명 뭔가 방법이 떠오를것 같았는데.."


"쳇, 그럼 대답을 하지 말던가 괜히 내 탓은.."


대한이의 말에 입이 삐죽 튀어나온 수호였다.


그러나 대한이는 수호의 볼멘 소리조차 듣지 못한 채, 다시 한번 온 정신을 집중하여 분명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따로 방법이 없으시다면, 제가 둘을 데리고 가서 던전을 클리어 하고 오겠습니다.

그렇다면 그 후에 던전을 나가서 대책을 마련하면 될테니까요"


"퀘스트는 첫 번째 공략시에만 가능한데..

뭐, 아깝지만 어쩔수 없죠. 그렇다면 부탁드..

..아! 그렇지! 형, 잠시만요!"


두기의 제안에 어쩔수 없다는듯 입을 열던 대한이는 불현듯 잊고 있었던 것이 무엇 이었는지가 떠올랐다.


"그래! 그걸 잊고 있었네! 이 바보! 크크

잠시만요 두기형! 아직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 하나 남았어요! 히히"


"..후훗 역시 보스시군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려던 두기와 거한, 수호는 발걸음을 멈춘채 대한이를 응시하였다.


"애초에 던전을 연금술사로 들어온 것도 '이 것' 을 믿고 있었기 때문인데 그새 잊어버렸다니!

아무리 추워서 정신이 나갔다지만 나도 참.. 크크

자, 그럼 갑니다! 실프 소환!"


그렇게 대한이는 자신의 손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앞으로 내밀며 주문을 외쳤다.


"실프? 그 바람의 요정?"


"응. 이 '바람의 반지' 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 중에 하나인데, 아마 내 생각이 맞다면.. 크크"


곧 대한이의 앞에 잔잔한 바람이 일기 시작하더니, 금새 눈에 보일 정도의 투명한 연두색의 바람줄기들이 뭉쳐 10cm 정도의 날개달린 요정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부르셨습니까 마스터>


대한이는 물론 일행들의 귀에도 청량한 바람과 같은 여자 아이의 여린 목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헤헤 반가워. 나는 송대한 이라고해"


<바람의 반지 마스터를 뵙습니다.

픽시족과의 언약에 의해 저희 실프는 반지의 마스터께서 원하시는 모든 명령에 복종 하겠습니다>


"헤에.. 이 아이가 바로 정령이구나..

말만 들었지 실제로 보는건 처음이야 헤헤"


"후훗 놀랍군요.

본래 자연계의 정령이란, 그 친화력이 어지간히 높지 않으면 절대 볼 수도, 부릴수도 없는 존재들인데 말이죠"


"두기씨의 말이 맞아요.

저도 실제 정령을 보는건 오랜만이군요 후훗"


"그래요? 저는 그냥 반지에 있는 스킬이길래 흔한건줄 알았는데.. 히히

그리고 너 말이야. 너무 딱딱하게 굴거 없다고?

이 반지는 아를린으로 부터 잠시 맡아둔 거니까 말이지"


<..무슨일로 저를 부르셨습니까?>


흐음, 이 녀석도 전령처럼 딱딱한건 매한가지군. 뭐 상관없지.


"음.. 내가 알기로 실프는 바람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바람의 정령이라던데.. 맞지?"


<그렇습니다 마스터>


"그렇다면 혹시 바람을 이용해 결계나 쉴드를 만들어서 저 밖의 추위를 차단할 수 있어?"


<네 가능합니다>


"역시나!

그렇다면 부탁 좀 할게. 나랑 저기 민국이까지. 우리 둘 몸 전체에 말이야!"


대한이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신기하게 실프를 쳐다보고 있는 민국이를 가리키며 부탁을 했다.


<알겠습니다.

다만 저 혼자서는 한 사람 분의 쉴드가 최대이니, 실프를 하나 더 소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건 간단하지. 실프 소환!"


곧 좀 전의 실프와 거의 유사하게 생긴 실프 하나가 일행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실프끼리 미리 이야기가 된 건지, 아니면 서로가 정신을 공유하는지, 두 실프는 곧바로 아주 옅은 투명한 연두색의 바람으로 변하여 각 각 대한이와 민국의 몸을 둘러싼 쉴드로 모습을 변화시켰다.


"좋아! 역시 S급 아이템!

언제나 내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니까? 크크"


"S급 아이템? 네가 낀 그 반지 말이야?

