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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 님의 서재입니다.

웅크린자의 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포대기
작품등록일 :
2013.09.02 01:39
최근연재일 :
2014.05.1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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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0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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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웅크린자의 시간 109

DUMMY

역시 사람의 손이란 건 하나라도 더 늘어나게 되면 일은 더더욱 수월해진다.

예전에 예린이마저도 거리에서 도움이 되었을 때 얼마나 편하고도 편했던가. 하지만 그땐 맘 위주로 편했던거고 이번의 경우엔 맘대신에 몸이 수월해지고 있었다.

임시 리더라는 놈이 어떻게 구워삶아 놓았는지 다들 ‘형님’, ‘오빠’ 해가며 도움되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이런 그들의 모습 중엔 잠시 예린이의 이죽거림도 있었지만, 녀석도 새로운 만남이 싫지는 않았던지 인사가 오가는 내내 ‘귀엽다,’ ‘예쁘다,’ 하는 소리에 좋아라 하는 눈치였다.


이내 15ton짜리 오일 자키를 사용해 버스를 뜨고 후미에 붙여놓았었던 스페아 바퀴를 여럿이서 떼 내다가 굴려서 가지고 오자 기존의 펑크가 난 바퀴를 렌치로 풀어내고 교체해봤다.

이전에서처럼 휴대용 발전기를 가져다가 육각복스로 편리하게 너트를 풀어댈 수도 있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時機尙早)로 숨겨둘 수 있는 패는 하나라도 더 감출 수 있다면 감출수록 우리에게 이로웠고, 내 쪽에서 굳이 먼저 선보일 필요는 없었고 물어보면 그때나 알려주면 그뿐 설레발치며 내가 먼저 나설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평소와는 더디게 아쉬운 바퀴의 교체가 이루어졌지만, 사람의 손이 워낙 널널하니 내가 조이기도 니들이 풀어볼 것을 눈치껏 강요해보며 평소와는 다르게 그보다 훨씬 많은 두 명의 탑승객 대신에 이번의 승차 시에는 총합이 아홉에 이르게 되는 대 인원의 탑승이 내 개조차량에 이루어졌고, 거기에 덤으로 일곱 대의 자전거 또한 그 무게를 짊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약 삼 분간의 이동이 거리에 있었다.


후진이 필요하여 버스를 되돌리고 코너를 두 바퀴 휘감아 돌자마자 곧 목적지에 도달하게 됐는데 넓은 삼거리 중앙 도로 한복판에 자리한 용인 송담대학교가 이들의 거주구 오늘의 목적지였다.

삼거리 도로 한복판에 입구가 대략 왕복 6차선 도로에 달할 정도로 입구가 넓은 정문의 전체가 도착과 동시에 우리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네 개의 곧고 흰 대리석 기둥과 좌우에 쪽문이 두 개 달리고 가운데가 널찍한 예전에 자주 보곤 했었던 고등학교 등굣길의 출입구를 닮아있는 모양새였는데, 철문이 모두 다 닫혀있는 상태로 그 뒤로도 여러 가지 나무며 벽돌, 모래주머니 등 장애물 거리들이 서로 엮어져 쌓여 있는 모습들이 이전에 내가 내 보금자리의 방벽을 쌓아둘 때처럼 이들도 출입구를 막아둔 채로 생활해간 모양인데, 한번 단단하게 쌓아본 경험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조금은 열악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어쩌면 이전의 내 경우에는 너무도 타이트하게 쌓아올렸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안전에 대한 것이라면 어느 것 하나라도 양보할 수 없었고 한번 까딱 잘못 실수로 인해 엔딩이 돼버릴 수 있는 원 코인 클리어 게임을 하듯 살고있는 게 요즘의 인생사였다.

물론 언제 나처럼 위기로 죽게 되면 끝나버리는 게 세상사라지만 이전의 세상과 지금의 세상은 살고 있는 주변의 위험도 자체가 다름으로 비교 대상조차 될 수 없었고 이들도 그것을 알아서 나름껏 움직여댄 모양이었는데, 하지만 머리를 써댄 것과는 다르게 기술 수준은 조악한 것을 보니 아무래도 내가 비벼댈 언덕이 많을 듯이 보였다.


