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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 님의 서재입니다.

웅크린자의 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포대기
작품등록일 :
2013.09.02 01:39
최근연재일 :
2014.05.11 01:09
연재수 :
1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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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65,048

작성
14.03.07 00:07
조회
4,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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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글자
22쪽

웅크린자의 시간 111

DUMMY

두 명의 만남으로부터 비롯된 은밀한 소통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정말 그 안에 별의별 게 다 있더라고. 거기 안쪽 바깥쪽에 장비된 물건들 하며 안쪽에 고정된 무기들까지 생각해보면 어휴~, 내일 당장에 전쟁을 치러도 되겠던걸. 정말 대단해 보이더라.”

“그래 나도 아까 전에 대화를 나눌 때 느낀 건데 생긴 건 꼭 어리버리하게 보이는 놈이 추리하는 거 하며, 저러한 버스마저 운행시키고 또 저렇게 만들 수 있다는 거 차체도 대단하게 느껴지더라.”


야심한 시각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의 정체는 바로 주형과 세광으로 오전에 한번 들여다보고는 다시금 함께 타고 출발해 오면서 거주 구로 향했을 때, 버스 내부의 모습을 면밀히 살피고 세세하게 눈 안에 담기에는 그 도착에까지 이르게 된 시간이 너무도 짧아서, 식사를 겸한 그들의 환영회 자리에서 그들의 버스를 살피고자 세광이 잠시 자리를 비웠었는데 지금의 이들이 나누는 대화의 주재료는 그것들로 브리핑 중이었다. 그리고 세광의 계속되는 설명이 이어지고.


“아까 캡틴 말대로 처음 봤을 때는 그때 무기들에 장전되어 있었다고 했잖아? 그리고 우리가 난중에 탔었을 때는 그때는 장전이 안 되어 있는 상태였고. 그래서 캡틴이 시킨 대로 내가 내부를 좀 샅샅이 뒤져봤는데 버스 바닥에 돗자리로 가려진 자물통 두 개가 달린 잠긴 문이 거기에 있더라고. 근데 잠겨진 자물쇠가 좀 단순해 보여서 열어볼까 했는데 그 문틈 사이에 신문지가 발라진 걸 보고 손도 못 댔어.

예전에 그 우리가 핸드폰 살 때 보면 박스에 봉인씰이란 게 붙어 있잖아? 그런 것처럼 신문지가 딱하고 붙어 있더란 말이지. 그런 게 붙어 있어서 그냥 확 열어보려다 먼저 물어보고 나중에 하려고 내부만 좀 더 살펴보고 돌아왔는데 어떻게 할까? 그냥 확 뜯어버리고 몽땅 다 가지고 와 버릴까?”


세광에게 몰래 자리를 떠나 버스 내부를 살펴보라 일러둔 건 자신이 처음 버스에 오를 때만 하더라도 이름 모를 기관단총과 무슨 포 비스무리하게 생긴 무기들 옆면에 각각 총알이 매달린 탄띠들이 탄통이 장착된 무기들과 더불어서 모두 장전되어진 상태였었는데, 재차 동료들과 함께 돌아오는 길에서 탑승해본 버스 내부에서 발견된 모습에서는 무기들의 탄약들이 어디론가 사라져 비어 버린 모습에서 자신들이 회의를 했던 시간 동안에 무기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릴려고 탄약들을 어디론가 감춰버린 듯해서, 그 비밀공간이 될만한 곳이 내부에 있나 세광더러 찾으라 겸사겸사 보내본 것이었는데 그 비축된 장소는 찾아냈지만, 봉인이 되어 있다라는 사실에 역시나 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리버리하게 생긴 놈이 잔머리 하나는 기똥차네. 그러니 저런 장비들도 고안해두고 달아놨었겠지. 그럼 이거 이제 어떻게 한다?’

주형은 잠시 말 못할 고민을 해보다 포문을 열었다.