..하긴 텔레포트를 할 정도의 아이템인데 그 정도 랭크는 당연하겠지..

쳇, 부러운 자식..!"


민국이는 툴툴대면서도 연신 곁눈질로 대한이의 반지를 훑어보았다.


음.. 이거 어디서 한기가..

이 반지는 절대 벗어놓으면 안되겠어..! 크크. 이건 내꺼라고. 마이 프레셔스..!


"자 그럼 문제는 모두 해결됐으니 슬슬 시작해볼까요?"


"응! 내가 앞장설게!"


"제가 후방을 맡죠"


"그렇다면 민국이는 내 옆으로.."


"..네 옆이 정말 괜찮은거 맞지?"


"자식이 겁은 많아서..!

걱정마! 비록 연금술사지만 나에게는 이 반지가 있다고? 크크"


실제로 반지에는 일행들에게는 아직 알려주지 않은 스킬들이 많이 남아있었다.


공격마법, 광역 공격마법, 광역힐링..


이것을 믿었기에 대한이는 현재 상태에서 가장 뛰어난 마법사가 아닌, 던전에서는 별 도움도 안되는 연금술사 먼저 숙련도를 올릴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한이가 연금술사 숙련도를 올리는데 집착하는 것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바로 거한의 여동생 장예인.


거한은 자신의 여동생이 태어났을때부터 허약한 체질로 태어나 거의 병원에서 사는 신세였고, 브레이크 이후 각성자가 생기고 나서는 막대한 돈을 들여 그들에게 진찰을 받아보기도 했지만 모두 허탕이었다는 이야기를 대한이에게 전부 해주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당시에는 어찌할 줄을 몰랐지만, 연금술사가 되고 연금술을 익히게 된 다음부터는 대한이 머릿속에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상급의 힐러조차 치료할 수 없고, 원인 역시 알 수 없는 병.

그리고 그 병이 더 악화된 시기가 브레이크 데이 이후..

즉 그 병의 원인은 신체적, 정신적인 것이 아닌 마력과 관련된 무언가일지도..'


그렇게 생각하자 하나의 가정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혹시..

그 병의 치료법은 지구가 아닌 마력이 발달된 다른 차원에 이미 존재하고 있고, 그 말인 즉슨 내 연금술 중에 이미 치료법이 존재할수도 있다는..?!'


그렇게 생각한 대한이는 바로 전령을 불러 필사적으로 캐물었으나,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지는 못하였다.

그렇게 포기하려던 찰나.


<..연금술사의 숙련도가 6레벨에 도달하게 되면, SSS급 이상을 제외한 잠겨있는 모든 레시피가 열리게 됩니다.

물론 말 그대로 레시피만 열리게 되고, 해당 레시피들에 필요한 재료는 별도로 구하셔야 합니다만..>


'좋았어! 그 정도면 충분해! 고마워 정말!'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그럼 이만..>


그렇게 포기할뻔한 상황에서 하나의 커다란 희망을 보게 된 대한이였기에, 한시라도 빨리 연금술사의 숙련도를 올리는데 집중하였던 것이다.


물론 이 사실은 모두에게는, 특히 거한이형에게는 아직 비밀이었다.


모든것이 확실해 졌을때, 그 때 모든 사실을 알리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것이라고 판단하였기에..


그렇게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은 대한이는 이미 한창 앞장서서 가고있는 수호를 쫒아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같이 가 임마! 미끄러운 눈 길을 잘만 가는구만 저 자식. 저것도 마력의 힘인가?

우리도 빨리 쫒아가자 민국아!"


"..그래"


그들이 서 있던 포탈은 자그마한 언덕 꼭대기에 위치 하였기에, 대한이는 미끄러운 눈 길을 조심스레 걸어가며 언덕을 내려왔다.






홀로 앞장서서 아마도 이 던전의 메인으로 추정되는 맞은편의 거대한 산으로 올라가던 수호는, 뭔가를 발견했는지 소리를 질러 일행들에게 신호를 주고는 곧바로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대한이와 민국, 거한 역시 다급히 몸을 움직여 수호에게로 다가갔다.


"흐음? 아이스 트롤 녀석들이잖아?

재미있네. 아마 지금쯤 내 별장도 저 녀석들이 지키고 있을텐데 말이야 호홋"


"이 녀석들이 아이스 트롤..

