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포대기 님의 서재입니다.

웅크린자의 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포대기
작품등록일 :
2013.09.02 01:39
최근연재일 :
2014.05.11 01:09
연재수 :
148 회
조회수 :
1,096,529
추천수 :
26,687
글자수 :
965,048

작성
14.02.10 15:46
조회
4,896
추천
143
글자
17쪽

웅크린자의 시간 101

DUMMY

난 이전에도 한번 언급한 바가 있듯이 전문적인 뱀 사냥꾼이 아니다. 그런데 입맛만은 살아있어서 남이 다 손질해 놓은 걸 맛있게 먹을 줄만 알았지 보는 것도 손으로 만져대는 것마저도 질색인 보통 사람이었다.

그럼 이 뱀을 어떻게 잡으려고 계획하고 지금처럼 잡고 있었느냐면 늘 내가 잘하던 방식 그대로 잔머리를 좀 써 봤다.

내가 휘두르던 장대의 반대편 끝엔 청테이프로 고정된 하나의 휴대폰만 한 물건이 그 끝에 매달려 있었는데 그것의 정체는 다름 아닌 전기 충격기.

내가 mp3 파일을 찾아야 된다며 초등학교 교무실마저 뒤지던 와중에 발견된 어느 여교사의 서랍 속에서 나온 물건이 이것으로 1단, 2단, 정지의 미는 스위치 형식으로 동작이 구성되어 지고 C형 건전지(1.5v 동그란 건전지, 주로 커다란 괘종시계 등에 들어간다.) 하나가 배터리로 들어가는 바로 이 전기 충격기가 오늘의 뱀 사냥도구로서 내가 고안해본 장치였다.

일단 장대를 먼저 휘둘러 풀숲의 뱀을 놀라게 만든 뒤 놈이 지레 놀라서 몸이라도 꿈틀대거나 움직여댈라치면, 장대를 이내 반대로 뒤집고 전기충격기를 2단으로 스위치를 설정한 뒤에 목표가 마지막으로 움직여댔었던 풀숲 인근으로 이 전기충격기를 찔러 넣어 뱀의 사지를 쭉 뻗게 만들어버렸다.

이내 나만이 상상력이 동원됐는지 어디선가 고소한 냄새가 나는 듯하다. 하지만 그럴 리는 절대 없었고 나만의 착각에다가 뱀마저 죽었는지 기절해버렸는지는 나조차도 잘은 모르겠다.


이 전기충격기란 물건이 사람을 우선적으로 기절시키거나 무력화시키는 용도라서 2단은 너무 과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차피 잡아먹을 물건 확실하게 처리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과감하게도 2단으로 스위치를 선택한 뒤 지져 나갔고, 마지막에 풀숲에서 뱀을 건져 올리는 물건은 허리춤에 걸어놓은 1,000원짜리 스텐 집게의 몫이었다.

보통 튀김을 할 때나 쓰이던 이것을 예전 넝마주이들이 파지를 짚을 때 쓰였던 것처럼 뱀잡이에 이것을 이용해 봤는데, 대신에 이것의 길이가 너무도 짧을 것 같아 중도에 대나무 막대기를 세로로 쪼개다 서로 이어서 길게 몸 신을 늘여 보았다.

이 때문에 길이가 처음에는 30cm도 못되던 물건이 이제는 배로 늘어나 거의 70cm의 길이로 늘어나 버렸다.

그만큼 풀숲 속으로 뱀을 집어 올리기 위해 손을 집어넣는다는 것은 나로서도 어려운 일로 싫고도 무서웠으며 또한 징그럽기까지 했다. 게다가 대상이 독사에 아직까지도 살아서 저 속에서 꿈틀대고 있다라면 어쩔 텐가.

