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자의 시간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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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7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 송담대학교 내부 건물 안. 오전 09:20
아침 식사자리에서부터 비롯된 대화가 연이어서 진행돼 가고 있는 중이었다.
어제저녁 무렵에 저들과 함께 나눴었던 대화들이 주로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는 동반자적 차원에서의 함께해본 환담 같은 거였었다면, 지금 우리들이 나누는 대화의 주된 주제들은 본격적인 실무진들의 세부사항의 조율 같은 것으로서 나는 저들에게 한가지 논의를 제의해봤고, 저들은 나의 이런 뜬금없는 제안에 잠시 당황한 듯 보이다 고민해보는 자세로 급 선회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럼 형님 말씀은 사람 하나만 보태주면 대전에 내려갔다가 일 보시고 다시 되돌아오셔서 여기에 정착하시겠다는 소리이신가요?”
“그럼! 그 말이 중요 포인트가 되겠네. 나라고 언제까지 혼자서만, 아니 우리 예린이와 단둘이서만 사는 것도 나나 예린이에게도 못할 짓이고 게다가 위험하기까지도 하는 노릇이니 얼른 후딱 가서 확인도 해보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서 함께 터전도 만들고 근사하게 가꿔보자는 말이었지. 또 나처럼 부모님 생각 고향 생각 나는 사람이 더 이 중에 있다면 나 먼저 다녀온 다음에 같은 방식으로 함께 출발해도 되고, 난 기술이 있고 여기엔 인력이 있으니 없었을 때도 저만큼 일구었는데 인력까지 보태지게 되면 얼마나 멋지게 변하겠어. 안 그래?”
난 한 명만 보태달라는 의사타진을 주형에게 넌지시 건네 보았고 이를 전해 들은 주형은 잠시 고민하는 듯 보이더니 가끔씩 질문과 우려 섞인 말들을 보태가며 다시금 장고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내가 오직 한 명의 인력을 충원해달라며 의견을 보낸 건 지금까지 내려오던 길 내내 안전하게는 잘도 돌파해 내려오기는 했었지만, 너무나도 느려터진 발걸음이라 버스 대신에 앞쪽에서 길을 돌파해가며 결행해줄 중장비 하나를 운행해줄 인력이 하나 절실했었기 때문으로 지금처럼 나아가는 버스의 운행속도로 봐서는 아무래도 10월 말이나 아니 11월이 다 돼서야 겨우 되돌아오기가 가능할 듯이 보이는데, 그 무렵에 오기보다는 겨울이 되기 전에 먼저 되돌아가서 겨울나기 준비도 끝내둬야 되고 어차피 이곳을 빠져나가려는 계획이라면 뭔가 핑곗거리라도 있어야 되니, 나로서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계책이 아닐 수가 없었다. 아니 일석삼조(一石三鳥)였었다.
내가 빠져나가게 되면 하나의 인원도 함께 빠져나오게 되는 셈이니 그가 자신의 의지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 다라면 모르겠지만, 그도 이 잠재적 위험의 구덩이에서 헤어 나오게 되면 나에게 감사해대야 되는 노릇이니 그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물론 지발로 다시 되돌아가겠다라면 소원대로 그냥 이곳 부근까지만 태워주고 그저 차나 한 대 수배해주면 그뿐으로, 난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라며 이들의 무리 속에서 이런 식으로 빠져나가 버리기를 궁리해봤고 이내 곧 주형의 태클이 들어왔다.
“한 명이라, 그럼 누구를 데려가려 하시는 건가요? 아 물론 저는 제외이실 테고 자 그럼 누구를?”
“아 그 일전에 그 영남이란 친구가 좋겠구만. 아무래도 중장비를 몰아야 될 테니 그나마 힘 좋은 남자가 더 괜찮겠지.”
