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송창룡 님의 서재입니다.

슬기로운 던전 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송창룡
그림/삽화
송창룡
작품등록일 :
2020.07.10 09:04
최근연재일 :
2021.02.10 16:05
연재수 :
177 회
조회수 :
56,889
추천수 :
773
글자수 :
1,344,990

작성
20.08.16 20:05
조회
306
추천
3
글자
19쪽

외전3. 송대한

DUMMY

나? 나는 송대한.


2002년 3월 15일. 빌어먹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다.


멀쩡히 이 세상에 태어난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지, 왜 빌어먹을 이라고 욕하냐고?

그건 나중에 말해줄게.


내가 막 태어났을때, 나는 그리 건강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나보다 이틀 먼저 태어난 옆 집 유도 아들내미는 우리 병원의 기록적인 우량아로 태어났다는데..


어쨌든 내가 허약하게 태어나기도 했고, 그 날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소식 때문에 우리 엄마, 박정숙 여사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아주 어릴적부터, 절대로 우리 엄마 속을 썩이지 않겠다고 명심했다.

그 힘든 상황에서도 나 하나만 보고 굳게 버텨내신 분이시니까..


덕분에 나는 그 흔한 사춘기 반항 한번 없이 학창시절을 보내게 되었다.




아, 다시 어릴적으로 돌아와서,


앞서 언급한대로 우리 옆 집은 유도 도장을 했고, 부모님들은 신혼집으로 지금 있는 주택에 이사를 하셨을 때부터 그 분들과 아주 가깝게 지내셨다고 한다.

특히 엄마와 옆 집 동갑내기 아주머니께서 거의 같은 시기에 임신을 하셨기 때문에, 두 분은 더욱 친해지셨다고 한다.


나중에 엄마에게 들어보니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많이 힘드셨을 때, 옆 집 두 분이 아니었다면..

정말 모든것을 포기할 뻔 하셨다고 지금도 종 종 술에 취하시면 이야기 하곤 하신다.


그래서 두 분은 나에게 은인과 같은 분들이시다.

아니 부모님 같은 분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그래서인지, 아니 그게 아니었더라도 옆 집에서 같은시기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 우량아.. 수호 자식이랑은 어릴적부터 마치 친형제처럼 붙어 다녔다고 한다.


지금도 기억나는건 나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또래들과 비교하여 작은 체구를 지니고 있었는데, 나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녀석이 항상 나를 지켜줬다는 것이다.


다행히 초등학교 들어가고 부터는 몸도 건강해지고, 남들만큼 발육이 되었지만..


어쨌든 그 때의 영향이 남아있는지, 이 자식은 아직도 내가 무슨일만 생겼다 하면 간섭하고는 했다.





특히 우리가 9살,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때 그 사건이 일어났으니 더욱..


나중에 듣고 보니, 아저씨의 도장에서도 그 각성자인지 뭔지가 몇 명 나왔다고 한다.

덕분에 유도 도장은 물론, 우리집 역시 그나마 다른집들 보다는 피해를 최소화하며 그 힘든 3개월을 버텨낼 수 있었다.


하지만 말이 최소화지..

고작 9살밖에 안된 나와 수호 입장에서도, 그 때의 기억은 정말 상상하기도 싫을만큼 끔찍했었다.


아까 말했었지? 빌어먹을 세상이라고.

벌써 10년전 일이지만, 그 때의 기억이 그 정도였다.


그 사건이 어느정도 마무리가 됐을 무렵.

시기가 시기인 만큼, 아저씨와 수호의 권유로 나 역시 유도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유도를 배우는것이 아주 즐거웠었다.

그 때 즈음 내 몸도 남들만큼 커지고 건강해졌으니..

하루 하루 몸을 쓰는것이 너무나 재미있었달까?


하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나는 유도같이 몸을 쓰는일은 더이상 나에게 맞지 않다고 느끼게 되었다.

지금의 나를 보면 알겠지만, 나는 아~주 어릴적부터 음침했거든?

