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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 님의 서재입니다.

웅크린자의 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포대기
작품등록일 :
2013.09.02 01:39
최근연재일 :
2014.05.11 01:09
연재수 :
1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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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6,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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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5,048

작성
14.01.23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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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웅크린자의 시간 93

DUMMY

주변의 좀비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건 처음 불을 붙이기 위한 수류탄이 점화를 위한 폭발을 일으켜대던 그 무렵부터가 출발이었다.

맨 처음 아주 가까이에서 위치해 있던 좀비 녀석들은 블루투스 스피커와 민우의 잡동사니들의 투척, 그리고 마지막에 출몰된 중국산 알람시계들의 매혹적인 유혹소리에 빠져, 저도 모르게 혹해서 그만 끌려 들어가 이내 빠져버린 뒤 곧바로 화룡점점(畵龍點睛) 식으로 웅비해버린 화염의 기지개를 통해 시커먼 한 줌의 재로 순식간에 변해버린 모양새가 되어 버리고 말았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먼 곳에서 출발 선상에 선 채로 도사리고 있었던 대다수의 좀비들은 수류탄의 폭발로 인해서 그 첫 스타트를 끊어내었고, 얼마 안 가서 재차 일어나게 된 탑차 내부의 자신의 연료통의 유폭으로 인해서 다시금 발걸음을 재촉해낼 수 있는 원동력을 그 안에서 발견해내기에 이르게 되어졌다.


그렇게 해서 이곳에 모여든 게 대략적으로 봐도 전부 해서 약 오십여 마리 정도.

녀석들이 그러한 과정을 통해 탑차 주변에 속속들이 도착한 지금 바깥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듯 커다랗게 원을 그리며, 탑차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모습만을 비쳐 보이며 서 있고만 있었다.

마치 추운 겨울 빈 페인트통 앞에서 그 속의 장작들로 인해 새벽 시간의 추위에서 벗어나 보려는 노가다 꾼들의 모습처럼, 커다란 탑차라는 모닥불 근처에서 빙 둘러앉아서 이처럼 녀석들이 불을 쬔다라는 행위는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대로 불이라도 꺼져버리게 되는 순간을 기다리며, 이내 바비큐 한 점이라도 얻어먹어 볼까 하는 심산에서 발현된 본능적인 행위일 것이다고 말 해봐도 좋을까?

그러던 와중에서 녀석들의 심사를 뒤집는 자그마한 총소리가 그들에게 전달되어져 왔다.

“탕~!”

모든 좀비들의 고개가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 한곳으로 돌아가며 고정됐다.

마치 동물에 왕국이란 티비 다큐 프로그램에서 보듯이 일제히 고개를 쳐들어 돌리는 미어캣(아프리카 일부에서 서식하는 몽구스과 포유동물)들의 고갯짓들처럼, 다만 그들은 경계심들이 워낙 많아서 방어를 해내기 위해 그러한 행동들을 취해본다라고들 하는데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 모여 있는 것들은 피식자들이 아닌 모조리 포식자들의 모습들뿐이었다.


이내 이들의 모든 발길이 총소리가 들렸던 대형마트 내부를 향하여 일제히 발걸음들이 돌려져 버렸다.

냉동탑차와 대형마트와의 외벽 사이의 거리는 불과 5m 이상 멀어보 이지가 않았었다.

대신에 양쪽으로 뚫려 있었던 두 군데의 출입구 모두는 모조리 쇠사슬로 손잡이가 서로 감겨져 봉인된 상태로 그렇게 놓여져 있었다. 게다가 수류탄이 처음 폭발했을 때 내부의 놈들을 유인해 내기 위하여 열려져 있었던 맨 우측 방향의 출입구 한 쌍은, 폭탄이 터져나감에 있어 그 어떠한 피해도 전달되어지지 않은 채 멀쩡한 상태 처음 그대로를 내내 유지하고만 있었다.

가장 가까웠던 출입구였기는 했었었지만 적재함과의 거리가 어느 정도 직선 방향이 아니어서, 사선을 이루고 있던 상태였던지라 강화유리로 이루어진 출입구들은 그 당시에도 제법 멀쩡하게 제자리를 버티고 제 몫을 다하며 서 있던 상태였었다. 하지만 적재함의 정면에서 바라다보이는 일부 유리 벽들은 수류탄의 폭발과 동시에 그대로 터져나가며, 조각으로 변해 산산이 쏟아져 내려 버리는 모습들을 그 당시에도 보여주고는 했었었다.