이 방벽도 이번 웨이브를 버텨내다 조금 피해를 입었던 것인지 아니면 이전부터 이렇게 쌓아두고 있었던지는 몰라도 앞쪽의 철문과 그 뒤쪽의 장애물들 사이가 조금은 벌어져 있고 자체마저도 엉성해 보이는 게, 이대로는 또 다른 웨이브에 들키게 된다면 다시는 견뎌내지 못할 만큼 조악해 보였다.

이 방벽의 허술함을 눈여겨보며 방벽의 가로막음으로 인해 버스는 주 출입구 주변 도로 위에 그대로 정차시켜두고 사다리를 통해서 오르내리며 거주 구의 입구를 향해가는데 이번엔 줄사다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쩌면 생존자 중에 장교로 복무한 사람이 있었을지도.

다양한 방법들로 주변을 가로막고 차단해두는 모양새에 나와는 또 다른 아이디어의 동원에 흥미를 가져보기도 하였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건 자동차로 학교 내부를 갈라 먹은 차단벽.

이건 미필자로서는 생각하기 더더욱 힘든 일로 아무래도 학교 전체를 관리하기에는 인원수도 부지도 워낙에 넓어서 방어선을 좁혀보고자 막아둔 모양인데, 참으로 훌륭해 보였고 이마저도 인원수가 뒷받침해주니 가능한 일로 생각되어졌다. 그리고 또 하나 폐쇄되어진 주 출입구와 이미 창문이 가로막혀진 1층 외벽의 창문들 상태였는데 내부 바닥에 죽어있는 좀비들 하나 없이 깨끗이 치워두고 1층의 출입의 통제에 그 출입에 있어 줄사다리를 통해서 오가는 모습을 보다 보니, 예전의 내 모습도 아련히 떠올랐고 아무래도 이곳에서도 머리 좋은 전략가가 있지 싶었다.


대신에 아는 것과 적용하는 것은 그 성질부터가 다르고 인터넷마저도 끊겼으니 구현해내는 방법 또한 검색할 수가 없어서, 모든걸 경험을 통해서 이루어 내야만 하는데 그게 미흡하다 보니 결과물마저도 조악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바로 그 결과물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므로 안 보이는 곳까지 세세히 들여다보면 아쉬운 부분들이 한두 가지가 아닐 터였다. 그래서 임시 대표라는 젊은 놈이 내 버스를 보고서 군침을 흘리며 한눈에 뻑이 간 걸지도.

내가 대충 거리에서 주워온 것이라면 알몸으로 팽 당할지도 모르겠지만, 먼저 예린이와 더불어서 함께 만들어낸 것이라고 언급까지 해놨으니 저들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내가 더 없는 인재로 비춰지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아무튼, 난 임시리더의 환대를 받으며 그들의 안내로 내 버스에서 내린 뒤 정문의 사다리를 타 넘고 다시금 내부로의 진입을 위해 줄사다리를 오르며 방벽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건물 내부로 주저도없이 들어갔다.


조명이란 게 그 닥이라 모든 게 어두컴컴해져있는 건물 내부의 상황.

‘이 안에서 그동안 살아왔었단 말이지. 그럼 얼마나 잘 꾸며놓고 사는지 볼까?’


-. 9월 16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 송담대학교 저녁 07:32


총 열아홉 명이라던 임시리더의 주장은 곧 사실로 밝혀졌다.

예린이와 더불어서 이곳에 살아남은 생존자들과 이내 곧 대면식을 가졌봤는데 남자의 수가 일곱이었고 대신에 살아남은 여성들의 수가 더욱더 많아서 그 수가 열둘에 이르고 있었다.


그들의 전부는 젊은데다가 모두 또래들로 보였고 중년의 나이 든 사람들이나 어린아이들은 그 속에 없었으며 잘 차려입은 모양새에 깨끗한 신발들까지 갖춰 신은 걸 보니, 아무래도 내가 왔다고 그간 아껴둔 새 옷들을 꺼내 입었거나 아니면 주변에서 의복 구하기가 손쉬워 갈아입을 옷을 빠는 것 대신에 그저 새로 입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아무래도 인근 상가나 의류매장이라도 마구 털어낸 모양인데 깨끗하게 세수 된 얼굴 대신에 머리카락들이 떡진 걸 보아하니 이들도 우리들처럼 씻기에는 물이 부족했었던 모양.

