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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기 님의 서재입니다.

웅크린자의 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포대기
작품등록일 :
2013.09.02 01:39
최근연재일 :
2014.05.11 01:0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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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23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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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웅크린자의 시간 105

DUMMY

“그래 간다! 가!”


예린이의 잔소리를 시작으로 맞이하게 된 야외에서의 첫 아침이 밝아왔다.

첫 아침이라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생소해 보인다.

아직 날이 밝아왔다기보다는 어디선가 닭 우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시작으로 서서히 날이 밝아지려고 하는 찰나의 순간, 나는 거리로 나서보며 어느 정도 상쾌하게 공기가 느껴지는 주유소 부근으로 발길을 옮겨보았다.


새벽공기의 상쾌함은 그 공기의 질보다 낮은 온도에서부터 기인한 바가 크고 사람의 건강상으로는 한낮에 한껏 데워진 공기가 더욱더 몸에 좋다고들 하던데, 난 이동식 카트에 내 연장들과 공구들을 보호복과 더불어서 간단한 무장에 챙겨 들고서 야시경 장비마저도 얼굴에 드리운 채로 거리로 나서보며 주유소의 확보에 도전해봤다.

그리고 거의 약 삼십 분 가량의 지체 끝에 경유 탱크의 확인을 끝내며 봉인마저 풀어내고서 버스를 몰아다 주유소 옆구리 부근에 버스를 정차시켜 놓은 뒤에 시동을 꺼놓은 상태로 기름의 보충을 위한 가열찬 펌프질에 나섰다.


내내 뜬금없이 들려오고 있는 닭 울음 소리들, 그 소리들에 사이즈가 우렁차고 경쾌해 보이는 것이 아직까지도 재주껏 살아남은 운 좋은 녀석들이 아마도 마을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다니는 듯이 보였다.

야생화된 닭이란 건 거의 날아다니는 맹금류 수준. 이러한 내 억지 비유가 다소 과장이 섞인 억지주장일 수도 있겠지만 몇 미터 이상은 우습게 날아다니고 나무 위에도 거뜬히 오르며 거의 수명도 30년에 이른다던가?

요즘같이 이제 갓 백일이 지난 시점에서 사람들이 닭을 몸보신을 하네, 어쩌네 하며 쓱싹 키우다 덜 큰 것들을 잡아대기가 일쑤였었는데 그것마저도 이젠 사람들이 사라져가 몇몇의 천적들을 제외해 두고서는 좀비들의 느려터진 손발 짓들 쯤이야 피해내기에는 일도 아닐 터, 아마도 이대로 가만히 놔두어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게 되면 어느 정도는 번성해가리라 여겨졌다.

그럼 나중에 저러한 닭들도 좀비 세상이 어느 정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면 잡아들여서 다시금 가축화를 이루고 식량 화를 시켜보는 것을 꿈꿔봤다.


이런 내내 닭소리를 함께 들으며 예린이는 정찰에 나섰고 나는 연속된 펌프질에 여념이 없었다.

이런 닭소리마저도 내게 크나큰 도움이 되어 자연계의 본능에서 비롯된 새벽 미명하에서의 닭들의 기본적인 욕구의 분출은 마을 인근의 좀비들을 그쪽으로 싹 쓸어가, 우리들은 그런 기회들을 빈틈 삼아서 손쉬운 유류의 보급을 이끌어낸 뒤에 마무리마저도 깔끔하게 치러낼 수가 있었다.

초기의 주유소와는 또 다르게도 이곳 안에서는 도면도 사무실 내부에 떡하니 걸려져 있는 상태라서 어렵지 않게 발견해내는 성과마저 거둬내었고 그 도면을 거울삼아서 뜯고 맛보고 즐겨대기에 성공한 셈, 난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끝마치며 다시금 안전하게 펼쳐진 도로 위로 바퀴들을 굴려 대봤다. 그리곤 오늘도 여지없이 토해내는 울렁거림.

“아이고 니글거려라! 아침밥은 무슨 아침밥이냐 난 모닝커피나 한잔하고 끝낼랜다! 어디 싸돌아다니는 닭이 둥지에라도 안 가려나. 아침의 모닝커피엔 후라이를 곁들이는 게 제격인데.”