“아 여-영남이요? 그 친구는? 아 아니 그런 일로 남자를 그렇게 보내는 것은 좀 힘들겠네요. 여기도 지켜내려면 남자들의 힘이 필요하고 그럼 대신에 여자로 하시죠? 어차피 몰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여자? 여성이 그 속에서 배겨내기에는 아무래도 좀 힘들 텐데? 맨 앞쪽에 앞장서서 차들로 가로막혀진 도로 위를 헤쳐가려면 진동도 워낙에 심할 테고, 그 속에서 견뎌내기가 무척이나 힘들 텐데?”
“여자라고 지금 무시하나요? 지금?”
“아니 여자라고 전체를 무시하려고 그러는 게 아니고 이건 무시가 아니고 배려지. 배려. 엄청나게 그 안쪽이 흔들거릴 텐데 그 안쪽에서 하루 내내 여자가 버텨낼 수가 있을까?”
“체! 또 그러시네. 남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우리 여자들도 모두다 할 수 있어요. 지금껏 어떤 식으로 살아남았었는데 우리들이 남자가 아니라고 우리 여자들을 너무 무시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무시하는 게 아니라니까 그러네! 그건 오해야 오해! 난 결코 무시하려는 의도로 말한 게‥.”
“쳇!”
난 여자가 탑승해서 중장비를 운행시키기보다는 그 속에서 견뎌내기에도 공간에 대한 감각도 게다가 힘도 좋아서 여러모로 도움도 받고 내려가는 길에서 편안할 것만 같아서 남자 지원자를 원해봤었는데, 일차로 주형의 반대에 부딪히고 엉겁결에 여성차별주의자라며 임유라에게 이차로 원성마저도 사고야 말았었다.
‘젠장. 여기서 빠져나가게 해주려고 해도 난리야. 설마 여기서 내가 빠져나가게 해주겠다는 나만의 생각을 저들이 눈치챈 것은 아니겠지? 그나저나 저 여자 참말로 드세네.’
나와 임유라의 티격태격을 말없이 지켜보던 주형이 말리려는 듯 다시금 대화 속으로 끼어들어 왔다.
“그럼 형님 이렇게 하시죠. 아무래도 우리도 힘 좋은 남자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형님께서도 필요하신 듯하니 한 명 대신에 남자 둘이서 한 명은 버스 안에서 형님을 서포트해주고 나머지 한 명이 번갈아가며 선두에서 길을 뚫어낼 중장비를 몰아보는 걸로요. 대신에 어린 예린이는 강행군에 힘들어서 번거로울 테니 이곳 안에서 안전하게 기다리며, 형님이 되돌아오실 그때까지 우리랑 함께 있으면 어떨까요?”
“아까는 한 명도 안 된다더니 이젠 두 명씩이나 붙여준다고?”
“안된다는 게 아니라 어렵다는 얘기였습니다. 형님. 여기는 모든 일들이 사람의 손길을 거쳐야만 해결이 되는데 힘 좋은 남자 하나가 빠져나가 버리면 그나마 남아 있던 일손의 힘이 확 줄게 돼, 나머지 사람들의 생활이 힘겹습니다.
대신에 형님이 남자 둘을 빼내 가시고 예린이를 이곳에 남겨두게 되시면 훨씬 더 빨리 다녀오실 수 있으실 테니 그러한 공백기도 더욱더 빨리 메꿀 수가 있지를 않겠습니까? 이미 빠져나가 버린 일손이야 시기가 단축될 테니 형님 버스로 왔다 갔다 생필품들을 미리 좀 비축시켜 두고 차 안에 무기들도 좀 많으시던데 우리들의 방어력이 낮아진 틈을 메워줄 겸 몇 가지만 지원해주시면, 형님께서 대전에 갔다 오실 때까지 예린이의 안위도 조금 더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게 되지 않겠습니까 형님. 자 어떻습니까 제 생각이. 좀 쓸만해 보이지 않습니까?”
“싫어 난 절대 아저씨랑 안 떨어질 거야!”
주형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예린이의 기습적인 거부의 몸짓이 들려왔다. 그런 주형의 의사표현을 들여다보며.