“그럼 그곳 말고는 달리 숨겨둘 만한 곳은 없었더란 말이지?”

“응. 내가 보기에는 문이 좀 크게 달려 있던데 그것도 아마 그 민우란 사람이 뚫어놓은 것 같애. 틈 사이가 울퉁불퉁한 것이 원래는 안 달려있었던 장치 같은데 아마도 버스 아래쪽에 위치된 짐칸으로 바로 연결되는 것 같고, 그 정도 탄약들을 내부에 보관해두려면 어느 정도 공간도 내부에 좀 필요하지 않겠어? 그렇다면 거기 말고는 둘 데가 없어.

내가 버스 천장 위쪽까지 샅샅이 뒤져봤다니까? 그런데 뒤지던 와중에서 신기한 물건들을 몇 개 봤어.”

“뭐? 신기한 물건들?”

“어. 내부를 뒤지다 보니까 소형 냉장고도 있고 전동공구에 전기밥통까지, 혹시나 해서 전기밥솥을 열어보는데 쉰내 나는 식은밥까지 좀 들어 있는 걸 보니 그걸로 밥도 해먹은 모양인데 버스안에서 나오는 전기로 그런 전기밥통까지 돌릴 수 있나?”


주형은 세광의 이런 궁금증 가득한 질문에 자기 자신도 그런 기술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조금도 아는 바가 없어서 잠시동안 머뭇거리다, 이내 곧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저들은 전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지금의 주형이 속한 무리들은 동력원을 모두 잃은 상태로 물과 식량과 같은 기초 생필품의 조달에도 손수레를 밀어 끌거나 이고 지고서 겨우 운반해오는 게 다반사였고, 그나마 이용해본다는 게 자전거 같은 수동식 탈 거리로 완전한 퇴보가 진행되어 있었다.

이들은 그간 이용해오던 전기자체를 사용해볼 동력원들을 모두 잃었고, 자동차 같은 탈 거리마저도 사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으며, 모든 일을 행함에 있어서는 모두 인력들을 동원하거나 함께 힘줘가며 결실을 꾸려가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게 안전을 위한 자구책으로 꾸려본 게 이동 중에 파출소 내부에서 찾아낸 총기들을 가져다가 무장해본 것으로서, 지금 있는 대부분의 인원들이 미필들이라 이미 죽어버렸거나 죽기 직전이었던 사람들에게서 총기의 사용법을 배우고 가끔씩 대항해보는 게 다일 정도로 한마디로 죽을 맛이었다.

모든 게 죽어버린 동네 안에서 그저 있는 것들만을 가지고 노력하며 버텨오고 있었는데, 이것도 비빌 언덕이나 있어야 비비지 아는 것도 배운 것도 거기다가 쓸만한 방편조차도 없었던 터라서 그저 막막한 노릇이었다.


그들의 처지가 이럴 수밖에 없이 되어진 게 그런 걸 할 줄 아는 사람들 모두가 사라진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가 있었다.

이들도 초창기에 경우에는 각양각색(各樣各色)이라고 백 명이 넘는 생존자들이 그 안에 모이다 보니 그 속에서 다양한 직업군이나 경험들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적지않아, 그들의 다양한 도움으로 여러 가지 방편들을 만들어서 생존하기에 동원해보기 시작했었는데 전기의 사용 같은 경우에도 그 일부 방편들에 포함이 되어 있었다.

내부에 발전기를 가동시키고 모터를 끌어다가 식수 및 생활용수를 공급했다.

물론 무거운 물건들의 이동에도 자동차들을 사용했으니 두말하면 무엇하랴. 하지만, 아는 게 힘이라고 이러한 지식들은 초창기에 무료로 베풀어지던 것이, 막말로 점차로 독점이 이루어지고, 점점 더 권력화되고 사유화가 이루어졌다.