난 아침을 먹고 나서 기름 냄새를 맡나 기름 냄새를 맡고 나서 아침을 먹는 것 둘 중의 둘 다 무슨 차이가 있고 어느 게 더 좋은지에 대해서 주유 전까지는 내내 고민해보기도 하였지만, 주유를 이뤄 논 이후에는 그대로 둘 다 모두 포기해버리며 말끔한 주유를 끝내본 뒤에 느껴보는 울렁거림을 모닝커피로 달래보려다, 새벽녘의 닭울음 소리가 문득 생각이나 무의식적으로 후라이마저 아침 식탁에서 연상시켜보았었다.

하지만 그 장소가 어딘지도 몰랐고 게다가 찾아간다고 해서 이미 그곳에서는 좀비들로 난리법석일 텐데 고작 후라이하나 정도에 목숨 걸 일도 없었고, 난 얼른 크라며 예린이의 아침밥만을 챙겨주며 난 따로 금세 시장해질 것을 염려해 새참 형식으로다가 주먹밥을 몇 개 만들어 챙겨두고선 곧바로 다시금 귀향길에 올라보았다.


진입하고 파고들며 밀쳐버린 뒤에 돌파해 나아간다.

그러다 난코스가 생겨나게 되면 우회해서 피해가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라면 돌파해대기에도 주저하지 않았었다.

만약에 시동을 걸 수 있으면 걸어대고는 그 차량들로 몰아대 다른 차체들과 더불어 함께 밀어대거나, 시동이 만약 걸리지 않을 시엔 일단 브레이크만을 풀어본 뒤에 밀거나 당겨봐서 처리해보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구형 차량에서나 가능했지 보통의 최신 차량들에서는 시동이 걸리지가 않으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저절로 차단이 이루어져, 수동으로 그저 브레이크만을 풀어내려고 해도 저절로 브레이크가 풀려지거나 바퀴가 굴러 동작되어지지가 않았었다. 그렇다고 내가 자동차 수리공도 아니고 어느 부분이 브레이크 부분이어서 어딘지 알아 잘라 내거나 뜯어봐서 움직이게끔 만들겠는가.

이럴 땐 상황 봐서 보통의 어느 정도 경사진 면에서라면 핸들의 각도만을 미리 조금 틀어놓고서 묶어서 처리해둔 뒤에 모든 타이어의 일정 부분에 구멍을 뚫어대곤 접지력을 줄여주게 되면, 이내 타이어가 저절로 차량의 덩치에 밀려가거나 자체가 뜯겨져 경사진 면 어느 국도변에 그대로 틀어박혀 지기가 일쑤였다.


대신에 평평한 평지에서라면 더욱더 이러한 방식으로도 길을 뚫어내기가 어려웠고, 하지만 1.5ton짜리 체인블럭(훅에 걸린 큰 하중을 하진 물체를 도르래와 감속 기어 장치를 사용해 체인을 통하여 인력과 같은 작은 힘으로도 감아올려서 체인에서 손을 떼 놓아도 그대로 감아 올려진 하중이 그대로 유지되게끔 만들어 주는 장치)을 단단하게 서 있는 국도 주변의 나무나 가드레일의 콘크리트 등에 고정시키고 육중해 보이는 차량에 서로 쇠사슬로 엮어서 이어두고서, 체인블럭 한쪽 쇠사슬을 서서히 잡아당겨서 육중한 차량의 방향을 비틀어대거나 내 버스가 통과할만한 빈틈만을 만들어 내고서는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들을 거리에서 연출해보았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구간이 이처럼 손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것은 더더욱이나 아니었고 너무나 육중하고 거대한 차량들이 꽉 막혀있다거나 외통수에 가까워져 있을 때는, 예전의 초창기 때의 방법을 사용해 K-4의 사격을 거쳐봐 차량에 불을 질러대거나 적재함의 외부에 구멍을 뚫어서 중량물들이 저절로 도로 위에 흩뿌려지게 만들어, 이를 가볍게 해 다시금 체인블럭 등을 사용해 통과해내는 유연성마저도 잃지 않았었다.

하지만 내내 이러다 보니 안 그래도 지저분해 있었던 노면의 상태가 더욱더 흐트러져 버스의 바퀴에 부지불식간에 데미지마저 안겨 주기 시작했고 거의 이틀에 한 번 꼴로 펑크가 일어나는 바람에 나를 거리 위에서 주저앉히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러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펴대 같은 크기의 바퀴를 가진 대형버스들을 당장에 거리 내에서 수배하기에 이르렀고 기꺼이 다가간 뒤에 바퀴를 서로 교체시키며 나아가는 모양새였다.