그래서 모기장의 빈틈을 찾아서 떠돌아다니던 모기들처럼 좀비들은 그렇게 유리 벽 너머를 떠돌아다니다, 이내 깨어져 나갔던 유리 벽 사이 그 빈틈을 찾아내 꾸역꾸역 밀려들며 마트 내부로 침입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깨어져 나간 유리 벽을 대신하고 서 있었던 이물질들인 박스들이 못내 귀찮다는 듯이 비집고 들어오다, 앞쪽으로 밀쳐내 버리며 내부로 막상 들어왔던 좀비들은 잠시 갈 곳을 잃어 주춤하던 모양새를 취하다가, 때마침 이들을 바른길로 인도해줄 덜컹거리는 어떤 소리들의 외침에 곧바로 지하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 내부로 발길을 내던져대기 시작하였다.

마치 니들 딱 걸렸다는 모양새처럼.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들려오는 소리는 계속해서 이어지며 멈춰지지가 않았다.


“덜컹~! 덜컹~! 덜컹~!”


-. 30분 전 마트 내부에서의 상황.


둘 다 무전취식이 오래 인지라서 돈 따위가 주머니에서 나올 리가 없었다. 그래서 에스켈레이터 옆 환불코너의 책상을 뒤져서 백 원짜리 동전 몇 개를 찾아내 카트를 손안에 확보해 낼 수가 있었다.

그러던 차에 예린이에게도 하나 뽑아주려 했었었는데 녀석은 그냥 내게서 동전만 받아갔다.

여기에서는 필요한 물건이 없다고. 눈독 들여 놓은 물건들이 1층에 있다나 뭐라나.

난 예린이의 이 얘기를 들음으로써 곧바로 이 말의 숨겨진 말뜻을 깨달았다.


조금 전 수색과정에서 본 바에 따르면 이곳 안에 있었던 물건들의 대부분은 우리에게 쓸 만한 건 별로 보여지지가 않았었고.

음식이야 썩어 문드러져, 말라 비틀어져, 시래기처럼 푸석푸석해져 버려서, 못 먹게 되어 방치된 지도 오래, 그 외에 것들도 죄다 바깥에서도 쉽사리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지하 1층에 놓여져 있는 것들은 죄다 성인들 용품에 속옷이 아니면 기성복들이 대부분이라서, 녀석의 취향이나 아니 녀석의 체형에 절대 맞지 않는 물건들이 전부였었다.

그나마 눈길을 끄는 건 내가 눈독 들이고 있던 몇몇 전자제품들과 예린이가 맘에 들어 할만한 1층 내부에서 보았던 몇 가지 종류들의 의류들이 전부였다.

곰팡이가 시커멓게 슬어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매장 내부를 잘 뒤져보면 진열된 상품이 아닌 개별 낱개 포장된 것들도 쉽사리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긴장감 넘치던 수색과정 중이더라도 눈이 이렇게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놓여진 상품들이 눈에 안 들어올 리 만무했고, 워낙에 천천히 조심해가며 걷다 보니 어찌 보면 쇼핑하면서 걷는 것과도 진배없었다.

대신에 조금 어두워서 제품들을 제대로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의류들의 형태나 메이커 그리고 스타일 등은 식별이 가능해 개중 마음에 드는 몇 가지 것들이 1층 매장 안에서 몇몇이 눈에 띄었던가 보다.

나 또한 지하 1층 기성복 매장에서 여러 가지 스타일의 옷들을 발견해 내었었지만, 야시경 장비를 얼굴에 작용하고 있었던 때문인지 물건들의 전부가 초록색으로 비춰져, 이게 진한 빛깔의 초록색인지 아니면 연한 색상의 초록색인지가 다를 뿐 모두가 색상이 비슷해 이내 옷 고르기를 내심 포기하고야 말았었다.

물론 지금이라도 헤드 랜턴을 사용해 비춰봐서 괜찮은 옷들이 없는지 살펴댈 수도 있었었지만, 내가 언제부터 그리 옷 타령을 해댔다고 이제 와서 옷을 골라대는 이상 행동을 취해 보겠는가. 그보다 더 중요한 흥밋거리가 저 앞에 놓여 있는데.

남자라면 암 무조건 전자제품이 일 순위다. 그리고 나도 또한 그런 대한민국의 남자의 한 축을 이루고 있었고.

