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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 님의 서재입니다.

웅크린자의 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포대기
작품등록일 :
2013.09.02 01:39
최근연재일 :
2014.05.1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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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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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1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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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웅크린자의 시간 114

DUMMY

내가 그날 하루를 그렇게 그들에게 차량을 확보해주는 것으로 흘려보내고 밤 시간에는 바깥에서 하지 않아도 되는 일, 즉 강의를 하겠다며 저들에게 공표를 하게 된 건 순전히 놀부 심보에서부터 발현된 일이었다.

자의로 시작된 일정은 아니다지만 나만의 욱하는 못된 성질머리는 니놈들이 잘되는 꼴은 눈꼴시어서 못 봐주겠다라며 엉겁결에 저지른 일들이, 나중에 곰곰이 되새겨보니 여러 가지 이점이 함축된 기가 막힌 신의 한 수처럼 느껴지고 있는 것은 왜일까.


내가 이처럼 신의 한 수로 까지 생각하며 강연을 펼치는 것에 대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건, 내 쪽에서 먼저 저들에게 강연까지 해가며 저들의 삶의 질 향상에 아무런 조건도 없이 발 벗고 나서는 모습에 일차로는 저들의 시야를 흐리고, 이차로는 저들의 힘을 암묵적으로 갉아내 저절로 피해를 보고 있는 피식자 계층의 자력갱생(自力更生)을 꾀해볼 수 있다는 이점을 그 안에서 발견해냈기 때문이었다.

마치 니들이 못돼야지 내가 고소하다는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못된 심보 같은 거랄까? 아무튼, 내가 이처럼 헌신적으로 나섬으로써 ‘아 저놈이 정말로 여기에서 살 모양이구나!’ 라고 저놈들이 오해해주면 그것 나름대로도 좋았었고, 그것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꼴 배기 싫은 주형이란 놈의 힘마저도 쏙 빼놓게 될 테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노릇이었다.

어찌 보면 함부로 착취당하지 말라며 인본주의적 관념에서 저지르는 나만의 작은 몸짓일 수도 있는데 이전의 세상에서도 기술과 정보의 독점은 늘상 있어온 얘기로, 이러한 독점적 지위를 가짐으로써 또 다른 권력의 지배 도구로서의 활용이 가능한 매개체로서의 악용이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는 하였다.

그러한 과정들이 또다시 반복되다니, 그것도 이미 망해버린 세상 속에서 욕심 많은 몇몇 젊은이들을 통해 거듭나려 한다는 것을 이미 눈치채버린 내가 고작 방해를 한답시고 취해볼 수 있는 노릇이 겨우 이 정도로, 그것은 독점이 가능할 수 있는 모든 정보의 완전한 공유였다.


지금은 이전보다도 더욱더 기술이 권력인 시대.

니들만 쓰게끔 독점시키지도 않고 모두에게 온전히 풀어내 버리면 각자 모두의 위상이 저절로 상승케 될 테고 더불어서 자존감 또한 절로 오를 테니, 저들의 의사결정과정에도 과감하게 불만을 표시하며 주형 등이 저들의 눈치를 봐 함부로 결정 권한을 지 맘대로 이랬다저랬다 하지 못할 것이라는 나만의 예감에 흡족했다.

너의 불행의 시작은 나만의 행복이랄까?


물론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오늘 저녁 내가 내내 벌이려고 하는 짓은 주형 등에겐 득보다는 실일 게 분명했고 괜스레 건드려버린 벌집이라고 저들이 내심 생각하고 있을런지도 모르겠지만, 아니 애초에부터 내가 이런 기술교육을 해보려고 했었다라는 뻔뻔스런 거짓부렁에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내뱉어놨으니 분명 모르긴 몰라도 내 쪽에서부터 그 얘기를 먼저 꺼내 들었었다면, 조금 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런저런 핑계를 대가며 나만의 오지랖에 무언의 태클을 저놈이 걸었을런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러고도 충분히 남을 놈이 바로 그놈. 하지만 어쩌랴 이미 저놈에겐 명분이 없는걸.