물론 교체라기보다는 거의 반강제적인 강탈에 더욱 가까웠지만, 여기에 동원되어진 게 차량용 15ton짜리 오일 자키와 잭 핸들, 가꾸목, 쇠파이프 등이 함께하였다.


우선 맨 먼저 가장 생생해 보이는 바퀴 쪽을 거리 내에서 골라내 15ton짜리 오일 자키로 차체를 뜨고 전동복스로 육각볼트를 바퀴 내에서 우선적으로 풀어낸 뒤에 쇠파이프 등을 사용해 지렛대의 원리로 바퀴들을 하나둘씩 필요한 만큼 풀어내고서, 그 빈자리 쪽에는 벽돌을 바퀴의 높이만큼 쌓아올려서 오일 자키의 풀림으로 인해 버스가 내 쪽으로 쏠려지지 않도록 대비마저도 철저히 했었다. 그리곤 이런 바퀴들을 도로 위에서 굴려다가 펑크 난 내 버스 부위에 같은 방식을 사용해서 교체에 이른 뒤 펑크 난 바퀴들은 국도변 너머로 치워버리며 바퀴의 교체 끝.

하지만 버스의 바퀴를 그것도 혼자서 그나마 15ton짜리 오일 자키의 도움을 받는다손 치지만 내내 한낮엔 아직도 아스팔트의 더위는 맹위를 떨쳐갔고, 게다가 도로 위에서 펑크가 일어나게 돼도 내내 자주 마주치곤 했던 비슷한 덩어리들의 대형버스들은 막상 내 버스가 필요한 상태에 이르면 꼭 갈아댈 버스가 부근에서 보이지가 않아서, 미봉책 삼아서 뒤꽁무니에 스페어타이어 하나를 매달아 놓고서 내내 다녔었다.

어차피 치러낼 일이라서 하나 갈아줄 적에 하나 더 빼 내 와서 스페어타이어 삼아 버스의 뒤쪽 하단부의 빈 공간 틈 사이에 고정대를 용접해 두고, 바퀴 하나를 그 위에서 꽂아서 끌고 다녔었는데 내내 요긴하게 쓰여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발목 잡힘으로 인해서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라 봐야 고작해야 5~7km 정도. 그렇다면 내내 달려봐야 한 달 이상의 시일이 지체되게 된다는 소리인데 돌아오는 길이야 이미 내가 뚫고 내려온 길이니 그 절반 이하도 과하다면 과한 셈,

토탈해서 약 10월 말 정도에는 되돌아오기가 가능하리라 예상해봤다. 그리고 그런 날들이 내내 지속되어졌다.


이미 출발에 이른지도 일주일 이상이 경과된 어느 날 밤.

“딱~! … 딱~! 씩씩~! 또 해~! 딱~! 딱~! 우쒸~! 안 해!”


-. 9월 14일 내 보금자리에서 출발에 나선지 일주일가량 경과 경기도 용인시 포곡로 부근의 한 주유소 내 주차장 밤 9:30


조금만 더 나아가면 이내 곧 용인시였다.


그동안 우리들은 내내 출발에 출발을 거듭해왔고 일주일 이상이 경과된 시점에서부터 마치자 늘 떠돌아다니던 장터의 장돌뱅이들의 모습처럼, 이런 생활들 속에서도 금세 나름의 적응기를 거쳐 어느덧 나름대로의 적응기에 도달한 듯 능숙해진 모양새다.

그간 나름의 정해진 방식대로 귀향길에 오르며 기나긴 밤 시간을 나름대로 즐겨대며 재충전에 나서본 뒤 다시금 아침을 맞이하고서는 재차 어제의 그 반복된 과정을 내내 되짚어가는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대충의 일과를 살펴대면 새벽 미명하에 일어서 주유소를 털어대고 아침 겸 세참을 마련한 뒤에 곧바로 출발, 도로 위에서 내내 사투를 벌여대며 간단한 간식과 세참 그리고 점심을 해결한 뒤에 오침에 들어가고 다시금 재차로 출발해서 오후 네 시 경에는 다음날의 보급을 위한 최적의 장소를 찾고 그 시간에 구애 없이 귀향길을 이내 멈춰 서고는, 녀석들의 유혹 거리가 될 적당한 분량의 불 싸지르기를 부근의 어느 처소에 냉큼 소란스레 질러대고서는 그곳을 빠져나와 저녁 식사를 해먹은 뒤, 침묵이 그 과정 중에서 동반된 예린이와의 소곤거림과 더불어서 펼쳐지는 게임들이 우리들의 밤 시간을 낮보다 더욱더 즐겁게 꾸려주고는 하였다.