그럼 이 순위로는? 나 같은 경우에선 양주쯤이 되려나?

물론 바깥에서도 양주쯤이야 쉽사리 접해볼 수 있었었지만 그게 색깔만 진하다고 다 양주가 양주가 아닌 법.


난 카트를 끌어다가 오렌지색 형광도화지가 별모양의 형태로 오려진 최신형이나 최고급사양이란 표딱지가 붙어진 제품이 아니라면 고개도 돌리지 않을 정도의 된장남으로 그 즉시 돌변했다. 그리고 개중에서 액정도 커 보이고 비싼 가격표가 달려있던 17.3인치 대기업 제조사의 최신형 노트북 두 대를 골라서 카트 내부로 겁도 없이 덜컥 충동적으로 질러버렸다.

“65인치 풀 HD TV에 스마트 기능에다 3D에 LED라. 저걸 가져가서 관리실 안에 설치해 두고 컴퓨터를 연결해서 영화를 보게 되면 얼마나 박진감이 대단할까. 어라 이 홈시어터도 한 세트였던 모양이네. 가격이 전부 해서 얼마지? 한 세트 해서 전부 750만 원인가? 이걸 질러 말어?”

난 혼자서 들게 되면 파손시킬게 다분한 전자제품 판매점 앞에서 연신 티비들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정전인 상태라서 그 선명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수는 없었던지라 진열된 티비들은 그저 그 검은색 하이그로시 테두리만을 번쩍거리고만 있었었고, 더불어 액정에서 비춰지는 은은한 광택이 더해져 그것만을 내 시야에 고스란히 안겨주고만 있었었다. 하지만 상상만으로도 왠지 보여지는 듯하다.

선명한 색감에 화사한 때깔과 더불어 은은하대 두드려대는 홈시어터의 육중한 울림소리.

‘아 난 왜 이리 이런 곳에만 오면 가슴이 두근대지는 걸까. 이거 버스에서 발전기라도 가져다 시범 삼아서 한 번 켜봐야 되나 말아야 되나.’


난 호기롭게 배짱부리며 잠시 눈대중으로 저울질만을 해대다가 그나마 가장 만만해 보이는 32인치 3D TV에 최종의 손짓을 내비쳤고, 대신에 방금 전 본 홈시어터의 메인이 되는 본채만을 들어내 버리곤 스피커들의 선들을 모조리 뽑아낸 뒤에 챙겨 들었다.

소리가 나면 안 되는데 스피커가 아니 5.1채널이 그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저 쓸만한 헤드폰 하나면 그만인 것을.

대신에 난 개중 가장 뽀대나 보이는 유명회사 제품의 헤드폰 몇 개를 카트에 실어 두었고 내 옆에서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예린이에게 지긋이 찡끗 거리며 눈인사만을 지어 보여줬다.

예린이의 저 눈빛은 마치 의류 매장을 3바퀴 돌고 다시금 두 바퀴를 더 돌아 최종적으로 한 바퀴 돌며 물건을 고른 뒤에 ‘나 어때 예뻐? 잘 샀지?’ 하고 묻고 있는 여인네를 바라보는 남자들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것처럼 보였다.

‘저도 1층 매장으로 올라가게 되면 그럴 거면서 되게 까탈스럽게 굴기는.’

난 내가 1층으로 올라가게 되면 저런 표정을 나도 모르게 짓게 될 거면서 괜스레 투정만 부리고 있다며 내심 가만히 서 있는 예린이의 까탈스러움만을 흉보기 시작했고, 소형 mp3들을 주머니 속에 마지막으로 집어넣으며 이내 전자제품 코너에서 빠져나와 내 이 순위 목록에 들어있던 주류매장을 향해 카트를 밀어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가던 길에 잠시 방향을 바꿔 음악 시디가 있던 매장 쪽으로 카트를 디밀었고.

난 이곳에서 예린이에게 P5 자전거용 랜턴을 손안에 들려준 뒤 맘에 드는 시디가 있나 마음껏 골라보라며 얘기해 준 뒤, 그대로 음악 코너에 예린이를 홀로 버려두고서 주류코너가 위치해 있던 매장 가장 깊숙한 왼쪽 편으로 곧장 발걸음을 뻗대보기 시작하였다.


각국의 다양한 맥주들과 더불어 알 수 없는 글자가 잔뜩 새겨진 와인병들에, 소주에 저가 샴페인에 1.6L짜리 페트병이 코너 한쪽에 쌓여있는 6개들이 맥주 상자들이 매장 내부에 가득히 진열되어 있었다.