물론 똑똑하기도 했고 크크


그 사건 이후, 내 꿈은 평범한 회사원에서 내 또래 놈들처럼 각성자가 되었다.

물론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는걸 아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서 나는 더욱 판타지 소설등에 집착하게 되었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자연스레 판타지 소설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게 될 즈음, 나는 유도 도장을 다니는 것을 그만두었고 학교 유도부 역시 그만두게 되었다.


아저씨는 물론 수호가 무척이나 섭섭해 했지만.. 뭐, 어찌하리? 나에게 맞지 않는걸..






"그래도.. 등에 멍이 들었는데.."


중3 겨울.

작가의 꿈을 위해 유도부를 그만두고 독서부에 들어간지도 어느덧 1년이 넘었고, 평소 나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던 녀석들은 유도부를 나올때부터 지금까지 아직도 종 종 나와 드잡이질을 하곤 했다.


그 날도 그저 그런 평범한 날 중 하루였을 뿐인데..

목욕탕에서 내 등에 난 멍을 본 이 자식은 또 나를 걱정해주기 시작했다.


"휴. 걱정해주는건 정말 고맙지만 수호야, 이 이상은 ..내가 알아서 할게.

나도 자존심이 있으니까"


정말로 수호에게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고마워하고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예전처럼 수호에게만 의지할 수는 없었다.

뭐, 나도 남자였기에..


예상대로 내 단호한 대답에 수호는 풀이 죽은 모습이었지만, 아저씨는 역시 내 의도를 알아 차리셨는지 별다른 말씀은 하지 않으셨다.

그저 내가 편안하도록 담담하게 대화를 이어 가셨을 뿐..


단 한 번도 아버지를 본 적조차 없는 나를 위해서 이렇게 주말마다 같이 목욕탕도 데리고 가주시는 아저씨.. 아니 또 다른 나의 아버지.


"그런데 몸은 또 왜 그리 삐쩍 말랐어?"


역시, 아무리 그래도 아저씨의 이 신념 만큼은 이해가 안되지만. 크크


"헤헤 요즘에는 저처럼 마른 몸이 대세라고요?"


"뭐라고? 누가 그런.."


역시나 오늘도 아저씨는 근육 예찬론을 펼치기 시작했고, 속으로 한숨을 쉰 나는 그 자리를 슬며시 벗어났다.


"..정말 못 말리신다니까.. 크크.."


수호 녀석은 나보다 여린 성격을 가진 주제에, 아저씨의 그 말에는 공감한다는 듯 지금처럼 존경스러운 눈초리로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보곤 했다.


"..역시 부럽네. 나도 아버지가 있었다면.. 지금 수호처럼 그랬을까..?

..그나저나 저 조폭은 왜 또 수호랑 비슷한 표정으로 아저씨를 보는거야?

아직 젊어 보이는데..신기한 사람이군"


막 문신을 새긴듯한 젊은 조폭 한명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아저씨를 바라보자 그의 몸을 슬며시 관찰하던 나는 곧 고개를 끄더였다.


"역시, 저 사람도 그냥 근육 바보였잖아? 하여간.."





그 이후로도 몇 번 내 성격과 잘난 머리, 잘생긴 외모(?)를 시기하는 녀석들과의 마찰이 있었지만, 나는 아저씨께 배운 유도와 나만의 방법으로 녀석들을 상대해 나갔고, 결국 고 2가 됐을 무렵에는 그 누구도 나를 건들지 않게 되었다.


그 무렵 수호의 누나, 일명 디아블로 최수지께서 올림픽에 나가 최연소 은메달을 획득 하셨기에, 수호는 미련없이 유도부를 접을 수 있었다.

소문에는 부상을 당해서 은메달에 머물렀다고.. 역시 악마의 화신 다웠다.


물론 운동을 좋아하는 녀석이라 집에서는 따로 계속 유도를 하는 수호였다.


녀석의 성격이 남과 싸우는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나였기에, 그런 수호의 결정에 박수를 쳐주었다.