일반 트롤보다는 키가 좀 큰 것 같기도 하고.. 뭐, 옷이라고는 여전히 팬티 한장이지만 크크"


녀석들은 별다른 추위를 느끼지 못하는지, 혹한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조잡한 가죽으로 만들어진 팬티 하나만 겨우 걸치고는 커다란 나무 몽둥이를 손에 든 채, 일행들에게로 달려오고 있었다.


"어디를 가는거야? 늬들 상대는 나 라고? 헤헤

간닷, 스킬 전장의 중심!"


이리저리 흩어져 일행들에게 덥치려는 아이스 트롤들이 수호의 광역 도발에 제대로 걸렸는지 일제히 방향을 바꿔 수호에게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30레벨에 익힌 수호의 광역 도발스킬 '전장의 중심'.


상대가 지능이 딸린 몬스터 일수록 그 효과는 더 커졌기에, 멍청한 아이스 트롤들은 한마리도 빠짐업이 도발에 걸려들었던 것이다.


"좋아. 거한이형 부탁해요!"


"응. 모두에게 축복을, 블레스! 강철의 무기, 스트라이킹!

좋아 나도 간다!"


그렇게 일행 모두에게 버프를 걸어준 거한 역시 수호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갔다.


"..저 형 왜 저러는 거야? 힐러 아니었어??"


혼란스러워하는 민국이의 질문에 대한이는 씨익 웃으며 답하였다.


"힐러 맞아.

그런데 거한이형은 일반 힐러가 아니라 몽둥이를 든 힐러라서 말이지 크크큭"


"..하여튼 너네 모두 괴짜라니까..?"


임마, 너가 제일 만만치 않다고? 크크

아무튼 나도 놀고 있을 수만은 없지!


"자 간다! 바람 칼날!"


대한이가 뻗은 반지에서 실프 때와는 달리, 더욱 진한 녹색의 바람들이 뿜어져 나오더니 마치 수십개의 작은 초승달과 같은 형태를 이루고서는 그 상태로 공중을 맴돌았다.


"음? 바로 공격하는게 아니잖아? 그렇다면.."


대한이는 다시 한번 공격을 시도할 아이스 트롤을 정확히 가리키고서는 주문을 외웠다.


"바람 칼날 공격!"


그러자 대한이 주위에 떠 있던 수 십개의 초승달 모양의 바람 칼날들이 빙빙 돌면서 대한이가 가리킨 트롤에게로 정확히 쏘아져 갔다.


"케륵?

..꾸웩..!"


상황 파악을 못하고 멍하니 자신에게 다가오는 바람 칼날을 바라보던 아이스 트롤 한 마리가 그대로 수 십개의 조각으로 잘려 분해되었다.


그리고 볼일을 마쳤다는 듯 칼날들은 다시 대한이 주위로 돌아와, 마찬가지로 대한이 주변을 맴돌았다.


"헐.. 저 녀석들 어쨌든 트롤이잖아? 그런데 이렇게 쉽게 베이다니..

이거 하나 하나가 4서클 마법.. 아니 그 이상인데?!"


아직 마법사 숙련도가 4레벨에 불과한 대한이였지만, 금새 바람 칼날이 4서클의 마법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이게 반지의 가장 기본스킬 인데.."


그렇다면 wp를 무려 8000이나 소모하는 광역 마법 토데이도는.. 꿀꺽..!


대한이는 스킬의 예상외의 위력에 침을 꼴깍 삼켰다.


"..그것도 반지의 스킬?

..아무튼 저놈은 인생이 사기야, 사기! 크..부럽다..! 이 불공평한 인생!"


"크크 조금만 기다리면 너도 쓸만한 템으로 도배를 시켜줄테니 참으라고?"


"..정말이지? 약속한거다?

이제보니 너 정말 좋은 녀석이었구나? 크하핫!"


역시나 순식간에 태세 전환을 하는 솔직한 민국이었다.

물론 그 솔직함은 여전히 길드원들 에게만 해당되지만.


"그래 그래. 약속할게 크크

그럼 계속해서.. 바람 칼날 공격!"


그렇게 대한이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한 마리, 한 마리씩 순서대로 아이스 트롤들이 정리되어 갔고, 수호와 거한 역시 환상적인 호흡으로 만만치 않은 수의 트롤들을 물리쳤다.


"크하핫 죽어라 이자식들!"