제아무리 전기충격기로 우선적인 전기충격을 가했다지만 그 속이 잡풀에 가려져 뱀의 상태를 볼 수 없으니 그 속에 손을 집어넣고 더듬기에는 뭔가 많이 꺼림직했다. 하지만 뱀 잡으러 와서 잡아놓고도 징그럽다고 포기할 수는 없으니 손 대신에 내가 만들어 놓은 집게를 대신해서 휘저어 가며 걸려드는 뱀들을 집게에 족족 들어 올려봤는데, 그 안에 걸려든 녀석들의 전부가 제대로 전기 맛을 봤는지 축 늘어진 채로 들려지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내가 약 삼십 분 만에 잡아낸 물량이 무려 열두 마리.

시커먼 놈, 얼룩진 놈, 큰놈, 짧은 놈, 대가리가 뾰족한 놈 등 그 종류도 크기마저도 각각 다양해 난 예린이와 더불어서 오늘의 바비큐 파티를 즐길 만큼만 잡아냈다. 그리곤 마대자루를 꽁꽁 여며두고서 다시금 차로 돌아와 예린이에게 성공을 알리며 아파트로 차를 몰아왔다.

그 뒤 마대자루를 상·하로 흔들어대며 녀석들이 아직도 살아있는지를 확인해 보았는데 무언가 반응이 있는 것이 녀석들 중 어느 놈이 아직까지 살아 움직이는 듯 보였다.

‘분명 굵은 놈일 테지! 체급이 있으니 금세 깨어난 것일 테고!’

난 이에 마대 자루의 입구를 다시금 조심스레 조금씩 벌려대며 움직이는 뱀만을 골라내는 게 아니라 전체를 대상으로 마구잡이식으로 잠잠해질 때까지 다시금 전기충격기질을 해대기 시작했고, 이내 장대가 마대자루 속을 다시금 쑤셔대기 시작하자 녀석들이 이내 잠잠해지며 움직임을 멈춰버렸다.

다시 한 번 마대자루를 흔들어보고 잠잠해졌다는 확신이 서게 되자 이내 커다란 스텐 찜통을 가져다 그 속에 뱀들을 부어두고서, 한 마리씩 다시금 전기충격기의 쇼크를 선사해준 뒤에 이내 안심을 하며 뱀 손질에 들어가 봤다.


그럼 뱀 손질을 어떻게 할 것이냐.

난 그간 뱀 손질은커녕 장어마저도 직접 손질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본 것은 많아가지고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교본 삼아서 따라 해보기로 했는데, 우선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한 마리씩 집어 올려서 장어를 손질하듯 손질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고 먼저 나무 도마 위에 뱀의 몸땡이를 올려두고서 뱀의 대가리를 쇠꼬챙이로 우선 꽃아 고정시켜 두고 대가리 주위에 둥그런 칼집을 낸 뒤, 껍질을 끌어내리듯 쭈욱 잡아당겨서 단박에 벗겨 내 버렸다. 하지만 초보는 어디에선가는 무조건 티가 난다고 그저 잡아당긴다고만 해서 잘 벗겨질 턱이 없었고, 그저 안간힘을 써대다 뱀의 껍질이 몸통의 살보다 더욱 질기게 서로 이어 붙어진 탓에 다소 어거지 격이었지만 생각보다는 말끔하게 벗겨져 버린 뱀껍질이었다.

이렇게 껍질과 몸통 격으로 나누어진 뱀의 상태, 이렇게 껍질을 벗겨놓으니 흡사 포장마차에서 굽기 전에 잘 손질된 꼼장어 같다랄까?

그 뒤 다시금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뱀을 다시 한 번 지저주고는 장어의 배를 가르듯 날카로운 식칼로 몸통을 따라서 쭈욱 갈라낸 뒤에, 내장과 머리를 제거해 내고는 손질을 끝마쳤다.


‘휴~! 비린내 한번 대단하네!’

역시나 직접 해보는 게 최고의 교육이다.

난 그간 해본 적도 본적도 없었지만, 그럭저럭 뱀 손질을 이어 갔고 이내 잡아온 열두 마리 모두의 손질이 마쳐지게 되자 어느덧 능숙한 뱀 손질의 전문가가 돼 버렸다.