좀비들은 나와는 다르게 술이란 물건을 그다지 별로 선호하지는 않았던가 싶다.

코너 내부 한가득 손때도 타지 않은 물건들이 가득 진열된 채 그대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멧돼지 고기를 집단 시식했다라면 쇠주라도 한잔 걸쳐줘야 하는 게 제격인데 녀석들 참으로 풍미를 모르는 놈들이구나라는 헛생각을 지껄여대며, 내가 그토록 원했던 양주류가 진열되어 있던 양주 진열장으로 곧장 이동해 전진해 나아갔다.

다시금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들리고 난 진열된 그것들 중에서 가장 비싼 가격표가 붙어있는 몇몇 종류들에 검디검은 손길을 조심스레 건네 보기 시작했다.

‘이곳 안에선 조니워커 블랙이 가장 비싼가? 어라? 여기 발렌타인 21년산이 있었네. 로얄 샬루트라 이건 아마 코냑이던가?’

난 예린이의 귀에 들어갈세라 조심스레 웅얼거렸고 조금 전 언급된 양주들만을 골라내 겨드랑이 사이에 끼워 넣으며 개중 비싸 보이는 양주들을 확보해나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중 유독히 동그란 모양의 양주병 하나 때문인지 겨드랑이 사이에 끼워둔 모든 양주병들이 빠져나가며 바닥에 떨어지더니 그대로 양주병들이 모조리 깨어져 나가기 시작하였다.


“퍽! 퍽!퍽! 퍽!”

단 세 가지 종류만을 챙겨가려다 병모양이 이뻐서 하나 더 챙기려다가 보니 요 모양 요 꼴이 돼버렸다.

하나라도 건져보려는 애타는 심정에 뒤늦게나마 비로소 손길을 휘저어 보지만 떨어지던 게 쉽사리 잡혀질 리가 있나.

그대로 병들이 바닥에 떨어져 나감과 동시에 깨져 버리며 그러한 양주병들을 다시금 생환시켜낼 도리 또한 내게는 없었고. 하지만 피 같은 마음이야 굴뚝같았었지만, 양주야 또 저 진열장에 저렇게 떡하니 버티고 있었으니 어차피 엎질러진 물 예린이에게 또 잔소리를 들을 각오로 이번엔 과감히도 천천히 따져가며 골라내 보기로 마음먹었다.

취해버린 것일까 이런 과감함이라니.

양주병 깨지는 소리와 더불어 이내 향기로운 주향이 코너 내부에서 마구 요동치기 시작했었는데 안마셨는데도 절로 취기가 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텅~! 텅텅~! 텅!텅~!”

어디선가 갑자기 문짝을 부딪치는 소리가 급작스레 울려왔다.

난 이에 잠시 오르던 취기에서 절로 벗어나 버리며 양주 따위에는 일절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로, 음악 코너에서 아직 음악 시디를 고르는 데 열중해 있을 예린이를 찾아서 급작스럽게 뛰쳐 달려나갔다. 하지만 예린이는 내가 또 뭔 짓을 저지르나 싶었던지 이런 문소리에도 아랑곳 않고서 내내 음악 시디만을 골라대는 기염을 토하고 있었었고, 또한 카트 내부가 온통 음악 시디들로 산처럼 뒤덮여 변신되어진 채 그 옆에 놓여진 모습이었다.

난 이런 예린이의 모습에서 엉뚱함 보다는 이내 안심이 된다는 표정을 녀석에게 지어보일수가 있었고, 곧바로 카트 내부에서 음악 시디들을 파헤쳐 블로우건을 찾아내 다시금 재무장에 나섰다.

물론 지금까지도 권총에 k-2도 있었었지만 조용할수록 더 좋지 않겠는가?

난 아직까지도 쿵쾅거리는 소리가 연이어서 울리고 있는 방향을 향하여 조심스레 전진을 진행시켜 나가기 시작하였다.

다시금 난장판이 된 지역을 에둘러서 이동해 가며 내내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려 나오고 있는 곳을 향해 조심스레 나아가다가 보니, 소리가 들려 나오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지하 매장의 맨 우측 끝쪽 가장자리에 잡고 있었던 물고기 등을 취급하던 생선 코너의 안쪽 창고 문 속에서 들려 나오고 있었던 소리로 판명됐다.