"자식. 드디어..! 잘 생각했어. 이제 너도 너가 하고싶은 것을 찾아서 하라고?"


"..내가 하고싶은 것이라.."


이 자식은 도내 대표도 했었고, 키도 이제 180이 넘는 주제에 아직도 소심하기 그지 없었다.


물론 이 모습을 제대로 아는것은 나 정도 밖에 없었지만.

이 놈은 다른 사람이 있을때는 그저 묵묵히 있을 뿐이었다.


덕분에 이 자식은 자신이 꽤 많은 여학생들로부터 인기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 과묵한 성격과 큰 덩치, 그리고 지금은 그만뒀지만 유도부 시절 에이스였으니..


내가 아는것만 해도 우리반에 민아, 나영이, 정아 등등..

어디 10덕후 같은 남자들 한테만 인기가 있는 나로서는 참 부러운 일이었다.


"임마 유도부를 그만뒀으면 남는 시간에 데이트라도 하던가.

이렇게 늦게까지 남아서 나를 기다리지 말고"


"..데이트라니. 같은 또래 남자애들 한테도 인기가 없는데, 여자들이 나를 좋아해줄리가 없잖아..?"


".."


그저 곰탱이 같이 미련한 녀석이 답답할 뿐이었다.

살짝 오지랖을 부려볼까 생각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아서 곧 생각을 접었다.

고백 역시 청춘남녀의 몫이지. 그걸 방해할수는.. 크크


그렇게 유도부를 그만두고 나서도 우리는 매일을 같이 등교하고, 같이 하교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벌써 고3!

남들은 인생의 중요한 시기라지만, 요즘같은 시국에는 뭐 딱히..


그 날 역시 막연히 대학 진학을 해야겠다는 이유 하나로 학교를 마치고 수호와 함께 새로 다니기 시작한 수학 학원에 가는 중이었다.


그날따라 기분이 더 좋지 않았던 것은, 항상 뺀질대던 옆 반의 승민이 자식의 각성 소식 때문이었달까? 그 때..


<..뉴스 속보입니다..>


알다시피 두기형이 내 앞에 나타났고 나, 그리고 수호의 인생은 180도 달라지게 되었다.


그래. 그러고보니 항상 무언가 놓치고 사는것 같은 이 느낌.

그리고 항상 내 몸을 지배하던 왠지 모를 무기력함.

어쩌면 이것이..


두기형을 만난 바로 그 날.

나는 드디어 내 인생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느끼게 되었다..!





"SSS급 각성이라.. 뭐 생각보다 별거 없는데?"


처음 각성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방안에서 곰곰히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저 이제 마력이 무엇인지, 또 느껴진다는것 말고는 크게 변한것이 없는것 같았다.


"후훗. 곧 알게 되실 겁니다 보스"


항상 나에게 보스라고 부르며 존댓말을 쓰는 두기형.

처음에는 그게 너무 불편했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막상 적응하고 나니 더이상 신경 쓰이지가 않았다.


물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아무래도 눈치가 보이다보니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형에게 말했었지만..

형 역시, 딱히 신경을 쓰는 것 같지는 않은 눈치였으니..





그렇게 너무나 간단해서 허무할 정도인 각성을 하고난 뒤, 형과 나 그리고 수호는 던전을 돌며 레벨업을 하기 시작했다.


내 직업은 던전 디렉터.

던전 내에서는 직업도 내 마음대로 골라 선택하고, 마력도 사기급인 최강 직업이었지만, 이상하게 현실에서는 할 수 있는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내심 쓸만한 직업을 갖게되기를 바랬었는데.

이건 평소에는 일반인이나 다름 없이니, 원..


물론 그 전령인지 가디언인지 뭐시기가 해준 애매모호한 말들을 정리해보면 이게 끝은 아닌것 같다만..

그래서 이렇게 레벨업에 집중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왜 레벨은 11부터지? 내 마력으로 치자면 100은 되어야 하는거 아냐?!


이러한 나의 복에 겨운 푸념과 함께 시간은 흘러갔다.