처음에 몇 마리는 징그러웠던 대다가 워낙에 서툴러서 뱀 껍질을 벗겨 내려다 뱀의 대가리를 찢어먹거나 내장마저 잘못 갈라내어 터트려대기가 일쑤였었는데, 막판 어름엔 이젠 망설일 것도 없이 꼬챙이마저 어디론가 툭 하니 던져버리고 뱀 목 부분에 우선적으로다 칼집을 먼저 낸 뒤에, 틈 사이를 쭈욱 잡아당겨서 뱀의 껍질만을 제거해 내고 몸통을 길게 세로로 가르는 대신에 이번에는 내장이 있을 법한 부위만을 살짝 상처 내고서, 손가락으로 그 안을 후벼 파서 내장만을 발라낸 뒤에 대가리마저 식칼로 토막 치며 손질을 끝내봤고, 그 뒤 마지막으로 생수와 소주병들의 물과 술을 부어다가 이렇게 손질된 뱀의 내·외부를 씻어가며 동시에 비린내의 제거에도 힘써보았다.

‘나 전생에 아마도 땅꾼 아니었나 몰라?’

이젠 어엿한 뱀탕 집의 뱀 장수 같다랄까?

앞으로도 우리들의 일용할 부식 거리가 되어지게 될 뱀으로 인해 앞으로도 만지게 될 일 또한 잦아질 텐데 다행히도 이번 시도로 인해 손질에 있어 거리낌이 사라지게 돼 은근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었고, 이런 나의 손질을 잠시 옆에서 도와주다가 이내 너무 징그럽다며 안으로 사라져 들어가더니 어느새 옷마저 갈아입었는지 수영복을 갖춰 입고서 다가오는 녀석의 모습이었다.


“아저씨 어때? 나 이뽀?”

“이쁘기는. 그래 이쁘다 이뻐! 아주 예뻐!”

“아저씨 근데 우리 수영장 아직 멀었을까? 나 지금 바로 들어가 보고 싶은데!”

“수영장? 그래 지금 이 아저씨가 가보고 바로 세팅해주마. 따라와라!”


예린이가 입고 있는 이 원피스 형식의 수영복도 내가 어느 스포츠 매장에서 짱박혀 있던 것을 골라내서 내 것과 더불어 찾아낸 것으로, 게다가 녀석은 썬 크림마저도 온몸에 바르고 있는 것이 어서 물놀이를 하자며 대촉해대는 모양새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마침 뱀 손질도 끝나가는 참이라 부산물들을 한통속에 몰아넣고서 소주로 손을 씻어내 소독해놓은 뒤 곧바로 트럭의 적재함으로 이동해왔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그 속의 많은 알코올 성분들이 이틀간의 야외 숙성으로 인해 아파트 단지 내·외부로 주향을 뿜어댔던 게 불과 이틀 전이었다. 하지만 여름날의 뙤약볕은 적재함에 채워둔 술들의 주정들을 날려버리기에는 제격이었고 이제는 술맛인지 뭔 맛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닝닝해져 있었다.

그 안에는 바닷물 속의 분위기를 연출해내기 위하여 적재함 내부에 깔아둔 하늘색의 방수포가 무척 인상적이었고, 그 옆에 기대어진 채로 서 있는 어느 국산 맥주 제조사의 광고 문구 카피가 떡하니 자리 잡은 슈퍼제 거대한 파라솔이 그 공간 속에 놓여진 모습이었다.

물론 그와 더불어 한 세트였던 흰색의 원형 접이식 간이 테이블과 또 플라스틱제 간이 의자마저도 적재함 바로 옆에 비치되어진 모습이었고 난 이내 바닷물의 제조에 나섰다.


그간 아껴두었던 1L들이 생리식염수 통들과 증류수 통들을 우선적으로 적재함에 들이붓기 시작했고, 그 뒤 잠시 간을 보다 더욱더 닝닝해져 버린 물맛 탓에 적당량의 소금을 풀장 내부에 투입시켰다.