조금 전 지나가던 와중에서 제법 커 보이던 개천 하나를 발견했었는데 바로 곁이라서 떠와 볼 법도 하련만, 아무래도 나와는 달리 쓸 만한 도구들이 없어서 실어내기가 힘들었었던지도, 아니면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이유가 이 안에 있을 터였다.


‘보다 보면 알게 되겠지.’

난 만나는 내내 표정들을 살피며 내내 악수와 더불어서 반갑다며 그간 고생이 많았었다며 덕담과 함께 넋두리를 주워담으며 그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나서봤고, 그러한 유대감과 함께 고생한 말 못할 경험들 속에서 그들과의 대화가 지속될수록 그간 이곳에서 있었던 제반 사정을 조금은 엿볼 기회마저 가질 수가 있었다.


그들이 이곳에서 정착을 시작하게 된 건 올봄에서부터가 시작으로 그전까지는 인근의 운학초등학교란 곳에서 겨울을 지냈었다고 했었다.

그럼 좀비 세상이 된 날로부터 계속해서 그곳 속에 숨어서 살았었냐면 그것은 아니로, 겨울이 오기 전까진 조금 더 멀리 들어간 곳 양지 파인 리조트에서 숨어서 뭉쳐 지냈었다고 했었다.

그들의 말을 잠시 되새겨보면.


처음에 자신들은 온전히 한 무리로 함께 놀러 온 것은 아니었고 각기 따른 이유로 나름 재미있게 지내다가 처음 좀비화가 진행되던 날에 리조트 내부와 인근 주변의 팬션들에서 나름 지냈었는데, 살아남아 있던 인원수들이 좀비에 비해서 무척이나 많은 관계로 초기에 대응에 있어 다소 당황하기도 했었지만, 무력으로 좀비들을 제압해내는 기염마저 토했었다고 말했다.

물론 좀비들에게 물리는 바람에 물린 사람들이 좀비로 변해서 진압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지만 내가 겪었던 경험과는 다르게 혼자서 고립된 경우도 아니고, 전기마저도 이내 끊기게 됐지만 스마트폰 등의 사용으로 그동안 며칠간의 인터넷 사용도 가능했었다고 했다.

그것을 통해 세상의 난리를 접하게 됐고 그 속의 정보를 토대로 그곳 리조트 내부에서 잔존인력들을 끌어모아서 자경대를 꾸려서, 가끔씩 출몰해오는 좀비들도 막아가며 그해 가을 말엽 부근까지 버텨냈다고 했었다.


하지만 살아남은 인력이 워낙에 많았고(대략 100명 이상으로 들음) 그에 비례하여 비축된 식량의 사정은 수급이 여의치가 않아서 장시간의 회의 끝에, 외진 리조트 주위에선 식량의 확보에 어려움이 크고 겨울이 닥쳐오고 있으니 맘에 맞는 소수의 인원들로 흩어져 금번 겨울을 지내고 난 뒤 내년 봄에 다시 결정된 장소로 모이기로 하였다.

다수가 함께 있으니 안전하기는 했지만 입은 더더욱 늘어나 있으니 흩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럴 수밖에 없었던 주된 이유가 다수가 함께 있으니 안전하기는 했지만 입은 더더욱 늘어나 있어 주린 입들을 채워내기가 너무도 벅찼고, 난방에 좀비들의 위협을 피해서 살아내 보려면 다수의 인원이 움직이기보다는 소수의 알맞은 인원수가 버티기에 더욱더 나을 것 같다라는 중론에 따라서 결정된 사항이었는데, 그간 젊다고 내내 부림을 받았었던 젊은이들의 처지라서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때 떨어져 나온 사람들로 그 구성이 주로 20대 초반으로 형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사람의 인성이란 게 끼리끼리 놀게 된다고 비록 고립된 처지라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제각각 뒤섞이게 되었다지만, 개중에서도 같은 처지에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공감대를 이뤄 주로 친해지게 되었고 그중 가족들과 함께 오지 않았었던 젊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 기회에 새롭게 뭉쳐져, 앞으로 찢어지게 될 모두 네 개 팀 중 가운데 약 서른 명 정도가 이쪽 그룹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했다.