내가 여기서 대의를 위해서 한 식구 타령까지 써가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데 지 놈이 어쩔 도리는 없었을 것이고, 난 주형이 또다시 말꼬리라도 잡아챌까 봐 곧바로 떠나가려는 몸짓에 예린이와 더불어서 벗어나 버리며 강연준비를 서두르겠다며 호들갑마저 떨어대는 바람에, 졸지에 주형은 그저 닭 쫓던 도그 신세가 되고야 말았었다.


조금은 오바였을까?

나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나야 아무런 조건도 그저 저들이 해달라는 짓들만 충실히 해가며 그 뒤 쌩까 버리면 그만, 그런다고 지들이 알 것도 아니고 이미 출발해버리게 되면 중간에 가로막고 서서 못 가게 할 수도 없을 테니 그 정도면 나로서도 이미 충분한 셈. 하지만 못내 뒤끝이 찜찜해 오는 건 왜일까? 나만이 아니 우리들만이 잘살면 그뿐이라서?


‘아 찜찜해!’

아마도 그래서일까?

나도 모르게 이 꿈틀대는 오지랖은 간간이 나도 모르는 행동으로 저들에게 표현이 되고 있었고, 이러한 행동이란 게 나만의 천성이 아닌가 싶다.

물론 나도 머리 쓰는 게 귀찮고 골치도 아파서 그저 가타부타 잴 것도 없이 야심한 시간에 출발해 총 들고 들이닥쳐서 마구 쏴 대가며 무식한 총질로 우리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미지의 위험요소들의 제거에도 나설 수가 있었고, 그러한 행동들로 이 무리의 권력의 중추를 장악할만한 그 정도의 역량은 나에겐 차고도 넘쳤다.

방법만이 고려될 뿐, 하지만 내가 과연 그러한 짓들을 벌여댄다고 해서 내게 아니 우리에게 그 무슨 이득이 있을까? 게다가 그처럼 벌여댄 일이 과연 행동에 있어서 주형 등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말이다.

누구를 위한 총질에 누구를 위한 대의 타령.


막말로 내가 그렇게 총질을 벌여가며 주형 등을 제거했다손 치자. 그러면 나머지 인원들이 환영한다며 쌍수를 들어댈까?


‘여러분들은 이제 모두 해방됐소! 이제부터 여러분들은 모두 자유요!’ 라고 두 손안에는 무기들이 잔뜩 들려진 상태로 이런 말들을 내던져봤자 그 안에서 그들이 그 무슨 진정성을 느끼며, 마치 헛소리까지 말라며 새로운 독재자가 나타났다라며 두려움에 떨지는 않을까?


물론 일단 일부터 싸그리 저질러 놓고 나중에 하나둘씩 내 속마음의 진정성을 내비치며 설득해 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짓을 저질러 보기에는 내가 이 무리에 있어서 가진바 전체에 대한 정보가 너무도 빈약했다.

일단 쿠데타에 성공해 저놈들의 우두머리들을 싹 쓸어버렸다고 치자. 그러면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해결될까?

저놈 주변만을 쓸어댄다고 해서 그놈들 주변에 내가 알지 못하는 그 어떠한 동조 세력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괜히 긁어 부스럼만을 일으켜 놓고 어부지리로, 뒤통수만 맞게 된다면 누구 좋으라고 그런 짓을 벌일까?


막말로 총알 한 방이면 끝인데 그런 위험부담을 내가 이고 지고서 예린이와 더불어서 이곳에서 계속해서 살아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래서 내가 결정해본 생각이, 그나마 내가 베풀어줄 수 있는 최대한도의 도리를 저들에게 알던지 모르던지 간에 전달해줌으로써 이곳에 남아있게 될 선량한 어린 양들에게 자신들의 소중한 권리를 지켜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자구책만이라도 살펴 주자라는 게, 나만의 의지였고 나만의 결심이었다.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 내 자신이 안쓰럽고 저들에게 죄스러워 하는 행위일지도.