휘휘 저어가며 적재함 속의 물을 간보고 다시 소금을 집어넣고서는 간보고 집어넣기를 수차례 반복해대다 이내 물속의 물이 입안에서 착 감기게 되자.

“다 됐다! 들어가도 좋아!”

“오 예~!”

예린이의 신 나라 하는 모습과 더불어 난 예린이를 번쩍 안아다 적재함 속에 투척시켰다.

물보라를 연신 튕겨내며 얼굴을 비벼대면서도 뭐가 그리 좋은지 마냥 물장구질을 쳐댄다.

난 예린이를 조금 진정시키며 조용히 놀 것을 지시한 뒤에 다시금 요리를 마치기 위해 이동해왔다.

설마 이 안에서 물놀이를 좀 해댔기로서니 예린이가 술 취해서 나한테까지 꼬장 부리지는 않겠지 내심 생각해보며.

난 다시금 내 장소로 되돌아와 불을 지핀다, 숯을 만든다 하며 잠시 잠깐의 시간을 보내봤고 이내 고추장이 베이스가 된 양념장과 간장이 베이스가 된 양념장을 각각 만들어 둬 숙성이 잘 이루어지게끔 냉장실 속에 이 양념장들을 놓아두고서는, 아침부터 풀 가동시킨 상태인 냉장고 속에서 얼음들과 더불어 시아시 된 맥주들과 음료수 캔 등을 아이스박스 속에 차곡차곡 채워넣은 뒤, P형 대차에 여러 가지 조리용 도구들을 함께 싣고서 밖으로 나가 녀석에게 맨 먼저 시원한 캔 콜라 하나를 마개마저 따준 뒤에 빨대를 꽂아서 건네어줬다.


“자! 어때? 진짜 바다 같지?”

“응! 진짜 같아! 최고야! 진짜 끝내줘!”

“그래? 그럼 다음 코스인 맛있는 요리들도 기대해주세요. 아가씨!”

“하! 하! 하! 아저씨 웃겨! 까르르르르~!”

이 트럭 적재함에 조성된 풀장의 주변에는 갖가지 크기의 화이트보드 판들이 갖가지의 걸이에 걸려진 채로 주변에 마주 보게끔 걸려 있었고, 그 안에는 갖가지 여름철 피서지에 관련된 사진이며 잡지 속의 그림들이 도배되어지다시피 그곳에 붙어 있어 마치 여름철 해변가에 온 마냥 기분이 나게끔 주위를 조성해 주고 있었다.

물론 사진 몇 장에 잡지에서 오려낸 페이지 몇 장이 전분데 그 위에 그림 몇 개가 붙어있다고 해서 얼마나 분위기가 나겠냐만은, 이것은 내 계획을 듣고서 예린이가 꾸며본 것으로 그래도 사람의 기분이란 게 그런 게 아니라서 분위기를 살려주고 있었고, 관리 사무소 내에 들어간 김에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온 지라 툭 튀어나온 똥배를 가릴 수는 없었지만 맥주를 손안에 든 채로 풍덩 입수해봤다.


아 좋고 따뜻한데 시원하다.

어느 때는 무척 희귀했다던 어메리칸 스타일의 돌려 따는 병맥주를 내 손안에 집어 들고선 예린이가 썬 크림을 발라준다기에 그대로 몸을 맡겨보았고.

‘아 기분 끝내준다. 이 얼마만의 호사인지. 죽인다. 나중에 배고플 때 먹게 될 뱀 요리 또한 그만일 테지?’

난 노곤함과 태양의 이글거림을 슈퍼제 파라솔 그늘 아래서 쓰여진 글자와는 전혀 다른 맥주의 시원함으로 대항해보며 물놀이를 예린이와 더불어 즐겨봤다.

이럴 땐 해변의 시끌벅적하고 쿵짝쿵짝한 노래가 함께 따라줘야 그만일 진데 그것만이 부족할 따름이라서 참으로 아쉬웠다. 그래서 내가 직접 불러보기로 했는데 크게 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대신에 나지막이 불러댔다.