이것도 다 버스가 미리 주차되기도 전에 미리 주차되어지게 될 주유소의 물색에 나서보고 그와 동시에 함께 불 싸지를만한 거리들을 거리 내에서 선정해보며 찾아내기에 이르게 되면 이내 그 장소들에 불을 싸질러놓고서는 주유소로 되돌아와 하룻밤 동안의 신세 지기와 더불어서 유류의 보충에도 힘쓰는 모양새였는데, 이러한 곧바로의 주유소 돌입이 가능해진 건 물론 매혹의 불 싸지르기 계획 덕분이었다.

애초에 버스를 정차해대기 전부터 바로 물색과 동시에 불 지르기를 끝마치게 되면 주유소 내부의 조용한 처리만이 뒤따를 뿐 보통의 나머지 방해 거리들은 버스 내부에 위치된 우리들의 모습을 거리 내에서 알아차리기가 무척이나 힘들었고, 그 덕에 우리들의 생활은 더없이 안락해졌다.

그것의 영위를 위해서 미리 이동 중에 휴대용발전기를 가동시켜 전기밥솥에다 밥을 안쳐야 하거나 오후에 점심시간엔 내내 도로 위에서의 마찰로 인한 상처를 어루만져주기 위해서, 락카나 페인트 등을 사용해 뿌려대거나 칠해두는 식의 차량의 정비 또한 미리 거리 내에서 사전에 치러둬야만 했었다.

그래야지 만이 주유소 내부에서 정차를 이뤄댄 뒤에는 늘 꾸준한 정숙함을 내내 유지해낼 수가 있었고 그로 인해선지 우리들의 일상은 늘 평화로웠다.

대신의 밤시간 동안의 이런 재미들을 제외하고서는 말이었다.

“딱~! … 딱~! 씩씩~! 또 해~! 딱~! 딱~! 우쒸~!”


지금은 한창 딱밤 맞기가 진행 중이었다.

고사리 같던 손길이 언제 저렇게 탐스런 모습으로 돌변한 건지 간간히 뻗어오는 손가락의 그 끝은 탄탄하고 매서웠다. 하지만 이제 겨우 열한 살짜리의 손가락 힘이란 건 딱 그 정도만큼의 소소한 충격량을 내 이마 위에 전달해주는 데 그칠 뿐, 게임 내내 내가 다소 봐주고는 있었다지만 예린이의 이마 위에서는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새빨간 동산이 자리하고 있었고.

“우쒸 이거 안 해~! 이제 우리 다른 게임 해!”

이젠 맞는 게임이 너무도 힘겨웠던지 이내 다른 게임을 하자며 예린이가 졸라댔었고 뭐가 자신 있는지에 대해 녀석에게 먼저 물어본 뒤에, 예린이가 원하는 게임종목으로 놀이를 바꾼 뒤에 벌칙마저도 함께 바꿔보았다.

일명 서로의 얼굴 위에 그림 그리기.

게임의 횟수가 더해질수록 예린이의 얼굴은 점점 더 고양이로 나는 팬더곰으로 빙의되어갔고, 서로의 얼굴을 입을 가린 채로 비웃어대다가 다시금 다른 종목으로 차례차례 게임을 옮겨갔다.


우리들이 주로 하던 게임들은 하나의 촛불을 사이에 두고서 모든 방음 장치들을 커튼들과 더불어서 함께 가동시킨 상태로 주로 침묵을 동반하여 조용함 속에서 치러지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그 종목들이 주로 묵, 찌, 빠나 가위, 바위, 보를 시작해서 숨은그림찾기나 원 카드 같은 카드 게임류, 그리고 바둑이나 장기 두기 등 게임 중에 결코 소리가 동반되게 될 필요성이 없는 다양한 보드게임들이 그 속에서 속속들이 등장했었고, 다소 게임 중에 너무도 몰두하거나 잠시 흥분상태에 돌입하게 되면 그때나 가끔씩 우리들도 알아채지 못했던 각종 비속어와 감탄사들만이 난무할 뿐, 나머지 의사표현들의 대부분은 모두 몸동작과 더불어서 얼굴표정과 수신호만으로 일관성 있게 진행되곤 하였다.