아니 막말로 눈 딱 감고 결행해 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로지 나와 예린이 사이의 안전만을 최우선시로 생각하다 보니 내가 빠져나갈 수 있음에 그 길이 훨씬 더 넓고 평탄해 보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위험성이 내포된 쿠데타 같은 조직의 전복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는지, 아니면 나 자신의 무모한 행동이 저들에게도 내게도 잔뜩 손해만을 끼치게 될지 몰라 그저 조금의 도움이라도 그들의 밑바탕에 세심히 깔아줌으로 인해서 나머지는 알아서 자신들이 지지고 볶든 지 간에 노력해보라는 뜻으로 정해보았고, 앞으로 우리들과 같이 함께 대전에 내려가게 될 동반자의 심정을 잘 꼬여내 봐 이들 무리의 전체적인 정보라도 획득해본 뒤에야 비로소, 쳐낼 건 쳐내고 남길 건 남겨둬서 새로운 무리들로 새시로 꾸려나가 보는 것도 좋은 방편이 될 거라며 넌지시 침묵해 보았다.


물론 나 같았어도 동반자의 선택 권한이 전적으로 그들, 아니 그놈에게 달려 있었으니 자신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심복이나 빼도 박도 못하게 도망갈 수 없는 그럴 만한 사람으로 인선을 해 나에게 보내올 확률이 무척이나 높았다.

그럼 오가는 내내 그놈! 아니 여자를 보내기로 서로 간에 결정했으니 함께 내려갈 그녀의 눈치 보기를 수 싸움과 더불어서 가는 내내 치러야만 될 터인데, 그 정도 쯤이야 상황을 봐서 내려가는 길에 눈치껏 제거를 해버리던지 아니면 길거리에 저 홀로 방치를 해두고 도망쳐버리는 방법으로 처리를 해버리면 그뿐, 문제시될 정도는 아니었다.

‘밤에 덮쳐들어 올 미인계를 조심해야 하나?’

그걸 좋아해야 할지 우려해야 될지 오락가락하다 수틀리면 제거해버리기로 마음먹어 보았다.


그간에 좀비들이야 세자릿수 이상, 아니 어쩌면 네 자리 수까지도 해치워본 경험이 풍부한 나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까지는 한 번도 날려본 기억이 없다.

물론 오갈 때마다 저지른 불장난 때문에 졸지에 날벼락을 맞게 된 사람이 그 안에 존재할지도.

하지만 나와 예린이에게 그 어떤 자그마한 해라도 끼칠 수 있는 존재가 우리들에게 흑심을 품고 알짱대게 된다면 난 주저 않고 쏴버릴 독심만은 가지고 있었다.

내가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아니 다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멈칫댈지는 모르겠지만, 결심을 이뤄낼 충분히 결행시킬만한 그러한 심장은 내게도 매달려 있었고 그저 내 손에 피 묻히지 않아도 그저 앞쪽에서 육중한 중장비가 앞길을 돌파해 나가게끔 내버려두고서 어느 틈엔가 뒤돌아서며 들입다 도망가버리면, 지가 그 육중한 몸을 달고서 그런 느린 몸짓으로 우리들의 날렵한 버스의 속도를 따라잡기는 요원할 터, 기름이 떨어져서 고립되던지 그 안에서 갇혀서 죽든지 살든지 내 알 바 아녔다. 그러면서 바이바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제발, 까불지 마라! 제발, 까불지 마!’


-. 9월 17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 송담대학교 건물 내부 저녁 10:55


오늘의 강의 주제는 자동차를 한 대에서 백 대로 뻥튀기하는 법과, 경유와 휘발유의 사용처에 따른 구분법, 그리고 주유소 내부의 지하 탱크의 위치와 맨홀을 개방시키는 방법과 더불어서, 어떻게 하면 바비큐 신세를 면하며 그곳 안에서 온전히 원하는 기름들만을 탈취해 날 수 있을까 하는 방법에까지 전달되며, 또다시 추종자들의 열열한 환호성마저도 들을 수가 있었다.


물론 외부의 좀비들을 자극할 수가 있으니 조금은 웅성거리다 마는 모양새였지만. 아무튼, 이미 낮 시간 동안에 나만의 선물 공세로 이들에게 있어선 나란 존재는 이미 콩깍지가 씌어도 한 꺼풀 제대로 씌워진 상태.