이전의 세상에서라면 그리 크지 않았던 기술적인 부분들이 혼자서 만이 알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이런 알짜배기 정보들이 다른 사람들을 부리는 권력자의 위치에까지 오르게 만든 것으로서, 하다못해 자동차 수리 보조 출신의 생존자가 각광을 받을 정도에 이르렀으니 아무것도 모르는 그저 이십 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저 노동력이나 착취당하는 게 다 일뿐, 그 어떠한 의사결정의 권한에서도 조금 빗겨난 위치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차에 겨울이라는 잠시 잠깐의 해방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누리게 되었고 그런 기회가 그들에게 닥치자 덥석 물게 된 게 이 모 양 이 꼬라지로 변해버렸다.


이들의 구성원들의 대부분이 스물하나나 스물둘, 나머지도 좀 살았다 싶은 사람들 중에서는 중간에 이동 중에 만난 사람들을 제외하고서는 해방감을 맛보기 위해서 피해서 옮겨왔었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부류의 사람들은 이쪽의 구성원들 중에서는 몇 정도도 되지를 않았고, 그나마 봄에 합쳐지게 됐으면 좋았었으련만 안 죽은 것만 해도 다행이려나? 좀비들의 행렬에 그만 본대가 쓸려가 버린 터라서 그나마도 숙련된 일군이 아예 사라져버렸다. 아니 본래부터 없었던 게 아니라 있던 것마저도 희생 속에 사라져 버렸으니 막막했다.

외진 리조트 내부에 있었기 때문에 소음의 걱정 없이 자동차도 마구 써댔었지만, 이동 중에 엔진의 소음으로 인해 좀비 무리들에게 들킬 우려가 있어 도보로 이동하다 그만 조금씩 갉아먹게 됐는데, 이쪽에서도 마음에 맞는 이십 대 중반의 예비역들도 다수 포함돼 있었었지만 오가다 솔선수범하다가 죽고 정착이 이루어진 뒤에는, 그들이 미처 눈치채지 못했었던 세력 싸움의 희생양이 돼 소멸해버렸다.


그러한 세력 싸움의 과정을 통해서 아까운 숙련자들마저 사라져버리고 초기에 기틀이 되어주던 사람도 권력의 희생양이 돼 그만, 다쳐서 요양을 하던 도중에 오늘내일하다가 자신이 뒤통수 맞은 걸 눈치채고야 말았다.

그 사람이 오락가락하는 줄 알고 주변에서 뒷담화를 일삼다가 그만 딱 들키고 말았었는데, 얼마 전부터는 잠시 호전되어져 자신이 아쉬울 때마다 가끔씩 떡밥을 내놓듯이 띄엄띄엄 묻는 얘기에 조언을 해주는 것으로 그치고 있었다.

실질적인 도움 대신에 애간장만을 태우던 셈이었는데 그러던 와중에서 뜬금없이 그가 나타나 버렸다.

모든 생존자들은 다 죽어버렸는 줄로 알고 있었는데 또 다른 생존자가 밖에 있었고 거기다가 차까지 끌고서 나타나 버리다니.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그 위용마저도 무척이나 대단해 이젠 무장차가 돼버린 버스의 내·외부를 바라보면서 어찌나 군침을 흘려댔던지.

자신들보다 더 나이는 더 많았었지만, 경험도 많아 보이고 유능해 보이기까지 하는 게. 게다가 혼자서 아파트 내부에서 고립돼 위기가 닥친 그 날로부터 이듬해 봄에 이르게 되는 순간까지 아니 지금까지 홀로 싸워오며 버텨내기까지 했다 하니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무척이나 우러러보이고 있었다.

경험과 기술마저도 동시에 갖추고 있고 한 가지 단점이라면 너무도 유능해 보여 그 형님의 경우에서처럼, 그가 이 무리의 새로운 중심 리더로 부각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서 나도 모르는 질투가 생겼다. 하지만.