이러한 게임상에서도 내내 숨어있던 와중에서 반복해대다 보니 어느 정도 침묵은 필수라서 내내 게임 중에 답답함을 느끼다가 취해대는 몸짓이 단순해지며 어느 땐가부터는 다소 의미가 부여된 수신호들을 등장시켜보게 되었었는데, 게임이라는 놀이를 통하여 이러한 동작들을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또 내내 반복하다가 보니 어느덧 신호체계를 이루던 가짓수 자체가 늘어 어느 정도 다양한 의사표현이 가능해질 정도로 발전되기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서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면 나라는 뜻이고 너를 가리키면 너라는 뜻에서부터 출발해서 나중에는 먼저 한쪽 방향을 가리키고 두 손가락으로 내 두 눈을 찌른 뒤 나를 한번 다시 가리키고 이내 두 손가락으로 앞쪽으로 걸어가는 시늉을 보이면, 저기 저곳을 주시해라 내가 걸어갈 테니 하는 이런 의사표현마저도 가능해지는 순간이 도래했었다.

이런 수신호들은 내내 거리에서의 정찰과 작업과정시에도 내내 유용했으며 위험, 안 위험, 어디, 누구, 어느 방향, 몇 시에 몇 명, 기분의 좋고 나쁨까지도 수신호를 통하여 서로 간의 의사표현 해대기가 가능하기에 이르렀는데, 유사시에 필요할 것만 같아서 위험신호 또한 미리 입 맞춰두는 것을 끝내뒀었다.

물론 수화를 사용하는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못하였지만 내 위험신호로는 예전에 내가 엉덩이를 물린 부위를 오른손으로 쓰다듬는 것과 동시에 왼손으로 수신호를 보내주는 것이었고, 예린이의 경우에서는 할머니의 유품이 걸려있는 목걸이 부위를 왼손으로 먼저 쓰다듬으면서 오른손으로는 수신호를 내게 보내주는 것으로 결정을 봤었다.

이는 결코 우리 둘이 아니고서는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노릇이라서 이렇게 미리 정해본 것으로서 그렇게 우리들은 노는 와중이었었고 그러던 사이에 버스의 지붕 위를 두들겨대는 소리가 있었다.

“투두둑~! 투둑! 쏴~!”


이내 한두 방울 떨어져 내리던 빗방울들이 점차로 굵어지더니 어느덧 쏟아져 내려버리는 가을비다.

이대로 이 비로 인해 내가 거리 내에서 미리 싸질러 놓은 유혹의 불 싸지르기 신공은 무산이 될 가능성마저 높았었고.

난 그간의 몇 번의 사격을 이루어내며 일부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있었던 우레탄비닐의 일부분들에 투명한 유리테이프를 그 위에 덧발라서 방수의 기능을 일시에 회복시켜 놓았었고, 망원경 상으로 내가 불 싸질러 놓은 위치 부근의 노란색의 불꽃의 범위가 직·간접적으로 잦아지고 있는 현상을 그 안에서 발견해내고는, 다시금 잠자리에 들어가며 화창해질 내일의 날씨를 못내 기대해보았다.

우리들의 버스는 일단은 와이퍼가 정지된 상태 앞유리마저 달려있지 않았었으니 강제로 뽑아내 버린 지 오래였었고 게다가 우중에서 빗속을 뚫고서 차량들 사이를 돌파해나가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이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면 반강제적으로 휴식 아닌 휴식을 취할 수밖에 다른 도리 또한 내게는 없었고 다음날 어김없이 내리는 비를 하루 내내 꼴딱 지켜보아야만 했었다.

이윽고 화창하게 변해버린 다음 날의 날씨에 그 뿌듯함에 기대보며 출발하기에 이르렀었고 이내 우리들의 첫 번째 위기가 도래했다.


출발한 지도 이제 겨우 한 시간가량이나 지나갔을까?

멀리서 웅성거리는 진동파가 전해져오며 소리와 더불어서 사전에 움직임이 포착됐다.

마치 탱크가 전방을 통과해오듯 요란스럽고 무시무시해 보이고 있는 진동의 진원지는 다름 아닌 전방의 약 1km 앞 도로 위.


“제길 웨이브다! 예린아 어서 준비해!”


작가의말

거의 일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동네 안에서만 놀던 두 주인공들이 이제 드디어 밖으로 나선 뒤에 벌써 용인시까지 갔군요.

진도를 너무 빨리 뽑았었나요? 하지만 그간에 너무 느려터졌었던 전개였으니 조만간에 쭈욱 달려볼 요량입니다.

그럼 올라가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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