나머지 세 개 팀들이야 어느 정도 체력도 뒷받침되고 나이도 어려서 일 부려 먹기도 편한 젊은이들을 이렇게 한꺼번에 몰아준다라는건 묵인하기 어려운 문제였지만, 올봄에 다시 합치기로 결정한데다가 내심 그들이 흩어지게끔 만들려고 유도를 하다 들킨 것 때문에 그 그룹의 항의를 묵살 하에도 반발이 두려워 억지승낙을 들어주었다고 했다.


그러게 평소에 작작 좀 부리지 나이 먹은 게 무슨 자랑이라고 젊은 사람들이 오죽하면 그랬을까. 안 봐도 딱 비디오였다.

처음이야 멋모르고 ‘예, 예’ 거리며 따랐었겠지 만 세상이 이렇게 황폐해져 버렸는데 ‘어린 놈의 자식이!’ 같은 이런 구닥다리 단어들만을 가지고 이미 머리가 굵은 데다가 한데 뭉치게 된 젊은이들을 그런 식으로는 통제하기에 버거웠을 테고 젊다고 해도 한 가족이 더불어 함께 살아있다라면 모르겠지만, 그 가족들마저도 주위에서 동떨어져 있는 상태라면 불 보듯 뻔했다. 아무튼, 자경대의 주장과는 다르게 그렇게 이들은 그 무리 속에서 쪼개져 나왔고 이동 중에 또 겨울을 버텨내다 몇몇의 희생이 뒤따르게 됐지만, 조금 멀리 떠나와 그해 겨울을 웅크려볼 수 있는 곳 운학초등학교 내부에 겨울철 임시 숙소를 차려놓고 이동 중에 주변의 농가나 상가 주택들을 털어와 생필품들의 수급을 해가며 작년 겨울을 그곳 안에서 지내볼 수가 있었다고 했다.


물론 그간에서도 피해들은 속속들이 누적되어 갔는데 이듬해 봄이 오자 백명이 넘는 거대한 인원수로 주거지를 만들겠다는 초기의 계획 따라서 이동을 해가야만 했는데, 일찍이 움직여 봐야 고생만 더한다는 중론에 며칠 미적댄 것이 그만 화근인지 복인지도 모르게 되었다고 했다.

만나기로 계획한 날이 4월 10일경으로 일주일 이상 굼떠 대다가 이제 겨우 엉덩이를 일어나보려던 찰나에 그만 거대한 좀비 떼들을 목격하게 되었고, 그대로 초등학교 강당 지붕 위에서 하루 이상을 고립돼있다가 이 좀비 무리가 지나간 뒤 며칠 만에 겨우 나서본 모임장소에서 발견하게 된 건 처참하게 남겨진 핏자국들과 엉망으로 변해버린 잔해들뿐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남게 된 인원이 총 다해서 서른둘 정도.

애초에 서른에서 시작된 무리가 숫자가 더해가 그해 겨울 인근의 초등학교에 다다를 때까지 이동 중에 추가로 총 아홉에 달하는 생존자가 더욱더 인근 펜션에서 발견되기에 이르렀고, 그러한 인원의 충원과 더불어서 총 서른아홉 명에 달했던 인원수가 그해 겨울과 이듬해 봄에 다다를 무렵까지 피해가 더해가 총 서른둘의 숫자로 무리가 꾸려지게 되었었다고 했다.


그들이 본래부터 주거지로 꾸며볼 계획에는 그 대상이 명지대 자연 캠퍼스가 물망에 올랐었는데, 사전에 모이기로 한 곳이었던 숙명여자대학교 연수원 건물에서 처참한 본대의 모습을 발견해내고는 그쪽 방향에 터 잡는 것을 곧바로 보류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곳 캠퍼스 출신의 생존자의 말에 너무도 넓은 대지에 탁 틔여진데다 사방이 담도 없는 공간이라서 방어해내기 무척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고, 처참한 이곳에 다시금 터 잡기에는 피를 본 지역이라서 깨름직하기도 했고 이곳도 너무 트여진 곳이라 외지기까지 해서 바로 포기.