‘이놈 정말 보통 놈이 아닌걸. 기습처럼 건네본 건데 마치 준비됐다는 듯이 받아치는 걸 보니 정말 여간내기가 아닌걸.’
난 저들에게 환심을 미리 좀 사고 방심한 틈을 타 기습처럼 의사표명을 해 이 중에서 한 명 빼내 본 뒤 득달처럼 같이 도망쳐버릴 계획이었는데, 저놈은 미리부터 내가 그러한 사실을 눈치챘었는지는 몰라도 한술 더 떠서 인질에 무기까지 요구하는 뻔뻔스러움으로 화답해왔다. 하지만 건들 걸 건드려야지 감히 우리 예린이를 대상으로 삼다니 그것만은 절대 불가.
“예린이는 안 돼! 절대 안 돼! 예린이는 내게 있어 가족 같은 존재나 마찬가지야. 그렇게 놔둘 것만 같았으면 애초부터 데리고 오지도 않았어. 예린이의 안전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예린이의 안위 정도는 절대로 내가 책임질 거야. 그리고 나의 안전은 예린이가 대신 책임질 거고. 그러니 다시는 그런 말 꺼내지 마. 알았지? 하지만 그 대신에 이렇게 하기로 하지. 그쪽에서 아무나 한 명 정해서 그 사람을 내게로 붙여주면 내가 이곳에 떠나기 전 급한 대로 몇 가지 기술들을 전수해주고 떠나지. 그리고 k-3에 크레모아까지도 정문 앞 쪽에 비치시켜 줄 테니 그 정도면 한 명이 아니라 열 명분의 힘이 충분히 될 거야. 그 정도면 유사시에도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할 거고, 어때 내 생각이 좀 쓸만해 보이지 않아?“
"k-3와 크레모아라면?“
“k-3는 내 버스 창가에 달려있던 그 기관총이고 크레모아는 폭탄 같은 거지. 누르면 쾅 터져나가서 그 앞쪽이 완전히 너덜너덜해지는 거!”
난 주형이 내건 제안에 엄청난 불만의 표시로 그 의견에 말꼬리를 따라 해봤고, 이를 눈치 챘는지 못 챘는지는 몰라도 주형은 내가 던진 미끼의 구질과 그 쓰임새에 대해서 물어오다가 덥석 내 의견이 괜찮아 보인다는 듯이 받아들였다.
“하하하! 형님! 전 형님이 예린이를 그토록 그 정도까지 생각하시고 있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한시도 떨어져 있으시기가 싫으신가 보네요. 제가 너무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는걸요. 자 그럼 형님의 말씀에도 일리는 있으니 그럼 그렇게 하시죠. 그리고 언제쯤 떠나실 계획이십니까?”
난 주형의 동의를 받아내고 그나마 알았으면 됐다는 식으로 잠시 고개를 주억거리다 곧바로 예상날짜의 계산에 들어갔다.
“오늘부터 이곳에 좀 모자란 게 뭔지 의견을 들어보고 금세 해줄 수 있을 것 같으면 바로 찾아내서 해결해 주고 시일이 좀 오래 걸릴 것 같다 싶으면 이내 내려갔다 돌아와서 해결해주는 것으로 하지. 그리고 또 도심지에 나가서 중장비도 찾아내야 될 테고 간단한 정비에 시운전까지, 그리고 또 조작해보는 방법마저도 숙지해내려면 최소한도로 한 사나흘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그 정도만 있으면 곧바로 출발이 가능할지 싶은데 어때?”
“아무래도 그러겠군요. 그럼 저희도 나서서 최대한 형님의 일을 돕겠습니다. 우리일 하시겠다는데 뭐든지 필요한 게 있으시다면 주저 마시고 곧바로 말씀해주시죠. 형님이 그토록 우리들을 위해서 발 벗고 나서시겠다는데 우리들이 뭔일을 못하겠습니까? 안 그래 친구들?”