“어떡할까? 지금이라도 당장 가서 홀라당 벗겨 내버리고 다 빼앗아버릴까? 지금 자고 있을 테니 확 덮쳐버리는 건 일도 아닐 것 같은데. 어때? 칠까 말까?”


주형은 세광의 덮쳐버리자는 말에 잠시 고민을 하는 듯하다가 이내 결정을 내렸다.


“아니 놔둬! 그리고 오늘처럼 각별하게 대해주라고 애들한테 말해. 너도 그러고 확실하게 떠받들어 주라고 해. 미인계든 뭐든지 헬렐레 해질 때까지 어떤 것이라도 원하는 건 다 들어주라고 하고. 그리고 애들 입단속도 단단히 시키고 내일 몰래 가서 수진이 좀 불러와야겠다.

상훈이 형님 상세도 어떤지 좀 물어보고 그동안 말해준 게 있는지 애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심해서 몰래 갔다 와.”

“그야 당연하지! 상훈이 형님이 지금껏 살아있다라는 걸 녀석들이 알게 되면 좀 골치 아파지잖아. 내가 몰래 다녀올게.”

“그래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가서 쉬어라.”

“응 캡틴도 잘 쉬라고.”


세광이 주형의 곁을 종종히 떠나가자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던 주형의 고민이 지속되었다. 그리곤 이내 모종의 결심을 이룬 듯 중얼거리기 시작하는데.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지 아니면 몸보신용 토종닭 신세가 될지 이거 지켜보는 맛이 있겠는데?’


< 그 시각 예린이와 민우의 처소>


저들의 안내를 받아서 들어와 본 오늘 저녁을 묵을 숙소에 당도하게 되자 곧바로 여장을 풀었다.

우리들의 여장이래 봬야 거의 모든 짐들이 버스 내부에 자리한 상태로 그저 k-2 소총을 바닥에 내려놓고 권총이 자리 잡은 홀스터의 혁대를 풀어내 버리며, 우리들이 저들을 더 이상 적대하지 않는다는 의사표현의 방법으로 이미 벗어내 버린 손안에 들린 방탄복을 바닥에 내려놓는 것을 끝으로, 우리들의 모든 준비과정이 끝났고 저들이 마련해준 이부자리와 베개를 폈다. 그리고.


“아 짜증 나 이곳 흡!”

“예린아 오늘 하루 무척이나 피곤했지? 조금만 쉬었다가 한숨 돌리고 씻고 나서 자자. 어때?”


민우는 한 손으로 예린이의 입을 틀어막고 목소리로는 어서 씻고 자자라는 말을 천연덕스럽게 내뱉으면서도, 나머지 한 손으로는 연신 제스쳐를 취해가며 예린이에게 은밀한 신호를 보내왔다. 그리곤 이를 이내 곧 눈치챈 예린이의 목소리가 따라왔다.


“웅 오늘 하루 무척 피곤했어. 근데 나 안 씻고 그냥 자면 안 될까? 귀찮기도 하고 오늘 하루 별로 돌아다니지도 않았었잖아.”

“그럼 그럴까? 대신에 치카는 하고 자야지.”


모든 위생시설이 멈춰버린 이곳에서 샤워를 해댈 수도 게다가 거창하게 씻어댈 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이들이 알려준 공동수도 장소에서 잠시 몸을 씻어보려다, 무방비상태가 될까 봐 예린이의 말을 듣고서는 오늘 하루 조심키로 하며 그들이 미리 가져다 놓은 생수병에서 수건을 적신 채로 얼굴을 닦아봤다. 그리곤 손발도 마저 닦고서 치카치카 이도 닦으며 내부를 돌아다니다가, 잠자리에 들려는 듯 이윽고 불을 꺼버렸다. 그러기를 얼마후, 우리들은 야시경 장비를 작동시켰는데.


“아저씨 왜 이러라고 한 거야? 왜 우리가 이래야 되는데?”