“해변에 여인 야야야야 바다로~!”

처음엔 보통의 음성에서 시작된 흥겨운 바닷가에서나 어울릴 법한 노래가 예린이와 더불어 장난삼아대며 부르다 보니 마지막에는 목이 쉰 상태에서 부르는 것처럼 쌕쌕거리며 연달아 부르기 시작했고, 이내 난 갈증이 인다는 듯이 연신 맥주를 들이키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해지려 하자 이내 곧바로 뱀 요리에 돌입했다.


오늘의 요리 제목은 뱀 고추장 양념구이, 뱀 간장 양념구이 뱀 소금구이가 전부였다.

뱀 튀김도 오늘의 요리에 추가해보려다 야외에서의 요리야 바비큐 파티가 최고인 지라 다음 기회에 해보기로 하였고, 미리 알아서 준비되고 있었던 숯들을 하단부가 구멍이 뚫려진 드럼통 속에 몇 개의 장작들과 더불어 투입해 넣은 뒤 그 위에 철근 몇 개를 드럼통 상부를 가로지르도록 우선 올려놔 봤다.

그 뒤 그 철근들 위에다 작은 항아리 하나를 우선적으로 그 위에 올려두었고 그 안쪽에다가 참기름을 코팅이 되듯이 붓으로 한번 내부를 처바르고 그 속에 잘 씻어낸 솔잎들을 깔아본 뒤, 항아리 속에 씨알이 굵은 뱀 몇 마리를 우선적으로 투입시켰다. 그리곤 뚜껑을 막아놔서 잘 익도록 내버려 둔 뒤에 씨알이 작은 뱀들 일부를 적사 위에 올린 채로 천천히 구워봤다.

은근한 숯불들의 원적외선을 방출과 더불어 그 위에 장작들이 타며 열기에 정취마저 더해주었다.

내가 이 위에 올려둔 항아리는 오븐의 역할.

은근히 달궈지게 될 항아리가 점점 더 열기를 더해가 그 속의 뱀들이 오븐 속의 고기처럼 연하게 익어가게끔 만들고, 이후에 이 뱀들을 꺼내다가 토막을 낸 뒤에 양념을 발라가며 한 번 더 적사에 바싹하게 구워내면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마치 뱀이 장어라도 되는 양 익혀 구워내게 돼 맛있는 뱀 요리가 탄생되어 진다라는 게 내 예상이었고, 이윽고 요리가 무르익어감에 따라서 한낮의 태양 빛으로 인해 익어가던 내 등짝과 함께 고기도 날도 서서히 저물어 갔다.


“예린아 다됐다. 아저씨 표 특제 맛있는 뱀 요리.”

나의 득달같은 외침에 예린이가 고개를 쭉 내미는 반응만을 보였고 몇 번의 냄새 맡는 과정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한입 베어 물더니 엄청난 흡입이 동반되어졌다.

“아저씨 이거 진짜로 맛있는데! 아저씨도 한 번 먹어봐! 맛이 진짜로 끝내줘!”

“그렇지? 한 점 더 먹어봐! 아니 두 점 더 먹어 예린아! 어때 맛이 정말 기가 막히지?”


* * *


오늘은 역사적인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기쁜 게 아닌 처음으로 이 세상에서 좀비들이 출몰하였고 그 이후로는 쭈욱 녀석들의 세상이 되어버린 지도 오래.

난 그날 친구에게서 뒤통수 맞고 사기당한 억울함을 풀어보고자 술로 그 밤을 보내다 급기야 그 친구의 아파트 속에서 갇혀 7개월 이상을 홀로 내게 되었었고, 그 뒤 탈출에 성공하여 작진 않았지만 소중한 내 집 마련에 커다란 차까지도 내 손안에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토끼 같은 예린이마저 그 과정 중에 얻게 되었으니 소중한 인연이 있어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 그렇지만 사람이 이처럼 살고만 있는 다고 해서 끝은 아니었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또 다른 목표가 필요해, 난 그것을 가족 찾기에 대입해보며 그간 온통 맨정신을 쏟아부어 댔었다.