그나마 인근의 또 다른 지역 출신의 생존자가 쓸 만한 곳이 있다며 소개한 이곳이 지금의 이들의 거주 구가 된 바로 이 장소로 용인 송담대학교가 터전으로 낙점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때 그 당시에 이들이 머물러 있었던 연수원 건물에서도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었고 입구가 막힌 데다가 주변이 담과 숲으로 둘려쳐 어느 정도 방어에 용의하고 우측의 주택가와 터미널 등 도심지에도 그리 멀지 않은 장소라서 보급을 하기에도 유용하고, 게다가 건물도 다수라 내부에서 지내기에도 안성맞춤으로 보인다는 게 그의 발상이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생각보다는 별로였다고 했다.

입지 된 위치는 좋았다지만 숲이 엉성하게 둘러친데다가 담이 너무 낮았고 내부의 공간이 인원수에 비하여 너무 넓었다나 어쨌다나.

그래서 입구에 우선 바리케이드를 쳐두고 입구 주변 두 동만을 거주 구에 편입시킨 채로, 나머지 구간들은 그대로 방치해두며 내부의 자동차들을 인력으로 끌어다가 학교 내부에 차량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담벼락을 높게 쌓아올리게 되었다고 했다.

그 뒤 나머지 담들도 여러 가지 물건들을 가져다 높이 쌓아올려서 안정감을 더했고.


역시 쪽수의 힘이란 위대한 걸까.

약 서른이 넘는 대인원이 이처럼 움직여댔으니 이런 대역사가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희생자는 늘 있어왔고 처음 남녀의 성비가 남자 쪽이 우세하여 70% 정도에 해당하는 생존자가 대부분이 남자로 구성되어졌었지만, 전투에 나서고 작업에, 생필품의 획득에도 도전해보다 보니 더욱더 피해가 누적돼 이제는 겨우 남자가 일곱에 여자가 열둘로 생존자들의 성비가 구성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레이디 퍼스트라고 기세가 등등하던 여자들의 위세는 그 숫자에 있어서는 조금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태생의 힘의 논리로 약간은 기죽어있는 모양새.

물론 내가 보기에 그렇게 유추해보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리고 우리들을 낯설게 봐서 그러는 것일지도 모르고.


어쨌던지 저 쨌던지간에 최대한 귀를 열고 이 안에서 듣고 보게 되면 이곳의 사정이 어찌 돌아가고 있는 상태인지는 곧 파악이 가능할 터.

난 예린이에게도 그러라고 주지시켜봤고 서로 간에 만남이 있고, 관찰이 있었으며, 술이 곁들어진 저녁을 겸한 조촐한 환영회가 그 안에 있었다지만, 언제 봤다고 대 놓고 부어라, 마셔라 하기에는 서로 간에 숨겨진 패들이 많은지라 모든 인원들과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더불어 식탁에 오르다 저녁은 아무래도 이 무리들을 주도해가는 듯한 인상을 가진 이들이 합석을 요구해오자, 이들과 더불어서 식사를 함께 나누며 소소한 정보들마저 교환하기에 이르렀다.


“아 그럼 형님은 그렇게 살아남으셨군요. 이거 완전히 영환데요 영화.”

“아 형님이라. 자 그럼, 내가 조금 아주 쪼금 연장자니 말을 좀 편히 놔도 될까?”

“그러세요. 형님.”

“네 형님.”

“난 그럼 오빠라고 부르면 되겠다. 그러면 되죠? 오빠!”

“그, 그래요. 네. 네.”


난 여성에 있어 숫기가 별로 없는 탓에 갑작스런 젊은 여성의 그것도 근 일 년 만에 동영상 속이 아닌 실물 속으로 튀어나온 여자의 오빠라는 호칭에 쑥스러워했고, 그런 나의 모습에 그 젊은 여성은 눈빛을 더욱 빛내며 당당히 접근하고 있었다.


“그럼 예린이는 어디서 찾아낸 거예요?”


낮에 처음 대화를 나눴었던 임유라라는 젊은 여성의 접근과 물음에 잠시 그날을 회상해보다 잠시 예린이의 목을 끌어안았다.