"..엉엉.. 그런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줄이야.."


"울.. 울지마 대한아. 이런.."


처음 거한이형의 사연을 알게 되었을때, 나는 내가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항상 싹싹하고 코믹 이미지의 거한이 형이었는데 그런 사연이 있었을 줄이야.

그리고 그걸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셨다니..


역시 내, 그리고 수호의 생각보다 훨씬 어른인 형이였다.


"형 걱정마세요 앞으로는 제가..!"


나는 도대체 무슨 자신감 이었는지, 형에게 장담 아닌 장담을 하였다.


그러나 거한이 형은 단지 내 말,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만족해 주셨다. 아니 고마워 하셨다.


정말이에요 형. 제가 최선을 다해 형을, 아니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도울게요..!

형 동생.. 예인이라고 했지? 우리랑 한 살 차이인..

그 애 역시 내가 어떻게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지만 뒷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만약에, 아주 만약에.. 결국 헛 된 희망만 준 꼴이 되는것 만큼은 절대..!


그렇게 스스로 다짐하고 있었을때, 처음으로 둘이서만 가까이서 오래 이야기를 하다보니 형의 얼굴이 왠지 낯설지가 않다고 느껴졌다.


"형 혹시.."



이럴수가, 내 예상대로 우리는 이미 한 번 만난적이 있었다.

그것도 수호도 함께 말이다.


불과 3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간 고생이 심하셨는지 꽤나 인상이 변한 형이었기에, 내 기억력에도 불구하고 쉽게 알아차리지 못했었던 것이다.


"음.. 정말 신기한 우연이구나"


우연? 정말로 그게 다인걸까?

요즘들어 내 주변에 일어나는 믿지못할 모든 일들.. 그게 정말 다 우연일까?


나는 형에게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고 말해주었고, 형은 정말 기뻐해주셨다.


그렇게 나에게는 수호 말고 또 다른 형제가 생겼다.


든든한 형님이..!

아, 물론 두기형까지 두 분!




그렇게 시간이 더 지나고, 레니아가 우리 그룹에 합류하게 되었을때, 나는 본능적으로 형이 레니아에게 빠졌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아니, 비단 나 뿐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알아 챘으니.. 심지어 레니아도 알고 있을걸? 맞아. 확실해..

형의 그 바보같은 표정을 보면 누구라도 알아채겠지. 크크

정작 본인은 숨기려고 노력하는듯 했지만 말이야.


아무튼 형이 좋아하는 상대가 생겼다는게 너무 기뻤다.

그래서 수호, 두기형과 같이 놀리곤 했지만 형은 상상 이상으로 순진했었다.

고백은 커녕 말조차 걸지 못했으니..




그러다가 그 사건이 일어났지..


그 때 생각만 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우리야 상관없지만 레니아에게 알몸을.. 크크


아마도 저 순진한 형은 이제 자신은 무슨일이 있어도 레니아에게 장가 가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크크


뭐, 저는 형을 응원합니다. 크크





그렇게 시간이 조금 더 지난 어느날.


"흐음.. 던전을 생성한다라.. 이게 너가 예전에 언급한 레벨 50이 되면 생기는 변화 중 하나를 말하는거야?"


<..그렇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레벨 50, B급 던전 디렉터가 되시면 획득하실 능력이었지만..

히든 퀘스트로 인해 한 발 앞서 보상을 받게 되신 겁니다>


"역시.. 나도 그럴거라고 생각했지. 크크 역시 이 몸의 능력이란..!"


<...;;>


던전 포탈을 생성하게 된 날, 나는 방에서 홀로 전령과의 대화를 나누었다.

뭐, 녀석답게 그 이상의 새로운 정보나 군침 돌만한 소식들은 전혀 없었지만.


"크크 어쨌든 빨리 생성해보고 싶은데? 조만간 날을 잡아야겠어..!"