예린이는 왜 우리들이 이런 방식으로 대화를 나눠야 되냐며 못내 못마땅한 듯이 몸을 마구 뒤흔들어 댔고, 이 모든 대화들은 예린이의 몸짓으로만 대화를 풀어가 보지만 이 둘의 수상쩍은 행동 가짐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얼굴에는 야시경 장비를 착용한 채로 두 손으로는 연신 수화와 동시에 온갖 몸짓 발짓에 여러 가지 액션마저 취해가며 대화들을 나누고 있는데, 얼핏 보면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 이 일이 오가는 대화에 있어서만은 그 내용들은 진지했다.


“예린아 아저씨가 이러라고 시킨 건 혹시 몰래 밖에서 우리들의 얘기를 누가 몰래 엿들을까 봐서 이러고 있는 거야.”

“누가? 어디서 우리를 엿들은 다고? 그럼 불만 켜 놓고 말로 안 해도 글씨로 내용을 써도 되잖아 번거롭게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해? 이거 버스 안에 놀 때랑 하나도 다를 게 없잖아.”


난 예린이의 또 다른 의사표시에 ‘녀석도 나랑 붙어 다니더니 많이도 늘었구나!’ 하는 대견함을 보이다, 아직은 덜 여문 녀석의 눈높이를 키워주려 다시금 액션을 취해봤다.


“불 켜놓고 하다 들키면 안 되지. 이렇게 불 꺼놓고 있으면 우리가 자는 줄로 알지 우리들이 지금 이러고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도 하지 못할걸? 어때 이 아저씨 생각이 니가 생각해도 기가 막히지? 하하하!”


내 과도한 양팔과 어깨의 떨림으로 표현하고 있는 ‘하하하’ 거리는 내 모습에 ‘못 말려’ 하는 자신의 이마를 손바닥으로 올려치는 예린이의 제스쳐를 바라보면서, 저들이 우리들이 이러고 있으리란 사실을 상상조차 못 해볼 거라 생각되어 졌다.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이러한 방법들까지 동원시킨 건 아직까지 저들의 역량이 어느 정도 인지를 파악해내지 못했었기 때문으로, 그 의도마저도 미처 파악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들의 의중을 그들에게 들키고 싶었지 않았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둘만이 한정된 공간에 있어 안락함에 젖어 방심하다 오늘 하루 있었던 느낌들을 주절주절 말로 옮기다 보면 우리들의 내면의 생각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튀어나와 버릴 수가 있어, 아직까지도 확신이 서 있지는 않았었지만 지금 분명하게 우리들의 얘기를 엿듣고 있는 귀가 어느 한 곳에 웅크리고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나 같았으면 그랬을 거고 그렇게도 경계심이 든다면 불이라도 켜놓고 몸짓 대신에 필담이라도 나눠봄 직했지만, 저들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확신하기에도 어렵고 그러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사실마저도 들키고 싶지 않았기에 취해본 노릇으로써, 그간 버스 안에서도 놀이 삼아서 많이 해봤었기에 나누고 있는 몸의 대화법이었다.


돌다리도 두드려 건너라고 어느 정도 조심해야 할 필요성이 내포된 시기.

저들에게 온전히 우리가 자신들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취해보는 여러 가지 행동들 중의 하나였는데, 저들도 우리들의 본래 의도는 알아차리고 있었겠지만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일부러 그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아는 것과 그럴 것 같은 것, 추측하는 것과 확신하는 것들 사이에는 그 단어들이 주는 만큼이나 커다란 차이점이 존재했었고, 이를 감추어 제각각 나름으로 의심은 될 테지만 행동하지 않으니 그럭저럭 넘어가 주라며 행동해보는 것들이었는데, 나의 의도가 들어맞기만을 내심 기대해보며 행동으로 하는 우리의 몸으로 표현해보는 대화는 지속적으로 연이어졌다.

그들의 몸의 대화를 말로서 풀이해보면 이랬다.