이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며 누가 일으켜대는 소음인지에 대해 헤드 랜턴을 비춰보며 살펴대기 시작하는데.


“텅~!”

비춰지는 불빛에 갑작스레 얼굴 하나가 디밀어졌다.

유리창 너머의 기괴하게 변해버린, 아니 이제는 그 누구보다 친숙한 형태의 좀비 하나가 유리창을 들이받으며 곧바로 소음과 더불어 우리들에게 노출되어졌다. 그리곤 그놈도 우리들을 이내 발견해냈었던지 연신 유리창을 머리로 들이받으며 공짜로 시식해 보겠다며 지랄발광을 떨어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웬걸 녀석은 안쪽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했었고.

난 왜 녀석이 그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지를 궁금증이 일어나 아직까지도 썩은 내가 풀풀 일어나는 생선코너에 가까이 까지 근접해 보았고, 그대로 문 주위 상태를 잠시 동안 살펴댄 뒤에야 비로소 왜 녀석이 그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지 그 연유에 대하여 금세 그 이유를 파악해 내기에 이르렀다.

이곳 생선코너 안에서는 안쪽으로 이어진 창고 문 하나가 따로 만들어져 내부가 안·밖으로 그대로 이어져 있었는데, 문의 형태가 손잡이 없이 안팎에서 밀면 그대로 열리게 되는 구조라서 좀비가 저리 발광해대지 않더라도 그냥 손쉽게 밀고 나올 수 있는 그런 구조로 생성되어져 있던 상태였었다.

문의 모양을 단순하게나마 묘사해보면 스테인레스로 이루어진 은색의 몸 신에 테두리와 유리창에 각각 검은색 고무패킹들이 끼워져 있었고, 문틀조차도 문과 같은 재질의 스테인레스였었으며 사람의 얼굴이 위치해 있을 만한 높이에 네모나고 모서리가 둥그런 강화유리 재질의 유리창마저 달려 있던 형상을 이뤘다.

그럼 왜 저곳 안에서 저리도 못 나오고 있는 것일까?

내가 그 이유에 관해서 확인해본 결과로는 문과 문틀이 맞물려진 공간 사이에 깊게 파고들어 간 한 자루의 식칼이 그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아마도 좀비화가 진행된 날 안쪽에서 좀비화가 된 인간 하나가 갑작스럽게 출몰해 이에 놀라게 된 사람들이, 혼란스런 과정을 통해 일단 원인 따위를 알 도리가 없어 이 안에 잠시 가둬보고자 이렇게 식칼을 사용해 처리해 둔 듯싶어 보였다. 그래서 식칼로 인해 문이 꽉 끼워져 밖으로 나오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었고.

난 블로우건을 사용해 곧바로 녀석을 무력화시켜 보려는 시도를 해대려다 무척이나 단단해 보이는 유리창문을 인식해내고는, 잠시 권총에 손을 올리다 옆에 그대로 우두커니 서 있었던 예린이에게 녀석의 신병을 넘겨주기로 결정하였다.


“예린아 너 저거 보이지?”

“웅 매번 보지만 볼 때마다 징그러워!”

“그래 내가 봐도 좀 그러긴 하다. 근데 니가 저놈 한 번 쏴볼래?”

“내가? 왜? 아저씨가 하면 안 돼?”

“아 너도 언젠간 쏘게 될 때가 올 수도 있을 거야. 그때를 대비해서 갑작스럽게 쏘는 것보다는 지금처럼 안전할 때 저런 놈한테 미리 쏴보는 것도 이 아저씨는 조금 더 좋을 것만 같은데 니 생각은 어떠니?”

“우웅‥‥.”

난 잠시 주저하는 몸짓을 보이고 있는 예린이를 돌려세우며 어깨에 뭉쳐진 근육을 풀어주려는 듯 목 사이 어깻죽지를 두 손의 전체를 사용해서 굳어 있던 근육을 잠시 동안 풀어주기 시작하였다.


잠시 잠깐의 아픔이 있었던지 녀석은 본능적으로 양쪽 어깨를 움츠리기 시작했고, 난 녀석에게 자세를 한 번 취해보라 권하며 녀석이 과연 잘해낼 수 있을 런지에 대해 녀석의 몸 전체를 널찍이 떨어져 관조해보기 시작하였다.