예린이는 느닷없는 여성들의 다수 무리에 내내 표정을 이죽거리며 무언가를 방어해 내려는 자세를 내내 취하고 있다가, 갑작스런 나의 목감아 조르기 공격에 정통으로 걸려들며 캑캑 거리며 기침을 해대기 시작했고.


“우리 예린이야 하늘에서 점지해줬지. 암.”


나의 다소 두루뭉술한 대답에 좌중은 잠시 의아해했지만 그러려니 하며 넘어갔고 몇 순례의 잔이 무용담처럼 오가며 추억을 되새기다, 이윽고 분위기가 무르익어간다는 나만의 느낌에 또다시 질문을 더해봤다.


“근데 리조트 부근에서 생존자들이 백 명이 넘게 있었다는데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하지?”

“왜요? 형님이 사시던 곳 주변에서는 안 그랬었나 보죠?”

“내가 숨어 있었던 아파트 단지 부근에서는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었지. 살아서 도망치려던 사람들도 꽤나 많았었지만, 점점 더 늘어가는 좀비들의 숫자도 무시무시했고 행동마저도 민첩했거든. 근데 리조트에서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꽤나 많아서 좀비들을 제압해버렸다는 거야. 그렇다면 군대 같은 데서 군 병력들이라도 동원시켜서 진압해버리면 금세 끝났을 일들을 내가 내내 국도를 타고 내려오면서도 차단된 바리케이드 하나 쳐진 걸 못 봤었단 말이지. 그 흔한 탱크 한대도 안 서 있었더란 말이야. 이 말의 뜻이 뭔지 알겠어?”

“아 그렇다면 형님의 말씀으로는 좀비로 변하는 게 물리는 것 말고도 또 다른 이유가 있어서 되고 안 되고 했다는 말씀이신가요? 초창기에 저희들이 좀비들을 때려잡을 때만 해도 물려서 좀비가 된 목격자들도 많았었고 우리들이 직접 경험해 보기까지 했었지요. 물론 지금은 물려도 좀비화는 안되지만요.”


“뭐? 물려도 좀비화가 안된다고?”


작가의말

요즘 보면 분량의 조절에 실패하고 있음을 여실히 느낍니다. 그렇다고 중간을 잘라대자니 흐름도 어색해지고 그러다 보니 분량은 한정 없이 늘어나 보통 8,9천자씩들을 찍게 되네요.

너무 지루하지는 않으시려나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그토록 원하셨던 여탕이 완성돼가고 있습니다. 남자보다 여성의 비율이 더 많은 것으로 게다가 젊기까지 이것 모두 조차도 전부 시놉대로 텨~!

 

PS. 붙여넣기 신공이 중복됐었나봅니다. 제가 한글로 우선 작성을 해두고 이곳에 컨트롤+V 신공을 펼치는데 아무래도 연속 두번이 겹쳐지게 됐나 봅니다. 조금 전 수정을 해놨으니 보시기엔 충분할듯 하고요 내용상에 수정된 부분은 없습니다. _(_._)_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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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2

  • 작성자
    Lv.68 풍아랑
    작성일
    14.03.03 00:10
    No. 1

    호오 물려도 좀비화가 안된다라...벌써 면역체계가 생겨버린건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3 14:38
    No. 2

    면역이라면 면역일까요? 점점 더 이에 관한 언급이 있을 예정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라이룬
    작성일
    14.03.03 00:25
    No. 3

    자연적으로 면역력이 생겼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3 14:39
    No. 4

    글쎄요. ㅎㅎ 그리고 대신에 주인공 혼자서만 물려도 안 걸리게 된 건 아닌걸로 밝혀졌네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월충전설
    작성일
    14.03.03 00:44
    No. 5

    오오!!! 예전의 떡밥이 살아돌아왔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3 14:39
    No. 6

    떡밥은 회수해야 제맛이라죠?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또래오래
    작성일
    14.03.03 10:10
    No. 7

    ㅋㅋㅋ 본문이 두배가 되어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3 14:51
    No. 8