“예린아 오늘 하루 니 느낌은 어땠니? 이 사람들이 좋아 보이디? 아니면 무슨 꿍꿍이가 있어 보이디?”

“으음. 내가 보기엔 좀 별로였어. 사람들이 별로 행복해 보이지도 않고, 조금 주눅 들어 보인다랄까?”

“그래? 어떤 면에서 그렇게 보였는데?”

“보기는 뭘 보기까지 해. 아저씨랑 나랑 재미있게 사는 거 하고, 저 사람들이랑 여기서 사는 모습을 보면 완전히 서로 달라 보이잖아. 분위기까지도 확 다르고 재미있게 사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어.”

“그래? 그렇게 느꼈었어? 하지만 우리들한테는 이것저것 쓸만한 것도 많고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 저들에게는 편한 것도 없고 오직 몸으로만 때워야 되니 고달퍼서 그러는 걸지도 거기다가 먹여 살려야 하는 숫자들도 많으니 그 식량마저도 조달해내려면 그만큼 바쁘게 움직여대야 될 테니 너무나 힘들어서 그런 건 아닐까?”

“아니야! 전혀 아니야! 뭔가가 달랐어. 뭐랄까 왕따시키는 학생들이 가득한 교실 안쪽에 전학 들어온 분위기랄까? 그런 게 막 느껴졌어.”

“그래? 그랬었구나.”


난 예린이가 느껴본 표현들을 나름 정리해보며 그 위에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덧씌워봤다.


열아홉이란 숫자는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숫자다.

회의를 하기에도, 몇몇 군상들로 조직을 나누고 그 속에 대표자를 뽑아서 일을 추진해볼 수도 있을 만한 괜찮은 숫자, 하지만 오늘 식탁에서 보았었던 그들의 생활상은 조금은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서 자리한 자리였지만 주도해나가는 인물들은 몇이 안됐었고,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너무도 소극적으로 행동했다.

열아홉이란 숫자가 얼마나 대단해서 저럴까 의아해할 정도.

그러한 분위기를 예린이는 저런 식으로 감지해냈고 나에게는 조금 더 색다르게 다가왔다. 어느 남자 고등학교의 불량스런 학생 몇이 급우들을 괴롭히는 정도로.


내가 남자라서 그런 식으로 느끼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난 그때 그렇게 느꼈었다.

대화에 참여는 하고 있었었지만 뭔가 적극적이지 못하고 대략 소극적인데다가 가끔씩 보이곤 했던 눈빛들.

난 이러한 그들의 모습들 사이에서 그저 수평적인 관계가 아닌 어느 정도 계층이 이미 형성되어 있음을 느꼈었고, 이러한 눈치 보기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거라면 다행이었지만 그게 아닌 폭력이나 억압에서 파생적으로 형성된 분위기라면, 이 조직은 위험했다.


전자의 경우엔 믿음이 있어 그를 존경해 믿고 따르다 보니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돼지는 것으로 보통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에서는 한껏 내려가 버린 어깨만으로도 모든 걸 유추해볼 수 있으며, 오늘의 경우에는 전자보다는 후자에 더욱 가까워 보였다.

그런 식으로 조직이 꾸려지게 되면 상위의 몇 명들이 모든 것을 누리게 되고 하위의 구성원들 대부분은 착취를 당하게 된다. 거기다가 법도 질서도 상위의 구성원들 몇몇의 처분을 따르게 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라면 더욱더 위험한 상황.


물론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던 시절에도 힘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누리며 살아왔다.

자본이라는 굴레로 많은 사람들을 옭아매고 그 위에 자신들이 군림하여 개개인의 재미 진 삶을 누린다.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허울뿐일 수도 있지만, 법과 제도라는 존재가 있어 어느 정도 눈치 보기는 있었다.