수호가 도발과 대쉬로 몬스터를 모은 후 쉴드로 버틸동안, 거한이 스트라이킹된 메이스를 그 위에 휘두르며 아이스 트롤을 향해 무자비하게 내려 찍는 모습은 상대의 입장에서는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저런 무식한.. 트롤 입장에서는 차라리 나한테 죽는게 나을지도.. 쩝


민국이를 보아하니, 그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질린 표정이었다.


시간이 흘러 처음에 쳐들어 온 녀석들보다 머릿수가 반 이하로 줄어들게 되자, 녀석들은 서로눈치를 보더니 곧 꽁무니를 빼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어쭈? 어디서 도망을..!"


"아, 그냥 가게 둬 수호야"


"응? 그냥 두라고?

..평소에는 경험치에 눈이 뒤집혀서 나보다 더 쫒아가더니.. 무슨 일이야?"


"크크 그건 옛날에 던전이 궁하던 때 일이고.

이제 이 던전은 우리가 전세냈다는거 잊었어?"


"아, 그렇구나!"


"그래 임마.

앞으로 던전은 첫 공략시에는 퀘스트만 마치고 바로 클리어 하려고.

그리고 후에 무한 뺑뺑이로 던전을 도는거지.

그때 몰이 사냥도 하면서 시간도 단축하고 말이지.. 이해되지? 크크"


"응 헤헤.

역시 게임의 신, 아니 게임 폐인 대한이!"


"크크 칭찬 고맙군!

아무튼 이번 퀘스트에 녀석들의 전멸은 없으니 일단은 보내주자"


"응.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퀘스트가 무엇이야?"


"응 일단 산에 마저 올라야 할 것 같아.

아마도 저곳이 메인 스팟 같으니.."


그들이 오르고 있는 산은 꽤 높은 산이었지만 다들 마력을 사용하는 각성자들 이었기에, 애초에 추위를 제외하고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될 일은 없었다.



그렇게 산에 오르기 시작한 일행은 종종 그들을 발견하고는 꽁무니가 빠져라 도망치는 소수의 아이스 트롤 무리들을 제외하고는 별 다른 문제 없이 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흐음. 그런데 정말 이상하다? 내 별장이 있는곳과 너무 비슷한 장소란 말이지..?"


그렇게 올라가는 내내 중얼거리던 레니아는 산 정상에 이르자 그 자리에 걸음을 멈추고는 당황한 듯 큰 소리로 소리쳤다.


"..이럴수가. 정말 내 별장이 맞잖아?!"


"그게 정말이에요 레니아?"


"네. 저기 꼭대기에 있는 성..!

저게 우리 가족의 별장이라구요!"


"..그런데 어떻게 그걸 여태 모를수가?"


"무, 물론 아주 어릴적에 오고 최근에는 전혀 오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상하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변했어..!"


그렇게 말을 마친 레니아는 순식간에 검은 안개로 변하더니 성을 향해 날아갔다.


"잠, 잠깐 레니아! 같이 가! 위험하다고!"


거한 역시 레니아가 걱정됐는지 다급히 성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저게 바로 사랑이구나.

고작 C급 던전에서 레니아가 위험하다고? 그럴리가.. 크크"


"그러게 말이야.

누가봐도 형님이 더 위험해 보이는데? 우리도 빨리 가보자 대한 민국!"


"그래"


그렇게 일행 모두는 눈 앞에 보이는 흰 눈에 덮힌 거대한 성을 향해서 재빨리 나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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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외전2. 장거한(하) 20.08.16 296 3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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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제 41화. 대한이의 빅 픽쳐 20.08.11 426 9 15쪽
40 제 40화. S급 아이템 '바람의 반지' 20.08.10 434 9 16쪽
39 제 39화. 웨어울프와 리자드맨을 이간질 시키는 방법 20.08.09 449 7 15쪽
38 제 38화. 내가 만든 첫 던전! 20.08.08 463 8 15쪽
37 제 37화. 스킬 '던전 소환' 20.08.08 458 9 15쪽
36 제 36화. A급 던전(마무리) 20.08.07 462 9 18쪽
35 제 35화. A급 던전(5) 20.08.06 451 10 13쪽
34 제 34화. A급 던전(4) 20.08.05 470 9 14쪽
33 제 33화. A급 던전(3) 20.08.04 463 10 16쪽
32 제 32화. A급 던전(2) 20.08.03 473 10 16쪽
31 제 31화. A급 던전(1) 20.08.02 500 9 16쪽
30 제 30화. 레이드 멤버들과의 조우 20.08.01 502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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