- 그럼 드디어 나도 불러줄거냐용? -


- 아, 미안 용용아.. 아직은 테이머보다는 다른 직업을 먼저 해야해서.. -


- ..쳇 알겠다용. 레니아님도 없어서 쩌리랑 둘이 심심해 죽을 지경이니 되도록 빨리 불러달라용..! -


- 그래 그래, 내 잊지 않을테니 말이야. 그런데 너 레니아가 싫다고 하지 않았어? 크크 -


- ..뭐, 그랬지만.. 없으면 또.. 아무튼 이건 레니아님 한테는 비밀이다용! -


- 헤헤, 누님께 제 안부도 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스터.. -


- 그래. 너도 거기서 놀지만 말고 용용이랑 대련이라도 하던가.

너희들은 내 영향력을 받기 때문에 레벨업이 가능하다는건 잘 알고 있지? -


- 헤헤 물론입죠. 그렇지 않아도 요즘 용용님의 스피드를 얼추 잡아낼 수 있다는..-


- 뭐라고? 그런 말도 안되는..! 내가 요즘 봐줬더니 말이야용!

좋아, 이제부터 제대로 한다용? 끊어 주인. 나 바쁘다용! -


- 헤헤 저도 그럼 다음에.. -


뭐야 이 제멋대로인 녀석들은?


분명 멋대로인 녀석들이었지만, 그들이 있기에 혼자 있는 지금조차 외롭지 않고 즐겁게 지낼수 있었기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내가 언젠가는 너희들도 아공간에서 나와 돌아다닐수 있게 해줄테니 말이야..!

아, 그전에 레니아에게 아공간에 종종 가보라고 말해줘야 겠군 크크"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다.






저놈 저거.. 왠지 전부 가식같은데? 이 자식 정말 응큼하잖아? ..나처럼! 크크


처음 민국이를 만났을 때, 나는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은 성격.

물론 나는 민국이보다 더 대놓고 하지만.. 본질은 비슷한 녀석 같았다.


그래서 더욱 이 녀석을 우리 길드로 끌어들여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름도 딱 이잖아? 크크 대한민국수호!

어디 만세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나? 크크


그렇게 나의 계산되고 교묘한 술수에 녀석은 미끼를 물었고, 두기 형의 활약에 결국 우리 길드에 들어오게 되었다.


"쳇, 내 절대 가면을 깨뜨리다니.."


"그건 또 무슨 중2병 같은 소리야? 크크"


"됐다. 이 자식들아. 내가 너희들한테 뭘 바라겠어?"


"뭐? 이자식 혼이 덜났구만? 헤헤"


수호의 헤드락에 민국이는 다시한번 생사를 넘나들게 되었고, 나는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며 생각했다.


..저 녀석이 있어서 다행이군. 이제 저 무식한 수호 자식의 깽판을 받아줄 사람이 한 명 늘었어.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렇게 아직은 초반이지만, 민국이는 서서히 우리에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그럼 이제 학교는 출석일수에만 맞춰 나오면 된다.

아무튼 각성을 축하한다 대한아"


"네 선생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원 녀석.. 벌써 학교에는 안나올 것처럼 말하네?"


"헤헤.."


"너도 마찬가지다 수호야. 축하한다"


"넵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쌤!"


"..똑같은 녀석이구만.

으응? 그러고보니 수호는 성격이 많이 바뀐것 같은데? .. 몸도 그렇고.."


"헤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네요"


"..후후 그래. 지금이 훨씬 보기 좋구나. 좋은 친구를 만났어.."


"그럼요 헤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안녕히계세요!"


그렇게 이제 반년밖에 안남은 학창시절의 추억은 벌써 끝나가고 있었다.



"부럽다능.. 우리 잊지 말라능.."


"알았다고 이 덕후들아! 형님이 성공해서 돌아올테니 말이야! 크크"


나는 나를 추종하는 독서부 무리들에 둘러쌓여 격렬한 환송인사를 받고 있었다.

물론 남자들밖에 없어서 조금, 아니 많이 서러웠지만.

그래도 이 녀석들 덕에, 내 학창시절을 그럭저럭 만족스럽게 보낼수 있었으니까.