재산과 명예, 권력을 가졌지만 그에 따르는 책임도 필요하다고 대중들은 믿었었고, 능력껏 회피해보는 권력자들도 많았었지만, 그들도 회피한 것뿐이지 면죄부를 받은 것은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지금은 모든 것이 힘으로 좌우되는 시기.

그러한 걸 결정 내릴 수 있는 사람이 희생과 명예 그리고 존중을 가진 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탐욕과 자기만족 게다가 다른 사람들 모두를 자신의 도구쯤으로 치부해버리는 사람이 그 정점에 서게 되면, 그 사람 밑에서는 얼른 도망쳐버리는 게 좋은 일이었고 어찌 보면 필수였다.


그러한 자 밑에서는 착취만 당할 뿐 그나마 사람이란 존재 자체가 희귀해 그 정도까지에는 이르지 못하겠지만, 자신과 비교 대상이 된다면 제거되기에 일 순위로 뽑히게 될 테고 사람이 사람을 이용해 먹는 방법에 있어서는 꼭 공포와 폭력만이 동원되어지는 건 아니었다.

사람을 이용하는 건 교묘한 화술로도 가능하고, 보상을 주어서 자신과 비슷한 부류로 만들어 서로 무리 지어서 행동을 하거나, 체념케 해 착취를 해도 그저 그러려니 생각하게끔 수동적인 인간으로 착취의 대상을 변모시켜 버릴 수도 있었다.

이 모든 사실들을 무협지와 만화책, 현실 세상에서 이미 체득해버린 나는 이들의 무리 군상이 어느 쪽일지 짐작해봤고, 필요한 게 있으니 일단 어느 정도 협력해보지만 확실하게 발을 뺄 수 있도록 미리 사전에 준비해두기로 하였다.


이러한 생각들로 낯선 곳에서의 첫날밤을 뒤척이며 보내고 다음 날 아침이 밝아오자 그들과의 탈을 쓴 대면식이 다시금 이루어졌다.

아침 식사를 서로 간에 나누며 잘 잤는지 물어오는 대답에 흔쾌히 대답하며 잘 잤노라 편안했었다며 대화를 쭈욱 이어나가는데.


“그럼 형님께서는 사람 하나를 떼어달라는 말씀이신가요?”


“아니 꼭 내달라는 건 아니고 잠시 동안만 빌려 쓰자는 얘기지. 힘 좀 보태주라는 거고, 우리가 지금 대전으로 내려가던 중인데 우리 두 사람의 힘만 갖고는 내려가기가 조금은 부족한 상태거든. 어때 좀 도와줄 수 있겠어?”


작가의말

오늘은 좀 일찍 올릴 수 있나 싶었었는데 맞춤법 프로그램 하나를 잘못 돌리다 보니 글 내용이 엉켜서 수정해보느라 늦어 버렸었네요. 그러던 와중에서 스마트폰을 새로 장만하신 어머니께서 사용방법을 알려달라 하시는데... 아무튼 완성과 동시에 올려봅니다. 휘리릭~!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4

  • 작성자
    Lv.68 풍아랑
    작성일
    14.03.07 00:23
    No. 1

    통수와 역통수의 갈림길..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7 12:06
    No. 2

    서로 눈치싸움 벌이는거죠. 대신에 당하는 당사자들은 모를거라고 생각하고 벌이는 일일 테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떵바람
    작성일
    14.03.07 00:34
    No. 3

    제가 첫빠네요~! 영광입니다...쥔공 대딩들에게 당하는것 아닌가 걱정햇는데...기우엿군요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7 12:08
    No. 4

    첫빠? 아쉽게도 두번째 이신듯 다음 기회를 다시한번 노려보세요. 그리고 앞으로 어찌 될련지는 아무도 모르겠죠. 내맘대로 되는게 어디있겠어요. 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우쯔보더
    작성일
    14.03.07 00:52
    No. 5

    잘 봤습니다.
    근데 "낭중에">>"나중에".
    계속 이렇게 쓰시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7 17:15
    No. 6