그런데 그 위에다가 덧붙여서 자기네들의 일상에 도움이 될만한 따끈따끈한 지식들을 조교인 예린이의 도움까지 받으며 체험을 통한 실기방식으로 강연까지 해주니, 그들도 간만에 다시금 대학 강의실에 되돌아온 것처럼 뜨거운 반응을 보이게 되자 나도 저들의 그러한 반응들에 오바를 해 오늘의 주제 거리가 주로 자동차의 이용에 관한 내용들에 한계를 두었다면, 내일 밤부터 있을 강의에는 우선 내일은 전기 편으로 직류와 교류의 차이, 그리고 자동차 시거잭에서 직류를 바로 끌어다가 교류로 변환시켜 사용할 수 있는 장치인 인버터의 활용에 대한 설명들과 그 용량의 한계치에 대해서 논의해보기로 하였고, 마지막 날 세 번째 밤에는 지금 저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주로 쓰고 있는 38구경 권총의 권총 파지법과 안전한 사용법, m1 카빈에 m1 그랜드 소총, 그리고 오늘 내가 저들에게 온전히 넘겨준 k-3 기관단총에 대인 살상용 크레모어의 분해결합 및 사용법에 주의할 점과 그것들의 활용에 있어 여러 가지 고려될만한 제반 사항에 이르기까지 강의해보겠다며 선언하게 되자, 그들에게선 알 수 없는 열기마저도 비춰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자그맣게 꺼내보려고 계획했었는데 저들의 눈빛이 반짝반짝, 강연 내내 입가에 자그마한 미소를 띄우고 있는 저들의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더 나가버려서 심오한 핵심적인 부분들까지 알려주겠다라며 선포하고야 말았었는데, 그 내용들 속에 무기들의 활용법마저도 포함돼 있었으니 주형 등도 아마 모르긴 몰라도 화들짝 놀라고야 말았을 것이었다.


무기란 게 무언가.

자기 자신에게도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게 바로 그 무기라는 물건의 주된 사용처다.

게다가 칼도 아니요, 활도 아닌 무려 총이었다. 거기에 k-3 기관총까지.

이미 저들이 가질 수 없는 그림의 떡도 아니었고 자신들이 예전에 확보해둔 무기. 거기에 지니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무기들의 활용법까지.

내가 행정병 출신이라지만 예비역 병장 출신이 아니던가, 내가 이런 것들의 활용법까지 직접 알려주려고 하고 있었으니, 나에게로 바로 총구가 되돌려질지도 모르는데 나도 참 대책이 없다, 대책이. 하지만 이미 싸질러놨으니, 후회하면 무엇하랴.

어차피 주게 될 거 과감하게 놔버리면 그만이었다.


아마도 내가 이러한 주제들로 강의를 꾸려나가겠다라며 주영 등에게 미리 언질을 주었다면 곧바로 제지를 당하게 되거나 무산이 될 공산마저도 있었다. 그리곤 이내 지놈은 다시금 몇 명의 인원들만을 추려와서 그 내용들을 그들에게만 넌지시 알려주라며 나를 귀찮게 하겠지.

요전 날 공친 것으로 인해 피해가 얼마나 극심한지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유들까지 들이밀며 내내 징징거릴게 안 봐도 비디오였다. 하지만 이미 내가 내뱉어버린 걸 어쩌라고.


어찌 보면 나도 막말로 오늘 내가 좀 너무너무 막 나가고 있는 건 아닌지 조금 우려 섞인 고민도 잠시 해봤었지만, 될 대로 돼라지 하는 아쉬움과 기대감이 반반씩 섞인 채로 연단을 내려서며 외부의 좀비들을 의식한 박수소리와 더불어 열렬한 함성소리 대신에 저들의 뜨거운 손들을 맞잡아가며 우리들의 숙소로 되돌아올 수가 있었고, 그날 밤 예린이의 조촐한 충고가 뒤따라 들려왔다.


“아저씨, 그나저나 오늘 너무 많이 저 사람들에게 가르쳐준 거 아니야? 어차피 우리들은 여기서 도망갈 거잖아?”