멀리서 수호는 역시나 자신을 좋아하는 무리들에게 둘러쌓여 무언가를 이야기 중이었다.


부러운 자식..

혹시 누군가가 고백이라도 하려나?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저 녀석한테서 벗어나야 한다고..!


아마 민국이도 같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하늘은 가혹하게도 그런 꿈 같은 일은 나에게 내려주지 않았다.


여자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돌아가는것을 보니, 저 녀석 또 눈치없이 자기 이야기만 신나게 늘어댔겠지..

차라리 과묵하던 그 때가 인기가 더 좋았을지도.. 크크


혼자 남겨진 미련 곰탱이같은 녀석의 뒷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기에, 나는 대충 인사를 마무리 하고는 녀석에게 다가갔다.


"에휴. 곰탱아.."



그렇게 우리는 새로운 모험을 위해 다시한번 앞으로 나아갔다.


언제나처럼 둘이 같이.


그리고 이제는 모두 같이.





아, 한 가지 궁금한건, 왜 내가 던전 디렉터가 되었을까?..

아니, 애초에 어떻게 SSS급 마력 전승을 받은건지도..


모든게 궁금점 투성이었지만, 요즘들어 나는 느끼고 있었다.


머지않아 이 모든 궁금점 들이 밝혀질 것이라고..!




외전3. 송대한 -fin-


작가의말

당분간은 마지막 외전입니다!


다른 인물들은 과거가 더 나온 후에...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슬기로운 던전 생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9 제 55화. 현자의 조건 20.08.22 306 6 15쪽
58 제 54화. 전직 퀘스트 20.08.21 310 4 17쪽
57 제 53화. 고대의 책 20.08.21 327 4 17쪽
56 제 52화 . 토네이도 20.08.20 321 5 15쪽
55 제 51화. 뭐야? 레니아의 성을 부숴야 한다고..? 20.08.19 342 5 21쪽
54 제 50화. 늦 여름의 혹한기 20.08.18 342 6 20쪽
53 제 49화. 첫 활동 20.08.17 341 4 17쪽
» 외전3. 송대한 20.08.16 307 3 19쪽
51 외전2. 장거한(하) 20.08.16 295 3 21쪽
50 외전2. 장거한(상) 20.08.16 309 5 18쪽
49 외전1. 박수호 20.08.16 337 2 13쪽
48 제 48화. 시작. 그리고.. (+Bonus page) 20.08.16 361 6 23쪽
47 제 47화. 설립. 대한민국수호 길드! 20.08.15 391 6 19쪽
46 제 46화. 개봉박두! 이제 패는 모두 모였다! 20.08.15 378 11 20쪽
45 제 45화. 등장, 김민국! 20.08.14 384 5 17쪽
44 제 44화. 이건 운명이야! 20.08.14 393 9 16쪽
43 제 43화. Show me the money! 20.08.13 394 8 16쪽
42 제 42화. 예상치 않은 면접 20.08.12 408 8 17쪽
41 제 41화. 대한이의 빅 픽쳐 20.08.11 425 9 15쪽
40 제 40화. S급 아이템 '바람의 반지' 20.08.10 433 9 16쪽
39 제 39화. 웨어울프와 리자드맨을 이간질 시키는 방법 20.08.09 448 7 15쪽
38 제 38화. 내가 만든 첫 던전! 20.08.08 462 8 15쪽
37 제 37화. 스킬 '던전 소환' 20.08.08 457 9 15쪽
36 제 36화. A급 던전(마무리) 20.08.07 461 9 18쪽
35 제 35화. A급 던전(5) 20.08.06 450 10 13쪽
34 제 34화. A급 던전(4) 20.08.05 469 9 14쪽
33 제 33화. A급 던전(3) 20.08.04 462 10 16쪽
32 제 32화. A급 던전(2) 20.08.03 472 10 16쪽
31 제 31화. A급 던전(1) 20.08.02 500 9 16쪽
30 제 30화. 레이드 멤버들과의 조우 20.08.01 501 10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