    본문이 두 배? 문단 사이에 엔터를 조금더 집어넣고는 있는데 보시기 쉽도록 간격을 조금 넓혀봤습니다.
    PS. 무슨 말씀이셨는지 이해를 못하다가 겨우 알아차리게 됐습니다. 수정해놨으니 편히 보세요. 그나마 다행이네요 뒷부분에 설정이나 시놉 결말까지 다 정리되어 있었는데 노출될뻔 했어요.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델타노말
    작성일
    14.03.03 10:12
    No. 9

    어제 추천받고 오늘 새벽부터 다 읽었네요 ㅎㅎ
    재미있습니다. 묘사도 좋고, 여탕도 좋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읽으면서 글 수준이 점점 올라가는 걸 느끼네요 ㅎㅎ
    앞으로도 꾸준히 하셔서 완결까지 가시길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3 14:43
    No. 10

    제가 글이란걸 써보는게 처음 해보는 일이라 저로서도 점점더 늘어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쓰는 사람도 이런데 보시는 분들께서는 오죽하시겠습니까. 그리고 시놉은 이미 결말까지 정해져 있으니 써내려갈 시간만이 남은 셈이네요. 어떨진 모르겠지만 완결까지는 달려볼 예정이니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_(_._)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14.03.03 11:37
    No. 11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붙여넣기 중복으로 실수 하신듯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3 14:46
    No. 12

    어라 이제 겨우 확인을 하고 수정을 거쳤습니다.
    어제까지는 9천자로 글자수마저 확인을 했었는데 어찌 저리 됐는지 일단 수정을 해놨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3.03 12:01
    No. 13

    오! 오늘은 분량이 두배!! ^^;
    오! 오늘은 분량이 두배!!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3 14:46
    No. 14

    분량이 두배가 뻥튀기였네요. ;;; 지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Osorikin..
    작성일
    14.03.03 14:56
    No. 15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3 15:10
    No. 16

    감사합니다.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삼사라구사
    작성일
    14.03.03 20:43
    No. 17

    감사합니다. 여인의 향기~~그런데 민우는 숫기가 없다(º o º ι)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4 23:10
    No. 18

    그래서 여지껏 노총각 신세죠. 예린이는 어리고 가족이죠 가족.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나무친구
    작성일
    14.03.03 21:46
    No. 19

    언제나 잘 보고 갑니다. 건강하게 화이팅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4 23:11
    No. 20

    넵 감사합니다. 나무님도 환절기에 거뜬히 지켜가세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지지알육백
    작성일
    14.03.04 12:49
    No. 21

    다시금 예전의 글을 읽은 독자가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없이 스피디하게 몰아치던 속도감으로
    돌아가는듯 하여 아주 반갑습니다.

    생존자들의 조우에서부터 그간의 이런저런 정보를 취합한다면,
    기존의 생존 서바이벌에서 이제는 다소 이동의 성격이 강한 트레벌러가 될려나요...^^;;

    그간의 이런 좀비물을 포함한 이계종족간의 대결구도에서 항상 주인공의 직업이
    일반적인 회사원임에 불구하고, 각종 도구를 사용하는게 너무 능숙한게 저는
    좀 현실감이 없다 생각했는데,
    이 글의 주인공처럼 공사장을 연연하는 일용노동자라는게 굉장히 현실적이네요.

    암튼, 다시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다음글도 기대해 보구요...^^V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4 23:19
    No. 22

    묘사가 줄고 대화체가 등장하는 때에 이르니 떡밥의 회수도 모처럼만에 가능하고 해서 그렇게 느껴지시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지간에 더욱 더 나아지고 있다라는 말씀이신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이라 여겨보구요 스포가 될수 있는 부분은 여지없이 피해봅니다.
    그리고 또 우리의 주인공의 행실이 그저 막 노동꾼정도에 그치는게 아니고 전기를 다루는 기술자 출신인데다가 또 이것저것 가리지를 않고 알바형식으로 뛰다보니 원래 노가대라는게 그저 오래뛰다 보면 만능이 되어지곤 하죠. 자기 분야만 알아서는 못해먹는게 또 그쪽일이라서 대입해본게 충분히 개연성을 가진 설정이라고 자위해보며 내내 달려본 글이었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시고 또 기대까지 해주신다니 무척이나 기쁘네요.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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