    원래 '나중에' 란 말이 표준말 아닌가요? '낭중에' 란 표현하기는 적절한 단어가 아닌듯 합니다만.
    ps. 지금 생각해보니 낭중에 가 아니고 난중에란 표현을 말씀하신 게 아닌가 싶네요.
    주인공의 고향이 충청도라서 나중에 보다는 난중에 가 더 문맥상 매끄러워 보여서 쓰고는 하는데 저도 자주 쓰는 단어기도 해서 그대로 안고치고 쓰고 있습니다. 모든 글에 표준어를 쓰기에도 글 자체에 개성이 사라져버릴 수가 있느니 이런 것쯤 써도 되지 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aldud
    작성일
    14.03.07 01:21
    No. 7

    재미있읍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7 12:09
    No. 8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현진월드
    작성일
    14.03.07 08:21
    No. 9

    빨리올려주세요^^많은사람이 이렇게재미진글을모르는게안타깝지만 ..화이팅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7 12:09
    No. 10

    그리도 안타까우시다면 소문을 팍팍 내주심이. ㅎㅎ 팍팍~!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월충전설
    작성일
    14.03.07 09:08
    No. 11

    역시 저와는 안맞는 대처방식이군요. 저라면 무식한 방법으로 해결해버렸을겁니다. ^^; 다만 위험성이 더 있긴하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7 12:11
    No. 12

    무식하다라 하시면 혹시 영화라도 한편 보여준다고 꼬득여 놓고 모든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크레모아라도 쾅 하고 터트려버리라는 말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14.03.07 09:16
    No. 13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7 12:12
    No. 14

    감사합니다.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피리휘리
    작성일
    14.03.07 11:06
    No. 15

    역시 현실적이긴하지만 주인공 머리너무 좋아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7 12:12
    No. 16

    다 다수의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고 그나마 발버둥을 치는 것이겠죠. 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나이런일이
    작성일
    14.03.07 16:42
    No. 17

    근데 무장은 안하나요? 권총과 방탄복 대검등으로 무장하고 있어야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7 16:59
    No. 18

    그들 틈바구니에서 무장을 하고 있으면 역효과가 나겠죠. 아무래도 저들이 마음 먹기에 따라서 몇명정도는 해치울수 있겠지만 다수는 해결하기가 어려우니까요. 대신에 주인공이 마련해둔 버스 안에서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도발이 없으니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총질을 해댄다는 것은 아무나 할수 있는 일은 더욱더 아닐테죠. 우리야 모든걸 보고있으니 주인공도 그랬었다면 바로 버스로 되돌아가 갈겨대겠지만 추측만 할정도고 상황에 맞춰서 행동하는 걸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악플쟁이
    작성일
    14.03.07 18:49
    No. 19

    사람이 보고싶어 이동하지만, 만나는 사람은 반갑지 않은 아이러니...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7 19:22
    No. 20

    사람도 사람나름이지 첫 출발의 의도가 가족의 생사확인이 우선이었으니까요. 그 다음이 생존자 찾기였는데 만나는 사람들도 다들 이기적일수밖에 없으니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탈퇴계정]
    작성일
    14.03.07 21:14
    No. 21

    잘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3.07 22:25
    No. 22

    감사합니다. 오늘도 또 한편 예정되어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그믐달아래
    작성일
    14.05.29 04:45
    No. 23

    아무튼 주인공 착하네요. 전 한두명이면 몰라도 숫자가 저리 많으면 절대 안다가갑니다.
    좋은 의도로 다가왔다고 해도 내가 알 수 없는데 어찌 믿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포대기
    작성일
    14.06.05 11:03
    No. 24

    다가갔다기보다는 아무래도 발목이 잡힌 형국이겠죠. 펑크에 외부의 사정을 아직은 알수가 없을테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마구 갈겨대자니 주인공의 상식선에서 또 안맞겠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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