“니 눈에도 좀 내가 그렇게 보이디? 하지만 이왕에 주는 거 팍팍 알려주면 효과가 더 좋지! 아까 그 사람들 표정들을 봤어? 그런데 이 아저씨가 여기서 꼼수를 부린 것 알아?”

“꼼수? 꼼수가 뭔데? 아저씨가 잘하는 잔머리를 쓰는 것 같은 거야?”

“잔머리라뉘! 나만의 생활의 도구 같은 것이거늘!”


난 예린이에게 나만의 삶에 대한 명쾌한 고찰을 모두 다 잔머리로 치부해버린 예린이에게 꿀밤을 선사하며 응징을 가해줬고, 이내 넌지시 이어지는 나만의 개똥철학이 연이어갔다.


“자자, 이 아저씨 이야기를 잘 생각해봐. 어차피 자동차야 내 쪽에서 먼저 주기로 했었으니 그건 그대로 땡치고.”

“왜 주기로 했는데 첨부터 안 주기로 했으면 됐잖아 여자들한테 헬렐레해서는, 쳇! 아저씨도 문제야! 문제!”

“아-쫌! 그거는 첨부터 저놈들이 전기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의견을 내서 그걸 안줄라고, 보상차원에서 준거지 내가 언제 여자들에게 헬렐레‥.”

“내가 다 봤다. 그거. 자동차 뽑아줬다고 여자들이 안겨오는데 아저씨 입이 째지드만. 그때 흘린 침 자국이라도 닦아보면서 아니라고 말하지 남자들이란 그저 여자라면 뻑이 가서 침을 질질‥.”

“아, 내가 언제‥.”


난 나도 모르게 입가로 올라가는 손바닥의 방향을 느끼지도 못하다가 깜깜한 실내에서 야시경으로 뭐가 보인다고 이윽고 예린이가 장난을 친 것을 깨닫고는, 다시금 예린이에게 꿀밤을 선사하며 재차 말문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일단 자동차는 제쳐두고. 아무튼, 저들도 자동차를 획득했으니 그런 자동차를 가져다가 서로 간에 배터리를 점프시켜서 여러 대의 자동차에 시동을 걸어보는 것쯤은 그 정도 쯤이면 저놈들 간에도 당장에 몇몇 놈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일 거고, 거기다 우리들이 타고 다니는 저 버스만 해도 당장에 내일 아침 바로 기름을 넣어줘야 되는데, 내일 아침부터 한 행보해 주유소에도 들러봐야 되잖아.

그렇게 되면 저놈들도 눈치껏 알아서 우리들이 하는 요량들을 다 지켜보고 있을 테니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서 어차피 공개될 거고, 자동차 시거잭 사용하는 거야 기본 중에 기본에 이미 저놈들도 다 아는 얘기라 거기에 더해서, 인버터라는 장치의 활용이라는 자그마한 살코기를 그 위에다 살포시 얹어준 거뿐이야.

그리고 마지막에 알려줄 총이나 크레모아 등의 사용법은 어차피 저놈들에게 넘겨준 물건들이니 나중에 출발하기 전에 분명히 가시기 전에 알려주고 가시라며 넌지시 물어올 것이 불 보듯 뻔한데, 어차피 소수만이 알게 될 거 전체에 퍼트리나 저놈들한테만 주나 뭐가 더 우리에게 좀 더 이익이 되겠니?

어차피 주게 될 거라면 먼저 선심을 쓰듯이 선물처럼 주는 게 좋고, 저놈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그 위에 살짝 내용을 더 얹어서 저들이 먼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선수 쳐서 이쪽에서 먼저 알아서 줘버리면, 그럼 지들은 알아서 좋고, 나는 기왕에 빼앗길 거 녀석들에게 신세를 지워서 기분 좋게 이용해먹으면 더욱더 좋잖아! 안 그래? 예린아?

예린아. 앞으로 너도 이 아저씨한테서 이런 걸 잘 배워놓는 게 좋을걸? 이게 다 사람을 상대하는 데 있어 마법 같은 기름칠 같은 거거든!”

“아하! 이해했어! 역시 아저씨 머리는 잔머리가 특출 나다니까!”