물론 살아있을 확률이 0%에 근접해있음을 나조차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선 내 눈으로라도 확인을 거쳐야 그다음 행동으로도 나아갈 수가 있을 것만 같았고, 그랬었기에 지금껏 내내 충실한 것일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간 내내 출발의 시기를 저울질해오다 그날의 D-day를 바로 오늘로 잡았다.

좀비화가 시작된 바로 그 날. 그날 우리들의 출발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자 예린아 출발준비 다 됐니?”

“웅? 나야 뭐 출발 준비랄 게 따로 있어야지 하지. 뭐 아무튼 아저씨 좋을 때 아무 때나 출발해!”

“그래? 그럼 안전벨트 단단히 맸나 잘 보고. 그럼 한번 출발해볼까? 고! 고! 못 먹어도 무조건 고다! 가자! 출발~!”


작가의말

자 드디어 출발이네요. 어제 올리려고 했었는데 어제는 무척 바쁜 일이 있어 미처 다듬지 못했었기에 지금에서야 올려봅니다. 물론 출발시키겠다고 해놓고서는 이제 겨우 출발만 해봤네요. 다음 편부터는 드디어 한동네를 벗어나게 되겠네요. 앞으론 어떤 스토리로 전개가 될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웅크린자의 시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8 웅크린자의 시간 117 +10 14.03.14 4,977 135 17쪽
117 웅크린자의 시간 116 +22 14.03.12 4,498 136 19쪽
116 웅크린자의 시간 115 +20 14.03.11 5,324 148 18쪽
115 웅크린자의 시간 114 +10 14.03.10 4,643 150 20쪽
114 웅크린자의 시간 113 +19 14.03.08 4,759 159 16쪽
113 웅크린자의 시간 112 +24 14.03.07 4,985 148 17쪽
112 웅크린자의 시간 111 +24 14.03.07 4,798 135 22쪽
111 웅크린자의 시간 110 +26 14.03.04 4,537 147 16쪽
110 웅크린자의 시간 109 +22 14.03.02 5,175 146 20쪽
109 웅크린자의 시간 108 +26 14.02.27 4,685 147 16쪽
108 웅크린자의 시간 107 +28 14.02.25 4,820 161 17쪽
107 웅크린자의 시간 106 +30 14.02.24 4,969 150 16쪽
106 웅크린자의 시간 105 +20 14.02.23 5,598 246 18쪽
105 웅크린자의 시간 104 +18 14.02.20 4,619 139 20쪽
104 웅크린자의 시간 103 +18 14.02.16 5,047 164 18쪽
103 웅크린자의 시간 102 +18 14.02.14 5,028 154 15쪽
» 웅크린자의 시간 101 +24 14.02.10 4,897 143 17쪽
101 웅크린자의 시간 100 +50 14.02.07 5,835 141 14쪽
100 웅크린자의 시간 99 +34 14.02.06 5,469 159 16쪽
99 웅크린자의 시간 98 +20 14.02.04 5,751 175 14쪽
98 웅크린자의 시간 97 +20 14.02.02 5,486 169 16쪽
97 웅크린자의 시간 96 +26 14.01.29 5,796 176 15쪽
96 웅크린자의 시간 95 +13 14.01.27 5,709 173 16쪽
95 웅크린자의 시간 94 +20 14.01.25 5,840 161 17쪽
94 웅크린자의 시간 93 +16 14.01.23 5,605 159 21쪽
93 웅크린자의 시간 92 +22 14.01.22 5,905 145 19쪽
92 웅크린자의 시간 91 +22 14.01.20 6,093 163 21쪽
91 웅크린자의 시간 90 +16 14.01.18 5,885 177 16쪽
90 웅크린자의 시간 89 +16 14.01.16 5,441 183 14쪽
89 웅크린자의 시간 88 +20 14.01.15 5,985 16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