이윽고 녀석이 홀스터에서 권총을 꺼내 들었고 그와 동시에 한 쌍의 레이저 포인터들이 전방 어름에 생성되어 졌다. 하지만 주저하는 손짓 덕분에 더 이상 높은 곳으로 붉은빛이 오르지를 못하고 그저 뽑았던 초기의 그 어름만을 헤매다니며 방황해나가는 모습만을 비쳐대기 시작하였다.

역시 표적지를 향한 연습사격과 이처럼 실제 목표물을 향해 조준하고 쏴댄다라는 건 어느 정도 결심이 서지 않은 이상엔 실행해 내기가 무척 어려운 일인 것만은 사실인 것 같았다.

거기에 그 대상이 좀비라는 혐오물이기는 했지만 쏘는 당사자가 이제 겨우 11살짜리 어린애이다 보니 두말해서 무엇하랴. 하지만 요즘 같은 때에는 이런 과감함 또한 생존을 위해서는 피치 못할 덕목이었고 난 이점에 대하여 예린이에게 가르쳐주기 위해 이런 위험들까지 무릅쓴 것이었는데, 때마침 알맞은 기회마저 절로 찾아와 주었으니 기꺼이 예린이에게 맡겨 어떠한 결과로든 해내어 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그 하나뿐이었다.


그 순간을 위하여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러갔는지도 모른다. 이 또한 준비과정이라면 이런 시간 모두 예린이에게 유익하리라.

어느덧 지면에서만 머물러 있던 한 쌍의 빨간 레이저 불빛들이 상승을 이뤄내기 시작하고, 그 레이저 불빛들이 그대로 상승을 이뤄내다가 이내 곧바로 멈춰지더니 좀비의 대가리에 멈춰지게 되는 순간이 순간 도래했다. 하지만 이내 곧 빨간 불빛들이 춤을 추기 시작하고 난 녀석에게 작은 결심을 선사하기 위해 녀석의 등 뒤로 다가가 그대로 뒤쪽에서 예린이를 껴안았다.

갑작스레 움찔거리는 녀석의 몸짓들이 온몸 전체의 근육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어져왔다.

이전까지의 자세대로라면 내가 일러준 자세 그대로 퍼펙트였다.

양발을 자연스럽게 벌리고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한 채로 양팔을 몸통 쪽 차렷 자세가 되도록 바싹 붙인 뒤 권총을 두 손으로 꼭 붙잡은 채로 밀듯이 살짝 들어 올려 조준시킨다.

캬 누가 가르친 건지는 몰라도 자세만은 프로였다. 하지만 그 마음가짐만은 아직 준비가 덜 되어진 듯싶었었는데.


난 두 손안에 쥐여진 권총이 잡혀있던 녀석의 손등 위로 내 손을 뒤덮듯 조심스레 포개두었다. 그리곤 손목을 틀어서 조준점을 확보한 뒤 오른손 검지를 녀석의 손가락 위에 겹쳐지듯 올려두고서, 이내 결심을 이룬 듯 녀석의 방아쇠에 걸려진 손가락이 잠시 잠깐의 경직된 듯한 모습이 느껴지자 이에 그대로 온기를 더해주며 방아쇠 안에서 결정의 순간을 덜어내 보았다.


“탕~~~!”


작가의말

오늘도 쓰다보니 이시간이네요 아직 12시가 넘지 않았으니 고고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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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웅크린자의 시간 102 +18 14.02.14 5,028 154 15쪽
102 웅크린자의 시간 101 +24 14.02.10 4,896 143 17쪽
101 웅크린자의 시간 100 +50 14.02.07 5,835 141 14쪽
100 웅크린자의 시간 99 +34 14.02.06 5,469 159 16쪽
99 웅크린자의 시간 98 +20 14.02.04 5,751 175 14쪽
98 웅크린자의 시간 97 +20 14.02.02 5,486 169 16쪽
97 웅크린자의 시간 96 +26 14.01.29 5,796 176 15쪽
96 웅크린자의 시간 95 +13 14.01.27 5,709 173 16쪽
95 웅크린자의 시간 94 +20 14.01.25 5,840 161 17쪽
» 웅크린자의 시간 93 +16 14.01.23 5,605 159 21쪽
93 웅크린자의 시간 92 +22 14.01.22 5,905 145 19쪽
92 웅크린자의 시간 91 +22 14.01.20 6,093 163 21쪽
91 웅크린자의 시간 90 +16 14.01.18 5,885 177 16쪽
90 웅크린자의 시간 89 +16 14.01.16 5,441 183 14쪽
89 웅크린자의 시간 88 +20 14.01.15 5,985 1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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