“이런! 또다시, 잔머리라뉘. 이런 이런, 사람이 사람들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좀 더 손쉽게 이득을 보고 살아가기 위한 방편 같은 것이거늘, 이 아저씨의 그런 노력이 집대성된 노하우를 잔머리로 정도로 결부시키다니. 이런 예린이가 다 있나, 그러면 앙대요~ 앙대에~!”


난 예린이와 더불어서 숙소로 되돌아와 짐들에 없어진 물건들은 없는지, 또 다른 감시자가 우리들을 내내 지켜보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하여 면밀히 살펴대다가 전날처럼 불 꺼놓고 손짓 발짓에 앙증맞은 몸짓까지 써가며 알콩달콩한 대화를 연이어 진행시키고 있었고, 그렇게 그들이 맞는 새로운 장소에서의 두 번째 밤은 서서히 깊어가고 무르익어 가고만 있었다.


<같은 시각, 또 다른 장소.>


“저 캡틴. 그나저나 오늘 그놈 좀 오바했던 것 같지 않아? 게다가 애들의 반응이 이거 마음까지도 완전히 확 사로잡아버린 것 같던데 이러다‥.”

“시끄러! 나도 다 따로 생각이 있으니, 일단 저놈 저대로 놔둬! 저놈 같은 미꾸라지 정도야 그저 황금알을 낳는 오리 정도로만 생각해도 돼! 그저 수틀리면 목 비틀어버리고, 배 갈라서 고기로 삶아버리면 되고 저놈한테는 저 꼬맹이라는 약점까지 존재하잖아. 놈이 안 되면 협박할 거리도 충분하니 잠자코 지켜보기만 하면 돼. 그런데 수진이 불러오라는 건 어떻게 됐어? 왜 안 와?”

“아 수진이? 곧 올 거야. 시간 다 됐네. 애들 눈 좀 피해낸다고 내가 좀 오밤중에 이곳으로 와달라고 전했거든.”

“똑똑똑!”

“누구세요?”

“나야, 수진이.”

“아! 그래, 어서 들어와!”


한 여성과 두 남자의 은밀한 대화가 시작되고 이들의 야심한 시각에서의 만남이 앞으로 민우 등에게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지금 이 시각 민우와 예린이는 과연 눈치나 채고 있을지.


“까르르르르~! 아저씨 웃겨!”

“딩가딩가 딩가딩가, 이렇게 하면 널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작가의말

본시 어제저녁에 올려볼 계획이었던 본편의 내용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풀어내 본 모양새가 몹시도 맘에 들지가 않아서 완전히 새시로 갈아엎느라 아침에서야 겨우 올려드릴 수 있게 되었네요. 그럼 정도껏 보시고 나름껏 상상해가세요. 그럼 올라랏~!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0

  • 작성자
    Lv.37 두레324
    작성일
    14.03.10 10:34
    No. 1

    사람이 끼어드니까 이야기가 풍성해지네요. 확실히 ㅎㅎㅎ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11 08:21
    No. 2

    아무래도 인원들이 늘다보니 저도 연재분량 써 내려가기가 무척 편해졌네요. 보신 분들도 그러실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14.03.10 11:08
    No. 3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11 08:21
    No. 4

    넵 감사합니다. 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지지알육백
    작성일
    14.03.10 12:14
    No. 5

    영화배우 류승범이 했던 대사중 기가막히게 오늘 장면이랑 어울리는게 있네요....
    [ 호의가 계속 되면 그게 권리인줄 안다 ]
    맞는말인듯 합니다.

    같은 말이지만,
    우리 앞전 세대에서 비슷한 용례에 쓰이는 말이 있죠
    [ 머리 검은것들은 절대로 도와주면 않된다 ]


    무협이든 환생물이든,
    주인공에게 배신을 때리는 경우 2가지의 스토리로 진행되던데....

    주인공이 아예 먼치킨이라,
    뒷통수를 칠려던 사람들의 뒷통수를 오히려 뒷통수 쳐버리던가.....
    아님,
    아예 제대로 뒷통수를 맞은 주인공이 절치부심.....예전보단 더 한 먼치킨으로 부활.....
    잘근잘근 복수하는 그런 내용....