“그래!”
“당연하지!”
“두말하면 잔소리지!”
“형님 고맙습니다. 잘 좀 살펴주세요.”
“오빠 고마워요. 그리고 아까 제가 발끈한 것은 잊어버리시구요. 호호호!”
여러 가지 환영의 인사와 미안하다며 팔짱을 껴들어 오는 유라의 과감한 행동거지에 어색함을 느끼며 예린이의 눈꼬리가 이마 끝까지 치달으려는 찰나에 겨우, 내 겨드랑이 사이에서 임유라의 양팔을 걷어내기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내뱉은 말.
“우리랑 함께 내려갈 동승자의 선택은 오늘 중으로 끝내줬으면 좋겠어. 그래야 오늘 하루 동안에 이쪽 일을 손보고 내일부터는 중장비의 탐색에도 함께 나가고 조작법이나 그리고 또 아무래도 우리랑 내내 함께 가야만 될 테니 미리 손발이라도 맞춰두는 게 좋지 않겠어? 그러니 오늘 중으로 얼른 골라내서 내게 알려줘. 그럼 미리 알아서 준비할 테니까. 그리고 난 지금부터 정문으로 가서 k-3하고 크레모아를 설치하러 나갈 테니까 정문에 그리 일러줘. 그리고 필요한 게 뭔지 토론을 하든 종이에 쓰든 어떻게든 결정을 봐서 오늘 오전 중으로 내게 알려줄래? 그럼 정문에서 일하고 있을테니 그쪽으로 보내줘. 그럼 예린아 어서 가자!”
“응. 아저씨!”
처음엔 식사자리에서부터 시작해 밀당의 지속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식사의 출발은 모든 이들과 함께였었지만, 하나둘 자신들의 맡은 바 소임을 해치우려 자리를 벗어난 터라서 대부분의 자리가 비어있는바 이곳에 남아있는 인원들은 모두 여섯뿐, 하지만 이들의 대부분이 핵심적인 지배층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이대로 결론에 이르게 되더라도 타협대로 이루어질 가능성마저 확실했었기 때문에, 민우는 예린이와 더불어서 약속된 일과를 해치우려 나머지는 알아서들 뒷마무리를 잘 해보라며 떠나가 버렸고 그런 민우 등의 행동거지를 알겠다라는 말과 함께 더불어서 잠시 지켜보고 있던 주형이, 민우의 형체가 실내에서 사라지자마자 다시금 대화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자 그럼 형님의 말씀처럼 우리들의 시급한 문제 해결에 대해서 토론해볼까? 자 의견 있는 사람!”
“아니 자-잠깐만! 먼저 오빠의 귀향길에 함께 따라 내려갈 사람을 우선해서 인선해야 되지 않겠어? 그리고 왜 남자는 안 된다고 그랬던 거야? 영남이가 뭐 어때서 나로서는 좀 이해하기 힘든데? 그리고 또 그 귀향길이라는 거 영남이가 안된다면 나라도 좀 보내주면 안 될까? 여기서 그냥 갑갑하게만 지냈었더니 바깥세상이 어찌 돼가는지 좀 돌아보고도 싶고, 나를 보내주면 안되려나? 좀 보내죠. 응? 응?”
“조금 전 남자는 안된다라는 말의 설명은 아까 다 끝난 걸로 아는데? 그리고 넌 안돼! 너는 여기서 여자들을 다 통제하고 그러는데 관리를 해야지. 그런 니가 쏙 빠져나가 버리면 남은 사람들이 대신 힘들어지잖아. 맨날 여권 타령만 해대던 니가 너만 좋자고 빠져나가 버리면 나머지 여자들의 권리는 누가 챙겨주지? 괜스레 나댄다고 아까처럼 형님 비위나 상하게 하지 말고. 그리고 형님 말씀하실 때는 그저 잠자 코나 있지 괜히 나서가지고 말꼬리 잡고. 그리고 또 형님 내려가실 때 함께 내려갈 사람은 미리 정해 놓은 사람이 있으니 신경 끄고 아까마저 했던 얘기에나 집중해!”