    두가지 어느것이든, 독자의 대리만족으로는 충분할듯 한데요,
    작가님의 멋진 스토리 전개를 기대할뿐이죠....^^;;


    근데,
    이 정도 되는 작품이면, 거....출판사에서는 입질이 않오는건가요.....?
    고만고만한 환생물보단 차라리 이런 좀비물이 더 신선하지 않나 싶습니다만,

    오늘도 즐겁게 잘일고 갑니다.....^^V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11 08:25
    No. 6

    원래 글을 끌어가는 방법하에서 저러한 갈등구조가 가장 쉽사리 일어나기 쉽고도 일단 맞부딪히게 되면 둘중 하나가 완전히 박살이 나야지 만이 끝나게 되는 노릇이라서 소재 끌어가기도 좋고 공감대 형성에도 좋겠죠. 그리고 출판 문제는 입질조차 와본적이 없습니다. 한때 저도 유료화를 고려해본 적도 있었는데 제 글이 과연 그정도 일까 지금도 생각해오고 있었는데 벌서 글 내용이 절반 이상이 흘러가 버려서 좋게 봐주셔서 제 얼굴에 글칠까지 해주시니 이 포모 감개무량입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월충전설
    작성일
    14.03.10 12:22
    No. 7

    오호~~ 확실히 저보단 나아요. 근데 전 아직도 크레모어의 유혹에.... 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11 08:25
    No. 8

    역시 파괴본능 제가 대신에 화끈하게 함 터뜨려드리죠. 대신 언제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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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20 Osorikin..
    작성일
    14.03.10 14:00
    No. 9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11 08:26
    No. 10

    넵. 감사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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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자의 시간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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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웅크린자의 시간 117 +10 14.03.14 4,976 135 17쪽
117 웅크린자의 시간 116 +22 14.03.12 4,498 136 19쪽
116 웅크린자의 시간 115 +20 14.03.11 5,324 148 18쪽
» 웅크린자의 시간 114 +10 14.03.10 4,643 150 20쪽
114 웅크린자의 시간 113 +19 14.03.08 4,759 159 16쪽
113 웅크린자의 시간 112 +24 14.03.07 4,985 148 17쪽
112 웅크린자의 시간 111 +24 14.03.07 4,798 135 22쪽
111 웅크린자의 시간 110 +26 14.03.04 4,537 147 16쪽
110 웅크린자의 시간 109 +22 14.03.02 5,175 146 20쪽
109 웅크린자의 시간 108 +26 14.02.27 4,685 147 16쪽
108 웅크린자의 시간 107 +28 14.02.25 4,820 161 17쪽
107 웅크린자의 시간 106 +30 14.02.24 4,969 150 16쪽
106 웅크린자의 시간 105 +20 14.02.23 5,598 246 18쪽
105 웅크린자의 시간 104 +18 14.02.20 4,619 139 20쪽
104 웅크린자의 시간 103 +18 14.02.16 5,047 164 18쪽
103 웅크린자의 시간 102 +18 14.02.14 5,028 154 15쪽
102 웅크린자의 시간 101 +24 14.02.10 4,896 143 17쪽
101 웅크린자의 시간 100 +50 14.02.07 5,835 141 14쪽
100 웅크린자의 시간 99 +34 14.02.06 5,469 159 16쪽
99 웅크린자의 시간 98 +20 14.02.04 5,751 175 14쪽
98 웅크린자의 시간 97 +20 14.02.02 5,486 169 16쪽
97 웅크린자의 시간 96 +26 14.01.29 5,796 176 15쪽
96 웅크린자의 시간 95 +13 14.01.27 5,709 173 16쪽
95 웅크린자의 시간 94 +20 14.01.25 5,840 161 17쪽
94 웅크린자의 시간 93 +16 14.01.23 5,605 159 21쪽
93 웅크린자의 시간 92 +22 14.01.22 5,905 145 19쪽
92 웅크린자의 시간 91 +22 14.01.20 6,093 163 21쪽
91 웅크린자의 시간 90 +16 14.01.18 5,885 177 16쪽
90 웅크린자의 시간 89 +16 14.01.16 5,441 183 14쪽
89 웅크린자의 시간 88 +20 14.01.15 5,985 1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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