“나 말고 그런 일들을 해낼 만한 사람이 여기서 누가 있어. 누구? 은미? 경혜? 혜정이?”
“아니 수진이 누나! 수진이 누나가 갈 거야!”
“뭐? 수진이 언니? 그 언니가 아직 살아있었어? 전에 상훈이 오빠랑 같이 죽”
“자 그만 그만! 더 자세한 얘기는 형님이 출발하시고 난 뒤에 내가 따로 설명해 줄 테니까 애들한테도 그렇게 말해주고 일단 넘어가. 알았지? 그리고 형님한테 도움받을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나는 거부터 하나씩 말해봐.”
모여 있는 사람들이 주형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에 반발하려다 수진이란 이름이 등장해버리자 잠시 회상에 잠긴 듯이 보였고, 이내 세광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현실 세상으로 되돌아와 잠시 뭐가 좋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하나둘씩 의견내기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요 앞에 출입구 쪽 장애물들을 조금 더 단단하게 보강해보는 건 어떨까?”
“난 공동 샤워시설을 만들어보면 좋겠는데?”
“아 쫌! 이게 장난이야? 아까 형님이 하루이틀사이에 금방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내놔라 했었잖아. 그런 방벽 쌓기나 샤워시설 만들기가 그저 금 나와라 뚝딱 하면 금세 하늘에서 떨어지는 줄 아냐? 그리고 그 물은 어디서 또 구할 건데? 머리들을 써라 머리들을 좀!”
엉겁결에 화재를 돌리려 세광이 낸 의견과 마지못해서 따라 들어온 유라의 의사타진이 묵사발이 되자 조금 더 이들의 고민은 깊어만 갔고, 이를 참다못한 주형의 재차 재촉이 들려왔다.
“아니 지금은 너무 큰 그림을 그리지 말고 단순한 것에서부터 생각해보라니까? 형님에게는 버스도 있으니까 외부에서 필요한 물건들도 실어올 수가 있고, 그런 것들은 난중에 형님이 되돌아오고 나서 천천히 시작해봐도 늦지를 않으니 단순한 것에서부터 풀어내 봐. 예를 들어서 자동차를 한 대 굴릴 수 있게 해달라던가,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것 같은 바로 쓸만한 것들 말이야.”
“그래 맞다 전기! 전기가 있었지! 난 그동안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려보는 게 소원이었어. 선풍기를 틀 수 있다면 더욱더 좋겠고. 전기밥통에 오븐으로 빵도 구울 수가 있고, 스마트폰에 컴퓨터도. 아 맞다. 우리 그걸 부탁해보자! 전기! 전기를 쓸 수 있게 해달라고 말이야!”
“그래? 그럼 한방에 일단 전기로 갈까? 그럼 그리고 또 다음 항목은?”
유라의 맞장구를 통하여 일 순위로 전기의 사용이 만장일치로 손꼽히게 됐고, 그다음 순으로는 차량의 확보가 더욱더 많은 짐을 싫을 수 있는 트럭이라면 좀 더 좋겠다라는 수식어가 꼬리말처럼 따라붙으며 차곡차곡 하나씩 그 아래 필요한 항목들이 더해져 갔다. 그리고.
“전기? 전기는 안 돼! 나도 아직 그것은 어려워 나도 지금껏 급할 때마다 그나마 휴대용 발전기가 있어 그걸 가져다가 사용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보다 더 큰 것은 나도 동작시킬 자신도 없고, 건물 내부의 비상용 발전기라면 혹시 내가 작동시킬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비나 조작도 필요하고 시일이 걸릴 테니 금세 안돼. 대신에 아래번 항목 자동차는 내가 바로 확보해주지. 몇 대면 되는 데? 말만 해. 몇 대면 되겠니?”
- 작가의말
연참입니다. 즐겁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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